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비즈니스에서 ‘윈도우 컴퍼니(Window Company)’는 공식적인 용어는 아니지만, 실무에서는 자주 쓰이는 표현이니 꼭 인지하고 잘 점검해야 한다. 수출입 거래를 연결하거나 외형상 실제 거래에 대해 창구 역할을 하는 회사를 의미한다. 그러나 상황에 따라 약간씩 의미가 달라지기 때문에 핵심을 잘 이해해야 한다.
●중간 매개자 역할하는 기업
먼저, 역할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Window Company는 거래에서 창구 역할을 한다. 중소기업이 해외 바이어와 직접적으로 거래하기 어려운 경우나 거래 당사자가 아닌 제3의 회사가 계약과 결제, 그리고 커뮤니케이션을 대신 수행해야 하는 상황에서 중간 매개자 역할을 하는 기업을 말한다.
예를 들어 A국 제조업체(수출기업)와 B국 바이어 사이에 거래를 중개하거나 관련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종합상사가 끼어드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이와는 별개로 거래 당사자 사이에 신용도를 제고하여 거래를 촉진하는 역할도 Window Company가 수행한다.
거래 상대방의 신용이 부족하거나 국가적인 리스크가 있을 때(또는 상호 신뢰 관계가 형성되어 있지 않을 때) 신용도가 높은 다른 국가의 회사 명의로 계약을 체결하는 게 대표적이다. 중국에 비즈니스를 진행하면서 싱가포르나 홍콩 법인을 Window Company로 활용하여 대외 신인도를 높이는 것이 전형적인 사례이다.
●규제 및 리스크 회피 위해 활용
이밖에 Window Company는 규제 및 리스크 회피를 위해 활용되기도 한다. 특정 국가나 무역업체에 대한 수출입 규제, 금융 제재, 세금 문제 등을 회피하기 위해 등장하는 제3국 회사를 Window Company라고 말하기도 한다.
거래금액이 거액인 상황에서 은행의 금융(신용장 개설 등)을 이용하기 위한 상황에서도 Window Company가 구원투수로 등장한다.
한 마디로 리스크를 분산하여 수출입 거래 가능성을 높이고 규제를 회피하는 수단이지만, 적지 않은 수수료가 들어가고 분쟁이 발생하면 거래 당사자와 관계가 복잡하여 해결이 용이하지 않은 단점이 있다.
종합상사의 A 부장은 B 대리를 불러 목소리를 높여 다그치고 있다. 개도국에 수출하면서 해당 제품 생산업체인 C 기업과 협업했는데 바이어는 제품에 하자가 있다면서 거래를 중개한 종합상사가 직접 나서 하자를 처리해 달라는 내용이 팩스를 통해 도착한 상황이다.
B 대리는 계약을 체결할 때 하자보증이나 클레임 등 계약으로 발생한 모든 문제는 제조업체가 책임지기로 ‘약속했다’라고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답하였다.
그동안의 여타 업체와의 관행이 있는 데다 계약체결 미팅에서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여 계약서에 해당 조항을 넣지 않은 실수를 B 대리가 저지른 것이다.
●거래조건·면책조항 잘 살펴야
종합상사가 중소기업의 수출을 대행하는 경우 제때 선적을 못해서 수출입 계약 당사자인 종합상사에 보상책임이 전가되기도 하고 앞의 사례처럼 품질이 당초 기대한 수준에 미치지 못할 경우 같은 상황에 내몰린다.
특히 수출보험이나 해상보험을 부보해야 하는 경우에 부보 당사자와 부보 조건을 계약서에 정확하게 명기하여야 분쟁과 그 책임에 대해 줄다리기 위험이 제거된다.
또한 협력업체인 중소기업이 해외거래에 초보일 경우 모든 절차의 이행에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적지 않음을 인지하여 잘 챙겨야 한다.
최근 중동전, 그리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하여 국제적인 규제가 가해지고 있는 경우에 이를 회피하는 수단으로 Window Company가 등장하기도 한다.
미국의 규제로 러시아의 원유 수출이 막힌 상황에서 직접거래가 힘들어 제3의 페이퍼 컴퍼니(Paper Company)가 얼굴을 내민다.
정상 가격보다 크게 낮은데다 제품의 품질에도 문제가 없기 때문에 규제를 우회하는 통로로 잘 이용된다. 이런 경우에도 분쟁이 발생하면 원만한 해결이 힘들기 때문에 사전에 거래조건을 잘 점검해야 한다.
특히 달러 결제가 힘들다는 점을 감안하여 물물교환 방식이 등장하기도 한다. 만약 자기 회사가 국제거래에서 Window Company 역할을 했다면 아래와 같은 면책조항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잘못하면 수수료 수입보다 더 큰 보상소송에 휘말릴 수 있기 때문이다.
[Article--- Claim]
Buyer acknowledges that the selection of the Goods to be provided under this Contract, their specification, quality conditions and other terms and conditions of this Contract have been determined by both Buyer and Manufacturer. Therefore, any and all claims by Buyer arising out of or in connection with the defect, poor quality, non-delivery, delay in delivery, shortage etc, of the Goods hereunder shall be settled by and between both Buyer and Manufacturer. Buyer shall exempt Seller from any responsibility or obligation hereunder.
(구매자는 본 계약에 따라 제공되는 상품의 선택, 그 사양, 품질 조건 및 기타 계약 조건이 구매자와 제조자에 의해 공동으로 결정되었음을 인정한다. 따라서 본 계약에 따른 상품의 결함, 품질 불량, 미인도, 인도 지연, 수량 부족 등과 관련하여 발생하는 모든 클레임은 구매자와 제조자 간에 해결되어야 한다. 구매자는 본 계약과 관련하여 판매자를 어떠한 책임이나 의무로부터도 면제한다.)
최용민
최용민경제통상연구소장
광운대·숭실대 겸임교수
대한상사중재원 중재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