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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8월 21일(쨍쨍한 햇살과 시원한 바람)
장소: 로마-나폴리-소렌토-포지타노-폼페이유적지-로마

[이탈리아 남부 해안 포지타노 풍경]

[폼페이]
오늘은 자연이 만든 멋진 작품인 이탈리아 남부 해안과 더불어
자연이 파괴시킨 폼페이 유적지를 보기 위해 이탈리아 남부투어를 가는 날이다.
이탈리아에 오면 꼭 봐야되는 관광지가 3곳 있다고 한다.
지구온난화로 해수면이 계속 높아지는 바람에 언제 물에 잠길지 모르는 베네치아와
지금도 조금씩 기울어지고 있어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피사의 사탑
그리고 베수비오화산이 다시 폭발할 위험이 있어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폼페이라고 한다.
여행 시간이 제한되어 있기에 피사의 사탑을 보러 가느냐 폼페이를 보러 가느냐를 두고
갈등을 하다가 이탈리아 남쪽 해변까지 둘러 볼 수 있는 폼페이를 선택했다.
투어 미팅 시간이 로마 테르미니역에서 7시였기에 서둔다고 서둘렀는데도 우리가 꼴찌였다.
투어버스를 타고 이탈리아 고속도로를 달리는데 고속도로 풍경이 우리나와 비슷했다.
이유는 우리나라의 첫 고속도로인 경부 고속도로를 설계할 때
우리나라와 지형이 비슷한 이탈리아 사람에게 설계를 맡겼기 때문이라고 한다.
로마에서 나폴리까지는 2시간 반 정도 걸리므로 부족한 잠도 보충하고
이탈리아에 대한 설명을 듣다보니 시간이 금방 흘러갔다.
세계 3대 미항으로 꼽히는 나폴리이기에 기대를 했었는데 나폴리는 지나가는 도시라고 했다.
나폴리의 위험한 치안과 곳곳에 방치된 쓰레기 등으로 관광지에서 제외 되었다고 한다.
아름다운 자연 환경과 많은 문화유산을 간직하고도
폭력 조직과 부패한 정치로 인해 그것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을 때의 표본을 보는 것 같았다.

[아말피 해안도로의 일부인 포지타노]
나폴리는 차 안에서 주마간산을 하고 버스는 소렌토 해안으로 방향을 바꾸었다.
[돌아오라 소렌토로]라는 노래 때문에 소렌토에는 사랑하는 사람을 기다리는 누군가가
있을 것만 같은 생각이 들게 하는 도시였다.
소렌토 전망대에 서니 바다 건너편에는 베수비오 화산이 씩씩거리고 있고
파란 바다에는 하얀 크루즈 배들이 정박해있는 모습이 그림의 한 장면 같았다.
소렌토 전망대에서 잠시 휴식을 한 후
도로는 절벽 사이로 만들어진 꼬불꼬불한 해안도로로 변했다.
옆을 보면 절벽이고 아래를 보면 깍아지른 낭떠러지인 이 도로가 바로
죽기 전에 꼭 봐야할 50곳 중에 하나로 선정된 아말피 해안도로였다.
핸들을 조금만 늦게 돌려도 바로 바다로 자유낙화 할 것 같이 위험해 보였지만
위험한 만큼 쓰릴 있었고 경치 또한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포지타노 마을 모습]
하지만 길이 너무 꼬불꼬불 하여 둘째와 동생이 속이 좋지 않다고 말해서 잔뜩 긴장을 해야 했다.
멋진 경치 때문에 CF촬영지로 각광을 받고 있는 해안도로를 따라 가다가
포지타노 해안입구에서 버스에서 내렸다.
포지타노는 해외 유명스타들의 휴양지로도 유명한 곳이라기에
혹시 영화에서 보던 스타를 볼 수 있을까 기대를 했지만 없었다.
비록 유명스타는 보지 못했지만 우리 자신이 각자의 인생에 스타라고 생각하며
해안을 따라 내려가는데 둘째는 끝내 구토를 했다.

산 중턱에 있는 도로에서 10여분 해안으로 걸어 내려갔더니
쨍쨍한 햇살과 지중해 푸른 바람이 우리를 반겼다.
포지타노 해변에서는 자유시간을 가졌는데
일행 중 몇몇은 배를 타러가고 우리는 해수욕을 하기로 했다.
하지만 꼬맹이 둘은 바닷물을 보자마자 옷을 훌훌 벗고 물에 뛰어드는데
중학생들은 수영을 하지 않으려고 했다.
찜통을 연상시키는 더위로 인해 가만히 서있어도 땀이 나기에
발을 걷어 부치고 물에 들어가자마자 땀이 싹 사라졌다.

[수영을 하고 난 후 밝아진 둘째]

해수욕을 마치고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 폼페이로 왔다.
폼페이에 도착하자마자 폼페이 유적지 앞에 있는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는데
모시조개로 맛을 낸 봉골레도 맛있었고, 느끼할 것 같던 마르게리타 피자도 맛있었다.

점심을 먹은 후 폼페이 유적지로 가니 매표소가 한산 했다.
폼페이는 사람들이 붐비기로 유명한데 오후에 갔기에 표를 끊는 시간을 아낄 수 있었다.
폼페이는 하산 폭발로 한꺼번에 사라진 도시이기에
그 어느 유적지보다 당시의 생활모습이 잘 보존 되어 있다.
그래서 역사학자들은 생활모습을 후세에 잘 전달하기 위해서는
화산 폭발이 일어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우스게 소리를 하기도 한단다.
하지만 용암의 열기와 독가스를 피하기 위해 입을 가리고 죽은 사람들과
생각지도 못했던 자연의 재앙 앞에서 황망히 죽었을 사람들을 생각하니
더운 여름인데도 소름이 돋았다.

[독가스를 피하기 위해 코를 막은 모습]


[인도와 마차도로로 구분된 도로]
하산재 아래 2000년 가까이 묻혀있는 도시를 발굴해낸 사람들도 대단하지만
그 당시 생활 모습이 지금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도 놀라웠다.
대부분 로마시대에는 생활이 부유하고 향락적이었을 것이라 예상하는데
품페이의 공중목욕탕과 유적지 들은 그것을 증명해주고 있었다.

그늘 한점 없는 폼페이 관광은 더위와 따가운 햇살 때문에 힘들거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
더위에 맞설 각오를 했었는데 오후에 가서 그런지 생각보다 건물 그늘이 많아서 힘들지는 않았다.
다만 오전에 구토를 한 둘째가 땀을 많이 흘리며 힘들어하기에 탈진할까 걱정이 되어서
뒤에서 농땡이를 치면서 따라 다녔더니 설명을 꼼꼼이 듣지는 못했다.

[농땡이 치다 딱 걸렸어.]
비록 농땡이 치며 따라다니긴 했지만 폼페이는 자연의 힘을 새삼 느끼게 해준 곳이었다.
최근 쓰나미나 폭우 등으로 자연의 힘이 얼마나 강력하다는 것을 생각했지만
그 폭발력은 상상을 초월한다는 것을 눈으로 확인했기 때문이다.
과거 폼페이는 해안마을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많이 몰려드는 곳이었는데
베수비오 화산이 폭발하기 1년 전부터 산꼭대기에 화산 가스가 분출하는 것을 보기 위해
더 많은 사람들이 폼페이를 찾아왔고 그래서 피해자가 더 많았다고 한다.
최근 지질학자들의 조사에 따르면 베수비오 화산의 용암이 땅 표면 위 까지 올라와 있어서
작년쯤 터질 것으로 예상을 했다는데 아직 터지지 않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빨리 폼페이를 벗어나고 싶어졌다.

폼페이 관광을 마치고 우리는 석양을 등지고 로마로 돌아왔다.
아이들은 관광버스에서 상영하는 로마의 휴일에 푹 빠져있었는데
그리고 보니 오늘이 일요일이니 바로 로마의 휴일이다.

[폼페이 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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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제가 다녀온 폼페이와 포지타노 보니 반갑네요~ 폼페이 정말 더웠는데 오후에 가셔서 다행이군요^^
폼페이 더위는 모두들 겁을 주길래 각오를 단단히 했는데...
오히려 참을 만했어요 ㅎㅎ
잘 보았습니다, 좀 더우셨을듯,,,
좀 더웠지만... 워낙 덥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고 각오를 하고 갔더니 오히려 견딜만 했어요. ㅎㅎ
오후라 그늘도 많았고요.
5월에 딸이랑 갔었는데...그땐 5월이었는데도 피부가 뜨거울 정도였지요. 새카맣게 탔던 기억도 나요. 저희는 소렌토 포지타노 관광 첫 코스 쪽에서 숙박했었거든요. 사진으로 보니 그 때 생각이 다시 나고 좋네요. 님도 저처럼 아이들이랑 다녀오셨군요. ㅎㅎㅎ 정말 좋았던 곳이었습니다.
5월인데도 햇살이 강했군요 ㅎㅎ 아이들이 참 좋아한 코스 중에 하나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