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어제 국회 본회의에서 대장동 특검법과 김건희 특검법이 통과했다고 야단법석입니다.
야당의 총선용 악법이라고 여당이 목청을 높이면, 야당은 정권심팡용이라고 맞고함을 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야단법석’이란 말은 본디 “야외에서 크게 베푸는 설법의 자리”라는 뜻을 지닌 불교 용어였습니다.
‘야단’은 ‘야외 강단’의 준말이고 ‘법석’은 ‘설법의 자리’라는 뜻이지요.
이 말이 우리 생활 속에 들어와서,
“많은 사람이 모여들어 떠들썩하고 부산스럽게 구는 것”을 나타내는 말로 쓰이고 있는 것입니다.
‘야단법석’이 널리 쓰이다 보니까 ‘난리 법석’이라든지 ‘요란 법석’이란 말들이 생겨났습니다.
야외 강단인 ‘야단’ 자리에 “소란하고 질서가 없는 상태”를 나타내는 ‘난리’를 바꿔 넣어서 ‘난리 법석’이라 하고,
“시끄럽고 떠들썩하다”는 우리말 ‘요란’을 넣어서 ‘요란 법석’이라 쓰고 있는 것이지요.
이 말들은 모두 “떠들썩하고 부산스럽게 구는 모양”을 표현하는 말들입니다.
다만, ‘야단법석’은 사전 올림말인 데 비해,
‘난리 법석’과 ‘요란 법석’은 아직 한 낱말로 굳어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난리’와 ‘법석’, ‘요란’과 ‘법석’을 모두 띄어 써야 한다는 것이 다른 점입니다.
‘야단법석’처럼 ‘아귀다툼’이라든지 ‘아비규환’ 같은 말들도 모두 불교 용어에서 비롯된 말들인데요.
불교에서는 “계율을 어기거나 탐욕을 부려 아귀도에 떨어진 귀신”을 ‘아귀’라고 하는데,
굶주린 아귀들이 먹을 것을 두고 다투는 모습을 빗대어 ‘아귀다툼’이라 표현합니다.
'총선용 악법'이란 주장에 일리가 있는 것도 다시 한번 국회의원배지를 달고자 하는 속셈이 드러나서 그럴 겁니다.
또 불교에서 말하는 ‘아비지옥’과 ‘규환지옥’을 합하여 ‘아비규환’이라고 하면
“여러 사람이 비참한 지경에 빠져 울부짖는 참상”을 비유하는 말로 쓰이는데
어쩌면 곧 그런 상황을 지켜볼 수 있을 듯합니다.
어쩌다가 정당의 당원이 되고 나서부터 휴대전화에는 본 적 없는 후보자들의 매시지가 시도때도없이 밀려듭니다.
그야말로 야단법석입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