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정순신 사태’ 번질까…전국 대학가 이동관 철회 대자보
[윤석열 정부]
한국외대에 차기 방송통신위원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이동관 대통령실 대외협력특별보좌관에 대한 내정 철회를 요구하는 대자보가 붙어 있다. 윤석열퇴진대학생운동본부 제공
차기 방송통신위원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이동관 대통령실 대외협력특별보좌관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전국 대학가에서 이 특보에 대한 내정을 철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8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윤석열퇴진대학생운동본부는 고려대, 경북대, 충남대, 부산대, 강원대 등 전국 11개 대학에 이 특보를 방송통신위원장으로 내정한 것을 철회해야 한다는 대자보를 부착했다. 윤석열퇴진대학생운동본부는 지난해 10월 결성된 단체로 촛불집회 등에 참여하며 윤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단체는 각 대학 지부별로 해당 대자보들을 작성해 부착했다고 설명했다.
고려대에 차기 방송통신위원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이동관 대통령실 대외협력특별보좌관에 대한 내정 철회를 요구하는 대자보가 붙어 있다. 윤석열퇴진대학생운동본부 제공
이들은 이 특보 아들(28)의 학교폭력 논란에 대해 ‘제2의 정순신’ 사태라고 주장했다. 부산대에는 “자식은 부모의 거울이라고 말한 이 특보 자녀는 2년간 최소 4명에게 학교폭력을 저질렀다. 그리고 당시 이명박 정부 실세였던 이 특보는 학교 이사장에게 이 문제로 전화했다”며 “권력을 가진 자가 전화를 넣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외압’이라고 할 수 있다. ‘제2의 정순신 사태’다”라고 적힌 대자보가 붙었다. 한국외대에선 “이 특보의 아들 학교폭력 소식으로 분노하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며 “사실상 ‘아빠의 힘’으로 학교폭력이 무마됐다. ‘공정과 상식’이 없는 윤석열 정부, 내로남불식 태도를 보이며 자기 아들 감싸기를 하는 이 특보를 이대로 둘 수 없다”는 내용의 대자보가 붙었다.
과거 이명박 정권에서 대변인, 홍보수석을 지내며 언론 탄압에 앞장섰던 이 특보가 방통위원장이 돼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경북대에선 “최근 비밀해제된 문서에 따르면 이동관은 정권 비판 보도를 문제 보도로 낙인찍고, 국정원으로부터 방송 내부 동향과 언론인 축출 방안을 보고받았으며 공영방송 장악 계획까지 세웠다”며 “이런 자를 ‘방송·통신’ 위원장으로 올려놓겠다는 건 앞으로 언론 탄압을 본격적으로 하겠다는 선언과 다름없다”는 내용의 대자보가 붙었다. 고려대엔 “이 특보는 이명박 정권 시절 홍보수석, 언론특보 지위를 이용해 ‘진실’을 보도하려는 언론을 탄압했다”며 “공직자의 자격이 ‘1’도 없는 사람이고 특히 방통위원장의 자격은 더욱 없는 사람”이라고 적힌 대자보가 붙었다.
경북대에 차기 방송통신위원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이동관 대통령실 대외협력특별보좌관에 대한 내정 철회를 요구하는 대자보가 붙어 있다. 윤석열퇴진대학생운동본부 제공
조안정은 윤석열퇴진대학생운동본부 집행위원장(성공회대 재학)은 “정순신 전 국가수사본부 내정자부터 이번 이 특보까지 윤석열 정권 인사에선 ‘공정과 상식’을 찾아볼 수 없다”며 “취임 이후 등록금은 인상되고 복지 정책은 후퇴하면서 청년의 삶은 점점 더 팍팍해져만 가는데 인사 문제까지 불거지니 대학가에선 윤 대통령에 대한 퇴진 목소리까지 나오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