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락경 목사 2012. 04. 06
지금은 무서운 것이 호랑이나 늑대가 아니다. 멧돼지를 제외하고는 모두 없어졌다. 맹수와 독사는 시골에서나 무섭지 도시에서는 걱정도 할 필요가 없다.
식중독은 시골보다는 도시에서 더욱 무서운 병이다. 식중독은 변질된 음식에서 오기 마련이다. 변질된 음식이 아니어도 먹고 고생하기도 하고 죽기도 한다. 물론 처음 병이 났을 때는 변질된 음식 때문에 그런 것이다. 그런데 상한 음식을 먹고 고생하면 몸의 세포가 그것을 기억하고 있다가 다음에 같은 음식을 먹으면 싱싱한 것이더라도 탈이 날 수 있다. 무슨 음식이든 먹고 나서 한동안 고생했던 음식은 오랫동안 먹지 말아야 한다.
몇 년 전 환경농업단체에서 캐나다를 갔다. 김성훈 당시 농림부장관과 같이 갔는데 장관이 가니 그곳에서 영사가 나와 환영사를 하게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행사가 끝나고 음식을 먹는데 그 나라에서는 음식을 차려놓고 행사를 한다.
그런데 행사 도중에 나를 밖으로 끌어낸다. 화장실에서 사람이 죽어가고 있으니 빨리 가보라 한다. 이때나 저때나 나는 외국에 갈 때 언제나 바쁘다. 같은 일행 중에 병난 사람이 수시로 있기 때문이다. 역시나 배가 아프다고 구르는데 본인이 나 죽어간다고 한다. 이유인 즉 새우 두 마리 먹고 그런다고 한다. 새우 먹고 병이 났으면 미나리만 먹으면 해결될 일이다. 문제는 그 나라에 미나리가 없다. 물론 넓은 나라이기에 어느 곳에 있기는 하겠으나 내가 가 본 곳에는 없었다. 그 나라 사람 만날 때마다 물어보아도 못 보았다고 한다.
지금 미나리 타령할 때가 아니다. 새우 먹고 식중독 걸린 사람이 죽어가고 있으니 살리는 일이 더 급하다. 내가 외국 갈 적에 언제나 휴대하고 다니는 식품이 된장과 녹두가루다. 식중독은 된장 한 숟갈 물 타서 먹으면 고쳐진다. 그래도 안 고쳐지면 녹두가루 먹으면 고쳐진다. 그러나 된장과 녹두가루는 숙소에 있고 숙소에 다녀오려면 두 시간 걸린다.
이 때 문득 음식 장식을 위해 쓰인 초록색 채소를 먹여보면 되겠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행사장에 가서 새우 옆에 꽂혀 있는 미나리 비슷한 채소가 있었다. 이 채소를 가져다 먹이니 금방 살아난다. 그때까지는 물을 먹이려 해도 물이 안 넘어갔다. 그러나 그 미나리처럼 생긴 채소는 씹어 삼킬 수 있었고, 그 덕분에 금방 회복이 된 것이다. 이 채소 이름을 물어보니 파세리(파슬리)란다.
생선회를 먹는 나라가 많지 않으나, 주로 일본과 우리나라가 먹는다. 일본은 미나리와 비슷한 채소로 어떤 것을 주로 먹는지 생각해봤다.(나는 생각해 보았다고 말하지만 이 글을 읽는 이들은 그렇게 읽으면 안된다. 저 늙은 연구가가 또 연구 개발했다고 번역해서 읽어야 한다.)
그들에게는 생선회를 먹을 때 언제나 빼놓지 않는 채소가 있다. 바로 와사비다. 생선회 먹을 때는 와사비를 꼭 곁들여 먹어야 한다. 와사비는 소화도 돕고 해독도 시킨다. 주로 어린아이들과 식사할 때는 생선회를 와사비와 같이 먹지 않고 아이들은 생선회만 그냥 먹인다. 그런데 이것은 어른들의 잘못이다. 급체를 하든 식중독이 걸리든 큰일 나기 쉽다.
생선회를 먹을 때 고추장이라도 찍어 먹어야 한다. 고추장도 선택이 아니고 필수다. 그 고추장에도 식초가 들어가야 한다. 고추장도 발효식품이지만 식초 역시 오래된 발효식품이다. 더 정확한 것은 된장과 같이 먹으면 더욱 좋다.
생선찌개를 끓일 때는 미나리는 꼭 들어가야 한다. 생선찌개를 끓을 때 은수저로 저으면 까맣게 된다. 미나리를 넣고 다시 저으면 은수저가 깨끗해진다. 은수저 닦을 때 미나리로 닦으면 깨끗이 닦아진다.
지금은 거의 다 은반지와 은수저를 쓰지 않고 생활한다. 음식을 같이 요리하는 이들은 언제나 은반지를 끼고 생활하면 좋다. 오른손으로 음식을 주로 무치면 오른손가락에 끼고 왼손으로 무치는 사람은 왼손가락에 끼면 좋다. 음식 요리하다가 은반지가 새까맣게 변하면 그 음식을 먹으면 안된다.
은수저 역시 집안에서 사용해야 할 물건이다. 나 역시 가격이 비싸서 지금까지 쓰지 못하고 있으나 앞으로 소원이 있다면 은수저를 쓰는 것이다.
경기도 철원에 사는 노인이야기다. 관절염으로 몸이 심하게 아팠는데 내 강의를 듣고 관절염을 고친 사람이다. 은수저가 손가락 잡는 부분만 까만색이었고 또 입에 넣는 곳만 까만 색이었다고 한다. 같이 쓰고 있는 마나님은 은수저가 깨끗하다고 한다. 그러다가 관절염이 고쳐지고 나니 은수저가 깨끗해졌다고 한다.
은수저는 식구대로 다 같이 쓰기 보다는 노인들만 쓰면 좋다. 경기 용인 구성농협에서 노인들 상대로 강의할 때였다. 은수저 이야기를 하고 나서 젊은 직원들 밖으로 다 내보내고 우리 지금 노인들끼리만 있으니 솔직하게 이야기 해보자고 했다.
“할아버지 할머니가 먼저 가고 싶으셔요, 아니면 손자 손녀가 먼저 죽으면 좋겠어요?” 했더니 “우리가 먼저 가야지요.” 하고 박수를 쳤다. 노인들만 은수저를 쓰고 식사할 때 먼저 한술 떠드셔야 한다. 음식에 독이 있는지 먼저 확인하는 것이다. 예절도 배우고 건강도 지키는 방법이다.
생선 먹고 병이 나면 미나리 삶아 그 물 마시면 좋다. 유기농 미나리를 환으로 만들어 판매하는 식품회사도 있다. 수명을 다하도록 살아남으려면 생선을 먹을 때 파슬리와 와사비와 미나리는 항상 있을 것인다. 하지만 그 중에 제일은 미나리니라.
첫댓글 감사합니다.
귀한것 가르쳐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