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다. 어려워.”
이번시즌 국내무대에 대거 입성한 하프코리언을 놓고 남녀 프로농구단 모두 ‘대화’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단순한 대화는 물론. 이들과 국내선수간 보이지 않는 신경전도 펼쳐져 남모를 속앓이를 하고 있는 것이다.
하프코리언들은 외국인 선수 신분이 아니다. 하지만 외국에서 나고 자라 한국말은 물론.
패턴위주의 한국농구와는 전혀다른 농구를 하고 있다. 한국말을 모르니 패턴을 이해시키는데도
외국인선수와 같은 수준의 노력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외국인선수 대접을 하기에는 국내 선수들과의
형평성 문제가 생긴다. 선수들이 겉으로는 “한국무대에 적응할 때까지 외국인선수로 생각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은 하지만. 막상 코트에 들어가면 “혼자만 돋보이려 하느냐”는 시기어린 눈빛을 보내기 때문이다.
감독들의 가장 큰 고민은 코트 내에서의 커뮤니케이션이다.
서울 삼성 포워드 이승준이 대표적인 케이스로 패턴플레이를 완벽히 숙지하지 못해 ‘가드왕국’의
장점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 가드진이 패턴사인을 내면. 다른 선수들과 반대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아
잦은 실책을 유발한다.
전주 KCC 전태풍은 일상적인 대화에 문제가 있다.
경기 도중 허재 감독이 “파고들다 끼고 돌면서 내주라’는 주문을 하면 ‘끼고 도는게’ 뭔지 몰라
엉뚱한 플레이를 한다는 것이다. 경기 후 히어로 인터뷰 때 통역없이 들여보내 한국어 적응을 시키고
있지만. 매끄러운 인터뷰가 될 리 없다. “경기 조율에 문제가 없느냐”는 질문을 던지면 ‘조율’의 뜻을
몰라 “좋아요. 잘 되고 있어요”라는 답을 쏟아낸다.
이 정도는 약과다. 남자선수들은 그나마 선굵은 농구를 좋아해 겉으로는 큰 문제가 없다.
여자프로농구 삼성생명의 킴벌리 로벌슨의 경우 동료 선수들과의 커뮤니케이션에 문제를 느낀다.
발목 부상으로 재활 중인데. 미국에서 자란 탓에 침이나 주사를 무서워한다. 뛰어난 기량을 지닌 터라
동료 선수들이 “침 맞고 빨리 코트로 돌아오라”고 설득했는데. 로벌슨은 “병원치료를 받겠다”고 맞섰다.
선배들은 ‘후배가 선배말을 무시했다’며 화가 났고. 그 후배는 ‘선배들이 무섭다’며 눈물을 터뜨렸다.
자연히 이 날 팀분위기는 엉망이 됐고. 삼성생명은 연승행진을 멈춰야 했다.
하프코리언이 완벽한 ‘국내선수’가 되려면 분명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문화적인 차이에서 오는 크고 작은 갈등에 감독들의 속만 시커멓게 타들어가고 있다.
장강훈기자 zzang@
첫댓글 커뮤니케이션이 안 통한다는 말에는 공감하지만 .....
→ [선배들은 ‘후배가 선배말을 무시했다’며 화가 났고. 그 후배는 ‘선배들이 무섭다’며 눈물을 터뜨렸다. 자연히 이 날 팀분위기는 엉망이 됐고. 삼성생명은 연승행진을 멈춰야 했다. ]는
과장이 심하네요.. 유언비어 입니다.. 빨리 부상에서 완쾌하라는 의미로 침을 권장했겠지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