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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알 마드리드는 이번 여름 3천만 유로(약 390억 원)라는 거액의 이적료로 포르투의 중앙 수비수 페페를 영입했다. 레알은 지난해 여름 2천만 유로(약 260억 원)로 파비오 칸나바로를 영입했고 2004년에는 역시 2천만 유로로 조나단 우드게이트를, 2500만 유로로 월테르 사무엘을 영입했지만 지금까지 성공을 거둔 수비수는 없었다.
페페는 이번 영입으로 큰 주목을 받게 되었지만 사실 그에 대해 아는 팬들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그는 1983년 2월 26일, 브라질 해안가의 마세요라는 마을에서 태어났다. 페페는 자신의 마을에서 축구 선수로 데뷔했고, 해변 가에서 늘 훈련하며 수비수에게 요구되는 힘과 체력을 길렀다.
그의 아버지는 군인 출신으로 페페를 엄하게 길러냈으며, 양 발목에 1kg의 주머니를 차고 모래에서 훈련을 함으로써 엄청난 다리 힘을 선사해 뛰어난 점프력을 보유하도록 만들었다. 이러한 가혹한 성장과정을 거친 페페는 17세의 나이에 지역 팀인 코란티아스 알라구아노에 입단하게 된다.
페페의 동료들 대부분은 포르투갈 리그를 통해 유럽에 진출했다. 아시아로 진출한 선수들도 있었으며 마르셀로의 경우에는 분데스리가 헤르타 베를린으로 진출해 큰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페페는 18세의 나이로 포르투갈의 CS 마리티모에 입단해 첫 유럽 리그 경험을 하게 된다. 그는 B팀으로 입단했지만 첫 시즌에 10경기를 치른 후 2002/03 시즌에는 1군으로 발탁되었다. 그는 네덜란드의 수비수 반 데르 하그와 호흡을 맞추었고 두 선수 모두 전도유망한 수비수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명성을 쌓아가던 페페는 터키의 거함 갈라타사라이의 주목을 받지만 그는 팀에 남아 홀딩 미드필더의 역할까지 무리 없이 수행해낸다. 결국 그를 주목한 FC 포르투가 페페의 이적을 문의했고 결국 백만 유로(약 13억 원)의 이적료에 페페를 영입한다.
코 아드리안세 감독과 함께한 포르투에서의 첫 시즌은 희망과 절망이 뒤섞여있었다. 페페는 적응 기간을 필요로 하는 모습을 보이며 페드로 엠마누엘, 조르제 코스타, 히카르도 코스타 등에 밀려 벤치를 지키는 일이 많았고 선발로는 14경기에만 출전할 수 있었다.
다음 시즌에는 페페에게도 기회가 찾아왔다. 그는 스타 수비수로 자리를 굳히며 24경기에 선발로 출전했고, 아드리안세 감독이 사용하던 3백 전술을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팀의 주축 선수인 루이스 파비아노, 디에고 등과 충돌하던 아드리안세 감독은 페페, 콰레스마, 아순상을 중심으로 팀을 개혁하는 데 성공했다.
페페는 아드리안세 감독의 극단적인 3-3-4 전술에서도 상대의 공격을 이겨내며 훌륭한 모습을 보였고 재능과 경험, 집중력을 겸비한 선수로 굳건히 자리를 잡게 된다. 언론들은 힘과 스피드, 상대 공격수와의 1대1 수비 능력과 공중전 능력까지 겸비한 페페를 극찬했고, 그는 2006/07 시즌 초반에 포르투갈 시민권까지 취득한다.
그를 중용하던 코 아드리안세 감독은 포르투를 떠났지만 페페의 활약은 이어졌다. 그는 25경기에 선발로 출전해 꾸준한 활약을 펼치며 국제무대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 페페는 브라질 대신 포르투갈의 국가대표가 되는 길을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2007년 여름, 레알 마드리드는 페페의 영입을 강력히 원했고, 이적 협상에서 뛰어난 수완을 자랑하는 포르투의 핀투 다 코스타 회장은 3천만 유로의 이적료에 그를 마드리드로 떠나보낸다. 과연 페페가 3천만 유로에 합당한 활약을 보여줄 수 있을지, 그 해답은 곧 나오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