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을 피해 고국으로 피란한 고려인 동포가 조만간 500여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피란 고려인 동포들의 고국 입국을 지원하고 있는 광주시 광산구 월곡동 고려인마을 신조야 대표는 9일 "우크라이나에서 입국하는 고려인이 이달 말이면 500여 명에 이를 것"이라며 "이들의 입국과 정착을 돕기 위한 모금에 따듯한 온정이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고려인 마을은 우크라이나 사태 발발 후 광산구 지역공동체와 함께 고려인 돕기 모금 운동을 벌였고, 국내외 후원자들로부터 2억9천여만원을 모았다. 이 성금으로 몰도바, 루마니아, 폴란드, 헝가리 등으로 탈출한 260여 명의 고려인 동포의 한국행을 지원했다.
신 대표는 "우크라이나를 어렵게 탈출해 폴란드에 머물던 고려인 11명이 9일 오후 인천공항에 입국했다"며 "12일에도 38명이 들어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모두 고려인 마을로부터 항공권및 입국 비자 등의 지원을 받았다.
KBS1 TV '다큐멘터리 3일'에 나온 신조야 대표(위)와 고려인 마을/사진출처:KBS
9일 인천공항으로 입국한 11명은 우크라이나 남부 ‘아키모프카’ 지역 출신으로, 전쟁을 피해 크림반도로 일단 피란했다가 러시아와 리투아니아를 거쳐 폴란드에서 입국 비자를 받아 고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이들은 그 과정에서 고려인 마을과 수시로 연락을 취하며 애로사항을 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남부 오데사와 헤르손주에 거주하던 동포 38명도 고향을 떠나 루마니아 난민센터와 한인교회에 머물던 중 고려인 마을의 도움으로 오는 11일 루마니아 부카레스트 공항을 출발해 카타르 도하를 거쳐 12일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신 대표는 "갑작스러운 전쟁으로 이들은 가방 하나와 신분증만 들고 아이들과 피란길에 올랐기에 항공권 구매 비용이 없어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다"며 "고려인마을을 중심으로 모금 운동을 전개한 덕분에 이들의 귀국을 도울 수 있었다"고 밝혔다. 고려인 마을은 피란 고려인들이 모국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긴급 구호품을 제공하고 주거비 등도 일부 지원할 계획이다.
우크라이나 피란민을 대상으로 한 고려인 마을의 긴급 구호활동. 침구류와 주방용품, 식료품 등을 제공했다/사진출처:고려인 마을 홈페이지
2000년대 초반부터 형성된 고려인 마을에는 현재 7천여 명이 거주하고 있다. 자율적으로 대안학교을 세우고, 방송국과 어린이집, 청소년문화센터, 지역아동센터, 종합지원센터, 특화거리 등을 운영하며, 국내 입국 고려인의 정착을 돕고 있다.
우크라이나 피란 고려인을 도우려면 고려인마을 계좌(농협 351-0706-6907-63)를 이용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