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하바드=뉴스1) 윤태형 기자 = 우리나라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투르크메니스탄을 순방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투르크멘의 수도 아쉬하바드에 있는 대통령궁에서 르반굴리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청와대에 따르면, 박 대통령의 투르크멘 국빈방문은 지난 1992년 양국 수교이래 우리나라 대통령으로서는 첫 방문이다. 양국 정상은 지난 2008년 8월 베이징 올림픽 때 첫 만남을 가진 이후 3개월 후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이 방한해 정상회담을 가진 적이 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양국간 정상회담에 앞서 인사말을 통해 "한국은 투르크멘의 경제발전 추진에 최적의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양국은 서로에게 유익한 상생의 경제발전 모델을 만들고, 창의적인 경제발전 모델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투르크멘 측은 우리 정부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구상을 적극 지지하는 한편, 한반도 문제의 중요성에 공감을 표시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천연가스 매장량 17조5000억㎡로 세계 4위의 에너지 자원 부국인 투르크멘은 최근들어 천연가스전 개발을 위한 대규모 인프라 플랜트 수요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009년엔 중국으로, 2010년엔 이란으로 가스관을 개통하는 등 수출선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과는 교류가 활성화되지 않아 소수 기업이 대형플랜트 사업 위주로 투자하고 있는 상황으로, 이번 박 대통령의 첫 방문을 통해 양국간 투자가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박 대통령과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에서 신규 대형플랜트 사업 2건과 추진 중인 대형플랜트에서 생산되는 제품에 대한 판매권 2건 등을 포함한 총 7건의 굵직한 경협사업에 합의했다.
양국 정상은 △세이디 화학 플랜트 건설(20억달러) △가스액화(GTL) 플랜트 건설(30억달러) △키얀리 폴리에틸렌 플랜트 생산 고밀도폴리에틸렌(HDPE) 판매권(70억달러) △갈키니쉬 가스탈황시설 생산 황 판매권(7억5000만달러) △2017 아시아 실내무도대회 차량 공급(1억달러) △지능형교통시스템(ITS) △농업협력 등의 프로젝트에 합의했다.
이는 총 128억 5000만 달러(약 13조 1263억원) 규모로 특히 30억 달러 규모의 세이디 화학 플랜트 건설협력(MOU)의 경우, 투르크멘측은 우리기업이 현재 성공적으로 추진 중인 키얀리 가스화학 플랜트와 유사한 플랜트를 레밥주(州) 세이디에도 추진하기를 희망했고,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MOU 체결로 가시적인 성과를 거뒀다.
가스액화(GTL) 플랜트 건설협력 프로젝트는 천연가스를 이용하는 등유, 경유 등을 생산하는 30억 달러 규모의 사업으로 이번 박 대통령 방문을 계기로 MOU를 체결하게 됐다.
한편 투르크멘은 오는 2017년 아시아 실내무도대회를 계기로 수도 아쉬하바드 시내버스 전량을 교체하고 행사용 버스 구입을 추진하고 있는데, 양국정상은 우리 기업이 투르크멘에 2015년 부터 5년간 900대의 버스를 1억 달러에 공급한다는 내용의 합의서에 서명했다.
양국 정상은 또한 기존 프랜트에서 생산되는 제품에 대한 판매권 확보에 관한 계약을 2건 체결했다.
양국 정상은 우선 총 34억 달러의 규모로 이달 내에 착공예정인 키얀리 화학처리 플랜트에서 생산되는 고밀도 폴리에틸렌 및 폴리프로필렌에 대한 판매권을 확보하는 내용의 MOU를 체결했다. MOU 체결로 우리 기업은 향후 10년간 연간 7억 달러, 총 70억 달러까지 생산제품에 대한 판매권을 갖게 됐다.
우리 기업이 투르크멘에서 수주한 첫 대형 프로젝트로 지난해 9월에 완공한 갈퀴니쉬 가스탈활설비에서 생산한 황에 대해 향후 5년동안 연간 1억5000만 달러, 총 7억5000만 달러에 대한 판매권을 확보하는 계약도 체결됐다.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국가 고속도로망을 구축하면서 지능형 교통시스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박 대통령에게 우리기업의 참여를 요청했다.
양국 정상은 또한 농업협력 MOU를 체결해 양국간 정보 및 인적교류를 활성화하는 등 경협범위를 대형플랜트 사업에서 IT와 농업부문으로 확대했다.
양국 정상은 또한 경제협력 활성화를 위해 △이중과세방지협정, △투자보장협정, △표준협력 등 제도적 지원방안을 서둘러 마련하기로 합의했다.
아울러 양국 정상은 '무상원조 기본협정'의 조속한 체결을 위해 노력하는 한편, 양국간 교육분야 교류 및 협력 확대, 2017년 투르크멘 개최 제5회 실내무도 아시안게임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긴밀히 협조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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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슈하바트<투르크메니스탄>=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20일 투르크메니스탄 아슈하바트 대통령궁에서 한·투르크 정상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협정서명식에서 김위철 현대엔지니어링 사장(왼쪽부터)과 송치호 LG상사 대표, 차리무하메트 호마도프 투르크멘가스 회장이 50억불 규모의 투르크메니스탄 신규 플랜트 사업 양해각서에 서명을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2014.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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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슈하바트(투르크메니스탄)=정인홍기자】지난 1998년 두차례에 걸쳐 고(故)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소떼 1001마리를 끌고 판문점을 넘어 북한을 방문했다. 이 일은 분단의 아픔으로 신음하고 있는 대한민국과 우리 국민에게 남북교류의 물꼬를 트게해 줄 것이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던져준 기념비적 사건으로 기억돼 있다. 당시 적십자사 마크를 단 흰색 트럭수 수십대에 실린 채 긴장하고 있는 소들의 순수한 눈망울과 국내 굴지의 대기업 총수인 정 회장이 소들의 등을 다독이면서 북한으로 향하는 TV속 장면은 지금도 생생하다.
현재는 우리 관광객 피살 사건과 북핵 실험 및 무력도발 위협 등으로 인해 중단되긴 했지만 금강산 관광 등 현대그룹의 북한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북한으로 출발하기 전 임진각에서 정 회장은 "이번 방문이 남북 간의 화해와 평화를 이루는 초석이 되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며 감격어린 소회를 밝힌 바 있다. 정 회장은 1998년 6월16일 북한에 줄 1차분 500마리를 트럭에 싣고 판문점을 통해 방북했다. 트럭들은 이날 오전 판문점 북측을 먼저 넘었고 정 회장은 도보로 군사분계선을 넘었다. 4개월 후 2차로 501마리의 소떼를 몰고 2차 방북이 이뤄졌다. 당시 현대그룹이 부담한 비용은 트럭과 소, 사료 등을 포함해 40억원이 넘었다.
정확히 16년이 지난 2014년 6월 20일, 북한은 아니지만 당시 소떼 방북과 유사한 장면이 펼쳐졌다. 현대자동차가 투르크메니스탄 측에 900대의 버스 공급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향후 10년간 자동차 부품도 공급키로 했다. 1차 소떼 방북(1998년 6월16일)일과도 불과 4일차 밖에 나지 않는다.
국내 고용창출 효과와 우리 기업의 비에너지분야 시장 진출이라는 기대효과를 낳았다.
당초 이번 순방 예정에는 없었지만 박 대통령의 방문을 계기로 1억달러에 달하는 판매고를 올린 셈이다. 2017 아시아실내무도대회를 계기로 아슈하바트 시내버스 전량 교체와 대회용 버스 구매를 타진해온 것이다. 양국은 이날 2015~2020년간 900대 버스를 공급하는 내용의 합의서에 서명했다. 이를 두고 정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의 순방을 계기로 투르크메니스탄 정부측에선 무언가 더 구매해줄 게 없는 지 선물을 고민하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사실 현지에선 이명박 전 대통령이 주변국인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 등을 방문하면서도 정작 투르크메니스탄을 방문하지 않은 데 대해 '서운한' 감정을 감추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던 와중에 박 대통령이 우리 대통령으로선 처음으로 투르크메니스탄을 방문, 투르크 정부 측이 매우 고무됐다는 후문이다. 이날 합의된 다양한 경협 MOU 체결도 박 대통령의 순방이 '화룡점정' 역할을 했다는 관측이다.
'현대차의 900대 버스떼 공급 계약 체결'은 현지 시장의 현대차 진출 확대라는 성과로도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경우 일본 및 미국 자동차의 진출이 많은 만큼 이번 계약을 토대로 한국자동차 시장 확대라는 기대를 낳게 한다. 특히 저가 물량 공세의 중국 기세가 만만치 않아 당장 중국과의 경쟁이 뜨겁다. 중국 차가 워낙 저가로 들어오는 탓에 가격대를 맞출 수는 없지만 현대차라는 글로벌 브랜드 이미지와 최고 수준의 서비스망 구축, 높은 품질과 세련된 디자인 등 다각적인 면에서 비교우위에 있는 만큼 장기적 차원에선 우리의 자동차 산업 경쟁력이 높다는 관측이다. 북한과 투르크메니스탄이 사회주의국가라는 체제적 공통점을 지닌 점도 특징이다. 지난 1998년 6월 소떼 방북처럼, 2014년 6월는 현재 사회주의 국가인 투르크메니스탄에 현대차 900대를 팔게됐다. 투르크메니스탄은 1918년 4월 러시아군에 의해 투르크멘 자치 소비에트 사회주의공화국이 선포됐고 1924년 10월 투르크멘 소비에트 사회주의공화국이 수립됐다. 1991년 10월 구소련 해체와 함께 독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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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수하는 한·투르크 정상 (아슈하바트<투르크메니스탄>=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한국 대통령으로는 최초로 투르크메니스탄을 찾은 박근혜 대통령이 20일 아슈하바트 대통령궁에서 열린 공식 환영행사에서 구르반굴리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과 함께 의장대를 사열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한국 대통령 첫 방문 정상회담서 중앙아 신흥경제국과 협력틀 구축
플랜트 건설협력 사업추진도 합의, 朴대통령 "상생 경제모델 만들자"
(아슈하바트<투르크메니스탄>=연합뉴스) 신지홍 김남권 기자 = 중앙아시아 3국을 순방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20일 마지막 방문국인 투르크메니스탄을 방문, 구르반굴리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한국 대통령이 투르크메니스탄을 찾기는 박 대통령이 처음이다. 영세중립국인 투르크메니스탄은 확인된 천연가스 매장량이 세계 4위로 천연가스전 개발을 위한 대규모 인프라 플랜트수요가 발생하는 중앙아 신흥 경제국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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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투르크 단독 정상회담 (아슈하바트<투르크메니스탄>=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한국 대통령으로는 최초로 투르크메니스탄을 찾은 박근혜 대통령이 20일 아슈하바트 대통령궁에서 구르반굴리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과 단독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
수도 아쉬하바드 대통령궁에서 한 두 정상의 회담을 계기로 한국 측은 이달 착공예정인 '키얀리 화학처리 플랜트'에서 생산되는 고밀도 폴리에틸렌 및 폴리프로필렌 판매권(10년간 70억 달러 상당), '갈키니쉬 가스탈황설비'에서 생산되는 황(5년간 7.5억 달러 상당)에 대한 판매권을 확보했다.
또 양측은 20억 달러 규모의 '세이디 화학 플랜트' 건설 협력과 30억 달러 규모의 '가스액화 플랜트' 건설 협력, 1억 달러 규모의 '2017 아시아 실내무도대회' 관련 행사용 버스 교체 등 신규 대형 플랜트 사업에 합의해 경제협력의 틀을 구축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청와대는 세이디 가스화학 플랜트와 가스액화 프로젝트 건설 협력과 관련, "정상회담을 동력으로 우리 기업과 투르크메니스탄 정부간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한 만큼 6개월간 타당성 조사 등을 거쳐 본계약을 체결하고 수주로 연결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두 정상의 회담을 계기로 양국 정부는 이중과세방지협정 문안에 합의하고 조속히 남은 절차를 마무리하기로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투르크메니스탄이 지난 2009년에는 중국으로, 2010년에는 이란으로 가스관이 개통되는 등 천연가스전 개발을 위한 대규모 인프라플랜트 수요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며 "그러나 한국과의 경제협력은 잠재력에 미치지 못해 첫 정상방문을 계기로 우리기업 활동에 유리한 여건을 조성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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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장대 사열하는 박 대통령 (아슈하바트<투르크메니스탄>=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한국 대통령으로는 최초로 투르크메니스탄을 찾은 박근혜 대통령이 20일 아슈하바트 대통령궁에서 열린 공식 환영행사장에 구르반굴리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과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
박 대통령은 정상회담 모두에서 "한국은 투르크메니스탄의 경제발전 추진에 최적의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양국이 서로에게 유익하고 창의적인 상생의 경제발전 모델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은 "한국은 투르크메니스탄에 필요한 기술을 많이 보유하고 있고, 생산한 제품에 대해 투르크메니스탄은 높은 수요를 갖고 있다"며 "특히 박 대통령이 추진중인 남북한 통일을 위한 이니셔티브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어 박 대통령은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이 대통령궁에서 주최한 국빈만찬에 참석, "저의 투르크메니스탄 방문을 통해 양국이 상호 윈윈하는 미래지향적 협력관계로 한층 더 발전해 나갈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며 "한국은 올해가 60년마다 돌아오는 청마의 해 인데 투르크메니스탄의 세계적 명마인 '아할 테케'처럼 올해가 양국관계 발전에 힘을 불어넣는 새 이정표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1박2일간의 투르크메니스탄 방문으로 총 엿새간의 중앙아 순방을 마친 뒤 21일 밤 전용기편으로 귀국한다.
sh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