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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좋은시와 글 스크랩 워즈워스의 "무지개" 외 작품 감상
운산/최의상 추천 0 조회 111 15.04.07 11:58 댓글 3
게시글 본문내용

워즈워스의 "무지개" 외 작품 감상
워즈워스의 "무지개" 외

무지개

하늘의 무지개를 볼 때마다
내 가슴 설레느니,

나 어린 시절에 그러했고
다 자란 오늘에도 매한가지.
쉰 예순에도 그렇지 못하다면
차라리 죽음이 나으리라.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
바라노니 나의 하루하루가
자연의 믿음에 매어지고자. (유종호 옮김)

하늘에 무지개 바라보면
내 마음 뛰노나니,
나 어려서 그러하였고
어른 된 지금도 그러하거늘
나 늙어서도 그러할지어다.
아니면 이제라도 나의 목숨 거둬 가소서.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
원(願)하노니 내 생애의 하루하루가
천생의 경건한 마음으로 이어질진저...


A Rainbow

My heart leaps up when I behold
    A rainbow in the sky :
So was it when my life began ;
So is it now I am a man ;
So be it when I shall grow old,
    Or let me die !

The Child is father of the Man ;
And I could wish my days to be
Bound each to each by natural piety!

So was it: it was so. 과거에 그러 했다.
So is it: it is so. 현재에도 역시 그러하다.
So be it: I wish it be so. (앞으로도) 그러하기를 기원한다.
The Child is father of the Man : The Child는 어린이의 심성, the Man은 어른의 심성을 나타낸다. 이 문장은 어린이의 심성이 어른의 그것보다 더 근원적임을 뜻한다.
natural piety: 자연을 경애하는 마음.

요점 정리
작자 : 워즈워스(William Wordsworth) / 유종호 옮김
갈래 : 자유시. 서정시. 낭만시
율격 : 내재율
성격 : 서정적. 낭만적
어조 : 영탄조
심상 : 비유적 심상
구성 :

   [기]1연   무지개를 본 기쁨
   [승]2연   어린 시절의 기쁨의 회상. 현재의 기쁨. 미래의 기쁨에 대한 소망
   [전]3연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
   [결]4연   대자연의 경외심이 이어지기를 소망함
제재 : 무지개
주제 : 동심의 예찬과 대자연에 대한 경외감(敬畏感), 어린 시절의 순진성을 평생 유지하게 되기를 기원
출전 : <두 권의 시집>(1807)

내용 연구
무지개 : 자연의 아름다움과 신비함을 표상한다.
하늘의 무지개를 볼 때마다 / 내 가슴 설레느니, : 워즈워스에게 있어 무지개는 아름다움과 신비로움의 상징이다.
나 어린 시절에 그러했고 : 어린 시절은 천진난만하고 개방적이고 감수성이 강하다. 특히 대자연에 대한 정서적 감응력이 강렬하다. 무지개의 아름다움에 아무런 사심(私心) 없이 도취하고자 하는 시인의 낭만적인 태도는 늙어 죽을 때까지 시적 감수성의 원천이 된다. 적어도 시인은 그래야 한다고 믿고 있으며 이를 기원한다.

쉰 예순에도 그렇지 못한다면 / 차라리 죽음이 나으리라. : 감정의 깊은 농도를 표명한 과장적 표현으로, 무지개에 대한 기쁨의 상실은 순수하고 원초적인 기쁨을 주는 대자연과의 친교의 상실을 상징하기 때문에 어린 시절의 기쁨이 늙은이가 된 뒤에도 보존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낭만적 천재로서의 시인의 자세가 잘 드러나 있다. 시인이란 마음 속에서 우러나오는 자발적인 감정을 자연스럽게 유출(流出, overflow)시키는 사람이라는 워즈워스의 생각이 드러난 구절이다.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 : 어린이는 경이감을 지니고 있으며 아직 세속의 권위와 편견이 아닌 자연 그대로의 신의 속성과 경외감(敬畏感)을 지녔으므로 어른의 스승이 된다는 역설적 표현이다. 시인은 이와 같은 어린이의 세계로 돌아가고 싶어한다. 모순 어법과 시적 효과를 고조시키고 있고, 어린이의 순수함을 강조하고 있다.

자연의 믿음에 매어지고자. : 화자의 자연에 대한 경외심이 담겨 있다. 무지개는 그 자체가 아름다울 뿐 아니라 하늘과 땅을 잇고 있기 때문에 종교적 신비의 상징이 되기에도 충분하다. 이러한 대자연에 대한 경외심(敬畏心)에서 창조주의 존재와 그 섭리하시는 질서를 깨닫게 됨을 암시한다고 볼 수 있다.

매어지고자 : 매어 살고 싶다.

이해와 감상

워즈워드의 자연은 있는 그대로의 자연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것을 상상력에 의해 환상으로 바뀐 상상력의 산물인 자연이라고 한다. 특히, 워즈워스가 전원 생활을 시의 터전으로 삼은 이유는 전원이야말로 인간의 감정을 보다 높은 단계로 고양사켜 주는 원천이 된다고 생각하였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그는 자연 속의 삶을 영위하면서 거기에 깃들여 있는 인간의 근원적인 모습을 순수한 언어로 표현하였는데, 이 시 역시 그러한 워즈워스 시의 특징을 잘 보여 주는 작품이다. 이 작품에서 시인은 무지개를 바라보면서 가장 깨끗한 인간의 모습으로서의 동심(童心)의 소중함을 깨닫는 과정을 표현하고 있다.

그는 9행의 짧은 시로서 영탄조의 어조와 과장법을 구사하여 대자연에 대한 경외감을 표명하고 있다. 시인은 무지개를 본 기쁨을 말하며 과거 어린 시절에도 이러한 기쁨으로 벅차 있었음을 회상하고 또 미래에 그가 늙었을 때에도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라는 역설적 표현의 명제로 전환점을 만들어 그의 삶 전체를 통하여 대자연에 대한 경외심이 이어지기를 소망하고 있다. 만일 그렇지 못하다면 죽음이 나을 것이라고 말함으로써 시인이 지닌 감정의 깊은 농도를 표명하고 있다. 어린이의 영혼은 천진난만(天眞爛漫)하고 개방적이고 감수성이 강하다. 어린 시절 대자연에 대한 정서적 감응력은 그의 정신과 마음 속에 간직되어 어른이 다 후에는 회상력을 통하여 재생된다. 이러한 의미에서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다.'라는 구절은 워즈워스의 시 구절 중에서 가장 뛰어난 구절 중의 하나이다.

워즈워스는 영시사(英詩史)에서 낭만주의 운동을 일으킨 대표적인 시인으로 손꼽힌다. 특히 그의 시집 <서정 민요집>의 서문은 '낭만주의의 선언문'으로 간주되고 있다. 여기서 그는 기존 시의 가치 개념을 부정하면서 '감정을 지닌 시'. 즉 '서정'의 기초를 수립하였다. 그가 이 시집의 서문에서 '모든 훌륭한 시는 힘찬 감정의 자연스런 발로'라고 말한 것은, 낭만주의 시와 서정시의 정의를 단적으로 제시한 명구로 꼽힌다. 그는 주로 소박한 전원 생활을 시의 체험 영역으로 다루었는데. 그 이유는 바로 전원 생활이 인간의 감정을 성숙시키고 아름답게 만드는 토양이 되기 때문이었다. 그는 자연의 세계나 혹은 중류 이하의 삶 속에서 조용한 명상을 통하여, 그러한 세계 속에 깃든 인간의 근원적 법칙을 소박하고 꾸밈없는 언어로 노래하였다.

시 "무지개"는 바로 이러한 시인의 특성이 잘 나타나 있는 그의 대표작의 하나이다. 이 시는 무지개에 대한 명상을 통해서 인간의, 근원적 심성인 동심(童心)의 소중한 가치를 새삼 일깨워 주고, 아울러 그러한 소중한 가치가 깃들어 있는 자연에 대해 새삼 경건한 마음을 갖게 만든다. 워즈워스 시의 요점은 시인의 마음과 외면 세계가 어떤 특별한 방식으로 한데 어울린다는 것이다. 기쁨과 마찬가지로, 관계와 사랑은 워즈워스에게 있어 관건을 이루는 낱말이요, 개념들이다.

심화 자료

'무지개'에 얽힌 신화 전설

무지개에 얽힌 전설은 수없이 많다. 중국에서는 무지개는 연못의 물을 빨아 올려서 생기는 것으로 생각해 왔는데, 이와 같은 생각은 아메리카인디언들에게도 있었다. 그러나 이에 대한 해석에 있어서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한국에서는 옛날에 무지개 현상을 보고 홍수를 예상했다. 한 가지 예로서 ‘서쪽에 무지개가 서면 소를 강가에 내 매지 말라’는 속담이 있다. 즉 서쪽 무지개는 동쪽에 태양이 있고 서쪽에 비가 오고 있음을 뜻하며(아침 나절에 나타나는 무지개), 한반도는 편서풍 지대에 속해 있어 모든 날씨의 변동이 서쪽에서 동쪽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비오는 구역이 점차 동쪽으로 이동하여 자기가 사는 곳까지 비가 올 가능성이 크다.

또 무지개는 소나기에 잘 동반되는데, 소나기는 빗방울이 굵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 많은 양의 비가 내리는 것이 보통이다. 따라서 홍수가 일어나기 쉽고, 홍수로 하천이 범람하여 귀중한 농우(農牛)를 떠내려 보내는 일이 없도록 예고한 것이라고 해석된다. 이에 반하여 아메리카인디언들은 물을 빨아 올리므로 가뭄의 원인이 된다고 생각했다. 동남아시아의 원시민족들은 아침 무지개는 신령(神靈)이 물을 마시기 위해 나타내는 것으로 여겼다. 무지개가 선 곳을 파면 금은보화가 나온다는 전설이 있는 나라도 있다.

예를 들면 아일랜드에서는 금시계가, 그리스에서는 금열쇠가, 노르웨이에서는 금병과 스푼이 무지개가 선 곳에 숨겨져 있다고 하였다. 이들 전설의 기원은 아마도 무지개를 잘 동반하는 강한 소나기가 내린 뒤에 고대 유적과 같은 곳의 표토가 씻겨져 내려서 아름다운 유물들이 발견된 데서 유래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성서에서는 노아의 홍수 후 신이 다시는 홍수로써 지상의 생물을 멸망시키지 않겠다는 보증의 표시로서 인간에게 보여준 것으로 보았다.

그리스신화에서는 이리스(Iris)라는 여신이며 제우스의 사자(使者)로 알려져 있다. 이 밖에 여러 민족에 따라 하늘과 땅 사이의 다리(북유럽 신화), 뱀(아메리카인디언) 등으로 해석하고 있다. 아프리카의 바이라족(族)은 지상신(至上神), 말레이반도의 원주민은 하늘나라의 거대한 뱀 또는 뱀이 물을 마시러 온 것이라고 생각했다. 무지개를 타고 뱀이나 용이 물을 마시러 내려온다는 전설은 적지 않다. 동남아시아에서는 무지개를 신령이 지나다니는 다리 또는 사닥다리라고 해석했다. 한국에도 선녀(仙女)들이 깊은 산속 물 맑은 계곡에 목욕하러 무지개를 타고 지상으로 내려온다는 전설이 있다. (출처 : 동아대백과사전)



워즈워스(William Wordsworth)

1770. 4. 7 잉글랜드 컴벌랜드 코커머스~1850. 4. 23 웨스트모얼랜드 그래스미어. 영국의 낭만주의 시인. 1843~50년 계관시인을 지냈다. 테일러 콜리지와 공저한 〈서정 민요집 Lyrical Ballads〉(1798)은 영국 낭만주의 운동의 시발점이 되었다.

교육과 초기여행

워즈워스는 존 워즈워스(후에 론즈데일 백작이 된 제임스 로더 경의 업무 대리인)의 둘째 아들로 잉글랜드 북부의 호수 지방에서 태어났다. 어머니 앤은 인접한 펜리스의 직물상인 윌리엄 쿡슨의 딸이었다. 워즈워스가는 본래 요크셔 가문으로 시인의 할아버지는 컴벌랜드로 이주해온 첫 세대였다. 존과 앤 워즈워스 부부는 다섯 자녀(리처드·윌리엄·도로시·존·크리스토퍼)를 두었다. 윌리엄이 8세 때 어머니가 죽었고 그후 5년 뒤 아버지마저 여의었으며 남긴 유산은 간신히 교육비를 댈 수 있는 정도였다. 이때 아버지의 고용주인 제임스 로더 경으로부터 약 5,000파운드의 받을 돈이 있었으나 1802년이 되어서야 로더 경의 후계자가 이 돈을 갚았다. 윌리엄 형제 자매들은 두 외삼촌의 보호를 받게 되었는데 그들은 후에 윌리엄과 크리스토퍼가 케임브리지대학교에 다닐 때 학비를 대주었다. 그러나 워즈워스는 그보다 앞서 웨스트모얼랜드의 윈더미어 부근 혹스헤드에 있는 명문 그래머 스쿨을 기숙생으로 다녔으며, 이 기간을 '멋진 파종기'라고 불렀다. 그 학교의 젊은 교장이었던 윌리엄 테일러를 통해 18세기 초반의 명시와 최근의 시들을 알게 되었다. 이런 학교 교육보다 더욱 중요했던 것은 에스트웨이트 계곡과 그 주위의 초원지대였다. 바로 이곳에서 자연은 그의 교육을 이끌어가는 선도적인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 어머니가 죽은 후 자신이 애정을 쏟아부은 여동생 도로시와 떨어진 채 황금 제일주의자들인 펜리스 친척들의 냉대 속에서, 그는 가정에서 느끼지 못했던 사랑을 자연에서 발견했고 어린 나이에 '고독의 자족 능력'을 느끼게 되었다.

워즈워스는 1787년 10월 케임브리지대학교의 세인트존스 칼리지에 장학생으로 입학했는데 이것은 그 대학의 특별연구원으로 있던 외삼촌 윌리엄 쿡슨의 영향력에 의한 것이었다. 가족들은 윌리엄 역시 특별연구원직을 취득하고 성직자가 되기를 희망했으나, 성격이 거칠고 의지가 강한 북부 청년 워즈워스는 자기 세계와 동떨어진 세계에 적응할 수 없었다. 케임브리지에서 워즈워스의 학업 성적은 보통 정도였으므로 특별연구원이나 성직자가 될 수 없었다. 워즈워스는 편협한 교과과정, 경직되고 세속적이고 복잡한 그곳의 지적 분위기를 싫어했다. 그는 친구들과 아주 기분에 맞는 '어슬렁거림'에 탐닉해 있었지만, 내적 자아는 고상한 고독의 분위기가 '속이 빈 요란함이나 피상적인 오락'으로 변할까봐 두려워하고 있었다. 그러나 보호자였던 외삼촌들은 그가 돈과 시간만 낭비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워즈워스가 특별우등과정시험 준비를 그만두고 특별연구원이 될 기회를 포기했을 때 분노했다. 워즈워스는 결국 1791년 1월 보통 학위를 받았다.
워즈워스가 자신이 '시에 바쳐진 영혼'의 운명을 예감한 것은 1788년 마을의 무도회장에서 혹스헤드로 돌아오다가 본 한여름 새벽의 '잊지 못할 장관'에 의해서였다. 후에 발표된 워즈워스의 첫 장시 〈저녁 산책 An Evening Walk〉(1793)은 이 시기에 씌어졌다. 1790년 워즈워스는 한 친구와 함께 프랑스·이탈리아·스위스·독일을 도보로 여행했는데 이 체험은 〈풍경 소묘 Descriptive Sketches〉(1793)에 칭송되어 있다. 1년 뒤 워즈워스는 장래의 교사로서의 자질을 향상시킨다는 구실로 다시 프랑스에 갔다. 그곳에서 1년을 보냈는데 이 체류는 그의 보호자들이 생각한 것과 다른 면에서 의미를 갖게 되었다. 왜냐하면 이미 갖고 있던 공화주의에 대한 공감이 후에 공화국 군대의 장군이 된 미셸 드 부퓌와 나눈 우정으로 새롭게 강화되었고, 아네트 발롱과 사랑에 빠져 캐롤라인이라는 딸까지 두게 되었기 때문이다. 혁명적인 정치단체인 지롱드당에 헌신하겠다는 생각이나 아네트와 결혼하겠다는 생각은 자금부족과 외국에 더 오래 체류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 외삼촌들 때문에 포기되었다. 1792년 12월 워즈워스는 마지못해 영국으로 돌아왔으나 그뒤 '가혹한 숙명'을 신의 섭리로 생각하게 되었다. 왜냐하면 2개월도 채 못 되어 영국과 프랑스는 전쟁을 하게 되었고, 1802년 일시적인 중단을 제외하고 20년 이상이나 전쟁 상태가 계속되었기 때문이다.

1795년말까지 3년간은 워즈워스의 일생에서 가장 불행한 시기였다. 그의 충성심과 애정은 영국과 프랑스 사이에서 아무런 가망 없이 둘로 나누어져 있었고, 안정된 가정과 생계수단도 없었으며 보호자들의 냉대를 받았고, 자신의 시인으로서의 진정한 소명의식도 아직 발견하지 못하고 있었다. 프랑스에서 프랑스 혁명 이후 벌어진 여러 사건들에 깊은 절망감을 느끼며 윌리엄 고드윈의 〈정치적 정의 Political Justice〉의 영향을 받게 되었다. 이 저작은 높은 인류애, 전쟁과 모든 부정에 대한 반대로 워즈워스에게 큰 매력을 주었으나 현실과 동떨어진 순리성(純理性)은 워즈워스의 마음 가장 깊은 곳에 자리잡고 있던 본능과는 대립되는 것이었다. 워즈워스는 마음의 평화를 얻기 위해 프랑스의 마력에서 벗어나야 할 필요가 있었다. 그리고 공화국과 싸운 자신의 조국 영국을 용서하고, 아네트와의 현명하지 못한 사랑에 빠져들어간 자신을 용서할 필요가 있었다. 그리하여 자신의 행복한 과거와 영국의 전원(田園)과의 유대를 새롭게 해야만 했다.

웨스트컨트리 시절

한 친구가 남긴 유산의 도움으로 1795년 10월 워즈워스와 그의 여동생은 함께 가정을 꾸리려던 오랜 꿈을 실현할 수 있었다. 그들은 도싯에 있는 레이스다운라지에 정착했다. 벽지에서 도로시와 함께 지내면서 워즈워스는 예전의 조용한 명상과 회상의 습관을 되찾았다. 레이스다운에 있는 동안 워즈워스는 그의 유일한 희곡인 무운시격 비극 〈변경의 사람들 The Borderers〉을 썼다. 웨스트컨트리에 살게 되면서 워즈워스는 브리스틀에 살고 있던 시인 새뮤얼 테일러 콜리지와 교제하게 되었고, 이들의 친분관계는 우정관계로 성숙되어 문인들의 전기에서 찾아보기 힘든 정신적 유대관계를 이루었으며 여동생 도로시의 이름과 그들의 이름을 묶어놓았다. 그들의 성질은 상호보완적인 것이었다. 콜리지는 격렬하고, 활기에 넘치고, 밝고, 불안정한 성격을 갖고 있었고, 워즈워스는 진지하고 내향적·내성적이며 신중했다. 도로시를 동반한 그들의 산책과 담화 속에서 그들은 서로를 격려하고 자극했다. 이 세 비범한 인물들은 서로에게 필요한 사람이 되어 콜리지가 서머싯에 있는 네더스터이에 자리잡고 살게 되었을 때 워즈워스 남매도 그곳에 와서 바로 알폭스던(지금은 알폭스턴이라고 씀) 파크에서 살도록 설득했다. 콴턱 구릉 주변에 자리잡고 있는 알폭스던 파크는 경관이 웅장하고 세상으로부터 낭만적으로 격리되어 있어 완전한 인간관계와 새로운 시파의 탄생을 위한 완벽한 배경이 되었다.

1798년 〈서정 민요집〉이 익명으로 발표되었다. 그 중 4편을 제외한 모든 시를 워즈워스가 썼으며 콜리지의 주요한 기여는 그 책에 첫 작품으로 실려 있는 〈노수부의 노래 The Rime of Ancient Mariner〉였다. 역사상 영시의 전환점으로 중요시되고 있는 〈서정 민요집〉은 거의 파문을 일으키지 못했다. 워즈워스가 예상했던 대로 많은 독자들이 〈사이먼 리 Simon Lee〉·〈백치 소년 The Idiot Boy〉 같은 시에 대해서 분노를 표했다. 더욱 이상한 것은 극소수의 사람들만이 〈노수부의 노래〉의 탁월성을 인정했다는 것이다. 워즈워스의 무운시 〈틴턴 수도원을 거슬러 수마일 지점에서 Lines Written a Few Miles Above Tintern Abbey〉는 진부한 시어를 완전히 벗어나 열정적이고 근엄하고 순수한 시로 인정받았다.

2권으로 된 〈서정 민요집〉의 2번째 증보판은 1801년 1월 워즈워스의 이름으로 발표되었다(발행연도는 1800년으로 기록됨). 그러나 콜리지의 시들도 전부 그대로 실렸으며 〈사랑 Love〉이라는 그의 시가 첨가되기까지 했다. 콜리지는 자신의 친구를 부각시키기 위해 표면에 나서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 제2판에는 중요한 해설이 실린 〈서문 Preface〉이 실려 있었다. 실제로는 워즈워스가 썼지만 콜리지가 말한 것처럼 '반은 콜리지의 머리에서 나온 것'이었다. 그러나 콜리지는 '워즈워스와 끝까지 함께 하지는 않았다'. 몇 년 뒤 〈문학적 자서전 Biographia Literaria〉에서 콜리지는 워즈워스의 일부 이론과 그 이론을 구체화한 몇몇 시편에 대한 반대의견을 기술했다. 그러나 그 〈서문〉은 콜리지도 그 어느 누구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는 많은 내용을 담고 있었다. 워즈워스는 시의 본질에 관해 상술하거나 시작(詩作)과정을 묘사할 때, 그리고 시인이란 어떤 사람인지 분명하게 밝힐 때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자신감을 가지고 말했다. 그뒤에 시와 시인에 관한 다른 의견을 발전시키기도 했지만 워즈워스의 설명은 시대적 이해관계를 넘어선 영원한 진리와 가치를 보유하고 있었다. 예를 들어 그는 "시는 모든 글 중 가장 철학적이며……시의 목적은 열정으로 진리를 사람들의 가슴속에 생생하게 전달하는 것이다'라고 주장하며, 또한 시는 '강력한 감정의 자연적인 유출이며 평정 속에서 떠오르는 감정으로부터 생겨나는 것이다"라고 했다. 워즈워스와 그의 누이동생은 콜리지와 함께 1798~99년 겨울을 독일에서 보냈다. 이것은 원래 독일어를 배우고자 했던 콜리지의 생각이었다. 그는 독일어를 배우는 데 성공했지만 워즈워스와 도로시는 고슬라라는 먼 작은 도시의 혹독한 추위 속에서 거의 외출을 하지 않은 채 지냈다. 그러나 워즈워스는 자기 자신에게 몰입해 〈콜리지에게 바치는 시 Poem to Coleridge〉를 쓰기 시작함으로써 자신의 격리상태를 활용했다. 이것은 워즈워스 자신의 시심의 성장에 관한 이야기로 결국 후에 〈서곡(序曲) The Prelude〉이 되었다. 이 기간 동안에 여러 편의 회고록과 서정시들을 썼다. 〈루시 Lucy〉 시리즈와 〈그녀는 인적이 드문 곳에 살았네 She Dwelt Among the Untrodden Ways〉· 〈내가 겪은 이상한 열정들 Strange Fits of Passion Have I Known〉·〈선잠이 나의 영혼을 봉해버렸다오 A Slumber Did My Spirit Seal〉·〈3년간 그녀는 태양과 소나기 속에서 자랐네 Three Years She Grew in Sun and Shower〉 등이 그의 가장 섬세한 서정시에 속하는 것이었다. '루시'가 누구였는지 아무도 모른다. 콜리지의 생각처럼 도로시가 죽는다면 자신이 겪게 될 상황에 대한 깊은 생각에서 일부 내용이 유래되었을지도 모르겠지만 워즈워스의 상상력의 산물일 것이다. 2년 뒤에 쓴 〈나는 낯선 사람들 사이를 여행했네 I Travelled Among Unknown Men〉는 이 〈루시〉 시리즈와 유사한데 워즈워스가 이전에는 프랑스에 동조했지만, 망명생활을 통해 진정 영국에 대한 사랑을 깨닫게 된 것이 엿보이는 작품이다.

레이크디스트릭트 시절

1799년 12월 21일 워즈워스와 도로시는 레이크디스트릭트로 돌아와 웨스트모얼랜드 그래스미어에 있는 도브 카티지를 구입했다. 그후 1802년 10월 워즈워스는 자신의 신부를 그래스미어로 데려왔는데 그녀는 메리 허친슨으로 학창시절의 친구이자 그를 사랑하는 숭배자였으며 도로시의 친한 친구이기도 했다. 이 도브 카티지에서 그들의 세 자녀가 태어났다. 이곳 생활은 평범한 삶과 숭고한 사색 및 산책·담화·독서·시작·손님접대 등 일상의 순환이었다. 도로시의 아름다운 〈그래스미어 일기 Grasmere Journal〉에는 이 생활이 자세하게 묘사되어 있다. 비평가들은 대략 이 시기(1796~1806)를 워즈워스의 '위대한 10년'이라고 부르는데, 사실 그의 걸작들은 거의 모두 〈서곡〉과 〈영혼불멸송 Ode:Intimations of Immortality〉이 완성된 시기(1805~06)에 씌어졌다. 그러나 그후 워즈워스는 〈서곡〉을 크게 수정했으며 이 작품은 그가 죽은 후인 1850년에 발표되었다.

1808년 워즈워스는 그래스미어에 있는 집이 늘어나는 가족에 비해 협소했으므로 앨런뱅크로 이사했다. 그들은 이곳에서 1811년까지 지내다가 그래스미어 목사관에서 잠시 체류한 후 라이덜마운트에 자리를 잡았는데 워즈워스는 이곳에서 여생을 보냈다. 이 기간 동안 그의 시 창작력이 왜 쇠퇴했는가에 대해서는 많은 논란이 있어왔다. 사람들은 그가 프랑스를 단념하고 아네트를 마음에서 몰아내고 정착하여 점차적으로 영국적이고 보수적인 분위기에 젖어들면서 자신의 상상력도 억누르게 되었음을 시사해왔다. 그러나 모든 희화화처럼 이런 생각은 사실을 과장하고 왜곡한 것이다. 워즈워스가 주장했듯이 변한 것은 그가 아니라 사회였다. 그가 프랑스를 단념한 것은 프랑스인들이 '차례로 압제자가 되었으며…… 그들이 무엇을 위해 투쟁하고 있는가를 보지 못하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결코 아네트를 포기하지 않았다. 워즈워스는 아네트와 딸을 부양하기 위해 양심적으로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했다. 그는 메리 허친슨과 결혼하기 전 1802년 그들을 만나러 갔는데, 이 방문은 잠깐 동안 효력을 발휘했던 아미앵 평화조약에 의해 가능했다. 보수적이 되었다는 학설에 관해서는 워즈워스가 노령에 이르도록 살았으며 그가 누리던 영감은 청소년 시절 및 활발한 감각에 연관되어 있던 만큼, 중년이 지난 후 오래도록 그대로 존속할 수는 없었으리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워즈워스 자신도 1805년 또는 그 전에도 자신의 상상력이 쇠퇴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사실 그의 가장 위대한 단시 〈영혼불멸송〉은 '환상의 빛'이 사라져가는 것을 애도한 시이다. "내가 보아왔던 것들을 이제는 더이상 볼 수 없네." 1813년 워즈워스는 웨스트모얼랜드 지방 우표 배급직을 수락했는데 이것은 연봉 400파운드의 봉급을 받는 한직이었다. 1814년 〈소요 The Excursion〉를 비롯해 계속해서 많은 양의 시를 발표했으나 오직 가끔씩 초기 작품의 독특한 영감을 되찾을 뿐이었다. 1843년 친구인 로버트 사우디의 뒤를 이어 계관시인이 되었고 7년 뒤 죽었다. B. Willey 글 / 金仁星 옮김 (출처 : 브리태니커백과사전)

워즈워스의 다른 작품들

수선화

골짜기와 산 위에 높이 떠도는
구름처럼 외로이 헤매다니다
나는 문득 떼지어 활짝 펴 있는
황금빛 수선화를 보았나니,
호숫가 줄지어 선 나무 아래서
미풍에 한들한들 춤을 추누나.

은하에서 반짝이며 깜빡거리는
별들처럼 총총히 연달아 서서
수선화는 샛강 기슭 가장자리에
끝없이 줄지어 서 있었나니!

흥겨워 춤추는 꽃송이들은
천 송인지 만 송인지 끝이 없구나!

그 옆에서 물살도 춤을 추지만
수선화의 흥보다야 나을 것이랴.
이토록 즐거운 무리에 어울릴 때
시인의 유쾌함은 더해지나니,

나는 그저 바라보고 또 바라볼 뿐
내가 정말 얻은 것을 알지 못했다.

하염없이 있거나, 시름에 잠겨
나 홀로 자리에 누워 있을 때
내 마음에 그 모습 떠오르나니,
이는 바로 고독의 축복 아니랴,

그럴 때면 내 마음은 기쁨에 넘쳐
수선화와 더불어 춤을 추노라.

                                                        
Daffodils

I wander'd lonely as a cloud
That floats on high o'er vales and hills,
When all at once I saw a crowd,
A host, of golden daffodils;
Beside the lake, beneath the trees,
Fluttering and dancing in the breeze.

Continuous as stars that shine
And twinkle on the Milky Way,
They stretch'd in never-ending line
Along the margin of a bay :
Ten thousand saw I at a glance,
Tossing their heads in sprightly dance.

The waves beside them danced, but they
Out-did the sparkling waves in glee:
A poet could not but be gay,
In such a jocund company:
I gazed-and gazed- but little thought
What wealth the show to me had brought :

For oft, when on my couch I lie
In vacant or in pensive mood,
They flash upon that inward eye
Which is the bliss of solitude ;
And then my heart with pleasure fills,
and dances with the daffodils.


추수하는 아가씨

보아라 혼자 넓은 들에서 일하는
저 아일랜드 처녀를,

혼자 낫질하고 혼자 묶고
처량한 노래 혼자서 부르는 저 처녀를

여기에서 잠시 쉬든지 가만히 지나가라
오 들으라! 깊은 골짜기 넘쳐흐르는 저 소리를

아라비아 사막
어느 그늘에서 쉬고 있는 나그네
나이팅게일 소리 저리도 반가우리,

멀리 헤브리디즈 바다
적막을 깨뜨리는
봄철 뻐꾸기 소리
이리도 마음 설레리

저 처녀 무슨 노래를 부르는지
말해 주는 이 없는가

저 슬픈 노래는
오래된 아득한 불행
그리고 옛날의 전쟁들

아니면 오늘 흔히 있는 것에 대한
소박한 노래인가

아직껏 있었고 또다시 있을
자연적인 상실 또는 아픔인가

무엇을 읊조리든
그 노래는 끝이 없는 듯
처녀가 낫 위에 허리 굽히고
노래하는 것을 보았네

나는 고요히 서서 들었네
그리고 나 언덕 위로 올라갔을 때

그 노래 들은 지 오랜 뒤에도
음악은 가슴 깊이 남아 있네


The Solitary Reaper

Behold her, single in the field,
Yon solitary Highland Lass!
Reaping and singing by herself;
Stop here, or gently pass!
Alone she cuts and binds the grain,
And sings a melancholy strain;
O listen! for the Vale profound
Is overflowing with the sound.


No Nightingale did ever chaunt
More welcome notes to weary bands                          
Of travellers in some shady haunt,
Among Arabian sands:
A voice so thrilling ne'er was heard
In spring-time from the Cuckoo-bird,
Breaking the silence of the seas
Among the farthest Hebrides.

Will no one tell me what she sings?--
Perhaps the plaintive numbers flow
For old, unhappy, far-off things,
And battles long ago:                                    
Or is it some more humble lay,
Familiar matter of to-day?
Some natural sorrow, loss, or pain,
That has been, and may be again?

Whate'er the theme, the Maiden sang
As if her song could have no ending;
I saw her singing at her work,
And o'er the sickle bending;--
I listened, motionless and still;
And, as I mounted up the hill                              
The music in my heart I bore,
Long after it was heard no more.


초원의 빛

                                                
한 때엔 그리도 찬란한 빛으로서
이제는 속절없이 사라져가는

돌이킬 길 없는
초원의 빛이여, 꽃의 영광이여

우리는 서러워하지 않으며
뒤에 남아서 굳세리라

존재의 영원함을
티없이 가슴에 품어서

인간의 고뇌를
사색으로 달래어서

죽음도 안광에 철하고
명철한 믿음으로 세월 속에 남으리라


Splendor in The Grass

What though the radiance which was once so bright
Be now for ever taken from my sight,
Though nothing can bring back the hour
Of splendor in the grass, of glory in the flower
       We will grieve not, rather find
       Strength in what remains behind;
In the primal sympathy
Which having been must ever be;
In the soothing thoughts that spring
Out of human suffering;
In the faith that looks through death,
In years that bring the philosophic mind.


가여운 수잔의 환상


우드가 모퉁이에, 해가 떠오를 때면
목청 돋우어 우는 한 마리 티티새,
지난 3년 동안 한결같았다.

가여운 수잔이 이곳을 지나다 고요한 아침에 그 노랠 들었었다.
황홀한 그 노랫소리; 무슨 번민이라도 있단 말인가?

수잔은 본다
솟아 오르는 산, 나무들의 환영을;

뭉개뭉개 떠오르는 빛나는 안개는 로드 버리를 지나 미끄러져 가고,
한 줄기 강이 치잎사이드의 골짜기를 흘러내린다.

푸른 목장을 그녀는 본다. 작은 골짜기의 한복판에서,
양동이 하나 들고 그녀가 자주 오르내렸던 그 골짜기,

그리고 비둘기장 같은 한 채의 오두막집을 본다.
그녀가 이 세상에서 사랑하는 단 하나의 집을,

이 모두를 보고 그녀의 마음은 천국에 잠긴다,
그러나 그 모두는 사라진다.

안개도 강물도 언덕도 그늘도,
시냇물은 흐르려 하지 않고, 언덕도 솟아나려 들지 않는다.
온갖 아롱진 빛이 모두 다 그녀의 눈에서 사라져 버렸다.


Susan

At the corner of Wood Street, when daylight appears,
Hangs a Thrush that sings loud, it has sung for three years:
Poor Susan has pass'd by the spot,and has heard
In the silence of morning the song of the bird.
Tis a note of enchantment ; what ails her?
She sees
A mountain ascending, a vision of trees;
Bright volumes of vapour through Lothbury glide,
And a river flows on through the vale of Cheapside.
Green pastures she views in the midst of the dale
Down which she so often has tripp'd with her pail;
And a single small cottage, a nest like a dove's,
The one only dwelling on earth that she loves.
She looks, and her heart is in heaven: but he fade,
The mist and the river, the hill and the shade;
The stream will not flow, and the hill will not rise,
And the colours have all pass'd away from her ey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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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5.04.07 15:01

    첫댓글 워즈워드에 관해 잘 읽었습니다...그리고 그의 명시도 감상 하게 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 작성자 15.04.08 09:35

    박시인님 잘 감상하셨다 하니
    감사합니다.
    안으로 충실하는 것도 좋지만
    밖으로도 눈을 돌려 세상을 보는 것도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이제는 따님들에게서 기쁨을 누리시겠지요
    건강하세요.

  • 15.12.15 11:32

    아름다운 시를 읽고 ...제 마음 오늘... 조금 더...
    아름다움을 채워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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