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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s://m.blog.naver.com/bonchance214/220445168572
오늘은 저번에 낚시 갔을때 노트북 배터리가 없어서 마무리 못했던 에피소드를 마저 올릴게용 ㅎㅎ
잇님들 아시다시피 쩐댚은 낚시 광임 ㅡㅡㅋ
이게 정말 사람을 미치게 하는 취미인게.. 자기는 좋아서 갖은 고생을 감수하고서라도 가지만 ;;
따라가는 사람은 정말 대책이 없음 ㅠㅠ 근데 또 꼭 떠블리가 같이 가야 한다고 함
늘 같이 있어야 됨~ 아주 이건 뭐 자웅동체임
낚시가면 제일 불편한거.. 역시 화장실 문제;;
떠블리는 생물학적으로 여자 아님?
남자처럼 소변을 편하게 볼 수가 음슴...
근데 또 떠블리는 물을 음청시리 마셔댐 ㅋㅋ 무슨 물하고 원수 진 듯이 ㅡㅡㅋ
(어떤 때는 내 몸에 연가시 있나 막 상상함 ㄷㄷㄷ 연가시 영화 보신분 아실거임 ㅎㅎ)
나는 쩐댚이 낚시를 오기 위해, 얼마나 열심히 일했는지.. 얼마나 고대했는지 알기 때문에 귀찮게 하기가 싫음 ㅠㅠ
화장실을 참다참다참다!! 쩐댚한테 같이 가자고 함
내 방광 겁나 튼튼함 ㅋㅋㅋ 낚시가서 깨달은 사실임
쩐댚이 꼭 같이 가야 하는 이유는 저 앞에 서서 망보면서 노래를 불러줌
쩐댚이 저기 있다라는 안도감과, 사운드를 쩐댚 노랫소리에 좀 믹스하기위햌ㅋㅋㅋㅋㅋㅋ
(떠블리 내숭이 없어서 죄송해유ㅠㅠ)
떠블리는 더운거, 습하고 끈적한걸 제일 싫어함.. 그래서 여름이 싫음 ㅠㅠ
근데 여름이 좋아진 이유!
여름엔 쩐댚도 낚시를 좀 덜감 ㅋㅋ 자기도 더우니까~
그러다 가을 겨울 봄까지 낚시에 영혼을 팔리지만 어쨌든 여름 넘 좋아용♥
요즘에야 쩐댚 동창 밴드에서 조동아리 모임이 창설됐다지만..
작년까지는 그냥 스케쥴 맞는 친구랑 가거나, 아님 떠블리랑 둘이 가거나 그랬었음
쩐댚 친구분들 떠블리랑 마~~이 친함
쩐댚 말로는 떠블리가 사람을 심.하.게. 편안하게 해준다고..
예전에 쩐댚이 살짝 기분이 나빴던게 (올드보이 오빠들 이거 읽는분도 있지만 ㅋㅋㅋ)
오빠 친구들 처음 봤을때 떠블리랑 몇시간 같이 이야기하고 놀더니, 대부분 다 말을 편하게 하더라고..
그게 좀 기분이 상했나봄
뭐 난 오빠 친구들이고, 앞으로 평생 봐야 하는데 불편하게 존대 하는것 보다는 낫다고 생각했음
근데 쩐댚은 그게 아니었나봄 ㅠㅠ
자기를 포함해서 그 어떤 친구들도 친구의 여자친구나 와이프한테 말 편하게 안하는데, 떠블리한테만 편하게 한다고..
니가 말 편하게 하라고 하지도 않았는데, 말을 놓는게 기분이 안좋다고 함 (오구오구 쩐댚 그랬쪄여?ㅋㅋㅋ)
그러면서 사람한테 좀 어렵게 딱딱하게 굴으라고 함 ㅡㅡㅋㅋ
떠블리 민망하게 친구들한테도 "형수님한테 반말하노.. 존대해라!!" 막 이러고 ㅋㅋㅋ
아니 내가 평생을 이렇게 살았는데 어떻게 딱딱하게 굴으란말임 ㅠㅠ 로봇 연기라도 할깝쇼..
장수원씨한테 배우러 가야되나 봄.. 젝키 팬님들 미안요~
근데 장수원 오빠 로봇 맞는것 같쥬ㅠㅠ 인정할건 인정합시다 ㅋㅋㅋ
아 내가 생각해도 내 글은 사설이 느~~~무 길어 ㅠㅠ
그치만 난 여기서도 수다를 떨고 싶은데 어쩌겠음..
떠블리 아부지가 맨날 떠블리한테 "저놈의 가스나는 물에빠지면 조동아리가 동동 뜨는게 아니라, 궁디가 동동 뜰거다" 하심
보통 말많은 사람은 입이 동동 뜨는데, 왜 나는 궁디가 동동 뜨는거냐 물으면
"심심해서 물고기하고 이바구 할라꼬 잠수할 가스나다" 하심 ㅋㅋㅋㅋㅋ
눼눼.. 궁디 동동 띠아가 이바구 마~~이 할께예 ㅡㅡㅋㅋ
벌써 스크롤 이마이 내리셨는데, 이제 본론으로 들어감 ㅋㅋ 죄송 ㅠㅠ
때는 바야흐로 작년 11월 초..
천고마비의 계절인만큼 붕어들도 빵을 (몸집을) 키우는 시기임
잔챙이들은 없지만 월척을 낚을수 있는 시기이도 함
또 낚시를 가자는 쩐댚의 말에 기겁을 했지만..
그때 당시 떠블리 친한 동생인 k양이 막 연애를 시작했을 즈음이라 (또 k양의 남친이 그렇게 낚시 광이라는 거)
더블데이트겸 가자고 쩐댚이 제안을 함
그리하야 k양과 k양의 남친, 그리고 쩐댚이랑 떠블리 이렇게 넷이서 낚시를 가게 됨
여기서 K양의 남친을 L군이라 하겠음
난 완전 신났음~ 쩐댚한테 화장실 같이 가자고 안해도 되고, 수다 떨 동생도 있고..
와~ 이렇게만 재미있으면 낚시 매주 와도 되겠다!! 하며 신나게 놀았음 ㅋㅋ
쩐댚이랑 L군 낚시자리 중간 즈음에서 삼겹살에 소주 한잔씩 하고.. 라면도 끓여먹고~ 완전 떠블리 세상 ㅎㅎㅎ
남자들은 술 좀 마시다가 낚시하러 가고 k양이랑 떠블리는 실컷 수다를 떨고 있었음
근데 밤 열한시쯤 이었나.. 박보살한테 전화가 옴
그때 박보살이 100일 108배 기도를 하고 있던 때라, 초저녁에 자서 새벽에 일어났기 때문에 전화올 시간이 아니었음
이상하다 싶어 얼른 전화를 받았는데 대뜸 어디냐고 묻는거임
그래서 낚시터라고 했더니 당장 거기서 나오라고 완전 난리가 난거..
근데 그 밤에 낚시대를 다 접고 내려갈수도 없어서 도대체 무슨일이냐고 물었더니,
박보살이 자다가 꿈을 꿨는데 내가 컴컴한 물 위를 나무가 다 썩은 배를 타고서 둥둥 떠내려 가더라고 함
(이때가 아마 박보살이 떠블리에 관한 직접적인 선몽을 꾼게 처음이었을거임)
그래서 잠에서 깨자마자 꿈자리가 너무 사나워 바로 전화를 했다고..
우리가 움직이기 힘들면 자기가 올테니 꼼짝말고 있으라는거... (박보살 뽀빠이설ㅋㅋㅋ)
박보살한테 저수지 이름을 알려주고 조금 무서워진 떠블리랑 k양은 (k양도 박보살이랑 몇번 어울린 적이 있음)
일단 각자 남자친구의 자리로 가서 이 사실을 알리고, 얌전히 박보살을 기다리기로 함
참고하시라고 올리는건데 우리가 갔던 낚시터는 대략 이런 모습의 저수지였음
사방이 둘러싸인 저수지임
(사진은 올해 6월쯤 조동아리 출조때 갔던 저수지 사진임
그때 k양네 커플이랑 함께갔던 저수지랑 비슷해서 찍어뒀음)
그리고 낚시 가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낚시꾼들이 가까이 앉아서 같이 낚시를 할수는 없음
낚시대를 10대 정도를 펴는데, 자기 자리에서 180도를 일정한 간격으로 쪼개서 낚시대를 셋팅함..
이렇게 말임
그래서 k양네 커플이랑 쩐댚&떠블리 자리는 꽤 거리가 있었음
난 쩐댚한테 박보살이 온다고 말을 해놓고, 박보살이 꾼 꿈이야기도 대충 해놨었음
쩐댚이 박보살이 그 정도로 얘기한거면 심각한거 아니냐고.. 어디 돌아다니지 말고 자기 뒤에 꼼짝말고 있으라 함
쩐댚 낚시텐트가 있는데, 뒷자리에 의자 넣어놓고 내가 들어가 앉고..
쩐댚이 앞에 앉아 낚시를 할수 있음
이런 텐트임
가끔 낚시터에서 급 폭설이 올때 (민감한 떠블리의 장 ㅠㅠ) 간이 화장실로 쓰이기도 하는 아주 고마운!! 텐트임
바닥은 뚫려 있으므로ㅎㅎㅎㅎㅎ
저 텐트안에 들어가서.. 목표물 조준할 곳에 땅을 파놓고ㅋㅋㅋ 읭? 거사를 치르면 됨ㅋㅋㅋㅋㅋㅋㅋㅋ
암튼 저 고마운 텐트에 들어가서 박보살이 올때까지 쩐댚이랑 모두의 마블이나 해야겠다고 생각을 함
밤되니까 날씨도 춥고, 또 그날따라 별도 없고 달도 어두운.. 쩐댚 말에 의하면 낚시하기 좋~~은 칠흙같은 밤이었음
떠블리가 저 텐트 뒷자리에 자릴 잡고 앉고, 쩐댚이 앞에 앉아 텐트 앞에 야외 난로를 틀어놓았음
핸드폰이 잘 안터져서, 술기운에 멍하니 누워있다 잠이 든 것 같음
근데 떠블리가 꿈을 하나 꿈
흰 한복을 입은 할아버지가 막 호통을 치시며, 빨리 일어나서 돌아가라고 소리를 지르심
떠블리가 웃으며
"에이~ 할아버지 따라 갈래요" 하니까 불같이 화를 내시며 내 등짝을 때리심
꿈에서 맞은거지만 실제로 등이 너무 아파서 깜짝 놀라 잠에서 깼음
근데 일어나보니 숨을 못 쉬겠는거..
막 헉헉 거리며 헛소릴 해댔음
앞에 앉아있던 쩐댚이 화들짝 놀라서 나를 텐트 밖으로 끌어냄
내가 뭐라고 했는지도 모르겠고, 쩐댚이 뭐라고 하는지도 안들림
그냥 정신줄 놓은 날 막 흔들어 대다가.. 쩐댚이 옆에 있던 생수통을 열어서 나한테 막 물을 끼얹었음
한참을 정신없이 숨을 몰아쉬다가 찬물까지 쳐맞으니 정신이 좀 들었나봄
그때부터 나는 너무 무서워서 그냥 사지가 덜덜 떨렸음
쩐댚이 담요를 덮어주고, 왜 조잘조잘 이야기 하다가 미친것처럼 숨을 몰아쉬었냐고 나한테 물음
난 잠을 잤다고 말했음
쩐댚이 아니라고 함..
계속 나랑 이야길 했다고, 너 혹시 몽유병이나 잠꼬대 심하게 하냐고 묻는거임
그런거 없고 난 진짜 잠들어 있었다고 하니까 쩐댚이 하는말
"근데 니가 자꾸 춥다고 난로 안으로 들여달라며..
텐트안에서 난로 틀면 안된다고 하니까 괜찮다고, 답답하면 이야기 하겠다며"
헐.. 내가 미쳤음??
자는 애가 뭘 춥다고 난로를 들여달라고 함..
밀폐된 공간에서 부탄가스 난로 피우면 죽는다는건 초등학생들도 아는 이야기 아님?
그때까지도 정확하게 상황파악이 안됐음
마냥 너무 무섭고 나는 안떨고 싶은데 그냥 몸이 떨림
걱정된 쩐댚이 박보살에게 어디쯤 오고있냐고 전활 거니, 거의 다 왔다고 입구에 나와 있으라고 말을 함
쩐댚 부축을 받고 저수지 입구쪽으로 걸어갔음
박보살이랑 박보살 낭군님도 같이 오셨음 ㅠㅠ 민폐도 이런 민폐가...;;
상황 설명을 했더니 큰일날 뻔 했다며.. 다행이라고 정말 다행이라고...
100일 기도 할때 떠블리 기도도 빼놓지 않고 꼭 했는데, 정말 하늘에서 도운거라고 막 꼭 끌어안아줌 ㅠㅠ
너.. 이렇게 따뜻한 여자였니 ㅠㅠ
그러다 박보살이 K양 커플은 어디있냐며 가보자고 했고, 우린 K양네 낚시자리로 발걸음을 옮겼음
멀리서 흐릿하게 K양커플이 보이는데.. 옴마야?
이 미친 것들이 달밤에 광란의 댄스파티를 하고 있는거임
그것도 저수지 바로 앞에서 말임;;
어떤 춤이였냐면 막 그 뭐라해야 하지.. 응원할때 야야~~ 야야야야!! 하면서 어깨동무 하고 앞뒤로 왔다갔다 하는 춤 있지 않음
그 춤을 막 추고 있는거...
저러다 물에 빠지겠다~ 생각하며 더 가까이 다가갔는데 박보살이 갑자기 주머니에 손을 넣어
팥이랑 소금을 K양커플에게 뿌려대며 염불을 외기 시작함
그랬더니 갑자기 K양이 배터리 방전된 기계가 전원이 꺼지듯 땅에 푹 쓰러졌음
L군도 덩달이 풀썩 자리에 주저 앉음
나는 K양이 걱정돼 가까이 다가가서 흔들어 깨우려는 찰나였는데
정말 기괴한 웃음소리가 들림
'꺽꺽꺽.....꺽 흐흐흣.......히히히힣'
흐느끼는 것 같은 웃음 소리..
한참을 정말 기분 나쁜 웃음 소리로 웃던 L군의 입에서
"망했네"
라는 말이 나옴
근데 그때 L군의 목소리가 아니라 꼭 여자 목소리 같았음
박보살이 K양 커플을 앉힌뒤, 나랑 쩐댚도 옆에 앉으라고 함
역시나 중얼중얼 염불을 외며 우리한테 팥과 소금을 막 뿌려댔음
그리고 지금은 움직이기 위험하니, 박보살네 차에 있다가 아침이 되면 움직이자고 말을 함
박보살네 차가 카니발임
차에 타서 박보살에게 자초지종을 물었음
그랬더니 박보살이 대뜸 L군에게
"어머니 왜 그렇게 서럽게 돌아가시게 했노?" 라고 하는거임
K양이 박보살에게 "언니~ 내 남친 엄마 살아계셔" 라고 했는데 박보살이 그랬음
"낳아준 엄마 말고, 키워준 엄마 말이다"
L군 얼굴이 갑자기 어두워지더니.. 키워준 어머니가 보이냐고 재차 확인을 함..
그러고는 이실직고를 하기 시작함
L군의 아버지는 2남 5녀 집안의 둘째 아들 이셨다고 함
예전엔 어른들께서 집에 장남 하나만 잘되면 된다고, 장남만 공부 시키고.. 모든게 장남 위주로 집안이 돌아갔지않음?
L군의 큰아버지께서는 서울로 대학교를 가셨고, 자연스럽게 집안의 고된 일은 L군 아버지의 몫이였다고..
그러다 L군의 큰아버지께서는 같은 대학교를 나온 후배와 결혼을 하셨고,
L군의 아버지도 동네 처녀를 만나 결혼을 하셨음 (L군의 부모님이 장남노릇을 하시며 L군의 조부모님도 모시고 살았다 함)
시간이 흘러 L군이 다섯살이 되던 무렵 (L군은 장남인데 밑으로 여동생이 하나 있음)
왕래도 잘 없던 L군의 큰아버지와 큰어머니가 갑자기 시골집에 오셨다고..
어리둥절해서 서있는데, L군의 할머니께서 L군의 어머니께 어서 L군의 짐을 싸라고 하시더라는거임
그랬음.. L군의 큰아버니와 큰어머니가 시골집에 오신 이유는 바로 L군을 데려가기 위함이었다고 함
두분은 불임부부 셨는데,
한 집안의 대를 끊을수가 없어서 입양을 알아보셨다가
그래도 피붙이가 낫지 않겠나 하는 마음에 L군을 데리러 오셨다는거임
L군의 친부모님 의사는 안중에도 없이, 그렇게 조부모님들과 상의를 했었다고 함
청천벽력 같은 일이었지만.. L군의 친어머니는 박사로 키워주겠다는 큰아버지의 말씀에 L군을 눈물로 보내셨음
차안에서 그 이야길 하면서
아직도 다섯살때의 그 헤어짐이 기억난다고 L군이 펑펑 울었음
이어진 이야기는..
L군은 서울로가서 큰아버지와 큰어머니의 정성어린 보살핌 속에서 커갔다고 함
그래도 친부모님에 대한 그리움은 늘 마음속 깊은곳에 숨겨두었다고 했음
그러다 L군이 군대를 갈 무렵 L군의 큰아버지는 심장마비로 갑자기 돌아가시게 됨..
L군도 군입대를 미룰 수는 없어서, 큰아버지의 장례를 치르고 군입대를 함
서울에 홀로 계시기가 외롭고 힘드셨던 L군의 큰어머니는 집과 재산을 처분하고
L군의 부모님이 있는 곳으로 귀농을 결정하셨는데 그게 독이 되었음
처음 시골로 내려오셨을때 L군 큰어머님은 이렇게 말씀을 하셨다고 함
"그동안 L군 친부모님이 장남노릇을 했는데다가,
하나뿐인 아들도 우리한테 뺏긴 기분이었을테니 내가 시골에 땅도 사주고, 집도 새로 지어 정답게 살아보자" 라고
그래서 L군은 군대에서 휴가를 나오면 어릴적 부모님과 살던 집으로 왔고,
제대를 해서도 일은 다른 지역에서 했지만 주말마다 시골집에 종종 들르곤 했다고..
그런데 L군도 사람이고, L군의 어머니도 사람인지라..
피가 물보다 진하다는걸 어찌 모르겠음?
그저 어렸을적 떨어진 엄마와의 정이 마음 아프고, 애처롭고..
많이 그리웠던 마음이 표시가 났는가 봄
시골로 내려오신 큰어머님은 점점 더 외로워 지셨음
그렇게 시름시름 아프셨다고 함
그러다 L군이 여자친구를 집에 데려오게 되었음 (내 동생 K양 말고, 다른 여자친구 ㅋㅋ)
L군의 여자친구가 온다니 큰어머니와 친어머니는 내심 기대도 하시고, 긴장도 하셨을거임
여자 친구가 집에 와서 인사를 드리려는데 L군이 그랬다고 함
친엄마를 가르키며 "우리 엄마셔"
큰엄마를 가르키며 "우리 큰엄마셔"
그날 하루종일 방에서 큰어머니가 우셨다고...
다음날 아침에 눈이 퉁퉁 부어 계셔서 너무 죄송했다고..
다음날 L군이 시골집을 떠나기 전에
L군 어머님이 과수원에서 사과 좀 따가라 하시며 같이 정답게 사과를 따고 있었는데
큰어머니가 과수원옆을 슥 지나가셔서.. L군이 큰어머닐 불렀음
아무 대답도 없이 어딜 가시기에 화가 많이 나셨나 보다.. 이따 제대로 마음 풀어드려야겠다 하고는 계속 사과를 땄다는거임
그러다 이제 정말 떠날 시간이 되어서 큰어머니를 찾았는데 아무리 찾아도 안계셔서
과수원 근처로 가봤더니
과수원 바로 옆 저수지에 큰어머니가 둥둥 떠다니고 계셨다고...
그랬음..
큰어머니는 배신감과 상실감에 순간적으로 잘못된 선택을 하신거임
여기까지 이야기를 듣고 있는데, K양이 갑자기 막 L군을 미친듯이 두들겨패며
"야 이 미친 새끼야!! 니네 과수원 옆 저수지면 이 저수지 아니야?" 하며 악다구니를 썼음
그랬음..
K양이 L군 동네 구경도 할겸 L군 동네에서 낚시를 하자고 제안을 했었음
그날 L군 동네 다른 저수지들을 몇군데 갔었는데, 낚시꾼들이 많이 있어서 우린 자릴 잡지 못했고..
우리가 갔던 저수지는 L군네 과수원 안쪽에 (사유지는 아니지만 사유지처럼 보임) 있었기 때문에
낚시꾼들이 없었고 한적해서 좋다며.. 우린 막 L군네 사과도 따서 먹고.. 그랬었음
L군의 표정이 어둡다고 느꼈던건 내 착각이 아니었음
큰어머니 생각이 났었을거임..
몇년이 지난 일일지라도 말임
박보살이 하는 말이..
큰어머니가 배신감과, 너무너무 외롭게 돌아가셨기 때문에 L군을 데리러 온 거라고..
그래도 결혼도 못한 총각 데려가는데 좋아하는 여자 친구 데려가야 하지 않겠나 싶어 같이 물가로 끌어들인 거라고
꼭!! 큰어머님 마음 달래주어야 한다고 신신당부를 함
그랬음.. K양과 L군이 어깨동무를 하고 춤을 춘건...
춤을 춘게 아니라 L군의 몸속으로 들어간 큰어머니의 영가가 K양을 물에 끌고 들어가려는 거였음...
K양은 안 끌려들어가려고 발버둥을 치다보니 그게 우리 눈에는 "야야~ 야야야야~~" 그 응원 율동처럼 보였던거고..
뭐 난.. 솔직히 L군 큰어머님 마음과, 친어머님 마음이 다 이해가 가고, 공감이 되서..
어느 한쪽 편을 들수는 없다고 생각함
그냥 마음이 많이 안 좋았음...
그렇게 정적이 흐르는데.. 가만히 생각하던 쩐댚이 미친사람처럼 고함을 치며 욕을 함
"아 ㅆ발 근데 내 마누란(떠블리) 왜 데려갈라고 ㅈ랄이야 ㅈ랄이!!"
박보살이 영가는 원래 외롭고, 또 한이 많은 영가들을 주변 사람들도 데려가고 싶어한다며..
"떠블리 엄마가 또 떠블리라면 영혼까지 팔 분이잖아,
떠블리 델꼬가면 제삿밥도 든든하게 얻어먹을테니까 그런거겠지
한만은 영가가 욕심이랑 시샘이 얼마나 많은데..
그나저나 소리 쫌 지르지마라!!! 오빠야"
하고 쩐댚을 달랬음
난 쩐댚이 그 얘길 듣고 조용히 있을줄 알았는데 결국 또 마지막 한마디
"ㅆ발 귀신이고 나발이고 떠블리 델꼬 가기만 해봐라~ 눈깔을 확 따 찢어놓는다!!!!!!!!!!"
내 쩐댚 존트 멋지지 않음? 캬..ㅋㅋㅋ
그리고 아침이 되서 우린 정리를 하고 돌아왔고, K양을 예상대로 L군과 헤어짐 ㅠㅠ;;
배은망덕한 인간이라며.. 그 인간땜에 하마터면 죽을뻔 했지 않냐며
박보살한테 계속 같이 있어달라고 앙탈 ㅠㅠ
상남자 쩐댚은 귀신 눈깔 다 찢어 놓는다고 엄포를 놓더니, 떠블리랑 안 떨어지려고 함
혼자 안 있으려고 꼭 붙어 다님 ㅋㅋㅋ
낚시터에서 식겁해서 한동안 낚시 안 다닐줄 알았는데, 뭐 그 이후로도 잘 다님 ㅠㅠ
아마도 붕어 귀신에 씌인듯.. ㄷㄷ
그나저나 그날 떠블리 꿈에 나타나서 얼른 돌아가라고 호통 치셨던 할아버지가 누구신지 모르겠음..
박보살은 조상덕 본거라며 제사 정성스레 지내라고 함
암튼 저수지는.. 위험한 곳임
우리도 이젠 낚시터에 갈때 박보살이 가르쳐준 의식? 같은거를 함
부디 올해는 물놀이 가시거나, 물가에 가시는 분들 큰 사고 없이 무탈하시길..
*잇님들께서 쩐댚이 무슨 뜻이냐고 많이들 여쭤보시는데, 쩐댚 성씨가 '전' 가 예요
쩐댚이 지금 떠블리 만나서 살이 좀 쪘는데 ㅋㅋ 예전에는 말랐었거든요~
제가 맨날 쩐디 (간디), 쩐크라테스 (소크라테스) 이렇게 놀렸었는데..
이젠 대표님이시니까 ㅋㅋㅋ
'쩐댚' 이라고 부르는 거랍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