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박사의 강연

2011년 11월 11일, 유성 후암선원에서 열린 법회에 특별한 분을 초청하였다. 한국의 미래를 예측하는 연구소의 소장이자 칼럼니스트인 N박사였다. 오랫동안 C일보와의 인연으로 나에 대해 잘 알고 있었던 그는 나에게 한 수 배우고자 하는 마음으로 법회에 참석하게 되었다고 고백하였다.
법회 중, 나에게 마이크를 건네받은 N박사는 “이 선원에 들어오면서 떠올랐던 생각들을 그대로 전하겠습니다.”라고 말을 시작하였다. “계룡산은 고대 그리스 로마 시대의 신전과 같은 곳입니다.” 그는 계룡산을 신전에 비유하였다. 계룡산 신전에는 옥황상제와 태상노부처럼 수많은 신명들도 다녀가는데, 이 신전을 주관하는 신명이 바로 산신님이시다.
계룡산 신전 안에서도, 더 중요한 명혈(命穴)의 위치가 있다. 하늘에서 내려오는 명당에너지가 있는 곳을 천기 명당, 땅에서 지기(地氣)를 타고 솟아오르는 명당에너지가 있는 곳을 지기 명당이라 하고, 이 두 곳이 만나는 곳을 천하명당이라고 한다.
천하명당은 그곳에 모여 있거나, 좌정하거나, 생각만 하여도 새로운 기운이 모여서 샘솟는 터이다. 그래서 기도빨이 좋은 곳에 가서 명상과 수련을 하는 것이다. 무릇 기도를 이루고자 하면 기도줄을 잘 잡아야 하고, 권력을 잡고자 하면 권세줄을, 출세를 하고자 하면 출세줄을, 돈을 잘 벌고 싶으면 사업줄을 잘 잡아야 일이 성취가 잘 되는데, 유성 후암선원은 모든 줄을 다 잡을 수 있는 천하명당인 명혈(命穴)의 터인 것이다.
그는 유성 법회날 아침, 한 신문사에 칼럼 원고를 송고하고 8시에 유성으로 출발하였다. 그 칼럼의 내용은 <한국 불가의 적멸보궁과 천부경의 명혈(命穴)>이었다. 모든 생명은 영혼의 탯줄과 생명의 탯줄을 동시에 음양으로 갖고 있다. 그런데 영혼의 탯줄과 생명의 탯줄을 쥐고 있는 사람이 자기 자신인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나의 영혼과 생명의 탯줄을 쥐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그는 오랫동안 이 비밀을 풀기 위하여 지리산, 속리산, 태백산 등 수많은 산을 돌아다니며 연구를 하였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신명의 이름인 명호(名號)를 정확히 부르는 일이었다. 사람도 누군가에게 부탁을 하려면 상대의 이름을 정확히 알고 가야 하듯이, 신명에게 소원을 빌고 싶으면 명호를 정확히 불러드려야 소원을 부탁할 수 있다.
지금까지 그가 만난 산신들 중에서 계룡산 산신님의 명호가 가장 길었다고 한다. 태백산 산신령의 명호는 태공후산왕대신, 지리산 산신령은 천황정산왕대신과 대명신산왕대신이신데, 계룡산 산신령은 무려 열 글자로 구천응원뇌성보화천존상제님이시다.
그런데 법회 중에 내가 선대 할아버지이신 보천교 교주셨던 차경석 할아버지 이야기를 하자, 그는 놀라고 말았다. 차경석 할아버지께서 증산 선생과 함께 일구셨던 사상과 계룡산 산신님의 명호가 묘하게 연결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계룡산 산신님의 명호의 제일 처음 글자는 옥황상제를 의미하는 ‘구천’이다. 일곱 번째와 여덟 번째 글자는 ‘보화’이며, 일곱 번째와 아홉 번째 글자의 조합은 ‘보천’이다. 이렇듯 선대 할아버지로부터 내려오는 계룡산 신명과의 강렬한 인연으로 오늘날 내가 유성 후암선원과 같은 명혈의 장소에서 법회를 열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는 2011년 11월 11일, 1자(字)가 무려 6개가 들어있는, 1천년에 한번 밖에 없는 특별한 날에, 11시에 시작되는 유성 후암선원의 법회에 초청받게 된 것을 매우 특별하게 생각하였다. 1이 6개인 연월일시는 1천년에 한번밖에 없는 날인데, 여기에 11시까지 합쳐지면 1이 8개에 이르는 매우 특이한 연월일시이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수리(數理)로 따지면 1부터 5는 커가는 숫자란 의미로 생수(生數)이고, 6부터 9는 이루어진 숫자란 의미로 성수(成數)라고 한다. 2011년 11월 11일처럼, 1이 6개가 모이면 ‘이루어졌다’는 뜻으로 성수(成數)가 된다. 그런데 이 ‘육(六)’이라는 숫자는 천부경(天符經)의 전체 글자 81자(字)인 가로 9자, 세로 9자의 정중궁(正中宮)에 글자로, 천부경의 적멸보궁이라 할 수 있다. 즉, 이곳을 열쇠로 열면 천지가 열리고 동시에 천지공사를 이룰 수 있지만 안타깝게도 수천 년 동안 연 사람이 없다고 하였다.
앞으로 내가 준 과제를 열심히 풀면서 전진하겠다고 다짐하면서 유성 후암선원에 초대받은 소감을 마무리하였던 N박사. 그가 처음 유성 선원을 다녀간 지도 여러 해가 흘렀다. 지금쯤 그가 간절히 찾고 싶어 했던 천부경의 적멸보궁을 열 수 있는 열쇠는 찾았는지 문득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