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만 안든 강도의 꿈과 호소! - 미얀마 난민아동들에게 성탄의 기쁨을!
‘칼만 안든 강도’는 고향 후배가 내게 붙여준 별명이다.
남인도교단의 요청에 따라 선교센터를 세우기로 하였을 때 무식하고 용감하게 모금하는 나에게 후배가 붙여준 별명인데 나는 그 별명대로 지금까지 ‘칼만 안든 강도’가 되어 밀려오는 현장의 위기를 극복하곤 하였다.
그러나 지금은 ‘칼만 안든 강도’가 되어도 극복할 수 없는 위기와 절박한 상황들이 삼중 사중으로 몰려왔고 새롭게 몰려오고 있다. 달릿들과 함께 하는 희망공동체 운영 외에도 4년째 인도 미조람 국경에 몰려 있는 미얀마 난민들, 동북인도 마니푸르의 추르찬드푸르 난민들과 지리밤 난민들 그리고 툭하면 일어나는 인도의 수해재민들이다. 게다가 중국 조선족의 위기, 코로나 후유증과 한반도의 경제 경색, 후원자들의 사업 부진 등이 안과 밖에서 ‘칼만 안든 강도’가 통하지 않는 세상이라고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방법이 없어서 나는 여전히 ‘칼만 안든 강도’로 존재한다.
2006년 12월에 비전아카데미 1기생들과 육로로 인도에서 네팔 국경을 넘었다. 네팔 국경 쪽에서 카트만두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고 있을 때 팔구 세 정도 되어 보이는 여자 아이가 돌부리에 채여서 넘어 지며 보퉁이를 놓쳤고 거기서 하얀 쌀이 쏟아져 나왔다. 그러자 경찰이 여자 아이의 등을 곤봉으로 때렸다. 일종의 쌀 밀수라는 것이었다. 경찰의 폭력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소녀의 아픔이 내 가슴을 쳤다. 순간 개입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고민하다가 눈을 감았다. 10년 동안 인도의 대도시와 여러 시골들을 순회하며 만났던 아이들의 모습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배고프고 헐벗은 아이들, 일하는 아이들, 병에 걸린 아이들의 간절한 눈빛이 천둥벽력 되어 나를 흔들었다. 나는 카트만두로 가는 버스 안에서 세 가지를 다짐하였다.
최소한 나의 현장에는 굶주리는 아이가 없도록 하자!
최소한 나의 현장에는 가난해서 학교에 못가는 아이가 없도록 하자!
최소한 나의 현장에는 아파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아이가 없도록 하자!
다짐의 결과로 장학결연과 자매결연이 만들어져 현재 200명에 가까운 어린이들과 학생들과 함께 장학금과 생활지원금을 나누고 있다. 이 사랑의 나눔을 이름 없이 빛도 없이 18년째 계속하고 있는 모든 후원자님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
현재 나에게 가장 큰 스트레스는 미얀마 내전이며 내전으로 고통당하고 있는 어린이들이다.
그들은 4년째 인도 미조람 국경지대 밀림, 대나무로 지어진 캠프에 살며 정규 교육이나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있다. 먹고 마시고 입는 모든 것이 부족하며 상하수도와 화장실이 없는 생활환경이 너무 열악하다. 배고픔보다 어린이들의 정신을 좀 먹는 것은 만연한 불안과 무력감이다.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불확실과 꿈을 꿀 수 없는 환경이 주는 우울감이다. 불행한 어린이들의 슬픈 얼굴, 아픈 얼굴, 무표정한 얼굴을 바라보는 것은 참으로 괴롭다.
현재 비전아시아가 사랑의 쌀을 나누고 있는 난민캠프는 총 38개, 1921가정에 8591명인데 이중에 어린이는 4000명 정도이다.
작년에 성탄절에 성탄예배와 축제로 아이들을 캠프에서 불러내어 함께 춤추고 노래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뿐만 아니라 새해에도 축하예배와 축제의 시간을 가졌다. 그 때 현장에서 온 어린이들이 밝게 웃는 사진에 가슴이 뭉클하였다. 난민캠프를 돌며 당시 성탄예배와 축제를 이끌었던 아브라함이 “3년 동안 구호를 하면서 아이들의 명랑한 웃음소리를 처음으로 들었고 활짝 웃는 모습을 처음으로 보았습니다.” 라는 메시지를 보내왔을 때 모든 스트레스와 피곤이 풀리며 감사와 감격의 눈물이 흘러나왔다.
올해도 난민아동들을 위한 성탄예배와 축제를 위하여 기도한다.
난민 어린이들이 마구간으로 오시는 하나님! 아기 예수님을 찬양하며 위로와 새 힘을 얻기를 간구한다. 불안하고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는 피난살이를 기도하며 소망 중에 잘 견디며 주님과 동행하는 요셉처럼 믿음의 사람으로 성장하길 빈다. 하나님의 말씀으로 어린이의 명랑성과 꿈이 회복되길 기도한다.
올해도 난민 어린들의 성탄예배와 축제를 위해서 ‘칼만 안든 강도’처럼 모금을 해야 된다.
모금액 4천만 원은 4천 명이 1만원씩 헌금하면 어렵지 않게 채워질 수 있다. 그러나 4천 명이 동시에 1만 원을 후원하는 상황이 만들기 어려우므로 누군가에게는 칼을 들이대며 1천만 원, 5백만 원, 1백만 원, 5십만 원을 청구해야 한다. 그러나 이 또한 참으로 어려운 노릇이다.
그러나 하나님의 일은 하나님께서 하실 것임을 믿고 나 자신을 도구로 바치며 기다린다. 난민어린이들을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성령의 역사를 믿으며.
21년부터 지속적으로 미얀마난민 사랑의 쌀 후원에 참여하신 모든 분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 또한 작년 성탄절과 신년 그리고 부활절에 어린이들을 위해 사랑의 손길을 보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또한 금번에 성탄예배와 축제에 참석하는 난민 어린이들을 손자와 손녀 또는 조카 또는 동생, 또는 아들과 딸로 생각하며 캔디 1봉지와 과자 1봉지, 풍선 3개와 볼펜 1자루를 성탄 선물로 나누어 주실 분들에게도 미리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칼만 안든 강도의 꿈은 어린이들의 행복이다.
온 세상 어린이들이 사랑 받으며 건강하고 아름답게 자라는 것이다.
온 세상 어린이들이 배우고 익히며 평화롭게 사는 꿈을 꾸는 것이다.
올 성탄절 난민 어린이들과 함께 밀림 캠프에서 성탄의 기쁨을 노래할 것이다.
말구유 아기 예수 앞에서 손에 손을 잡고 평화의 춤을 출 것이다.
할렐루야!
메리 크리스마스!
2024년 11월 22일 금요일 묘시
우담초라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