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옷걸이
우리집 저녁 시간이 되면 둘째네 내외와 손녀들이 시간차로 와서 식탁을 꽉 채우는 요즘 시대에 대가족이다. 그러다 보니 애들이 내려놓은 짐이랑 옷을 가까운 구석에 몰아넣고 볼일 본다. 치우면서 하는 아내의 넋두리 – 여기 옷걸이가 하나 있어야 하지 않을까? - 그냥 대충 하나 사지 않고 날 본다. 뭐셔 시방? 맹글라고? 삼발이에 전봇대 송송 꽂은 모양으로? 한달쯤 못들은츠끼 버티다가 짓눌리는 중압감에 탈출하기로 한다. 시중에 판매하는 옷걸이 형태로는 만들기 싫은데 이미 오래전 쥐가 난 머리에서 얼른 스케치가 안된다. 겨우 생각해 낸 것이 이렇다.
2. 소소한 뻘짓
일을 할때면 시스테이너(이동형 공구함)의 상판에 손이 주로 간다. 거기에 각종 작은 공구부품들이 있어서 내 기억력을 고정시키는데 도움이 된다. 다른데서는 이것저것 찾니라고 시간을 많이 소비한다. 정리차원에서 나무조각에 구멍파서 정렬시켰다.
이젠 눈도 어두워 뭘해도 집중을 해야 잘 보인다. 그러니 보조수단으로 조명을 이용하여 목적물들을 밝게하여 찾곤 한다. 하지만 구입하게 된 사유는 정반대이다. 즉, 싸구려쇼핑을 즐기다가 이런 것들을 어디다 쓸까 하며 돈까먹을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다 센서가 달린 소형 LED조명 5개씩이나 구입했다. 잠깐 물건 찾는데 스위치 켜는 것도 귀찮다. 시스테이너 위로 손만 가도 LED등이 켜진다. 매우 흡족. 그리고 최근에는 구입하는 모든 전자제품은 무조건 충전식으로만 산다. 이미 사용하고 있는 건전지 대신 비싸긴 하지만 USB에 꽂아 충전하는 AA와 AAA 충전지로 구입하여 리모컨이나 테스터 등에 넣고 잊고 산다.
그리고 발밑에 걸리적거리던 진공청소기와 밖에서 찬비를 맞아가면서 공방을 기웃거리던 자동대패 전용 집진기를 합체해 버렸다. 부피가 약간 커졌지만 바퀴를 달아 끄집고 다니기 좋다. 여기저기 쓸데가 많아 간단히(가 아니고 더운디 쌩고생) 만들었다.
아, 저 스탠드형 선풍기. 한마디 적어 놔야겠다. 이번에 꺼내서 동작시켰더니 잘 돌다가 몇시간만에 냉갈이 솔솔 피어오르면서 꺼져분다.(냉갈: 연기의 졸라도사투리로 아시는 분 오랜만에 듣고 추억하시라고 굳이 적어 봄)
역시 허접한 부품하나가 열화병에 누워있다. 근데 내가 저걸 가지고 있을리 없다. 예전에는 반도상가로 가면 승전사인가 그런데서 부품 하나씩도 팔았는데 그 곳이 아직 있을지도 모르겠고 해서 알리에서 구하기로 했다. 역시 한 개씩은 안 팔고 10개 묶음으로 판다. 그것도 겁나 비싸게 판다. 배송비가 저 가격의 두배다. 아쉬우니까 산다. 그런데 더운디 3주나 걸려서 왔다. 그새를 못참아서 3천원 주고 충전식 거치대형 손풍기를 하나 사서 쓴다.
3. 다이아몬드 드래그 조각
사실 이전에 아크릴조명을 조각했을 때 거의 다이아몬드 비트로 드래그했었다. 전에는 조각 비트만으로 만족했는데 이 다이아비트의 최고의 장점은 스핀들을 돌리지 않아도 된다. 그러니 조용할 뿐만 아니라 수평 오차허용도 커서 바닥에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그런데 비싸다. 그래서 비트만 사고 비트홀더는 만들기로 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이미 만들어진 진공패드 위에서 작업하면 딱 좋겠다는 생각에 사로잡혔었다. 언능 이 글쓰고 진공이야기를 써야겠다. 안그러고 또 한참 지나면 기억이 가물거릴테니까...
일단은 집에 있는 캠핑용 텐트 줄을 묶는데 쓰는 알루미늄 재질의 막대스토퍼에 구멍뚫고 스프링 끼우고 등등 손꾸락질... 결과는 성공적인데 뭔가 허접해 보인다. 사용되는 부품들의 용어만 알아도 검색해서 찾는게 쉬워지는데 뭘 알아야지. 그런데 이번에 교체한 스마트폰 덕을 크게 보았다. 사진으로 찍고 곧바로 이미지를 선택해서 검색할 수 있는 기능으로 비슷하게 원하는 것에 접근할 수 있었다. 간만에 폰이 비싼 깝을 했다.
적절한 펜홀더를 구하고 스프링을 교체해서 장력을 조정도 하고 구멍도 키우면서 맞춤제작 모드로 돌입했다. 원래 다이아몬드 조각비트는 아마존에서 몇만원이면 구할 수 있지만 그것도 허접하고 전문메이커 제품은 비싸기도 하지만 여기서 구입하기도 수월해 보이지 않는다.
수십년간 지니고 있던 내 지포라이타에 무슨 짓을 한걸까?
그리고 알루미늄 케이스니까 테스트 희생물이 된 보조배터리. 노트북에도 끄적거리려다가 뭘 그릴지 떠오르지 않아서 포기 – 미뤄둔다.
그리고 대망의 타일에의 조각과 블랙카드
이 정도의 결과물만 나와도 흡족하지 않은가? 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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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오랜만에 글을 쓸라치면 별것이 아닌데도 글이 또 길어진다. 사족이 많아지고 먼저 쓴 글보다 뒤쫓아 온 글이 더 나아 보여서 자꾸 되돌아가는 글이 되어간다. 어쨌거나 일기형식으로 글을 쓰기는 하는데 점점 일기 같지가 않다. 자주 조금씩 글로 저장해두면 일상이 정리되고 좋을텐데, 좀 더 똑똑한 AI가 나올 때까지 내가 참기로 한다.
< 그러니 내게 있어서의 또 같은 날은 똑같은 날이 아니다 >
첫댓글 어찌보면 우리 카페친구들에겐 재미없는 이야기일 것 같아서 추려서 엮을까 생각했지만,
일상의 이야기라는게 내겐 공방에서의 일과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다소 전문용어가 난무하더라도
친구들께서 알아서 피해 보시길 바라옵나이다. 여름나기 잘들하시고라~^^
옴메 백마님 작업장이 엥간한 미술 대학교 공예학과 실습실이네요. 없는게 없네요.ㅋ 날씨도 더운데 아내분과 사랑나누는 모습 좋습니다요.
"못들은츠끼"에서 빵터짐요.ㅋㅋ 트럼펫터 쥑이네오.🎺👍💙🎶🎼🥰
사실인즉, 조각하는 것보다 그 대상을 고르는 일이 참 많이 어렵답니다.
창작하는 능력이 부재함으로 인하여 컨닝구와 짝퉁으로 대신하지요.
근데, 그것도 어려움... 갈수록 힘든 일이 카피라서.. 얼른 AI와 친해지려는데
역시 갈수록 연수능력이 떨어져 넋놓고 있다요. 여름보양 잘하시길...
냉갈 - 옛날 개그에 나오는 어머 저 굴뚝에 냉갈 좀 봐 ㅎㅎㅎㅎㅎㅎㅎ
굴뚝이 아니고 기뚝!
잘 지내지라~?
나는 인문계인것이확실해
읽어보는내내 머리에 쥐가나려하네 ㅎ 도대체 먼말인지
결과물만 대단해보이니
좋은 작품같다며 늘 격려해주는 친구가 있어 좋네^^
여행사진첩 이런 것은 안만등가?
요즘 쉽게 편집하는 툴도 많다던데...
@빛가람마 여행사진첩은 이미 많이 만들었지
요즘 게을러져서 뜸했는데
요번 칠순여행 다녀와서
또하나 만들어볼려고 계획중
취미를 살려 늘그막에 할일이 있다는게 넘나 부럽네요
그것도 고급스럽게요
늘 건강하시어 멋진작품들 구경할수있는
재미를 누릴수 있음 합니다^^
이렇게 격려와 칭찬을 아끼지 않으시니 흥을 북돋워
재미를 더 느끼게 됩니다.
꼭 건강한 모습으로 뵙시다^^
'사랑과 정열을 그대에게~~'
카피가 생각납니당
'사랑과 정열을 그대에게~~'
카피가 생각납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