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입춘이라 2016.2.4
먼 지평선에서 어떤 사물이 나타났다고 하자. 그 순간 사물의 출현을 알아차리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시간이 지나 그 사물의 윤곽이 점차 커지고 뚜렷해지면 그때서야 비로소 알게 되는 경우가 보통이다.
立春(입춘)이란 봄의 기운이 선다는 말이니 지평선 저 멀리 봄의 기운이 출현했다는 말이다. 하지만 여전히 계절은 겨울이다, 멀리 봄기운이 나타났어도 우리의 생각은 겨울 속에 갇혀 있다.
봄은 따뜻한 계절이 아니라 따뜻함으로 가는 계절이다. 우리들 머릿속에 있는 관념의 봄은 꽃피는 春三月(춘삼월)이라 그런 것이고 석 달에 걸친 봄 중에서 앞의 두 달은 사실 춥고 쌀쌀한 계절이다 다시 말해서 봄은 추운 계절이라 함이 더 타당하다.
그런데 왜 우리들은 따뜻한 봄이라 여길까? 하면 그 이유는 겨울에 비해 볕이 훨씬 길고 밝기 때문이다. 꽃샘 추위하는 봄날, 눈을 감은 채 볕을 쬐고 있으면 눈 주위가 따뜻해져온다. 그러니 봄의 인상은 춥다고 하기 보다는 따뜻한 계절이다.
작년 동지에 해는 아침 7시 43분에 뜨고 오후 5시 17분에 저물었는데, 오늘 입춘에 와서 아침 7시 34분에 뜨고 오후 5시 58분에 진다. 해가 앞뒤로 50분 길어졌다. 뿐만 아니라 하나하나의 빛 알갱이가 동지에 비해 훨씬 굵어진 것도 같아서 얼굴에 닿아서 튕기는 맛도 든다.
축이 기울어진 지구가 태양 궤도를 돌고 있기에 계절의 변화가 생긴다. 지구가 태양을 돌아오는 궤도는 그 길이가 얼마나 될까? 검색해보니 무려 9억 4천만 킬로미터라 한다.
작년 12월 22일의 동지에서 오늘 2월 4일의 입춘까지 45일 동안에 궤도의 1/8을 돌았을 것이니 그 거리는 1억 1천 7백만 킬로미터를 돌았다는 얘기가 된다. 지구가 초속 30 킬로미터로 태양 궤도를 쌩-하고 날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전혀 어지럽지 않으니 참 신기한 일이다. 먼 옛날 태양이 지구를 돌고 있다는 天動說(천동설)을 주장했던 프톨레마이오스도 실은 지구가 태양을 돌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결정적인 질문에 답할 수가 없었으니 만일 지구가 태양을 돌고 있다면 그야말로 엄청난 속도일 터인데 어떻게 해서 바람 한 점 없는 포근한 날이 존재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답할 수가 없었던 프톨레마이오스였다.
그 바람에 프톨레마이오스는 지구는 가만히 있고 태양이 지구를 돈다는 견지에서 모든 행성의 움직임을 설명해내는데 성공했으니 나는 그 사람이야말로 인류 역사상 최고의 천재였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지구가 지극히 빠른 속도로 태양을 돌고 있어도 현기증이 나지 않는 이유, 거센 태풍이 몰아치지 않는 이유가 뭘까? 갈릴레이 갈릴레오가 지구가 태양을 돌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으면서도 강력하게 주장할 수 없었던 이유 역시 앞에서와 동일한 질문에 답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그 질문은 천동설의 프톨레마이오스가 죽은 뒤 무려 1500년 그리고 갈릴레오가 죽은 뒤 다시 100년 이상이 흘러 뉴턴이 ‘만유인력’을 발견하고 나서야 비로소 해명이 되었다.
지구의 인력 때문에 우리는 지구가 그처럼 빠른 속도로 태양궤도를 돌고 있어도 전혀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아무튼 입춘이다. 입춘으로서 새해가 시작된다. 이번에는 입춘 새해와 2월 8일의 설날 새해가 공교롭게도 나흘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새해이지만 들려오는 소식들은 그저 흉흉하기만 하다.
1월 수출이 무려 18.5%나 감소했다고 하니 꽤나 충격이고, 배는 한 척도 수주를 받지 못했다 하며, 국가부채는 올해에도 무려 수십 조 단위로 늘어난다고 하고 기업들은 수익성이 떨어져서 신용평가가 무더기로 하락 조정될 것이며 가계부채에 짓눌려 더 이상 소비여력이 없다고 하니 말이다.
이 모두 2006년, 그러니까 10년 전에 이미 예측하고 있던 일에 불과하다. 그동안 이 블로그를 통해 수십 차례 얘기해왔기에 사실 나로선 전혀 충격적이지 않다. 그저 당연한 일이거니 한다.
우리가 조만간 맞이할 어려움은 디플레이션이 아니다. 디플레이션은 기본이고 심한 패닉(panic)이 한 번 있을 것이다. 물론 그 시기도 예전에 이미 구체적으로 밝힌 바가 있다. 올해부터 조짐이 점차 강해지다가 내년 10월이면 패닉이 올 것이다.
역사에 가정법이 없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만일 우리 경제가 이런 어려움을 미연에 방지하고자 했다면 그 최종적인 시기는 2006-2007년경이었다는 생각을 한다.
세상일은 언제나 10년 뒤에 결과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오늘 내가 하는 행동은 10 년 뒤에 결과를 볼 것이고, 오늘의 상황은 10년 전 내가 했던 행동의 결과물인 까닭이다. 이를 나는 ‘10년의 법칙’이라고 부른다.
이 10년의 법칙이란 거 정말 신통할 정도로 정확하고 또 재미가 있다.
가령 예를 들자면 나는 중국이 2022년이 되면 크게 혼쭐이 날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이유로 감히 그렇게 예측할 수 있을까? 세상에 나름 중국 전문통들이 얼마나 많은데 말이다.
이유는 아주 쉽다. 간단하다. 2012년 11월 29일 시진핑은 중국 중앙정치국 상임위원회에서 中國夢(중국몽)이란 말을 언급했기 때문이다. 과거 중화제국의 위상을 회복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말인데, 오늘날의 글로벌 세상에서 보면 실로 焉敢生心(언감생심)의 터무니없는 말이라 하겠다.
‘중국몽’이란 말은 결국 중국이 여전히 유교적 천하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을 뿐이다. 다양한 가치관과 세계관이 경합하는 글로벌 세상에서 중국의 역량이 태부족함을 나타내고 있는 말이 바로 중국몽이라 여기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웃기고 있는 중국이다.
그렇기에 시진핑이 그런 시건방지고 시대착오적인 중국몽을 2012년 말에 언급했으니 2022년 말이면 中國(중국)엔 惡夢(악몽)이 구체화되어 있을 것으로 단정한다. 중국몽이 중국의 악몽으로 나타나기까지 10년이 걸리는 것이다.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의외로 그렇게 어렵지 않다. 이처럼 10년의 법칙만 알아도 道士(도사)가 될 수 있다는 사실.
그러니 10년 후의 당신 모습이 궁금하다면 지금 당신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고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만 살펴보면 된다. 지금 당신이 허황된 생각과 말을 하고 있다면 10년 뒤에 곤욕을 치를 것이고, 야무지고 단단한 생각과 말을 하고 있다면 10년 뒤에 당신은 단단해지고 야무져있을 것이다.
다만 문제는 모든 사람이 스스로는 옳고 바른 생각을 하고 있다는 착각을 하면서 살아간다는 점이다. 그러니 우리 모두 살아가면서 주변의 현명한 사람들에게 자신의 생각과 말에 대해 겸허한 마음으로 물어볼 필요가 있다 하리라.
하지만 다시 문제는 있다. 내 생각에 저 사람은 현명한 사람이라 판단되는 사람이 실은 당신과 同類(동류)의 사람일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사람은 끼리끼리 모여들기 때문이다.
그러니 말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나와 다른 견해를 가진 사람을 만나게 되면 무조건적으로 거부하거나 배척하지 말고 왜 나와 다른지에 대해 일단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세상의 모든 훌륭한 것들은 이종교배를 통해 만들어지고 탄생된다는 말이 있으니 많이 생각해볼 가치가 있다 하겠다.
금년 2016년 우리나라의 흐름과 동향에 대해선 이미 1월 1일자 “2016년은 대한민국 국운의 동지”란 글을 통해 이미 말씀드렸다.
올해는 국운의 동지답게 해가 가장 짧아서 모든 희망이 잿빛으로 변해가는 것을 확인하는 한 해가 될 것이다.
총선 때문에 정부는 경기부양을 생각하고 있지만 ‘자동차 개소세 인하를 6개월 연장하는 것’ 말고는 더 이상 특별히 내놓을 것도 없다. 또 내놓아본 들 그저 국가부채만 뭉텅이로 늘어날 뿐이다.
우리가 그나마 잔뜩 기대하고 있는 중국 유커의 내왕도 올해를 기점으로 급격하게 줄어들 것이다. 그러니 제주 신공항이 개항할 무렵이면 참으로 한산할 것이다.
이런 얘긴 접어두자. 어쨌거나 입춘 새해 아닌가.
새해가 될 때마다 우리 모두 새롭게 태어난다는 사실 하나만 얘기해두자.
날만 새 날이 아니라 세상 모든 것이 새로우며 더욱이 우리 스스로가 새 사람이 되는 새해인 것이다.
이렇게 여길 것 같으면 우리가 한 해를 사는 것은 한 해만큼의 一生(일생)을 산다는 얘기도 된다.
나 호호당으로 말할 것 같으면 올 해로서 만 61세이니 61번의 생을 살아온 셈이다. 늙어서 죽은 다음에 다시 환생한다는 얘기가 아니고, 죽은 다음에 하느님 곁에 간다는 얘기도 아니다. 이미 나는 61번의 생을 살아왔다는 말이다.
이미 수십 차례의 生(생)을 살아왔으니 솔직히 말해서 이제 그만 살라고 말해도 그다지 아쉬움도 없다. 하지만 다행히도 그렇게 강제하거나 명령하는 소식을 듣지 못했기에 앞으로도 29 생 정도는 더 살아볼 생각이다.
이 정도면 나 호호당도 이미 靈物(영물)이라 하겠다.
한 해를 一生(일생)처럼 사시기를, 그러면 어느 날 갑자기 죽음이 찾아들어도 그다지 놀랄 일 없을 것이다. 그렇지 않은가!
입춘과 설날을 맞이하여 독자 모두와 家內(가내)에 陽光(양광)이 깃들고 만복이 찾아 들기를...
(오늘 올린 대문 사진은 입춘의 빛이다.)
[출처]<a href='http://www.hohodang.com/?bbs/view.php?id=free_style&no=1428' target='_blank'>호호당 블로그</a>
첫댓글 이미 바람은 봄 기운을 머금고 있으며 숨쉬기 편해지는 시점이네요. 겨울 지나면 봄이 오는건 당연지사...다만 봄이 길지 짧을지는 아는이가 없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