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일전 처음으로 본 카페에 글을 썼는데
몇 일 후면 인터넷이 끊기는 상황에 처하여... 꽤 오래간 들리지 못할 것 같아서 아쉬움에 몇 자 적으려 합니다.
중국에 있으면서 최근의 충격적인 소식을 접하고 집에 전화를 해보니 가족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오늘도 기분이 매우 울적하여 방에서 멍하니 있다가 한동안 공부를 소홀히 한 자신이 원망스러워 중국뉴스를 시청하며
공부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중국 뉴스에서도 노무현 대통령님의 서거 소식을 보도하는 것 아닙니까?
계속 올라오는 사진들에 더욱 울적해져 그냥 꺼버리고 자려고 했는데 단순 보도에 머무르지 않고 다각적인 분석을 하길래
중국은 어떻게 보고 있나 궁금해서 시청하였습니다.
다양한 탁구이야기 란에 이런 글을 올리는 것이 원칙적으로 맞는 일이 아님을 알고 있지만 뭔가 쓰고 싶은 게 있으면
어딘가에 써야하는 피곤한 성격이여서 염치 모르고 쓰려고 합니다.(물론 뒤에 간단한 탁구 이야기를 쓰려 합니다.)
확실한 것은 중국은 한국의 현 정부에 그다지 호의적이지는 않다 라는 것입니다.
뭐 이명박대통령께서 취임 후 미국에 먼저 간 것은 그렇다고 쳐도 중국보다 일본을 먼저 갔다는 것은 중국정부 쪽에서는
대놓고 표현하지 않았지만 적지 않은 충격이였죠.
한편 노무현 대통령님께서 미국, 일본과 친화적인 정책 노선을 펼치시지 않았기에 자연히 중국과의 다각적인 관계를
잘 맺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본 프로그램에서 중국은 이번 사건을 정치 보복적 측면에서 접근했습니다.
(자세한 상황은 회원님들의 정치적 성향이 모두 다를 것을 고려해서 풀어서 다 쓰지는 않고 다만 중국의 입장을 객관적으로 조명하고자 합니다.)
10년만에 보수파의 재집권 그리고 정치적 보복을 가한 것이다. 예전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이 김영삼 전대통령 재임시
법의 심판을 받고 김대중 전 대통령 재임시 특사로 사면을 받았다는 예를 들면서
진보파는 보수파를 용서했는데 보수파는 진보파의 뒷통수를 후려쳤다는 식의 뉘앙스로 보도를 합니다.
노무현 대통령님께서 남긴 유서 내용도
현재 공식적으로 발표된 것이 아닌
'난 깨끗하다, 훗날 역사가 나를 말해줄 것이다.'-이러한 식의 내용이 포함되어있는 흔히 말하는 고의적으로 지웠을지도 모른다는 추측이 난무
하는 내용이 포함된 유서를 번역해서 해석하였습니다.
제가 그 프로그램 중간에 봐서 전부분을 시청하지는 못했지만 봤던 부분의 정황을 종합하여 보면
현 한국 정부에 우호적인 태도는 아닌 것 같았습니다.
거시적 관점으로 앞으로 세계가 미국과 중국의 2강체제로 갈 것이라는 중론을 볼 때
앞으로 현 정부가 어떻게 외교 전략을 수행해야할지 ... 한편으로는 걱정도 되었습니다.
언론의 통제가 확실히 존재하는 중국에서 방송의 내용은 중국 내 소수의 생각이라기 보다는 절대 다수의 의견일 가능성이 100%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저런 걱정을 하다 보니 어느새 또 한국의 탁구가 걱정되기 시작했습니다. ( 걱정만 하는 인간으로 전락하는 느낌이 ^^;;...)
중국에 있으면서 느끼는 것은 한마디로 대단하다!!! 라는 것입니다.
중국 체육전문 채널에서 심심치 않게 탁구 경기들을 볼 수 있습니다. 프로리그가 활성되어 있다는 것은 굳이 쓸 가치도 없을 뿐더러
인재 발굴에 엄청난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더 대단한건
청소년 선수들이 큰 무대를 한 해에도 수없이 출전한다는 것입니다. 성인도 되기전 중고등학생들이 조명을 받고
무수한 카메라와 관중들 앞에서 경기를 갖는 횟수가 적지 않습니다.
자국에서 이미 큰 대회의 분위기를 어려서 부터 느끼면서 성장하기 때문에 성인이 된후 큰 경기에 임하는 자세가 남다른 것 같습니다.
실제로 이번 세탁에서 마롱 갑자기 이름 안나는 펜홀더에 어린 중국 선수, 류스원, 딩닝 이런 20살도 안되거나 갓 성인이 된 선수들이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심리적 컨트롤을 완벽하게 하면서 엄청난 기량을 뽐냈습니다.
한국도 빨리 인재 발굴과 경기 활성화가 이루어져야 할텐데 아쉽기만 합니다.
중국 선수층이 두터운 것은 말할 필요도 없지만 그만큼 무서운 것은 초일류 선수들끼리의 연습이 수시로 가능하다는 점에 있는 것 같습니다.
탁구는 잘하는 사람과 상대해야 실력이 느는 거라고 하는데 이 것은 선수들에게도 해당하는 이치겠지요.
사실 중국에 와서 엄청난 탁구 인프라를 보면 한국은 그냥 탁구 접는게 정신 건강에 편하지 않을까 라는 아주 바보 같은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물론 바보같은 생각이지만 ^^...)
그만큼 중국 탁구는 대단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날카로운 송곳이 주머니를 뚫고 나오듯 한국에서 기대주는 탄생 할 거라 믿습니다.
동양인은 수영, 육상에 약하다는 것이 틀린 말은 아니지만 박태환이 금메달 따고 류시앙이 금메달 따지 않습니까?
다만 한국도 체계적으로 육성하고 탄탄한 인프라를 구축해서 저러한 인재가 재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썩어가게 만들진 않아야하겠죠.
그나저나 세탁에서 남자가 단식에서 우승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은 죽어도 들지가 않습니다 ㅎㅎ
너무 엄청난 선수들이 많아서...... 올림픽은 금메달은 있었지만 역시나 중국 출전 선수가 제한되는 경기이기에
국민들에게 환호를 받을 수는 있지만 탁구 매니아들에게 총 맞은 듯한 인상을 남겨주기에는 좀 부족하죠.
하지만 여자는 희망이 보입니다. 양하은 선수!!! 어린 나이에 참 대단한 것 같습니다.
여자선수는 남자선수라는 상대적 초일류 연습상대들이 즐비하기 때문에 중국세를 뚫고 우승할 수 있는 가능성이 조금 더 높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잘 커서 꼭 현정화 선수처럼 세탁 우승해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마지막으로 한국 탁구 화이팅 외치면서 물러나겠습니다.
카페 게시글
다양한 탁구 이야기
얘기합시다
중국이 보는 현 상황, 중국의 탁구
김범렬
추천 0
조회 1,137
09.05.26 00:30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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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제된 댓글 입니다.
답변 감사합니다. 한국 탁구 상황이 제 상상 이상으로 암울한 줄은 몰랐네요 좀 맘이 아프네요. 다른 건 모르겠고 탁구저변확대와 프로리그탄생은 수년 안에 꼭 이루어졌으면 하네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이 점은 좋은 일일 수 도 있겠네요 중국도 걱정하는 것이 탁구가 세계에 매우 널리 보급되기도 전에 중국이 완전히 잡고 있어서 자신들 만의 축제가 될 수 있다는 점인데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는 건 참 고무적인 일이네요
잉?? 고슴도치님 닉네임 바뀌었네요. 날쌘돌이처럼 움직이면 나타난다는 "33"이 뒤어 붙었군요. <= 사족이구요. 저두 두분의 의견에 많은 공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시국도 그렇고... 탁구도 그렇고... 슬프네요.
무슨의미신지 여길 보고 알았습니다.^^
저도 이제 알았네요....
첫번글도 좋았는데 두번째 올려주시는 글은 더욱 좋군요. 이어지는 고슴도치님의 설명은 변함없는 감동입니다...^^
국내 용품 업체들의 대표팀 지원도 절실하지 않을까요? 단순 유니폼이나 스폰서 뿐만이 아닌 선수 개개인의 맞춤식 용품 개발 및 지원등도 따라줘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당장 쉽진 않겠지만 한국인의 엔지니어링 실력이라면 언젠가는 한국 선수에 꼭 맞는 용품이 한국 업체 손에서 나오지 않을까요? ^^
그렇군요. 중국에서 그렇게 생각한다면 이미 세계인의 1/5 이상이 그렇게 생각하는 거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