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티는 끝났다”…尹정부, 공공기관 경상경비 1조 삭감, 사내 복지에도 ‘칼날’

[행복의 날개]

경상경비 올 하반기 7142억, 내년 4316억 줄이기로
복지제도도 개선 대상… 저금리 사내 대출 개선키로
창립기념일 유급휴일 무급 전환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9월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공공기관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정부가 내년까지 350개 공공기관에서 지출하는 부서운영·업무추진비 등 ‘경상경비’를 1조원 이상 감축한다. 공공기관의 경상경비를 3% 이상 삭감하는 것은 지난 2009년 이후 14년만이다. 정부는 이와 함께 사내 대출 등 공공기관의 복리후생제도를 대폭 손질해 내년 복리후생비를 2021년 대비 191억원(2.2%) 절감할 방침이다.

기획재정부는 17일 제14차 공공기관운영위원회(이하 공운위)에서 공공기관의 예산효율화 및 복리후생 개선 계획을 보고했다.

이날 확정된 공공기관 예산효율화 및 복리후생 개선 계획은 전체 350개 공공기관의 예산을 기준으로 혁신가이드라인에서 제시한 2022~2023년 경상경비 절감·삭감 기준을 상회해 마련했다.

구체적으로 올해 하반기엔 경상경비를 10.2%(△7142억원), 업무추진비를 15.9%(△63억원) 절감하기로 했다. 내년에는 경상경비를 3.1%(△4316억원), 업무추진비를 10.4%(△82억원) 삭감하기로 했다.

올 하반기와 내년까지 줄어드는 경상경비는 총 1조1000억원을 상회하는 규모다. 발전사 등 경상경비 규모가 큰 에너지 공기업의 경우, 조경 공사를 최소화하는 등 불요불급한 지출을 최소화해 지출 효율화를 추진한다.

SOC 공기업의 경우 회의·행사비, 소모품 구매비 등 일반수용비를 중심으로 경비 지출을 줄일 방침이다. 금융공공기관은 국내·외 여비와 통신비, 전산업무비 등에서 사업우선순위를 조정해 지출을 절감할 계획이다.

이날 회의에선 공공기관의 복리후생 개선 계획도 수립했다. 우선 국가시책 등 관련 제도 변경에도 지속 운영 중인 복리후생 항목을 폐지하기로 했다.

근로복지공단 등 72개 기관은 고교 무상교육 시행에도 여전히 존재하던 자녀 고등학교 학자금 지원 규정을 폐지했다. 기업은행 등 3개 기관은 영유아 무상보육 시행에도, 기관의 자체적 제도 운영으로 중복 수혜의 성격을 가진 보육비 지원을 폐지하기로 했다.

아울러 한국수자원공사 등 62개 기관은 저금리 혜택과 LTV(주택담보대출비율) 미적용 등 과도하게 운영해 온 임직원 대상 사내대출 제도를 ‘공공기관 혁신 지침’에 맞게 개선하기로 했다. 공공기관 혁신 지침은 사내대출 제도에 대해 ▲한도 : 주택자금 7000만원, 생활자금 2000만원 ▲금리 : 한국은행 가계자금대출금리 하한 등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문화예술위원회 등 16개 기관은 장기근속자 안식 휴가 등 과도한 휴가 제도를 국가공무원 수준으로 축소 또는 폐지하기로 했다.

한국전력 등 14개 기관은 해외파견자 자녀 학자금 지원시 ‘공무원 수당 규정’을 준수하도록 지급 규정을 정비했다. 또 강원랜드 등 161개 기관은 관행적으로 유지해오던 창립기념일 유급휴일을 무급휴일 또는 정상근무로 전환하기로 했다.

정부는 각 기관이 수립한 개선 계획대로 복리후생제도를 개선할 경우 내년도 복리후생비 지출이 2021년 대비 2.2%(191억원) 절감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기관별 혁신계획 중 금번에 예산효율화 및 복리후생 개선 계획을 확정했고, 추후 자산, 기능, 조직·인력 등 3개 분야에 대한 혁신계획을 순차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라며 “확정된 혁신계획에 따른 기관별 이행 실적을 분기별로 점검하고, 그 결과를 경영평가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