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유혹하는 남자 <9화>
3주라는 시간동안 내가 얼마나 그를 기쁘게 해줄 수 있는지는
아무도 알지 못한다.
나조차도...
하지만 그를 슬프게하지 않겠다는 다짐은
확실하다.
그 누구도
그를 슬프게 하지 않게 내가 그를 ...
지킬 것이다.
"일어나요-"
다른 날들과는 다르게 은경이 앞치마를 두르고
은찬을 흔들어 깨우고 있다.
이틀전 자신에게 앞으로 남아있는 3주가
자신의 인생의 전부임을 말해주었던 은찬이다.
그날 뒤로 둘은 서로를 더욱 배려하며 울지 않았다.
누군가의 눈물을 보게 되면 자신들 또한
쉬지않고 울것 같았기 때문이다.
"훗. 앞치마 잘 어울린다."
부시시 눈을 뜬 은찬의 그만의 따뜻한 미소를 지어보이며
은경을 향해 지긋히 말해주었다.
따뜻한 그의 목소리가 그녀의 귓속을 맴돌아 심장으로 향했다.
이젠 그의 말 하나하나를 머리가 아닌
심장으로 기억하고 싶다.
"졸지에 아줌마 됬네. 후후- 얼른 씻고와."
은경은 장난스럽게 웃어보이고 은찬의 방문을 나와
부엌으로 향했다.
매일 그가 해주던 아침을 먹었던 은경이
처음으로 아침을 차리기 시작한지 이틀이 지났다.
요리에는 별로 자신없는 은경이였지만
은찬을 위해 정성스럽게 아침을 준비했다.
그런 그녀의 마음을 알고 있었는지
은찬은 아침을 참 맛있게 먹어주었다.
하나하나 그에게 해줄 수 있는 것들을 찾아
그녀는 부지런히 노력하고 있었다.
비록 3주라는 아주 짧은 시간이지만
그의 마지막에 자신과 함께한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어 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지나친 욕심이라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에게 무언가를 해줄 수 있다는 것은
여자로서 정말 행복한 일일 수 없었다.
"아침먹고 뭐할꺼야 ?"
오렌지를 까면서 은경이 묻자 은찬이
지긋히 웃어보이며 글쎄라는 대답을 남겼다.
자신의 인생이 3주가 남았음을 선고하던 날
그는 일을 그만 두었다.
그에게 있어 의사라는 직업은 어렸을 적부터
꿈이였고 그 꿈을 포기한다는 것은 쉽지 않았다.
하지만 그에게는 은경이 있었고
때문에 한결 수월하게 꿈을 접을 수 있었다.
"우리 놀러가자."
은경이 접시 위에 오렌지를 올려놓으며 말하자
은찬이 싱긋 웃어보였다.
그러고 보니 그녀와 함께
어딘가로 놀러간 기억이 없었다.
"여행은 어때 ?"
은찬이 말하자 은경이 방긋 웃어보이며
좋다고 연신 고개를 끄덕여보였다.
저런 표정을 지을 줄 알았으면
진작에 함께 여행가는 거였는데 하는 후회가 들 정도로
은경의 표정은 밝았다.
3주후에 자신의 사랑을 잃는 사람같아 보이지 않았다.
"카메라 꼭 챙겨 !"
"카메라 ?"
은찬과 은경은 여행을 위한 짐을 챙기고 있었다.
자신의 옷가지를 가방에 접어 넣던 은경이
은찬에게 카메라를 꼭 챙길 것을 당부했다.
"나랑 같이 찍은 사진 하나도 없잖아-"
은경의 대답에 은찬의 심장 한 구석이 따끔거렸다.
지난번 앨범을 보며 슬픈 표정을 지었던 이유가 무엇인지 알것 같았다.
자신의 가족들이 비록 사진이지만 그에게 사랑으로 남아있듯이
은경 또한 떠나가는 그에게 사랑으로 남고 싶은 것이였다.
또 남아있을 그녀에게도 은찬이 사랑으로 남아 있을 수 있도록.
은찬은 혼자서 작은 미소를 띄고는 카메라를 찾아 가방에 넣었다.
"어디로 가는거야 ?"
"어디로 가고 싶은데 ?"
"음.. 바다가 있는 곳."
차에 오른 둘은 목적지를 정하지 않은채 차를 출발시켰다.
결국 은경의 원하는 바다가 있는 곳으로 향하고 있다.
은찬과 은경의 얼굴에는 행복한 미소가 그려져 있었다.
앞으로 어떤 시련이 닥치고 이별이 찾아온다고해도
꿋꿋히 이겨낼 수 있는 그런 사랑을 하러
둘은 그들만의 소중한 여행을 떠난다.
윤혁은 자신의 한 짓을 뼈져리게 후회하고 있었다.
하지만 은찬을 향한 은경의 맘을 접는 길은 이 방법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생각했다.
자신의 마음이 다치지 않게 은찬과 은경의 마음을 다치게 하는
잔인한 방법이지만..
"네. 그럼 귀국하시는 날 뵐께요, 형수."
잔인한 인간.
아마 훗날 은경이 자신에게 건낼 말일 것이다.
하지만 그런 악담을 들어도 좋았다.
그녀를 손에 넣을 수만 있다면..
"하. 이윤혁. 뭐가 이쁘다고 그런 여자한테 미친거야."
스스로 생각해봐도 이해 할 수 없었다.
하루하루 웃고 지내는 은찬과 은경을 생각하면
왠지 모를 분노 비슷한 감정이 심장에서
부글부글 끓어올랐다.
이러다간 정말 미쳐버릴것 같다는 생각에
윤혁은 은찬의 가족을 불러드릴 것이다.
하지만 당시 윤혁은 알 수 없었다.
그 잔인하고 지독한 방법으로는 절대로 ..
결코 은경을 잡을 수 없다는 사실을.
"아아- 시원하다."
"그러게. 바다는 오랜만이다."
강릉.
시원한 겨울바다가 은찬과 은경을 반겼다.
시원한 바닷바람이 둘의 볼을 스치고 지나갔다.
오랜만에 와보는 바다가 왠지 모르게 서글픈 것 같았다.
은경은 깊은 한 숨을 내쉬었다.
그런 은경을 의아하게 쳐다보는 은찬이다.
"노력은 하는데.. 어쩌면 이런 내가.. 당신을 더 아프게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은경의 솔직한 고백에 은찬의 말없이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러다 이내 작고 여린 그녀를 품에 꼭 안았다.
"지금 한말이 날 너무 아프게 한다, 은경아."
그의 심장박동과 함께 바람을 타고 들려오는 그의 숨소리.
그리고 괜찮다고, 지금까지 잘 하고 있다는 그의 위로가 은경에게 힘이 되었다.
"내가 없어도 잘 살아야되."
"그런 말하지마."
"내가 없어도 밥도 잘 먹고 일도 열심히 하고 어머니 문병도 잘 가고.."
"..그만..해.."
"내 욕심일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없어도 날 사랑해줘."
"....!!!!!!...."
"내가 눈에 보이지 않아도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날 기억해줘."
"..은찬씨.."
"난 죽어서도 널 기억하고 사랑할께."
서글펐던 겨울바다가 세상 그 어디보다 따뜻하게 느껴졌다.
차가웠던 바람이 사랑을 가득 실은 따뜻한 바람이 되어
은찬과 은경의 주위를 맴돌았다.
'걱정하지말아요. 나도 당신처럼 죽어서도 당신을 기억하고 사랑할테니까..'
# 안녕하세요-
설 연휴 끝나고 바로 올리려고 했는데
여차여차하다보니 이렇게 늦게 올립니다.
에휴..
요즘 제 소설이 마음에 들지 않아요.
잘 쓴것 같지도 않고 매끄럽지도 못하고 ;
이렇게 슬플 수 있을까요 ㅜㅜ
하지만 제 소설 목빠져라 기다려주시는
고마운 분들을 위해 오늘도 힘을 내어 한편 올리고 갑니다 !
날씨가 갑자기 추워졌는데 감기 조심하세요^^*
첫댓글 충분히 재밌게 읽고 있어요^^이것보다 더 잘쓰시게 되면 베스트셀러 하나 탄생하겠는데요?^-^;
아, 미쳐요 진짜. 왜 부인이랑을 불러들이는지 ㅠㅜ 3주면 둘이 사랑하기도 적은 시간인데 ㅠㅜ 나쁜 은혁이
3주만이라도 행복할수 잇도록 좀 도와주지... 왜 그런데???
3주만이라도행복하면좋겠다
너무너무 재미있어요 빨리 다음편 써주세요!!!!
빨리요 빨리!!!!!!!!!!!!!!!!!!!!헤헷!!오래살면 좋겟어요..은찬이..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