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팔백여덟 번째
교황의 AI 회칙
지금 인류를 위협하는 현상들 대부분은 인간이 저지른 일의 결과들입니다. 게다가 기계가 인간을 지배할 우려에 교황은 우리가 무엇을 창조했고, 또 무엇이 되도록 부름받았는지를 일깨워주는 회칙을 발표했습니다. 회칙에는 주목할 만한 세 가지 주제, 예수 그리스도의 계시에 뿌리를 둔 인류학적 소명, 창조주 하느님과 협력할 수 있는 능력, 그리고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믿을 수 있는 능력을 얘기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 시대, 새로운 형태의 비인간화로 인간 존엄성이 위협받는 이 시대에, 우리는 인간 본연의 모습을 잃지 않고 깊이 있게 살아가야 할 절박한 의무를 다해야 합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온전히 드러난, 우리에게 주어진 인간성의 위대함을 사랑으로 지켜내야 하며, 그 어떤 기계도 그 찬란함을 대체할 수 없습니다.” 교황은 기술이 삶을 개선하고 질병이나 고통을 일으키는 다른 악폐들을 치료할 수 있는 능력은 인정하지만 “고통을 완전히 없애는 것은 결국 사랑과 욕망까지 소멸시키는 것을 의미할 것”이라며 사도 바울조차도 교만해질까 걱정했던 몸의 가시를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그러면서 “인공지능 시스템이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것처럼 행세할 때, 결국 설계자와 개발자의 고정관념이나 이데올로기적 편견을 반영하고 강화하는 결과를 낳기에 인간의 불가침적인 존엄성을 위배하는 기준을 이미 도입한 것이나 다름없다”라고 우려합니다. 게다가 “모든 종류의 전쟁을 정당화하는 데 너무나 자주 이용되어 온 ‘정의로운 전쟁’ 이론”이 남용되었다며 그래서는 안 된다고 경고합니다. 원자력을 통해 우리는 이미 그 위험성을 충분히 경험했지요. AI의 쓸모와 인간의 존엄성을 함께 고민해야 할 시점입니다. AI의 소유자들이 바벨탑을 쌓았다고 교만을 떨 날이 오지 않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