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의 사진편지 제 3119호('26/5/24/일)
['한사모' 공식 카페] - '한밤의 사진편지 romantic walking'
<cafe.daum.net/hansamo9988>
제 741회
"우장산 새마을지도자탑 둘러보기 후기
○ 글 : 박동진
○ 안내 : 방규명
○ 사진 : 이석용
[참석 인원 : 24명]
*1팀 : 안철주, 정정균, 한숙이,
황금철(4명)
*2팀 : 권영춘, 김동식, 박동진,
방규명, 이석용(5명)
*3팀 : 김재옥, 이규석, 이순애,
이영례(4명)
*4팀 : 박정임, 박찬도, 최경숙,
이달희(4명)
*5팀 : 김용만, 류연수, 안태숙,
이경환, 이규선, 윤삼가,
홍영란(7명)
“온 누리에 자비와 평화를...”
해마다 4월초파일이면 등장하는
글귀지요.
"천상천하(天上天下)유아독존(唯我獨尊)."
‘내가 세상에 가장 존귀한 존재다.’
이 말은 싯다르타를 일컫기 보다는 모든 호모사피엔스에 해당하는 말이겠습니다.
뜬금 없이 이런 말 꺼낸 이유는 오늘 '그분’이 오신 날이기 때문입니다.
몇 십년 겪어온 날이지만 이날이면 공연히 한 마디쯤 하고 싶어져서... .
병이지요 병. 고지본능(告知本能).
발산역 7번 출구 밖. 2시 5분부터 엘리베이터를 눈여겨 바라봅니다만
낯익은 얼굴이 보이지 않습니다.
30분쯤됐을 때 권영춘 시인이 1착.
맛있는 단팥빵과 ‘한글과 漢子문화’ 책자를 건네주십니다.
어찌나 반갑던지.
50분쯤에 이경환 회장님, 김용만 고문님이 도착했으나 이후 이어지는 행렬이 없습니다.
이때부터 조급증이 도지기 시작합니다. 10명도 안될 듯 싶었습니다.
식당 예약할 때 20명 내외라고 했는데 뭐라고 변명한담? 망했구나.
얼굴 붉어지고 가슴 콩딱콩딱.
나중에야 그것이 잘못이라는 걸 알았습니다만.
성급함은 언제나 후회가 뒤따른다는 걸 뒤늦게 깨달은 게지요.
3시 20분. 참가인원 24명.
마지막 숫자가 불리자 박수소리가 이어집니다.
천당과 지옥을 다녀왔다는 말을
실감하는 순간입니다.
대체휴일이 이어지는데다 날씨 29℃로 햇볕 뜨거운 날,
바람 없고 습도 낮아 나들이하기에 괜찮은 날인데도 이런저런 일 마다하고
먼 곳 발산역까지 찾아온건 오로지 ‘한사모’를 찐 애정하기 때문일 터.
고맙고 또 고마운지고.
이들에게 복 있을진저.
참. 우리 주말걷기에 언제부턴가 '쓰레기 줍기 봉사 정신'이
스며들기 시작했습니다.
오늘도 안철주님, 권영춘님, 황금철님이 주위 쓰레기를 말끔히 처리해주셨습니다.
아마 가슴앓이 하고 있는 지구별도 그만큼 한시름 놓았을 터.
우장산 가는 길. 자동차 소음 피해 동네 길로 접어들자
장미꽃이 ‘5월의 여왕’ 답게 아파트 담장에 보란듯 피어있습니다.
은은한 꽃향기가 콧등을 살짝 살짝 건드립니다.
우장산 입구. 약수터.
생각 같아선 이것저것 따지지 않고 시원한 물 벌컥벌컥 두어 모금 마시면
세상 새롭게 보일법한데 아뿔사!
마지막 수질 검사가 2025년 12월이라 음용하기 찝찝.
그저 주위에 둘러앉아 수도꼭지만 쳐다보며 아쉬움 달랠밖에요.
아니 그건 아쉬움이 아니라 차라리 고통이라고 해야 맞겠습니다만.
‘궁즉통(窮則通)’이라 했던가요?
아니면 ‘꿩 대신 닭?’
그렇습니다. 이럴 때 흑장미 같은, 커피요정 같은, 감로수를 건넨 여인 같은 안태숙 부회장님이
히말라야의 얼음같이 차가운 커피를 돌립니다.
가슴 속이 짠. 냉커피 한 모금이 온몸의 세포들을 화들짝 놀라게 합니다.
힘이 한 뼘, 한 매듭만큼 치솟습니다. 당케 쉔 마담 안.
우장산공원은 우장산과 검덕산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산과 산 사이에 차도가 있고 다리로 연결되어 있어서 차도를 건너지 않고도 이동이 가능하지요.
다리 힘 도닥였으니 이제 또 걸어야지요. 주차장 지나 얕은 언덕길로 들어섭니다.
멀리서 보면 만만해 보였는데 가까이 다가가면 그것이 예사로운 비탈이 아니란걸 금방 깨닫습니다.
이럴 때 가쁜 숨 고르게 해주는 건 곳곳에 서있는 시비(詩碑)입니다.
시비에 알알이 박혀있는 시어들이 톡톡 튀어나와 메마른 가슴 몽실몽실 건드리니
마음 정화되고 숨이 고를밖에요.
혹자는 말하지요. 이 바쁜 삶 속에 시 따위가 무슨 소용이냐고?
그렇습니다. 이 풍진 세상 살아가는데 시 따위는 아마 필요없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한 걸음 뒤에서 생각해 보시지요.
꽃이 없는 세상. 얼마나 삭막할까요?
무지개가 없는 세상 상상해 보셨는지요?
무지개가 있는 것과 없는 것, 꽃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의 차이를 비교해 보면 좋으련만...
다리 조금 무거워도 숲속 나무들의 정기가 힘을 북돋워줍니다.
숲은 그래서 울엄마 가슴 같이 포근한 안식처라니까요.
삶에 지친 몸과 마음 어루만져 주는 공간이며 생명의 근원이기도 하구요.
언덕 중간쯤에 데크와 황토길이 나타납니다.
힘에 부치는 사람들은 테크 끄트머리에서 만나기로 하고 나머지는 꼭대기로 올라갑니다.
기우제를 지내던 곳 우장산(雨裝山). 해발 99m.
세번째 기우제를 올리는 날에는 꼭 소나기가 쏟어져 모두 우장을 준비했다는 데서 비롯된 이름.
우직스럽게 서있는 ‘새마을지도자탑’이 앞을 가로막습니다.
(직경 40m의 원형 바닥 가운데 15m 높이로 세워진 화강석 탑.
탑신은 9개 도와 1개 특별시, 3개 직할시를 상징하고
바닥에는 전국 231개 시, 군, 구의 향토 석을 깔았습니다.
사각 형태로 솟은 탑신은 근면·자조·협동·자립이란 4가지 새마을 정신을 담고 있답니다.)
'전두환 대통령의 동생 정경환 회장이 새마을 운동의 영속적인 발전과
새마을지도자들의 숭고한 봉사정신을 기리기 위해 세웠습니다.'
지금은 퇴색한 역사. 하지만 우리 세대들에겐 한 시대를 공유했던 터라 감회가 남다를 밖에요.
우리네 삶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온 추억 같은 존재, 지금은 역사의 그늘로 사라졌지만
우리 기억의 저편엔 소중한 작은 역사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오른쪽 '새마을指導者塔'과 '記念碑' 사이에 글자가 오염돼 있습니다.
이 또한 역사이거늘...
1진과 2진이 데크 끝자락 쉼터에서 합류합니다.
함께 모였으니 다시 한 번 찰칵.
남는 건 사진뿐이라니까....
여기서 안내자의 고민이 생깁니다.
우장산의 백미, ‘서울의 걷기 좋은 길’로 선정되기도한 ‘우장산 10리길’을 걸을라치면
30분이 모자라기 때문이지요. 아쉬움 뒤로 하고 다음을 기약합니다.
대신 보너스 휴식시간이 넘치게 늘어납니다.
쉬고 걷고, 쉬고 걷고.... 주어진 시간 완전 소진될즈음 기다리던 식당
‘맹순이꽃게아구전문점’에 아무런 탈 없이 도착합니다.
박정임 감사님이 마침내 높고 험한 80고지 오르기에 성공하셨습니다.
유식한 말로는 산수(傘壽)가 되신 게지요. 팔순 (八旬)이라는 말도 있지요만.
(☞ ‘傘’자를 풀어 쓰면 여덟 팔(八) 아래에 열 십(十)이 들어가서 ‘八十’이 되고,
팔순(八旬)은 열흘 순(旬)자 10이 여덟번 들어있다는 뜻에서 유래했다지요 아마?)
박정임 감사님의 8순을 축하합니다.
코다리찜 마음 편하게, 맛있게 먹을 수 있게 지갑 열어주셔서 또한 고맙구요.
늘 건강하시고 하늘의 축복으로 가내 두루 평강하소서.
건배사는 “한사모 ~ 최고다~”로 했습니다.
이보다 더 좋은 표현을 찾지 못한 때문이지요.
진행 미숙하고 단조로운 걷기였는데 한 마디 불평 없이 함께 해주신 회원님들 고맙습니다.
가다 서고, 서다 걸으며 셔터 누르느라 단체사진에 얼굴 비추지 못한 이석용님 수고 많으셨습니다.
많이 많이 고맙습니다.
제 742회는 이순애님의 안내로 성북동 길상사 심우장길을 걷습니다.
보고 또봐도 싫증나지 않는 사람들. 내일은 미스터리.
그날은 또 어떤 모습으로 어떻게 만날지 벌써부터 설레기 시작합니다.
*만나는 날 : 2026년 5월 31일(일)
낮 3시
*만나는 곳 : 4호선 한성대입구역
5번 출구 안.
< 클릭하세요>
https://youtu.be/DB3H81Nfszw?si=8l04qpfrSHF3V4LY
<KPop Demon Hunters - Golden>
*편집 : 박 동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