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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쇠와 마님 |
옛날
옛적에 돌쇠와 마님이 살았다. 돌쇠는 총각이고 마님은 과부였다. 돌쇠는 마님을 극진히 모셨고, 마님도 돌쇠를 아꼈다. 마님은 돌쇠에게만 쌀밥을
주었다. 결국 두 사람은 넘어서는 안 되는 선을 넘고 말았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마을 사람들이 돌쇠와 마님을 관가에 고발하였다. 두 사람은
어떤 처벌을 받게 될까? 정답은 사형이다. 돌쇠와 마님은 둘 다 배우자가 없으므로 현행법으로는 아무런 죄가 없다. 그러나 조선 시대에는 혼인관계 이외의 남녀관계는 전부 간통이다. 게다가 돌쇠의 신분은 노비이고 마님의 신분은 사대부이다. 『경국대전』에 따르면 노비가 상전의 아내와 간통하면 참형(斬刑)에 처한다. 따라서 돌쇠는 참형이다. 또 『경국대전』에서는 사대부 여성이 음탕한 짓으로 풍속을 더럽히면 교수형에 처한다고 하였다. 음탕한 짓은 간통을 뜻한다. 따라서 돌쇠와 ‘음탕한 짓’을 벌인 마님은 교수형이다. 문제가 되는 것은 사대부 여성과 간통한 내연남도 함께 교수형에 처한다는 조항이다. 따라서 돌쇠에게 참형을 적용할지 교수형을 적용할지는 법리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돌쇠가 먼저 마님을 유혹했는지, 아니면 마님이 먼저 꼬리를 쳤는지 두 사람을 매우 쳐서 진상을 밝혀야 할지도 모르겠다. 어쨌거나 돌쇠와 마님을 기다리는 건 오직 죽음뿐이다. |
[번역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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