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연예계와 언론계의 공공연한 비밀이었던 ≪일간스포츠≫ 장중호 사장과 탤런트 명세빈의 사랑이 머지않아 결실을 맺을 것으로 보인다. 5월 결혼설이 유력시됐지만 장 사장의 사업 문제로 결혼이 미뤄졌던 두 사람의 결혼 시기는 올 가을, 늦어도 연말이 될 것으로 주변에서는 내다보고 있다. 측근이 확인해준 명세빈 어머니의 입장과 문희에게 직접 확인한 결혼설의 진상.
●취재/김지영 기자 ●사진/Sa Vie 정보자료팀
<재벌가의 예비 며느리, 탤런트 명세빈(27세). ≪일간스포츠≫ 장중호(30세) 사장과 5년여 동안 교제해온 명세빈이 올 가을 결혼할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은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장씨의 어머니이자 원로배우인 문희(본명 이순임, 57세) 씨가 공식석상에서 “아들이 올 가을 연예인과 결혼할 것”이라고 언급함에 따라 그동안 나돌던 두 사람의 결혼설이 기정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문희, “예쁜 만남 가져온 두 사람,
올 가을 결혼할 것”
문희 씨가 이들의 결혼 얘기를 꺼낸 것은 지난 5월 22일 강원도 동해시 묵호항에서 한국영상자료원 주최로 열린 ‘영화의 고향을 찾아서 <미워도 다시 한 번>’ 촬영지 답사 여행에서였다.
<미워도 다시 한 번>의 주연배우 자격으로 이날 행사에 참석한 문희 씨는 80여 명의 팬들과 5백여 명의 동해시민이 모인 가운데 ‘관객과의 대화’ 시간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문희 씨는 남편(고 장강재 ≪한국일보≫회장)과 사별한 후 5년 동안 바깥 출입도 삼가고 두문불출하며 힘겹게 보낸 이야기, 이후 지도자 과정을 거쳐 3년간 언론사 대표로 활동했던 얘기 등을 스스럼없이 털어놓았다. 이야기가 한창 무르익을 즈음 아들 장 사장의 결혼 시기를 묻는 질문이 나오자 그녀는 “큰아들(장중호 사장)이 몇 년 동안 연예인과 교제하고 있으며, 올 가을쯤 결혼식을 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문희 씨가 아들의 배우자로 명세빈의 이름을 언급한 것은 아니지만 두 사람의 교제 사실이 그동안 연예계와 언론계의 공공연한 비밀이었다는 점에서 상대가 명세빈이라는 데 이의를 다는 사람은 없다.
문희 씨는 지난 6월 19일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장중호 사장의 배우자가 명세빈임을 간접적으로 시인했다.
“강원도 동해에서 가진 ‘관객과의 시간’에 아들이 가을에 결혼할 것이라고 하셨는데, 명세빈 씨와 장중호 사장이 가을에 결혼하는 게 사실이냐”는 질문에 그녀는 “그 얘기에 대해서는 말하고 싶지 않아요. 지금 인터뷰하고 싶지도 않고, 인터뷰할 상황도 아니에요. 지난번(강원도 동해항에서 가진 ‘관객과의 대화’ 시간)에 다 얘기했다고 생각해요. 두 사람에 관해 할 수 있는 얘기는 그때 말한 게 전부예요”라고 입장을 밝혔다.
짧은 그녀의 대답에는 “두 사람이 올 가을 결혼할 것”이라고 했던 얘기가 아직 유효하다는 뜻이 내포돼 있었다. 하지만 확인 결과 구체적인 결혼식 날짜와 장소가 잡힌 것은 아니었다.
고비마다 슬기롭게 극복한
드라마틱한 러브 스토리
사실 장중호 사장과 명세빈의 결혼은 오래 전부터 예고된 일이었다. 동화 같은 첫 만남으로 시작된 두 사람의
러브 스토리는 그야말로 드라마틱했다.
두 사람은 1999년 4월 3일 서울 리틀앤젤스회관에서 열린 제35회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에서 처음 만났다. 당시 장 사장은 주목받는 신예 언론 경영인이었고, 명세빈은 연예계의 떠오르는 샛별이었다. 이날 명세빈은 KBS 드라마 <순수>로 TV 드라마 부문 신인연기상을 수상했고, 장중호 사장은 주최측인 ≪한국일보≫의 고위 관계자 자격으로 그녀에게 시상했다. 운명적인 만남의 시작이었다.
이날 저녁 서울 강남의 한 가라오케에서 열린 시상식 뒤풀이에서 우연치 않게 근거리에 앉은 두 사람은 편하게 얘기를 주고받으며 서로에게 호감을 갖게 됐고, 이후 편한 오빠 동생 사이로 지냈다. 영화 관람이나 서울 강남 등지의 고급 레스토랑에서 저녁 식사를 하는 등 둘만의 오붓한 만남이 잦아지면서 일년 뒤 두 사람은 어느새 연인 사이가 되어 있었다.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들의 교제는 재벌 2세와 연예인 스타의 만남이라는 점에서 핫뉴스로 떠오르며 단연 주목을 끌었지만, 그리 순탄치만은 않았다. 측근에 따르면 장 사장의 어머니인 문희 씨가 처음에는 명세빈이 연
예인이라는 점 때문에 이들의 교제를 반대했었다고 한다. 재벌가의 며느리로 살아오면서 연예인이기에 겪어야 했던 고충이 적지 않았던 만큼 연예인을 큰며느리로 맞아들이는 것을 부담스러워했다고.
문희 씨는 이러한 심정을 5월 22일 강원도 동해에서 가진 ‘관객과의 대화’ 시간에도 어렴풋이 내비쳤다.
그녀는 “몇 년 동안 (두 사람이) 사귀는 것을 지켜봤다. 처음 교제 사실을 알았을 때는 아버지도 배우와 결혼했기 때문에 아들도 똑같이 배우와 결혼하려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 주위에서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라고 할까봐 걱정을 많이 했다. 하지만 본인이 선택한 것이기에 관심을 갖고 지켜봤고, 예쁘게 사귀고 있음을 알게 됐다. 내가 ‘어디가 그렇게 좋으냐’고 물었더니 아들이 ‘같이 있으면 편하고 좋다’고 하더라. 자기 인생이고, 본인이 좋다고 하니 굳이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고 밝혔었다. 그녀가 두 사람의 결혼을 이미 허락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문제는 그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명세빈이 출연하는 드라마에서 노출 신이나 키스 신을 촬영할 때마다 두 사람간에는 불협화음이 생기곤 했다. 이 때문에 명세빈은 올 초 연예 활동과 장 사장과의 사랑을 두고 심각한 고민에 빠지기도 했다고 측근은 전했다.
명세빈 어머니 “장 사장은 좋은 청년,
결혼 반대하지 않아”
그러나 이들의 사랑은 이해와 양보로 위기 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서로에 대한 변함 없는 애정을 확인하면서 점점 무르익었다. 때문에 결혼설 또한 심심치 않게 불거졌다. 그때마다 명세빈은 말을 돌리며 명확한 언급을 회피했지만 전혀 근거가 없는 소문은 아니었다. 측근에 따르면 장중호 사장 쪽에서는 한두 해 전부터 결혼을 종용했지만 연기 생활에 우선 순위를 뒀던 명세빈이 이를 미뤄왔다고 한다. 두 사람은 ‘5월 결혼설’이 나돌던 올 봄에도 결혼을 추진한 적이 있지만 장 사장에게 회사 문제로 해결할 일이 생겨 가을로 연기됐었다고.
하지만 명세빈측에서는 올 가을 결혼설을 부인했다. 명세빈의 매니저는 “명세빈 씨가 장중호 사장과 진지한 만남을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올 가을에 결혼한다는 소문은 사실과 다르다. 명세빈 씨가 아직은 연기 활동에 더 비중을 두고 있기 때문에 올해 안에 결혼하기는 힘들 것 같다. 명세빈 씨의 어머니도 두 사람의 관계를 알고 계시지만 결혼 얘기에 대해서는 언급할 단계가 아니라는 입장이시다”고 전했다.
명세빈의 모친은 문희 씨가 ‘올 가을 결혼’을 언급한 직후, “문 여사가 생각하시기에 가을쯤 식을 올리면 좋겠다는 소망을 피력한 것 같다. 둘이 좋은 감정으로 만나는 건 사실이지만 아직까지 결혼과 관련해 결정된 사항은 아무것도 없다. 문희 여사와 아직 전화 통화도 해본 적이 없고, 양가에서 구체적으로 혼담이 오간 적도 없다. 세빈이한테도 결혼에 관한 얘기는 듣지 못했다. 일전에 장 사장이 한번 인사하러 온다고 했지만 때가 아니라서 만나지 않았다. 세빈이를 통해 항상 소식을 들으면서 좋은 청년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세빈이의 배필은 기독교 신자면 좋겠다는 우리 얘기를 전해듣고선, 당장 교회를 다닐 정도로 잘한다. 사실 세빈이 배필은 평범하고 착실한 기독교 신자였으면 했다. 결혼도 서른을 넘겨서 하길 바랐다. 그런데 둘이 서로를 무척 아끼고, 자주 만나는 모습을 보면서 생각을 바꿨다. 두 사람이 침착하게 자신들의 앞날을 결정해 나가리라 믿는다. 이들이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조용히 지켜봐달라”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장중호 사장은 현재 결혼에 관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명세빈 역시 5월 말 친구들과 함께 미국으로 여행을 떠나 아직 돌아오지 않고 있다. 두 사람이 과연 언제쯤 시원스레 결혼 발표를 할지 자못 궁금해진다.
명세빈은…
지난 1996년 동덕여대 재학 당시 가수 신승훈의 뮤직비디오 <내 방식대로의 사랑>을 통해 연예계에 데뷔한 뒤 크라운제과 ‘쵸코하임’ CF를 통해 사람들에게 각인되기 시작했다. 이 CF에서 긴 머리를 삭발하고 백혈병에 걸린 친구를 위로하는 역할로 신선한 이미지를 남겼고, 덕분에 영화 <남자의 향기> 여주인공으로 캐스팅됐다. 이후 드라마 <순수> <종이학>과 영화 <남자의 향기> 등에 출연한 명세빈은 최근 KBS <내 사랑 누굴까>에서 지고지순한 며느리 모습으로 좋은 반응을 얻었고, 지난 3월 SBS <태양 속으로>가 종영한 이후 활동을 중단한 상태.
장중호 사장은…
고 장강재 ≪한국일보≫ 회장의 장남으로 지난 2001년 6월 ≪한국일보≫에서 독립한 ≪일간스포츠≫ 사장에 취임, 언론계의 신진 세력을 대표하는 인물. 경기고와 미국 아메리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재원인 장 사장은 ≪한국일보≫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한 방법으로 ‘백도어 리스링(backdoor listing, 우회등록)’이라는 선진 기법을 통해 ≪일간스포츠≫를 코스닥 시장에 등록한 코스닥 등록법인 최연소 CEO이기도 하다. 미모의 여배우로 이름을 날린 어머니 문희 씨를 닮은 깔끔한 외모의 소유자다.
문희는…
남정임, 윤정희와 함께 트로이카라는 말을 탄생시킨 1960년대 최고의 여배우. 1965년 이만희 감독의 <흑맥>으로 데뷔, 2백여 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눈매가 깊고 아름다운 여배우로 불렸던 문희는 1971년 고 장강재 ≪한국일보≫ 회장과 전격 결혼한 뒤 은막을 떠났다. 1989년 장 회장이 간암으로 사망한 뒤 5년 동안 바깥 출입도 삼가고 두문불출하며 힘겨운 나날을 보냈다. 1998년 한국 종합미디어 대표이사 회장, 1999년 한국영상자료원 이사와 문화관광부 한국 문화산업 진흥위원회 위원직을 맡으며 다시 활발한 대외 활동을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