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옥 지음, 조진옥 그림 | 신국판 | 232쪽 | 12,000원 | 2009년 6월 8일 발행
ISBN 978-89-92527-26-2 73530 | 휴먼어린이 발행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환경 철학 이야기
과연 지구는 모든 생명체가 행복하게 살아가는 곳일까?
외계인의 낯선 눈으로 인간과 지구를 본다면 어떨까?
환경에 대한 다양한 주장과 흥미로운 토론으로
생각이 깊어지는 환경 철학 이야기
환경 문제의 심각성과 중요성은 많이 다뤄지지만 ‘환경을 보는 시선’, 그 생각의 토대를 ‘스스로’ 생각해 보는 과정은 미흡하다. 휴먼어린이에서 나온 <지구는 생명체가 살만한 행성인가?>는 외계인의 낯선 시선으로 지구의 생명체와 환경에 대해 묻고 주장하고 토론하면서 환경을 보는 시선, 그 생각의 토대를 만들어 가는 환경 철학 이야기이다.
<지구는 생명체가 살만한 행성인가?>에는 지구인의 입장에서 ‘환경을 보존’하고, ‘생명을 보호’해야 한다는 식의 당연한 이야기가 없다. 반면, 외계인의 시선에서 ‘지구 환경의 위기가 아니라 그냥 변화가 아닐지’, ‘왜 환경을 보존해야 하는지’, ‘누구를 위한 환경 보호인지’, ‘환경 문제가 경제 문제가 아닌지’와 같은 새로운 시각의 질문과 토론이 가득하다. 단순히 환경 지식을 담은 책이 아니라 환경에 대한 다양한 사고를 매력적인 이야기로 풀어낸 생각이 깊어지는 환경 책이다.
소설 쓰는 철학자로 잘 알려진 <공자, 지하철을 타다>의 저자, 김종옥은 인간의 틀을 벗어난 외계인의 눈으로 인간과 지구를 좀 더 낯설게, 솔직하게 보여 주고 있다. 철학이 뒷받침된 탄탄한 논리와 흥미로운 주장, 다양한 캐릭터로 단숨에 읽히는 소설적 구성의 이 책은 환경 교육의 효과와 읽는 재미를 모두 살려 내고 있다.
익숙한 것을 낯설게 보는 철학
<지구는 생명체가 살만한 행성인가?>는 어느 외계인 종족이 자신들이 살던 행성계의 파멸로 새롭게 이주할 행성을 찾아 지구를 방문하는 것으로 시작해, 지구 생태계의 구조와 생명체들을 탐사하면서 자신들이 지구 생명체, 특히 인간과 더불어 행복하게 살 수 있을지를 조사하는 과정의 이야기이다.
‘왜 외계인일까?’ 지구 생명체의 시선, 인간의 시선을 벗어나 지구를 본다는 것은, 익숙해서 당연하게 여겨지는 모든 것을 낯설고 새롭게 바라본다는 것을 뜻한다. 외계인 친구들은 어떠한 편견과 선입견도 없기 때문에 ‘인간이 지구의 주인공’이라거나 ‘환경을 보존해야 한다’는 주장, ‘대량 멸종이 위험한 일’이라거나 ‘인간 사회를 움직이는 경제 구조’를 이해하기 힘들어 한다. 이 책의 주인공들은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사실들에 대해 불편한 그러나 근본적인 질문들을 스스럼없이 던지고 전혀 새롭게 논의를 이끌어 간다.
인간의 삶을 되돌아보는 성찰
외계인 친구들은 식물, 동물, 인간을 차례로 만나면서 지구의 모든 생명체는 커다란 지구 생태계의 순환 속에 놓여 있음을 알게 된다. 하지만 유일한 지적 생명체, 인간 종족만은 지구 생태계의 순환에서 벗어난 듯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발견한다.
인간의 사회, 경제, 문화적 삶의 방식이 가장 기본적인 생명의 차원에서 바라보면 매우 이질적이며 파괴적인 방식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영향은 지구 생태계 전체를 위험에 빠뜨리는 상황에까지 이르러, 모든 생명체가 행복하게 살아갈 권리를 박탈하고 있는 건 아닌지, 그래서 인간만 사라져 준다면 지구 생태계가 평화로워지지 않겠냐고 묻는다. 인간에 대한 낯설고 불편한 주장들이 부딪치는 과정은 인간인 우리에게 자연스럽게 성찰할 기회를 제공한다.
지금 우리 인간들은 한껏 잘난 체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거대한 건축물과 자동차로 꽉 찬 도시, 유전자 조작 기술, 새로운 물질을 만들어 내는 미세 기술, 어마어마한 댐과 운하 따위를 만들면서 “어때, 나 대단하지?” 하고 뽐내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그게 과연 뽐낼 만한 일일까요? 그건 어쩌면 어릴 때 하던 ‘땅따먹기’ 놀이와 같은 건 아닐까요? 많이 차지했다고 으스대고 좋아하지만, 결국 남의 몫을 ‘빼앗은’ 것일 뿐이지요. ‘내 능력이 뛰어나서’, ‘내가 노력해서’라고 항변할지 모르지만, 결국 그 능력도 ‘남의 몫을 빼앗는 능력’, ‘내 몫을 불리는 노력’이 아니었을까요?"
-머리말에서
외계인의 지구 환경 100분 토론
네 명의 외계인 친구들은 탐사를 하면서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 ‘지구 생태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생명이란 것이 뭔지?’, ‘누가 진짜 지구의 주인공인지?’, ‘대량 멸종이 자연스러운 건 아닌지?’, ‘인간만 사라져 주면 해결되는 건 아닌지?’, ‘환경의 위기라고 엄살을 떠는 건 아닌지?’, ‘환경 문제의 진짜 원인이 무엇인지?’, ‘누가 왜 어떤 책임을 져야 하는지?’, ‘생명체의 공존을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
이런 수많은 질문에 대한 답 또는 주장은 일방적으로 주어지는 설명이 아니라 등장인물들의 대화와 토론으로 이어진다. 동식물의 관점에서 본 인간의 모습, 환경에 대한 인간들의 다양한 생각과 그 생각의 배경, 주장들이 때론 설득으로, 때론 격한 논쟁으로, 때론 부드러운 설명으로, 때론 상황극으로, 때론 게시판 토론으로 다양하게 전개된다.
이 책 곳곳에는 시나리오 대본처럼 ‘등장인물 누구누구’라는 표시와 함께 ‘대사’가 나온다. 모두 어떤 주제에 대해 질문하고, 주장을 펼치고 토론하는 장면들이다. 또한 10개의 <생각을 여는 토론방>은 깊게 생각해 보아야 할 환경 주제 10가지를 게시판 토론으로 진행한다.
이처럼 책 전체에 질문과 토론이 가득한 것은 당위적이고 일방적인 결론을 유보하고 다양한 생각과 주장에 대해 의문을 던지고 각자 스스로 생각해서 결론에 이르도록 유도하기 위함이다. 이 책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입장이 담겨 있다. 지구 환경을 보호하려는 입장, 개발하려는 입장, 중립적인 관점에서 합리적인 방안을 찾으려고 하는 입장, 같은 의견이지만 그 해결 방법에서 의견 차이를 보이는 사람 등. 이런 여러 가지 입장을 읽다 보면 ‘그럼 나는?’ 하는 질문이 자연스럽게 나온다. 이 책은 이런 과정을 통해 독자가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보고, 만들어 보는 기회를 제공한다.
‘왜 그래야 하는가’를 끊임없이 묻고 찾는 토론의 과정 속에서 어떤 주장은 그럴듯하게 들리지만 모순이 가득한 엉터리이고, 어떤 주장은 담담하지만 감동과 힘이 있고, 어떤 방법들이 가능하고 가능하지 않은지를 생각하고 따져보면서 자기주장을 만들어 나가게 된다.
“이 책은 ‘지구 환경은 이렇다’, ‘환경을 위해서 이렇게 해야 한다’는 식으로 짜여 있지 않습니다. ‘생명은 무엇인지, 생태계는 어떤 의미인지, 인간은 어떤 위치인지를 먼저 꼼꼼히 따져 보고, 지구 생태계는 과연 위기 상황인지, 환경에 대한 책임은 누가, 왜 져야 하는지’를 편견이나 선입견 없이 토론을 통해 나름대로의 생각을 세워 나갈 수 있도록 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토론을 통해서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이해하고, 자기 생각을 정리하도록 한 것은 그 때문입니다.”
- 머리말에서
소설 쓰는 철학자, 김종옥의 매력적인 환경 이야기
저자 김종옥은 철학 소설 <공자 지하철을 타다>, <장자 사기를 당하다>로 청소년과 친밀하면서도 깊게 소통해 온 작가로, 철학적 주제와 인물을 ‘지금, 여기’에 맞는 의미와 인물로 재탄생시켜 독자로부터 좋은 반응을 받았다. <공자 지하철을 타다>는 한국출판인회의 선정 <이달의 책>과 책이랑 선정 <2007 청소년 권장도서>에, <장자 사기를 당하다>는 교보문고 선정 <2008 올해의 청소년 도서>로 선정되는 등 호평을 받았다.
철학 사상과 인물을 재해석해 사회 전반의 부조리한 일들과 연결시켜 탄탄한 내용의 흡인력 강한 소설로 풀어낼 만큼 탁월한 글발을 자랑하는 저자는 <지구는 생명체가 살만한 행성인가?>에서도 유감없이 그 힘을 발휘해, 매력적인 외계인 탐사 스토리에 지구 생태계의 구조와 인간이 살아가는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 현 사회에서 생명을 파괴하는 부조리한 일들까지 거침없이 담아내었다.
이제는 환경의 심각성과 중요성을 강조만 할 것이 아니라 아이들 눈높이에서 전체 그림을 제시하고 스스로 생각할 수 있게 배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저자는 생각과 행동의 변화를 위해 느려 보이지만 가장 빠른 길은 근본적으로 묻고 토론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생각을 스스로 세워 나가는 것이라고 한다. 어린이들의 생각이 바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가장 중요한 힘이라는 희망으로, 저자는 미래와 만나는 어린이들이 스스로 생각을 키워갈 수 있도록 하는 작업을 계속 이어갈 예정이다.
세상에 소용되는 글쟁이, 또는 글노동자가 되기를 희망하는 저자는 성균관대학교에서 동양철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 도덕과 논술교양 교사를 잠깐 했고, 한겨레신문사 독자권익위원(2006년)을 지냈으며, 지금은 계간지 <함께 웃는 날>의 편집주간을 맡고 있다.
가장 무섭고 어리석은 것은 섣부른 단정입니다. 이 책을 여럿이 함께 읽는다고 해도 진단이나 원인 파악, 해결책이 한쪽으로 모아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자기 생각의 크기와 색깔만큼 결론도 여러 갈래로 나올 테니까요.
책을 읽으면서 여러분 모두가 아름다운 지구인으로 살아갈 탄탄한 생각의 기둥을 세우길 바랍니다. 생각의 기둥이 탄탄하면 힘차게 행동할 수 있습니다. 같이 나누고, 내 것을 덜어 주는 것이 결코 손해 보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안다면 얼마든지 용감하게 나설 수 있습니다. 그쯤 되면 우리에게는 든든한 뒷심도 생길 것입니다. 그 뒷심은 바로 ‘자연’이 주는 것입니다. 자연은 원래 힘이 세거든요.
-머리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