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막부시대에 지방의 젊고 예쁜 여인들을 골라 왕과 귀족집에서 일을 시키기 위해 간택하러 다니던 채홍사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당시에는 채홍사에 뽑혀 에도[동경]로 올라온 여인들 가운데 귀족 집안이나 왕의 집에 뽑혀 일생을 발복(發福)하는 수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지방 평민들은 자신들의 딸이 간택되는 것을 무상의 영광으로 알았습니다. 그러나 자식과 생이별을 해야 하기 때문에 자신의 딸이 간택된 경우 우선은 좋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아픈 마음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어느 날 한 부인이 우물가에서 빨래를 하는 데 스님 한 분이 지나가기에 자초지종을 얘기하고 간택된 딸의 안녕을 위해 도움을 달라고 청했습니다. 그랬더니 그 스님이 종이를 꺼내 `나무관세음보살' 일곱 글자를 써 주었습니다. 어머니는 이를 소중히 가지고와 복주머니에 넣어 딸에게 주면서 아무리 괴롭더라도 꼭 이를 지니고 관세음보살님께 열심히 기도하라고 당부를 했습니다.
딸아이가 동경으로 올라가서 열심히 일을 하다 보니 그 '나무관세음보살' 종이를 넣은 주머니가 걸리적거려 궁궐 기둥 갈라진 곳에 넣어두고 그 기둥 앞을 지날 때 마다 공손히 합장배례 했습니다. 마음과 정성을 다하여 기도하며 일을 하니 그 소녀의 얼굴이 점점 예뻐지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그 귀족 집 아들이 이 소녀를 너무도 사랑하게 되니 몸종들이 이에 시샘이 났습니다. 그들은 왜 저렇게 예뻐지는가 하고 그 원인을 찾게 되었고, 항상 나무기둥에 대고 절을 하는 소녀의 이상스런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 기둥을 뒤져 보니 거기에서 `나무관세음보살'이라 적힌 쪽지를 발견하였습니다. 그래서 그 소녀를 골탕 먹이기 위해 그 종이에 멸치를 싸서 넣어 두고는 `멸치에 대고 절을 한다.'고 비웃었습니다. 그래도 그 소녀는 비웃음에 아랑곳하지 않고 기도를 했습니다.
그 소녀에게서 반응이 없자 다른 소녀들이 멸치임을 확인시켜 창피를 주려고 기둥에서 그 종이를 꺼내 펴 보게 되었습니다. 그 순간 관세음보살님께서 직접 현신을 하셨다고 합니다. 믿는 마음이 돈독하면 쓰레기통에서도 관세음보살님께서 현신하신다는 가르침이 결코 헛말이 아님이 증명된 것입니다. 결국 그 소녀는 그 집 안주인이 되고 그 남편은 왕의 자리에 까지 나아갔다고 합니다.
기도는 정성스런 마음이 그 바탕입니다. 우리가 관세음보살님 전에 기도하거나 삼세제불보살님 전에 기도하거나 정성스러운 마음으로 그 어떤 의심도 갖지 말고 꾸준히 해야합니다. <화엄경>에 믿음은 도의 근원이고 공덕의 어머니로서 일체의 선한 법을 기른다 하셨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내 말을 잘 들어라. 아무리 작은 소원이라도 모두 다 이룰 수 있느니라. 뿐만 아니라 거짓으로라도 마음으로 그와 같이 소원을 하면 이루어지느니라. 왜냐하면 마음은 일체만물을 창조하는 힘이 있기 때문이니라." 그래서 부처님 최후 유언으로 모든 것이 인연따라 변하는 삶 속에서 게으르지 말고 정진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출처 : 천수경 공덕 < 카페 : 가장 행복한 공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