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이 2020년 9월 22일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대준씨가 북한 해역에서 북한군에 의해 발견됐다는 첩보를 합동참모본부(합참)보다 51분 먼저 파악했지만, 이를 청와대 국가안보실에 공식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을 감사한 감사원은 그 이유를 확인하지 못했다.
서울 내곡동 국정원 전경 /이진한기자
17일 감사원에 따르면, 청와대 안보실은 2020년 9월 22일 오후 5시 18분 국방부로부터 ‘이씨가 생존한 채로 북한 해역에서 발견됐다’는 첫 보고를 받았다. 합참이 이날 오후 4시 40분 이를 파악해 국방부를 통해 청와대에 보고한 것이다. 그런데 국정원은 이날 오후 3시 49분 ‘이대준씨가 북한 해역에서 표류 중’이란 정보를 입수했다는 게 감사원 감사 결과다. 국정원이 합참보다 51분 먼저 ‘이씨가 북한 해역에 있다’는 사실을 인지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감사원은 국정원이 이 사실을 청와대 안보실에서 공식 보고한 정황은 찾지 못했다. 감사원 감사팀(특별조사국) 내에서도 “이상하다”는 얘기가 나왔다고 한다. 국정원이 이 사건의 다른 사항들은 청와대 안보실에 공식 보고를 했기 때문이다. 실제 국정원은 이날 오후 10시 ‘이씨가 북한군에 의해 피살돼 시신이 소각됐다’고 청와대 안보실에 보고했다. 국방부가 같은 내용으로 안보실에 보고한 시각(오후 10시 30분)보다 30분 빨랐다. 국정원은 이씨 가 생존해 있을 때나, 사살당했을 때나 모두 합참보다 빨리 사실을 인지했고 사살당한 사실은 합참보다 빨리 안보실에 보고했지만, 생존해 있을 때 첫 발견 보고는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감사원 감사팀이 ‘이씨 발견’ 관련 국정원의 공식 보고 기록이 없는 이유를 묻자, 국정원은 “잘 모르겠다” “당시 (박지원) 국정원장이 직접 안보실장에게 전달했을 수도 있다”는 답변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원 주변에선 “국정원이 곧바로 보고했다면 정부의 대응도 더 빨라졌을 것” “향후 검찰 수사에서 이유가 드러날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