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세 - 옛사랑
어제 모처럼 아내와 서울에 다녀왔다. 그러고 보니 부모님이 살아계실때
길동 옛집에 갔던걸 제외하곤 아내와 서울시내에 가본건 처음인 것 같다
원래는 아내가 광장시장을 가고 싶다하여 올라갔는데 딸이 선배언니와 서울역에 마중나와
광화문앞 장어덮밥이 맛있다고 하여 광장시장은 못가고 그리로 가게 되었다.
식사후 교보문고에 가서 책을 몇권 고른후 세종문화회관 옆에 가서 커피한잔을 하게 되었다.
그곳에 가다보니 4거리에 동아일보 건물이 아직도 남아 있었다. 고1때인 73년 친구와 학원단과반
수업들으러 종로에 갔다가 결강하여 광화문 4거리에 있던 동아방송 청소년 음악프로 공개방송에
간적이 있다. 방송국 내부는 매우 좁았고 방청하러온 10여명과 함께 우리는 바닥에 쭈그리고 앉아
공개방송을 봤는데 50년이란 세월이 흘러 방송프로 이름과 그때 사회를 봤던 유명가수 이름은
기억이 안나지만 출연자인 윤항기와 임창제는 또렷이 기억된다
그리고 76년 3월 옛날 시민회관이 불탄자리에 지금의 세종문화회관을 건축할때
노가다 알바를 한동안 했었는데 그때 공사장옆 함바집에서 장부달고 점심을 먹었고
오늘 커피를 먹은 곳이 그골목근방이라 옛날 생각에 뭉클했다
커피한잔후 딸과 선배는 홍대앞에 약속이 있다며 갔고 우리는 서울역에 가서 기차시간까지
아내는 롯데마트에 아이쇼핑하러 갔고 나는 옛서울역 언저리를 둘러보았다
서울역자리는 전시관으로 바뀐거 같고 그앞에 예전에 못보던 동상이 있었다
그분은 강우규의사로 1919년 65세의 나이에 서울역앞에서 일본 사이토 총독에게 수류탄을 투척해서
비록 사이토는 죽이지 못했으나 경찰서장등 일본인 3명을 죽이고 많은 이들에게 중경상을 입혀서
이듬해 교수형으로 순국하신 불굴의 독립투사이다.
사형집행전 강우규의사는 유명한 절명시를 남기셨는데 동상아래에 새겨져 있다
단두대 위에 서니 오히려 봄바람이 이는구나
斷頭臺上 猶在春風(단두대상 유재춘풍)
몸은 있으되 나라가 없으니 어찌 감상이 없겠는가
有身無國 豈無感想(유신무국 기무감상)
강우규의사 동상에 묵념하고 주위를 둘러보니 교회 행사를 하는지
많은 사람들이 모여 찬송가를 합창하고 여기저기 노숙인이 보이고 쓰레기가
난무하여 그자리를 떠나 아내와 ktx를 타고 집으로 내려왔다
아내는 오늘 못간 광장시장에 다시 가자 하였고 나는 종묘와 비원에 가고파 그러자 하였다.
아내는 서울에서 대학다닐때 수업이 끝나면 광장시장에 가서 주린배를 채웠던 추억이 있고
나는 56년전인 국민학교 4학년 가을소풍때 종묘와 비원에서 어머니가 싸주셨던
아부라기덮밥(유부초밥)을 잔듸밭에서 먹었던 그리운 추억이 있다
엣 동아일보 건물 - 저곳에 동아방송국이 같이 있던 것으로 기억된다
광화문 이순신장군 동상 - 뒤에는 세종대왕동상도 보이고 광화문과 북악산 북한산이 석양에 아름답다
서울역 강우규의사 동상 - 이곳에서 사이토 총독에게 폭탄을 던지셨다
첫댓글
아부라게 참 오랫만에
보는 단어 입니다
우리 어릴적엔 아부라게나 외된장
덴부라 이런 음식들을 가끔 해서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서울에 대한 기억은 국민학교 6학년
수학여행은 서울 창경원이었습니다
그나마 5.16 군사혁명 때문에
서울 수학여행을 못가서 많이 속상하고
안타까웠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보쳉님 반갑습니다 저희집은 어머니가 가끔 아부라기덮밥을 해주셔서
지금도 유부초밥을 보면 그시절이 생각납니다. 외된장은 미소된장을 말씀하시는것 같고
저희는 외간장 조선간장으로 구분해서 불렀었습니다
5.16때 창경원 수학여행을 오셨으면 한참 선배님이시네요
저희도 어릴때 창경원 벚꽃놀이 여러번 갔었던 추억이 있습니다
73년 동아방송 공개방송 이라면,
아마도 '0시의 다이얼' 아니었을까 싶네요..
당시 어마어마한 인기였던 걸로..
국제극장 뒤있는 초등학교 다녔던 남동이도 추억이 새록새록 돋습니다..ㅎ
남동이님 반갑습니다 광화문 국제극장 저도 몇번 갔었던 추억이 있습니다
제기억속에는 광화문에 있는 동아방송으로 기억되는데 근처에 있던 기독교방송의 세븐틴에
갔던게 아닌가 헷살립니다. 당시 저는 세븐틴 애청자였습니다 ^^
@그산 세븐틴 잘 알지요..저는 고1 겨울방학때 공개방송 갔구요..그땐 기독교방송국이 종로5가에 있었어요..ㅎ
@남동이 그렇군요. 그러면 저희가 간곳이 동아방송이 맞는것 같습니다
아내라는 호칭이
참 좋습니다
더러 부인을 하대하듯 하는 호칭이나 거침을 대하면
다시 보기 싫어지는 얄궂은 성격이에요 ㅎ
세종문화회관이 그즈음 공사했다니
오래되었네요
세월 참 빠르네요
두분 다음에도 손잡고
광장시장 구경하셔요
정아님 반갑습니다. 저도 실재는 그렇지 않고 글로만 아내라고 합니다. 세종문화회관은 72년 겨울
대형화재가 발생한 서울시민회관을 헐고 그자리에 다시 지었고 저는 76년 2월 그곳에서 벽에 구멍을
타공하는 기술자 보조로 알바했었습니다. 다음엔 딸이 일찍 올라오면 광장시장 구경시켜준다고 하는데
저는 부담주는것 같아 몰래 가고싶은데 아내는 또 딸에게 연락할거 같습니다
중2 겨울방학때 가출하여 밤 통일호 타고
새벽에 도착한 캄캄한 서울역앞
추워도 추워도 너무 추워서 기절할뻔하다가
겨우 올라탄 시내뻐스
돌고돌아서 결국은 사직공원 앞까지 갔었어요
그후로 몇번은 역전다방에 가서 몸녹히고
지정신차렸지요
광화문앞을 너무나 사랑했던 촌늠
세종로와 서울역 사진보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오봇했을 부부의 서울데이트 축하해요^^
몸부림님 그시절 부산에서 서울까지 통일호 타고 오셨으면 12시간은 걸렸을거 같습니다
어린 경상도 소년이 서울과 광화문이 너무 보고파 무단가출을 하셨나 봅니다
저희는 평시에도 주말에도 둘이 늘 같이 다니기에 부부라기 보다는 동지에 가깝습니다
아련한 시절을 연상케하는 댓글 감사드리며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그산 밤열차 타고 가면 창가자리 엄청 추워요
내리면 대우빌딩만 보이고 너무 추워요
부산사람에겐 완전 시베리아
광화문과 명동은 그후 스무살때부터 좋아했어요 서울에 잠시 살기도 했어요 대방동 공사 부근
가출은 우리 아부지랑 싸워서 했구요
사직터널 근처에 우리 고모가 살았어요^^
@몸부림 그러셨군요 대방동 공사부근에 가출도 하셨군요
공사 맞은편 성남고 옆길을 끼고가면 제모교가 있습니다
당시엔 근처에 논도 있었고 골목길 포장이 안되어 비오면 엄청 질었던
기억이 납니다
네 역사 보고 아이들이 배워요
네 자연이다님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
예전엔 간식거리가 없던 시절이라 덴부라, 오뎅이 전부였죠.
다애님 반갑습니다. 저도 학교앞 오뎅가게에서 회수권을 오뎅과 뎀뿌라
떡뽑기로 바꿔먹었던 추억이 있습니다. 춥지만 즐거운 일요일 되시기 바랍니다 !
부부끼리 ᆢ
알콩 달콩 살아 가시는
모습이
너무 좋음입니다
반갑습니다. 산사나이님도 가정에서 회사에서
참 모범적으로 사시는걸 느낄수 있습니다
제가 여행을 좋아하기에 아내하고 항상 같이 다니는데
이젠 오랜동지 같습니다
🎵 사랑이란게 지겨울 때도 있지
지겹도록 놓지 못하는 자신이 미워서 슬펐던 이 노래
광하문 교보문고 나의 첫 책이 매대에 누워 있었나 꽂혀 있었던가 나 보다 먼저 교보에 입성한 책표지 보며 이상한 기분이 들었던 그때 벌써 몇 년이 훌쩍~ 그 산님 감사합니다 사정없이 좋아 하는 노래 들려 주셔서 ㅎㅎ
반갑습니다. 시집을 출간하셔서 교보문고매대에 진열되었었군요.겪어보진 않았지만 곱게기른 딸을 시집보내는 마음이 아닐까 생각듭니다. 어제보니 책을 고르려는 사람들로 가득하더군요 이문세의 노래는 잔잔하면서 공감되는 정서가 있어 가끔 듣습니다
어쩜 이렇게 사진도 잘 찍으시는지요!
강우규의사 사진 아주 각도며 빛이며 짱입니다.
자랑스러운 똑똑한 따님 만나고 가셨군요.
진짜 열 아들 안 부러운 잘 키우신 따님,
앞으로의 장도를 축복합니다! ^^
반갑습니다. 동상앞에 공사방지판이 있어 비켜서서 찍었는데 생각보다 선명하게
나왔고 강우규의사의 결기 어린 표정도 생생하게 나왔습니다
저는 그런거 안믿는데 딸이 사주풀이에 내년에 귀인을 만난다고 나와 아내는 혹시
내년에 결혼하는게 아닌가 기대하고 있네요. 아빠로서 그저 항상 딸이 건강히 행복하게
잘살기만을 바라고 있습니다 ^^
사진을 보니
제게도 다 추억의 현장들입니다.
동아일보 구사옥과 신사옥이 이나라 발전상을
극명하게 보여주는거 같군요.
광장시장 부근도 맛집 많다는 말 많이 들었고..
비원은 서울에서 최고의 경관이라는 생각에
다음 방문기 벌써 기대됩니다..ㅎ
가을이오면님 반갑습니다. 저희집은 어머님이 성당을 다니셨기에 일찍 깨이셔서 어릴때부터 동아일보
애독자였습니다. 어제 가보니 빌딩숲 가운데 노란바탕에 작고 예쁘게 서있는 동아일보 건물이 너무나
반가웠답니다. 저는 광장시장을 가본적없는데 서산에서 서울로 유학온 아내가 수업끝나고 광장시장을
자주 갔었다고 가고 싶어해서 가려했는데 다음으로 미루었습니다. 지금은 너무 추워서 따뜻한 봄날되면
다시 한번 가볼생각입니다 ^^
오늘 모임 참여 차 차를 몰고 갔었는데..
사진 속의 장소들을 경유했었습니다.
저 역시 서울서 학교를 다녔기에 매우 익숙한 장소들 이군요.
특히 강점기 시절의 애환이 많이 묻어 있는 곳..
서울 역도..
광화문도..
동아일보사도..
아마 우리 다음 세대들은 깍이고 닳아져 많은 걸 잊고 살 것 같습니다.
김포인님 반갑습니다. 오늘 위의 장소를 다 가보셨군요.
학창시절 자주 다녔던 곳을 다시 가보시니 감회가 새로우셨겠습니다
저는 서울이 고향이지만 떠나산지 40년이 다되기에 어제서야 직접 볼수있었습니다.
꽃피는 봄에 아침 일찍와서 천천히 비원과 종묘 광장시장을 돌아볼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