모처럼,
날이 너무 좋아서,
관악산을 찾았습니다.
날씨는 좋은데,
몸 상태는 거의 빵점인 수준으로...
술병이 난 것도 아닌데,
컨디션이 너무 좋지 않아서,
천천히 산책이나 하려고 왔는데...
관악산 입구에는,
인공폭포도 있고,
햇살도 따사로워서,
산행하기에는 너무 좋았고...
탈수 중상이 있어서,
일행에게 이온음료를 부탁하고,
천천히 관악산을 돌자고 했으나...
호수를 지나면서,
지난주 팔봉 능선의 경험담을 늘어놓았더니...
난데없이,
오늘 당장 팔봉 능선을 가자고 하네요.
쇠 뿔도 단김에 빼랬다고,
말 나온 김에 팔봉으로...
평소에는,
여기 무너미 고개에서,
우측으로 방향을 잡아 삼성산으로 가는데...
오늘은,
컨디션도 나쁜데,
팔봉으로 가기 위하여,
다시 고개를 내려갑니다.
무너미 고개를 지나고,
안양유원지 방향으로 내려가는데,
등산로는 한여름 분위기였고...
즉,
날씨는 너무 화창하지만,
무덥고 햇빛이 강해서,
땀이 비 오듯 흘렀고...
암튼,
평소 다니지 않던 곳을 지나서,
팔봉 능선으로 발길을...
이 장소는,
안양유원지에서 올라오는 길과,
무너미를 넘어서 내려오는 길이 만나서,
팔봉능선으로 올라가는 갈림길입니다.
여기까지 내려오지 않고,
중간으로 질러가는 길이 있는데...
일행이,
무조건 처음부터 가야 한다며,
갈림길이 있는 곳까지 왔습니다.
처음은,
완만한 등산로가 이어지는데...
따가운 햇살은,
싸리나무에 내리쬐면서,
싸리꽃을 힘들게 하고...
근래에 비가 왔다면,
훨씬 화려한 모습일 텐데,
물도 없는데 햇살이 강해서 꽃은 시들어 가고...
드디어,
가파른 오르막과 함께,
바위 구간이 시작되는데...
나는,
이온음료의 효과로 인해,
서서히 체력이 돌아오는데...
일행은,
팔봉은 시작도 안 했는데,
벌써 힘들다는 소리가...
힘들어하는 일행을 기다리며,
잠시 나무그늘에서 쉬고 있는데...
조그만 물오리나무 열매가,
자신의 잎을 뚫고서 올라오고...
어떤 경우도,
자신의 잎을 상하게 하지 않는데,
이 녀석은 정말 특이한 녀석인가 봅니다.
까마득히(??) 먼 곳에,
오늘 목적지가 보이고...
조그만 철탑이 있는 곳에서,
맛있는 점심을 먹는 것이 목표인데...
일행의 발걸음이 무거워서,
가능할지는 모르겠네요.
적지만,
운치 있게 자라는 소나무가,
삼섬산을 배경으로 자릴 잡았고...
팔봉 능선은,
8개의 암봉을 지나고,
추가로 3개의 봉우리를 지나야,
관악산 연주대로 갈 수 있는데...
소나무 아래 등산로에,
일행이 보이질 않는 것이,
힘든 산행을 예고하는 듯...
드디어,
첫 번째 봉우리에 도착을...
봉우리라기보다,
커다란 바위 몇 개가 전부인데,
여길 기준으로 팔봉 능선의 시작점이라 하고...
바위 위를 지나갈 수도 있고,
바위가 싫은 사람은,
옆으로 돌아가도 되지만...
첫 번째 봉우리는,
바위 사이로 이어진,
조그만 동굴을 지나는 묘미도 있고...
동굴이라기보다,
바위가 겹친 사이로,
조그만 통로이지만...
여길 지날 수 있고 없고에 따라서,
뚱뚱이와 날씬이가 결정된다는 전설이... ㅎㅎ
처음을 지나고,
백 미터도 되지 않는 곳에,
두 번째 봉우리가 자리하고...
팔봉 능선은,
각각의 봉우리보다는,
특색 있는 나무와 바위가 유명한데...
두 번째 봉우리에는,
커다란 두꺼비가 살고...
두꺼비 곁에는,
조그만 난(??)이 살고 있어서,
조심스레 다가갔더니...
난보다 더 고고하게,
산부추가 자라고 있고...
기다란 잎과,
그 아래로 꽃대가 올라오는 모습이,
춘란의 고고함에 뒤지지 않고...
2봉에 서서,
위를 올려다보니,
3번과 4번이 나란히 보이네요.
5번을 지나야.
절반정도 오르는 건데...
오늘은,
일행의 컨디션 난조로 인해서,
발걸음은 더디기만...
3번 봉우리의 특징은,
왕관바위가 있다는 것...
기울어진 왕관바위를,
죽어라 오르는 것을 보며,
왜 올라야 하는지 이유는 알지 못하겠고...
나는 바위를 오르는 것보다,
곧 넘어질 듯한 바위를,
똑바로 세우고 싶은데...
힘껏 밀어서,
조금은 똑바로 세웠는데...
아직도,
조금은 삐뚤어진 모습이고...
그래서,
주변 산객들과,
힘껏 밀어 봤습니다.
행여,
사람들이 오르다가,
바위가 넘어질까 봐,
힘들어도 공들여 세웠습니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이 정도면 나름 흡족한 마음으로... ㅎㅎ
암튼,
3봉에서는,
삐뚤어진 왕관바위를 세웠고...
세 번째 봉우리에는,
커다란 소나무도 있지만...
바위 뒤에는,
4~5명이 앉을 수 있는,
제법 넓은 공간이 있는데...
오늘은,
다른 사람이 있어서,
아쉬움을 뒤로한 채 발길을 돌렸고...
여름이 시작되니,
나리꽃이 지천으로 피어나고...
나무 그늘에서,
홀로 핀 중나리는,
도도한 모습으로 붉게 피었고...
조만간,
보라색 솔나리를 만나기 위하여,
설악을 찾아가야겠네요.
암벽에는,
양지꽃이 피었는데...
이 녀석은,
도대체 뭘 먹고 자라는지...
물은 고사하고,
흙도 한 줌 없는데...
드디어,
네 번째 봉우리에...
각 봉우리에는,
커다란 소나무들이,
가지각색으로 살고 있는데...
여기에는,
소나무와 사람이 같이 자라고... ㅎㅎ
아직도,
목적지는 멀기만 하고...
더구나,
보이는 곳은,
연주대 정상이 아니라,
방송국인데...
암튼,
의도치 않게,
너무 힘들게 팔봉 능선을 올랐고...
언제 봐도,
도도한 소나무입니다.
나이가,
나보다 많은 듯한데,
모진 세월의 흔적에 눈에 선하고...
그리고,
소나무 뒤에 보이는,
6번째 봉우리를 가야 하는데,
일행은 아직도 보이질 않고...
오봉을 지나고,
육봉으로 가는데...
시간도 늦었고,
배도 고파서 이쯤에서 쉬어 가기로...
쉬려는 장소에는,
한쪽 가지는 고사목이고,
다른 한쪽은 푸른 소나무가...
일단,
육봉에서 자릴 잡았고...
준비한 음식은,
정말 조촐하기만...
흔한 라면도 없이,
머리 고기와 막걸리로 배를 채우고,
다시 연주대를 향해서...
이제,
식사를 했으니,
걸음이 발라 질까 했지만...
식사 전에는,
배가 고파서 걷기 힘들고,
밥을 먹고 나서는,
배가 불러서 힘들다고...
암튼,
팔봉 능선을 타는 것은,
이래저래 힘든 코스네요!!!
일행을 기다리며,
나리꽃과 대화를...
어쩜 이리도 붉은 지,
진실되게 물었더니...
돌아오는 대답은,
물이 없어서,
사는 것이 힘들다고...
건너편에,
드디어 8번째 봉우리가...
물론,
저길 오르고 나서,
3개의 봉우리를 더 올라야 하지만...
어째튼,
힘들어하면서도,
드디어 마지막 봉우리 직전까지...
7봉을 내려오는 길은,
등산로가 아니라 군사용 훈련장입니다.
일반인이 아니라,
전문 암벽등반가에게 적합한 코스인데...
이걸 오르고 내리는 사람들이,
마냥 부럽기만...
마지막 8봉을 가는 길도,
어렵기는 매일반이지만...
그래도,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밧줄을 부여잡고 올랐는데...
날도 더운데,
온몸에 힘을 주고 오르려니,
온몸은 땀으로 범벅이 되고...
드디어,
8봉 직전에서,
7봉을 내려다봅니다.
저렇게 험한 바위를 내려와서,
다시 로프를 붙잡고,
여기까지 올랐네요.
참고로,
맞은편 7봉뿐만 아니라,
모든 바위 구간을 편하게 돌아가는 길이 있습니다.
드디어,
팔봉을 지나고,
남은 3개의 봉우리 중에서,
첫 번째 봉우리에 도착을...
여기는,
관악산 팔봉 능선과 육봉 능선이 만나는 지점이고,
관악산 12 국기봉 종주를 위해서는,
꼭 들러야 하는 곳입니다.
이제는,
바위 구간은 많지만,
급한 경사가 없는 비교적 양호한 코스로...
능선에 서서,
청계산을 바라보니,
산 능선들이 보기가 좋네요.
청계산에서 시작된 능선은,
광교산까지 이어지는데...
조만간,
저 능선도 걸어 봤으면...
이제는,
관악산 방송국이,
지척에 보이고...
바로 앞에 관음바위도 지나고,
그 뒤에 있는 두 번째 왕관 바위도 지나야 하는데...
거리도 짧고,
가는 길도 완만해서,
어렵지 않게 갈 수 있는데...
일부 산객들은,
수직의 암벽을 올라서,
뾰쪽한 부분을 지나서 가기도 하고...
참고로,
저 바위 뒤쪽으로 가면,
일반인도 오를 수 있는 쉬운(??) 코스가 있고...
아무리 쉬워도,
나에게는 불가능이지만... ㅎㅎ
등산로가 암릉이라서,
여기저기에 멋진 소나무가 지천으로...
한 가지 안타까운 점은,
사람의 발길이 너무 많아서,
나무의 뿌리가 노출돼서,
자갈로 덮어 줘야 한다는 것...
그래서,
맞은편 나무 아래에도,
돌무덤이 깔렸고...
두 번째 왕관 바위를 들리지 않으면,
이런 바위 코스는 가지 않아도 되는데...
모처럼 왔는데,
그냥 지나치기 아쉬워서,
힘들지만 바위 구간으로...
한 가지 단점은,
주변에 나무 그늘이 없어서,
땀을 엄청 흘려야 한다는 것이고...
여길 온 지도,
5년은 넘은 듯...
바위가 많아서,
항상 돌아다니기만 했는데...
암튼,
남들은 장미바위라 하지만,
나는 두 번째 왕관바위라고 우겨봅니다.
장군바위가 있는 절벽에는,
커다란 소나무가 자라고 있고...
이 소나무는,
사람이 접근하지 말라고,
절벽에서 자라고 있어 보이는데...
장소야 어째튼,
백 년은 돼 보이는 소나무가,
앞으로도 백 년은 더 살았으면...
이 나무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진달래라는 나무인데...
흙은 고사하고,
물 한 방울 없는 곳에서,
무럭무럭 자라고...
올 겨울이 지나고,
봄이 찾아오면,
꽃이 피었는지 확인하려 합니다.
바위 능선도 끝나고,
이제는 보통의 숲길을 걸으면 되는데...
커다란 바위가,
고생했다며 반갑게 맞이해 주네요.
바위 이름은 없지만,
이제는 힘든 산행의 끝을 알려주는 장소이고...
연주대가 지척인데,
너무 힘들어서 포기를 했고...
대신에,
연주암을 조망하기 좋은 장소에서,
사진 한 장...
멀리 보이는 청계산은,
관악산과 별반 차이가 없는데,
키가 매우 적어 보이고...
정상을 가지는 못하지만,
여기까지 왔다는 것에 감사하며,
사진으로 남겨 봅니다.
소일거리로 사진을 찍는 이유는,
아직도 일행이 도착하지 않아서...
암튼,
잠시 쉬면서,
주변을 두리번거렸고...
드디어,
일행이 도착해서,
함께 인증 사진을 찍으려 했으나...
너무 힘든 나머지,
인증 사진은 없었고...
암튼,
이제는 산행을 마치고,
사람이 사는 곳으로...
내려가는 길은,
가장 편하고 빠른 코스로...
멋진 바위나,
주변 조망은 없지만,
편하게 내려갈 수 있어서 좋았고...
암튼,
지금부터는 부지런히 내려가서,
술과 맛난 안주가 있는 곳으로...
깔딱 고개를 내려왔는데,
엄청난 내공의 산악인이...
유심히 살폈는데,
게토 X이 6박스와 물도 한 박스,
그리고 과자 종류 2박스까지...
한 번에 얼마나 받는지 모르지만,
두 번에 나누어 나르지...
조그만 샘물에서,
물도 한 바가지 마시고...
그리고,
시원하게,
머리도 감았고...
가물어서 그런지,
물의 양도 많지 않았지만,
사람이 없어서 마음껏 즐겼고...
절반쯤 내려왔는데,
누군가 이런 걸 만들어 놨고...
과연,
여기에서 열린 호박은,
누가 먹을까??
어쩌면,
한 달 뒤에,
내가 먹을지도... ㅎㅎ
산행은,
이쯤에서 마무리하고,
버스를 타고 식당으로...
이유는,
산행 후유증이 심하고,
시원한 맥주 한잔이 너무 간절해서... ㅎㅎ
암튼,
버스를 타고,
낙성대에 들러서,
맥주로 마무리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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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어도,
날이 너무 더워도,
산이 있어 하루를...
많은 친구들과,
함께 하면 좋지만....
그래도,
함께하는 일행이 있어,
너무 즐거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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