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츠. 호수 곁에 머무는 마음.
스위스를 여행하다 보면 유명한 곳들은 많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른 뒤에도 오래 기억에 남는 곳은 의외로 작은 마을인 경우가 많습니다.
Spiez는 그런 곳입니다.
툰 호수의 푸른 물결이 마을을 감싸고 있고. 언덕에는 포도밭이 계단처럼 이어집니다. 그 아래에는 작은 항구와 오래된 성이 조용히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처음 스피츠에 도착했을 때는 화려한 관광지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마을을 천천히 걷다 보니 이상하게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호숫가 벤치에 앉아 지나가는 유람선을 바라보고. 포도밭 사이 길을 따라 천천히 걸어보고. 작은 카페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시며 멀리 니젠산을 바라보는 시간.
그것만으로도 충분했습니다.
젊은 시절의 여행은 늘 더 멀리 가고 더 많이 보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풍경 하나를 오래 바라보는 시간이 더 소중해졌습니다.
스피츠는 그런 여행자를 위한 마을입니다.
특별한 볼거리를 찾기보다.
아무 이유 없이 호수를 바라보고.
아무 목적 없이 골목을 걷고.
아무 말 없이 벤치에 앉아 있는 것.
그것이 이 마을이 주는 가장 큰 선물입니다
.
해 질 무렵이면 호수는 금빛으로 물들고. 작은 항구에 정박한 배들도 붉은 노을을 품습니다.
그 풍경을 바라보고 있으면 문득 알게 됩니다.
행복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조용한 호수 하나.
따뜻한 햇살 한 줄기.
그리고 오늘 하루 무사히 걸어온 시간.
그것이면 충분하다는 것을.
그래서 스피츠는 관광지가 아니라 쉼표 같은 마을입니다.
바쁘게 살아온 사람에게 잠시 쉬어가라고.
조용히 말을 건네는 호숫가의 작은 마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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