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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있는 산까지의 거리를 잴 줄 알게 된 마을의 우화
달의 시차를 이용한 측정
지구 궤도 지름을 밑변으로 하는 연주시차
세페이드 변광성의 주기
빛의 도플러 효과
1. 연주시차를 이용한 거리 측정
태양 주위를 공전하는 지구에서 한 별을 계속 관측하면 별은 어떻게 보일까? 지구 공전 궤도의 양 끝에서 별을 관측하면 별이 보이는 방향이 달라져서 시차를 측정할 수 있다. 그림과 같이 지구가 E1에 있을 때, 지구에서 비교적 가까운별 S는 배경이 되는 별에 대해 S1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 또, 6개월 후 지구가 E2에 있을 때, 별 S는 배경이 되는 별에 대해 S2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때 ∠E1SE2를 별 S의 시차라 하며, 이 시차의 이미지인 p를 별 S의 *연주 시차라고 한다.
연주 시차 1초(1초는 1도의 각도를 3,600으로 나눈 값이다. 즉 3,600초=1도)에 해당하는 거리를 1파섹(parsec, 약자 pc)이라고 한다. 1파섹을 광년으로 환산하면 3.26광년이다.
연주시차를 처음으로 측정한 인물은 독일의 과학자 프리드리히 베셀(Friedrich Wilhelm Bessel, 1784 ~ 1846)이다.
2. 별빛의 밝기를 이용한 거리 측정
우리는 경험적으로 가까이 있는 불빛이 멀리 있는 불빛보다 더 밝게 보인다는 것을 안다. 같은 거리에서 같은 밝기였던 2개의 불빛 중 하나를 다른 하나보다 2배 먼 거리에 놓아두면 밝기가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해, 즉 4분의 1로 어두워진다. 그런데 거리를 가늠하기 힘든 희미한 불빛을 보았다고 치자. 우리는 그 불빛이 원래는 아주 밝지만 워낙 멀리 있기 때문에 희미한 것인지, 아니면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있지만 원래 불빛이 어두워서 희미한 것인지 알 길이 없다. 우리 눈에 들어오는 빛의 밝기, 즉 ‘겉보기 밝기’는 그 광원의 원래 밝기(이것을 ‘절대 밝기’라고 한다. 일정한 기준 거리를 정해 놓고 광원이 관측자에게서 그 거리만큼 떨어져 있을 때 얼마나 밝은가를 정하면 된다.)와 관측자와 광원 사이의 거리의 영향을 모두 받기 때문에 빛이 밝은지 어두운지만으로는 그 빛까지의 거리를 전혀 알 수 없다. 만약 우리가 다른 방법으로 별빛의 절대 밝기를 알 수 있다면 어떨까? 그렇다면 우리는 절대 밝기와 겉보기 밝기를 비교해서 별이 절대 밝기의 기준이 되는 거리보다 얼마나 가까운지, 혹은 얼마나 먼지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겉보기 밝기가 절대 밝기보다 9배 정도 어둡다면(밝기는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하니까.) 그 별이 절대 밝기의 기준 거리보다 3배 멀리 있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별빛의 절대 밝기를 알 수 있는 방법은 1912년 리비트가 세페이드 변광성을 조사하여 주기와 절대 밝기가 비례한다는 점을 통해 밝혀냈다.
세페이드 변광성은 별빛의 밝기가 주기적으로 변하는 별이다. 세페이드 변광성은 별의 중력 수축과 별 내부의 핵융합 반응에서 생기는 열이 만드는 압력이 서로 밀고 당겨 별 자체의 크기가 변하기 때문에 밝기가 달라진다. 중력 수축이 강해지면 별은 움츠러들고 어두워진다. 이렇게 별이 움츠러들어 별 내부의 연료가 압축되면 핵융합 반응이 격렬해져 더 많은 에너지를 낸다. 이 결과로 별의 온도는 높아지고 압력도 따라서 높아져 별이 부푼다. 이때는 세페이드 변광성이 밝아진다. (맥동) 맥동의 주기는 그 변광성의 밝기(절대등급)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이 관계는 관측 결과 알게 된 일이지만, 이론적으로도 설명이 된다. 큰 종을 치면 낮고 장중(莊重)한 소리가 나오고, 작은 종을 치면 높고 귀여운 소리를 낸다. 피아노 소리에 비유하면, 낮은 음을 내는 피아노선은 굵고, 높은 음을 내는 피아노선은 가늘다. 별의 맥동도 종의 진동이나 피아노선의 진동과 마찬가지여서, 큰 별(절대 등급이 밝은 별)의 진동 피치는 낮고 주기가 길며, 작은 별(절대등급이 어두운 별)의 진동 주기는 짧다. 맥동의 주기를 알면 그 변광성의 절대등급을 알 수 있으며, 이것과 겉보기의 밝기(등급)와의 차로부터 거리를 알 수 있다. 이 방법은 성단이나 외부은하계 성운의 거리를 재는 데 사용된다. 즉, 별이나 성운의 거리라고 하는 천문학의 어려운 문제가 맥동하는 단주기 변광성에 의해서 간단히 해결되는 것이다. |
리비트가 밝혀낸 것은 세페이드 변광성의 밝고 어두워지는 주기와 절대 밝기 사이에 간단한 비례 관계가 있다는 사실이었다. 소마젤란 성운에 있는 세페이드 변광성들은 지구로부터 거리가 모두 제각각이겠지만 대체로 지구에서 소마젤란 성운까지의 거리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이것은 지구에서 소마젤란 성운까지의 거리가 워낙 큰 반면, 소마젤란 성운 안에 있는 세페이드 변광성들 사이의 상대적인 거리는 무척 짧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리비트가 조사한 세페이드 변광성들은 지구에서 떨어진 거리가 거의 똑같다고 가정해도 무방하다. (천문학자들은 통이 크다. 참고로, 소마젤란 성운까지의 거리는 약 20만 광년, 성운의 지름은 약 7,000광년이다.)
리비트의 결과는 모든 세페이드 변광성들의 상대적인 거리를 알 수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두 세페이드 변광성의 주기를 비교하면 같은 거리에 있을 때 어느 세페이드 변광성이 더 밝은지 알 수 있다. 여기서 다시 겉보기 밝기를 비교하면 하나의 별이 다른 별보다 얼마나 가까운지 혹은 멀리 있는지 알 수 있다. 이 과정을 계속 반복하면 결국 모든 세페이드 변광성들 사이의 상대적인 거리를 잴 수 있다.
이제 남은 일은 세페이드 변광성을 아무것이나 하나 골라 지구에서 떨어진 거리를 재는 일이다. 이것만 성공하면 세페이드 변광성의 변광 주기를 이용해 그 성운 안에 있는 다른 모든 세페이드 변광성들까지의 실제 거리를 알 수 있다.
덴마크의 아이나르 헤르츠스프룽은 리비트가 세페이드 변광성을 발견한 이듬해에 은하수에 있는 몇몇 세페이드 변광성까지의 거리를 직접 재는 데 성공했다. 그는 대략 같은 거리에 있는 여러 개의 세페이드 변광성들을 통계적으로 분석해 평균적인 시차를 구하는 방식을 취했다. 헤르츠스프룽의 방법은 미국의 할로 섀플리에게로 이어졌다. 헤르츠스프룽은 자신의 관측 결과와, 리비트가 발견한 소마젤란 성운 변광성의 주기-밝기 관계를 결합해 소마젤란 성운까지의 거리를 추정할 수 있었다. 이것은 우리 은하 밖 외계 은하에 대한 최초의 거리 측정이었다. 소마젤란 성운은 우리 은하에서 아주 가까운 작은 은하이다.
허블은 1923년 당시로서는 세계에서 가장 컸던 윌슨 산 천문대의 구경 100인치짜리 망원경으로 안드로메다 성운을 촬영했다. 허블과의 관계가 그다지 좋지 않았던 섀플리는 1921년 이미 하버드 천문대로 자리를 옮긴 상태였다. 허블은 억세게 운도 좋았던지 이 사진에는 세페이드 변광성이 하나 찍혔다. 이것은 안드로메다 성운에서 관측된 최초의 세페이드 변광성이었다. 그러니까 허블이 관측한 안드로메다 성운의 사진에 그 성운까지의 거리를 알려줄 지표가 그대로 찍힌 것이었다.
3. 적색편이(빛의 도플러 효과)를 통한 거리 측정
위험을 무릅쓰고 기찻길을 걸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기차가 다가오면서 경적을 울릴 때와 멀어지면서 경적을 울릴 때 그 소리가 같게 들리지 않는다는 것을 경험했을 것이다. 그것은 다가오는 물체가 내는 소리의 진동수는 커져서 높은 음으로 들리고 멀어지는 물체가 내는 소리는 진동수가 적어져서 낮은 음으로 들리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이런 현상을 도플러 효과라고 하는데 이런 현상은 음파뿐만 아니라 빛에도 나타난다. 따라서 다가오는 광원에서 나오는 빛은 푸른빛 쪽으로 편향(blue shift, 청색편이)되어 나타나고, 멀어지는 광원에서 나오는 빛은 붉은빛 쪽으로 편향(red shift, 적색편이)되어 나타난다. 같은 원소에서는 일정한 파장을 가진 몇 가지 파장의 빛만을 내므로 스펙트럼의 수와 모양을 살펴보면 이 빛이 어떤 원소에서 나온 빛인지 판별할 수 있으며 또 얼마나 어느 쪽으로 편향되었는지도 알 수 있다.
1936년에 허블과 휴메이슨은 몇 년에 걸친 끈질긴 관측 끝에 적색편이의 정도와 은하까지의 거리가 비례한다는 것을 확인하게 되었고 이것을 허블 법칙으로 발표하였다. 이제 인간은 은하의 적색편이 정도만 측정하면 그 은하까지의 거리를 알아낼 수 있게 된 것이다.
대논쟁 1920년대에는 두 명의 저명한 천문학자 할로 섀플리와 히버 커티스 사이에 큰 논쟁이 있었다. M31(안드로메다)이라는 천체가 하늘에 있는데, 이 천체가 우리은하 안에 있는지(이 경우 M31은 안드로메다 ‘성운’이며 우리은하가 우주 전체가 된다) 혹은 밖에 있는 다른 은하인지(이 경우 안드로메다 ‘은하’이며 우리은하는 우주의 일부가 된다)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진 것이다. 하지만 이 천체까지의 거리를 잴 수 없어 무의미한 공론에 그치고 있었다. 미국 윌슨산 천문대에 근무하던 관측 천문학자 에드윈 허블은 M31 안에 있는 세페이드 변광성의 밝기를 이용해 거리를 재는 데 성공했고, 이 천체가 우리은하 밖에 위치한 외부 은하임을 밝혔다. |
첫댓글 와우~
말이 필요치 않네요 ^^
발제문만 읽어도 될거 같은데요~
멋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