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발지 : 송파구 풍납동
* 도착지 : 경기도 안성시 봉산동 안성시청 부근
* 바이크 : ZXR-400
- 국도편
얼마전 안성으로 이사간 친구녀석에게 집들이 초대를 받았다
대중교통을 이용할지 바이크를 이용할지 살짝 고민이 됐지만
버스타고 가서 또 갈아타고 하기 귀찮아서 결국 투어하는 셈 치고
바이크를 타고 가기로 했다
점심을 먹고 바이크에 올랐다.. 서울 풍납동 집에서 출발하여
가락시장을 지나 분당을 향해 시원하게 달렸다
야탑사거리를 지나고 오리역을 지나 23번 지방도로 접어 들었다
쭉 뻗은 국도를 부지런히 달려 42번 국도로 갈아타고 달리다보니
용인시청에 도착하였다.. 근처 슈퍼에 들러 음료수를 한캔 마시고
다시 출발..
중간중간 지도를 보며 구불구불 이어진 편도 1차선 도로를 달리고
있는데 바로 앞에서 덤프트럭이 흙을 잔뜩 싣고 달리고 있다
차가 덜컹거리면서 흙이 떨어지고 지나간 자리마다 흙먼지가 피어오른다
먼지가 헬멧 쉴드에 달라붙고 더이상 시야확보 때문에 뒤에서
딸라갈 수가 없어 추월을 하려는데 반대편 차선으로 끊임없이
차들이 달려온다
겨우겨우 목숨건-_-; 추월을 성공 하고
다시 달리고 있는데 이번엔 차들이 꽉 막혀서 가지를 못하는것이 아닌가
안그래도 화장실도 급하고 갈길도 멀어 조급해 하고 있는데
알고 보니 트렉터 한대가 탈탈거리며 기어가고 있다
뒤에 선 차들 한대씩 추월을 하고
기다림에 지친 나는 잠시 논두렁에 바이크를 세워두고 볼일을 봤다
온몸에 흙먼지를 뒤집어 쓴채 담배를 한대 피는데 가슴속에서
답답함이 밀려온다
서둘러 출발을 하고 편도 2차선인 70번지방도를 타고 열심히 달리고 있으니
멀리서 경찰이 세우라고 손을 흔든다.. 뭔일인가 쉽어 갓길에
바이크를 세우니 경찰왈: "오토바이는 1차선에서 타면 안됩니다
맨 끄트머리 차선으로 다녀야죠.. 면허증 주세요"
순간 억울함과 동시에 울분이 밀려 올라왔다
그럼 뻥뚫린 국도에서 2차선만 차지하고 달리다가 우측에서 경운기나 트럭이
갑자기 튀어나오고 중간중간 파여있는 구덩이 때문에 사고나면 당신이
책임질 꺼냐고 화를 내니 그건 아저씨 마음이지요 빨리 면허증 주세요
하면서 실실 쪼갠다
결국 최후의 수단인 바지벗고 뒹굴면서 거품을 무니 이거 원 미친넘
다 보겠다며 총총히 사라진다
다시 출발을 하고 한참을 달리는데 왠지 길이 이 길이 아닌것 같다
지도를 꺼내 확인을 하는데 오마이갓!! 길을 잘못 들었다....
이러다간 오늘내로 도착조차 못하겠다는 불안감이 엄습해 온다
불안감 때문인지 점점 스로틀을 전개하며 속도를 내고 있는데
갑자기 검은 털뭉치 한마리가 도로에 뛰어든다
순간 급브레이클 잡아 불상사는 면했지만 가슴은 몽둥이질 치고
등에선 식은땀이 흐른다
검은 털뭉치의 정체는 너구리 였다
날 한번 스윽 야리더니 숲속으로 유유히 사라진다-_-;
정말 가까스로 목적지인 안성시청 앞에 도착하니 친구녀석이
미리 마중나와 있다.. 예상시간 보다 한참을 기다려도 안와서
무슨일 있는줄 알았다며 어깨를 두드리는데
헬멧안으로 한줄기 뜨거운 눈물이 떨어진다-_-;;
- 고속도로 편
얼마전 안성으로 이사간 친구녀석에게 집들이 초대를 받았다
이번에 전면적으로 바이크의 고속도로 통행이 허용이 되서
벌써 몇번이나 고속도로를 이용한 터라 가벼운 마음으로 바이크에 올랐다
둔촌사거리를 지나 서하남IC 로 들어선후
계속 직진하니 성남 톨게이트가 나왔다..
번호판에 붙은 하이웨이 홀로그램 부착 여부와 안전모 착용등 간단한
확인 후 통과를 하는데 하이웨이 홀로그램은 배기량 250cc 이상과
레져용 보험을 든 바이크에 한해 발급이 된다.. 퀵서비스 등의 생계형
바이크는 안전의 이유로 라이센스가 발급되지 않는다
규정속도인 시속 110키로를 지키며 주행을 하는데 뒤에서
튜닝을 한 양카 한대가 하이빔을 쏴대며 똥침을 놓는다-_-;
사실 바이크가 아닌 자동차를 타고 고속도로에 들어와도
110키로로 달리고 있으면 뒤에서 차들 추월 하고 난리가 난다
결국 약간 속력을 높혀 120키로 정도로 달리는데
공기저항 때문에 달리기가 쉽지 않다
고개를 숙이고 탱크에 최대한 밀착해서 달리니 바람소리가 자장가처럼 들리는듯 하다
기어를 5단으로 놓고 여유로운 라이딩을 하며
어느덧 판교ic 를 지나 경부고속도로에 접어 들었다
서울 톨게이트 에서 티켓을 받고 3차선을 이용해
달리고 있으니 골드윙을 타신 분이 손을 흔들며 지나가신다
800cc 경차도 마음껏 다니는 마당에 1800cc 골드윙을 소유하고
그동안 위험한 국도로만 달리셨으니 그동안 얼마나 답답하셨을까..
반갑에 손을 흔들며 지나가는 뒷모습이 너무도 여유로워 보인다
간혹 덤프트럭이 바로 옆으로 쌩쌩 달려나가지만
나의 바이크는 약간의 미동 외에는 꿈쩍도 하지 않았고
자동차보다 더한 직진 안전성을 보여 주었다
통행금지가 해제되기 전에 바이크 옆으로 큰차가 지나가면
바이크는 후폭풍으로 날라간다며 코믹한 논리를
앞세워 통행금지를 외치던 사람들이 있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정말 웃긴다
그렇게 한참을 달려 수원을 지나 기흥 휴게소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고 의자에 앉아 커피를 마시면서
담배 한모습을 깊숙히 빨았다
정말 이것이 라이더들만이 느낄 수 있는 맛이다..
휴게소 주차장 한켠에 당당히 서있는 애마가 오늘따라 더욱 멋지게 보인다
안성ic 로 빠져나오면서 요금확인을 하니 요금은 경차와 같은 수준이다..
후에 경차보다 좀 더 낮아진다고 하니 현재로썬 요금에 따른 불만은 없다
38번 국도를 타고 계속 직진하니 어느덧 시내로 접어 들었고
예정시간 보다 좀 더 일찍 도착할듯 싶다고 친구에게 미리 전화를 했다..
그렇게 안성까지 1시간 10분여만에 도착을 했고
차를 끌고 왔냐는 친구의 물음에 바이크를 타고 왔다고 하니
친구는 매우 놀라워 했다 ㅋㅋㅋㅋㅋㅋㅋ
이 이야기는 예전 제 실화를 바탕으로 살짝 각색해본 것입니다.
물론 고속도로 이야기는 희망사항 입니다만-_-;
국도로 많이 다녀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정말 곳곳에 너무나 많은 위험들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말도 안되는 논리로 통행 반대를 외치는 사람들에게 일일이 설명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다만, 고속도로 통행 허용은 우리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꼭 필요한 것임을 우리 스스로부터 느끼고 인지했으면 좋겠습니다
카페 게시글
메니아게시판/Q&A
국도 vs 고속도로 비교체험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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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상황묘사 죽이네요- ㅎㅎ 잘읽었습니다-.
진짜인지 알고 놀라면서 읽다가 나중에 허무함.....헐거덩...소설써도 될듯..ㅎㅎ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
아 최후의 수단...... 바지는 안 벗었지만 누워버린건 사실 입니다 ㅋㅋㅋ
ㅋㅋㅋ역쉬 멋져용 행님..잼나게 읽었네요..근데 zxr400 다시 컴백 하신건가요!?
아니 zxr은 전에 타던거.. 안성에 자주 댕겼어 벌써 6년전 일이넹 ㅋ
ㅎㅎ 재미있고 앞으로 사실이 되는 글이길 바랍니다.^^
역시 고속도로편 짱이야..ㅋㅋ..
멋진 글 잘봤습니다. 조만간 현실이 되리라 믿습니다. ㅎㅎㅎ
바이크주행 잼나네요. 아우토반 고속도로처럼 주행가능시대가 빨리왔으면 좋겠어요 .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