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교회는 1968년부터 군 사목에 종사하고 있는
군종 사제를 비롯하여 군인 성당과 국군 장병들을 위하여
기도하고 물질적으로 돕고자 해마다 10월 첫 주일을
‘군인 주일’로 지내 왔으며, 2023년부터는 10월 둘째 주일에
지내기로 하였다(주교회의 2022년 추계 정기 총회).
오늘 전국 각 본당에서는 군의 복음화를 위한 특별 헌금을 봉헌한다.
오늘 전례
오늘은 연중 제28주일이며 군인 주일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사람의 마음과 속셈을 헤아리시니
그 무엇도 아버지 앞에 숨길 수 없습니다.
우리 마음을 말씀의 칼로 꿰뚫으시어,
거룩한 지혜의 빛으로 지상의 것과 천상의 것을
분별하고, 하느님 나라를 위하여 가난하고
자유롭게 살게 하여 주시는 하느님께 감사드립시다.
또한 군인들이 어려운 여건에서도 신앙을 굳게 지켜
나갈 수 있도록 마음을 모아 기도합시다.
제1독서 <나는 지혜에 비기면 많은 재산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였다.>
▥ 지혜서의 말씀입니다. 7,7-11
7 내가 기도하자 나에게 예지가 주어지고,
간청을 올리자 지혜의 영이 나에게 왔다.
8 나는 지혜를 왕홀과 왕좌보다 더 좋아하고,
지혜에 비기면 많은 재산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였으며,
9 값을 헤아릴 수 없는 보석도 지혜와 견주지 않았다.
온 세상의 금도 지혜와 마주하면 한 줌의 모래이고,
은도 지혜 앞에서는 진흙처럼 여겨지기 때문이다.
10 나는 지혜를 건강이나 미모보다 더 사랑하고,
빛보다 지혜를 갖기를 선호하였다.
지혜에서 끊임없이 광채가 나오기 때문이다.
11 지혜와 함께 좋은 것이 다 나에게 왔다.
지혜의 손에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재산이 들려 있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제2독서 <하느님의 말씀은 마음의 생각과 속셈을 가려냅니다.>
▥ 히브리서의 말씀입니다. 4,12-13
12 하느님의 말씀은 살아 있고 힘이 있으며
어떤 쌍날칼보다도 날카롭습니다.
그래서 사람 속을 꿰찔러 혼과 영을 가르고
관절과 골수를 갈라, 마음의 생각과 속셈을 가려냅니다.
13 하느님 앞에서는 어떠한
피조물도 감추어져 있을 수 없습니다.
그분 눈에는 모든 것이 벌거숭이로 드러나 있습니다.
이러한 하느님께 우리는 셈을 해 드려야 하는 것입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가진 것을 팔고 나를 따라라.>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0,17-30
그때에 17 예수님께서 길을 떠나시는데
어떤 사람이 달려와 그분 앞에 무릎을 꿇고,
“선하신 스승님, 제가 영원한 생명을 받으려면
무엇을 해야 합니까?” 하고 물었다.
18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이르셨다.
“어찌하여 나를 선하다고 하느냐?
하느님 한 분 외에는 아무도 선하지 않다.
19 너는 계명들을 알고 있지 않느냐?
‘살인해서는 안 된다. 간음해서는 안 된다.
도둑질해서는 안 된다.
거짓 증언을 해서는 안 된다. 횡령해서는 안 된다.
아버지와 어머니를 공경하여라.’”
20 그가 예수님께 “스승님, 그런 것들은
제가 어려서부터 다 지켜 왔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21 예수님께서는 그를 사랑스럽게 바라보시며 이르셨다.
“너에게 부족한 것이 하나 있다.
가서 가진 것을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주어라.
그러면 네가 하늘에서 보물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와서 나를 따라라.”
22 그러나 그는 이 말씀 때문에
울상이 되어 슬퍼하며 떠나갔다.
그가 많은 재물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23 예수님께서 주위를 둘러보시며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재물을 많이 가진 자들이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기는 참으로 어렵다!”
24 제자들은 그분의 말씀에 놀랐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거듭 말씀하셨다.
“얘들아,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기는 참으로 어렵다!
25 부자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낙타가 바늘귀로 빠져나가는 것이 더 쉽다.”
26 그러자 제자들이 더욱 놀라서,
“그러면 누가 구원받을 수 있는가?” 하고 서로 말하였다.
27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바라보며 이르셨다.
“사람에게는 불가능하지만 하느님께는 그렇지 않다.
하느님께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
28 그때에 베드로가 나서서 예수님께 말하였다.
“보시다시피 저희는 모든 것을 버리고 스승님을 따랐습니다.”
29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누구든지 나 때문에, 또 복음 때문에 집이나
형제나 자매, 어머니나 아버지, 자녀나 토지를 버린 사람은
30 현세에서 박해도 받겠지만 집과 형제와 자매와
어머니와 자녀와 토지를 백 배나 받을 것이고,
내세에서는 영원한 생명을 받을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의 묵상
아주 오래전에 본당에서 주일 학교
교사를 하던 시절의 일이 생각납니다.
초등부 고학년 아이들에게 교리를 가르치면서,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나라의 문을 열어 놓으시고
들어오라고 하시는 분이시라고 자주 이야기하였습니다.
세리들과 죄인들도 받아 주시는 분이 예수님이시기 때문입니다.
어느 날 아이들에게 하늘 나라를 그려 보라고 하였더니
꽤 많은 아이가 열린 문 앞에 서 계시는 예수님을 그렸습니다.
마치 제가 교리 교육에 성공한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에서는 예수님께서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기는 참으로 어렵다!”(마르 10,23)라고 하십니다.
자주 눈에 띄는 말씀은 아니지만,
그래도 분명 예수님의 선포에 들어 있는 한 측면입니다.
하느님 나라의 문은 열려 있고 예수님께서는
모든 이에게 그 안으로 들어오라고 하시지만,
모든 이가 그 초대에 응답하지는 못합니다.
문이 열려 있어도, 응답해서 그 안으로
들어가려면 넘어야 할 장벽이 있습니다.
양다리를 걸칠 수 없고, 다른 어떤 것을
하느님 나라보다 더 앞세워서도 안 된다는 것입니다.
솔로몬이 지혜를 왕홀과 왕좌나 재산보다 낫게 여겼듯이,
하느님 나라를 선택하려면 다른 모든 것은 버릴 수 있어야 합니다.
부자가 이 말씀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은
포기하여야 할 것이 많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어쩌면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기 어렵게 만드는 것은
하느님이 아니라 우리 자신일 수 있습니다.
무엇인가를 붙잡고 놓지 못하는 우리의 집착이 우리를
하느님 나라의 문 앞에서 멈추게 하고, 슬퍼하며 떠나가게 합니다.
(안소근 실비아 수녀)
-출처 매일 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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