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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마지막(마흔세번째) 산행(진부령-향로봉)
산행개요
일시 : 2006년 10월 17일(금) 23:00 - 14일(토) 21:00
산행코스 : 진부령 - (칠절봉) - (둥굴봉) - 향로봉 - 진부령
산행시간 : 07시간 25분 / (07:00 - 14:25)
복장 : 고어자켓, 스포츠언더웨어, 긴팔상의, 바지, 등산화, 모자, 장갑
준비물 : 식수1L, 도시락1, 행동식(쥬스0.7L, 사과 등), 32L 베낭, 스틱2, 판쵸우의
무릅보호대, 랜턴, 화장지, 휴대전화, 카메라, 여벌 옷 및 양말 등
난 백두대간 남한구간 종주를 해냈다.
드디어 향로봉 산행기를 쓴다.
2005년 5월 14일에 시작한 백두대간이 2006년 10월 28일에 끝났다.
내가 백두대간을 해내다니 스스로 생각해도 대견하다.
그동안 대간거리만 806Km를 걸었고 접속거리와 이탈거리를 합하면 1000Km가 족히 넘을 것이다.
많은 변화가 있었다.
다섯시간 산행도 힘에 겨워 헉헉대던 내가 이제는 열시간 산행도 너끈하다.
85Kg을 넘어 90Kg대로의 진입을 앞두었던 몸무게도 75Kg으로 줄었다.
이제는 그냥 산이 좋다.
백두대간 종료산행
우리가 갈수 있는 백두대간의 최북단 향로봉을 향해 2006년 10월 27일 23시, 대구를 출발한다.
향로봉행은 대간꾼들도 전부가 시도하는 것은 아니기에 이번 산행에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한다.
KJ산악회 수요대간팀을 비롯한 여러 대간꾼들이 모여 45인승 버스를 꽉 채웠는데 그 중에는 반가운 얼굴이 여럿있다.
2006.10.28. 04:53 - 아직 캄캄한 새벽녘 진부령에 도착했다.
향로봉은 민간인 출입 통제구역에 속해있다.
대구를 출발한 버스는 여느때와는 다르게 빠르게 가지 않는다.
인제에 있는 "내설악광장" 휴게소에서 한참을 쉬면서 새벽참을 먹는다.
새벽 공기가 차다.
참을 먹고 충분히 쉬었다 진부령에 도착했으나 아직 다섯시가 되지 않았다.
평소 같으면 곧장 산행을 시작했겠지만 향로봉은 군사지역이라 일곱시부터 산행을 할수 있다고 한다.
바깥에도 나가 보았지만 기온이 너무 낮아 좁은 버스안에서 졸면서 무료하게 시간을 보낸다.
일곱시가 가까워져서 군부대 인솔자와 함께 인원점검을 하며 본격적인 산행을 준비한다.
2006. 10. 28. 07:01 - 일곱시부터 산행이 시작된다.
상쾌한 아침 공기를 마시며 칠절봉을 향해 오르다.
일곱시, 마루금 대원 45명과 다른산악회 10명등 총 55명의 대간꾼이 향로봉을 향해 마지막 배두대간 산행을 시작한다.
진부령에서 해발 1172미터의 칠철봉까지는 육백미터가 넘는 고도를 올려야 하기에 초반이 오르막이다.
나머지 구간인 칠절봉에서 향로봉까지는 10Km가 넘는 거리지만 고도는 불과 백여미터 정도밖에 오르지 않기에 거의 평지나 다름없다.
우리가 가는 길은 향로봉을 향하지만 백두대간 마루금에서는 약간 벗어난 군사도로다.
2006. 10. 28. 07:18 - 날이 밝아 온다.
지나온 대간 능선을 보며 감회에 잠겨본다.
이십여분 오르다 동남쪽 하늘을 보니 온통 벌겋게 날이 밝아 온다.
이날도 일출을 볼수 있기를 기대 했었는데 산행시작도 늦었고, 구름도 많아서 보이지 않아 아쉽다.
새벽안개에 가려 선명하지는 않지만 지나온 대간능선이 아스라히 보인다.
지리산에서부터 여기까지 두발로 걸어서 왔다니...
감회가 새롭다.
2006. 10. 28. 08:16 - 향로봉대대에서 세워놓은 환영 입간판
이구간 산행은 한여름에는 피해야겠다.
이번구간 전체가 군사지역내에 있고, 민간인 출입통제구간이다.
길은 마루금을 걷는게 아니라 약간 비켜난 군사도로를 걷는다.
경사가 급한 곳은 콘크리트로 포장을 해 놓았고 나머지 구간은 비포장 흙길인데 군인들의 정성으로 정비가 잘 되어있다.
비만 오면 길이 움푹 패일텐데 군인들의 고생이 눈에 선하다.
길 너비가 대형트럭이 충분히 지나갈 만하게 넓기에 햇빛을 피할 길이 없다.
그러기에 여름에는 이구간 산행을 피하는게 좋을 듯 하다.
다행히 우리가 간 날은 10월의 마지막 즈음이라 햇빛과 함께 걷기에 더없이 좋은 시간이었다.
2006. 10. 28. 09:17 - 故 김칠섭 중령의 추모비
군인들의 피와 땀이 배인 도로
길 중간중간에 몇개의 비가 있다.
군사도로를 닦은 것을 기념하는 비, 부하를 구하고 자신이 산화한 故 김칠섭 중령의 추모비도 있다.
잠시 다리쉼도 할 겸 비문을 읽어보고 그들의 삶을 한번 생각해 본다.
2006. 10. 28. 10:35 - 향로봉 정상에 서다 1.
야! 향로봉!
2006년 10월 28일 10시 35분, 향로봉 정상에 섰다.
2005년 05월 14일에 시작한 백두대간이 끝이났다.
마흔세번의 산행끝에 806Km를 걸어서 지리산 천왕봉에서 이곳 향로봉까지 온것이다.
2006. 10. 28. 10:35 - 향로봉 정상에 서다 2.
남북으로 뻗은 대간을 한없이 바라본다.
향로봉 정상에는 사진에서 보이는 대형 향로와 초소가 있다.
기념사진도 찍고, 한없이 북녘땅을 바라본다.
청명하게 맑은 날은 북한군 초소와 금강산이 한눈에 들어온다는데 이날은 그러지 못하다.
남과 북으로 뻗은 대간을 한참을 바라보다 정상을 내려선다.
2006. 10. 28. 10:38 - 향로봉 정상에 서다 3.
백두대간은 이곳이 끝이 아니다.
대간은 북으로 북으로 이어진다.
위 사진이 북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능선이다.
약 5Km만 더 가면 북한땅이란다.
곧장 금강산이다.
언제나 백두산까지 이어진 진정한 대간종주를 할수 있을까
이미 오십이 넘으신 선배님들이 가장 나이가 어린 난 할수 있을거라고들 한다.
꼭 지리산에서 백두산까지 대간 종주를 해보고 싶다.
2006. 10. 28. 10:40 - 향로봉 정상에 서다 4.
향로봉 정상 아래서 모두 함께 점심을 나누다.
정상바로 아래 군부대 옆에서 점심을 먹는다.
대부분의 동료들이 비슷한 시간대에 정상에 도착했기에 자연스레 함께 점심을 하게 된다.
일반적인 대간 산행에서는 고작해야 대여섯명이 모여 점심을 나누었는데...
모두가 양지바른곳에서 여유롭게 점심을 즐긴다.
2006. 10. 28. 11:13 - 향로봉 정상을 출발하다.
다시 진부령을 향해 내려서다.
점심을 같이 나누고 진부령을 향해 왔던길을 되짚어 내려선다.
진부령에서부터 001번으로 시작된 전신주가 향로봉 정상 바로 아래 부대 앞에있는게 328번이다.
전신주는 50미터마다 설치하게 되어있으니 이곳까지 거리가 328*50m=16,400m난 된다.
실제 우리가 온 길은 전신주보다 더 구불구불하고 두어군데에서 크게 우회하기에 실제 거리는 17Km가 넘을것이다.
우리는 이 거리를 세시간 반만에 올라왔고 이제 다시 내려간다.
목표가 사라져서 그런지 내려갈때는 길이 약간 지루한 느낌이 든다.
2006. 10. 28. 12:39 - 속이 텅비었지만 잘 살고있는 나무
남자들의 수다 - 군대 이야기
한시간여 평지나 다름없는 길을 속보로 내달린다.
군사지역내에 들어와 산행을 하기에 유난히 군대이야기가 많다.
오십이 넘은 선배님들의 옛 이야기는 재미있기도 하지만 너무 어려운 시절이었던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난 나이가 군대 갔다온지 겨우 십삼년 밖에 되지 않았고, 편한 행정병을 했기에 할말이 없어 묵묵히 듣고만 있었다.
길벗회장님이 한참을 듣다가 그만하자고 하자 군대이야기가 그치더라.
역시 남자들의 군대 이야기는 끝이 없다.
2006. 10. 28. 12:46 - 벌써 149번 전신주다. 벌써 9Km정도를 내려왔다.
겨울이 너무나 힘들 향로봉 대대의 군인들
산행을 시작한지 한시간 반만에 149번 전신주를 만났으니 반을 넘게 내려왔다.
이곳에 있는 전신주에는 대여섯개마다 하나씩 위의 사진처럼 전신주에 눈금표시가 되어있다.
전신주의 표식은 10센티미터 마다 표시되어있고, 이미터까지 눈금이 기록되어있다.
저 표시는 겨울철 적설량을 알기위한 것이라니 눈이 얼마나 많이 오는지를 알수 있다.
이곳의 군인들은 눈만오면 넉가래와 싸리비로 저 비포장도로의 눈을 모두 치워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부식을 비롯한 보급품을 실은 차량이 오지를 못하니 먹고 살기위해서라도 눈을 치워야 하는 것이다.
정말 불쌍한 군인들이다.
2006. 10. 28. 13:46 - 멀리 남쪽으로 마산봉, 병풍바위, 신선봉이 보인다.
마산봉, 병풍바위, 신선봉...
오후가 되자 시야가 조금 더 트인다.
지난번 산행에서 지나온 마산봉과 병풍바위, 신선봉이 한눈에 들어온다.
위 사진에서 가운데 약간 뽀족한 봉우리가 병풍바위이고 그 능선 왼쪽편 봉우리가 마산봉이다.
신선봉은 병풍바위 오른쪽 뒤편 능선 뾰족한 봉우리다.
그리고 그 아래의 몇개의 건물들은 알프스 리조트의 건물들이다.
진부령 고갯마루가 눈에 들어오고 백두대간 산행도 끝이보인다.
2006. 10. 28. 14:25 - 산행을 시작했던 곳으로 다시 돌아와 산행을 마쳤다.
백두대간 남한구간 산행이 끝났다.
산행을 시작했던 진부령에 도착했다.
가을빛이 완연한 산행기점에 서있는 칠섭로 표지석을 기념으로 남긴다.
하산기념주로 막걸리와 돼지머릿고기가 준비되어있다.
모두들 기쁜 마음으로 한잔씩을 들이킨다.
난 도래기재-부석사 산행때 산 더덕주을 따로 하산주로 준비해갔었다.
김병한 회장님을 비롯한 윤종월님, 조관흠님, 추경원님, 허정님, 이현태님, 임홍빈님, 장기숙님 등 길벗 산우회 동료들과 이한성 대장등과 술잔을 나누었다.
진한 더덕향이 대간 종주 기념주로 참 좋더라.
2006. 10. 28. 15:28 - 백두대간 종주 기념패를 들고...
종주 기념패을 받아들고...
길벗 산악회에서도 백두대간 종주 기념패을 만들었다.
그 기념패를 들고 진부령 표지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대구로 돌아온다.
다음은 낙동정맥이다.
이제 백두대간은 끝이 나고 매봉산에서부터 부산 몰운대까지 이어지는 낙동정맥에 도전한다.
2006. 10. 28. 15:30 - 백두대간 종주 기념패
백두대간 종주패
성 명 : 허 경 도
종주일자 : 2005년 05월 14일 (지리산)
2006년 10월 28일 (향로봉)
종주대원 : 권준호, 김병찬, 김선화, 김진택
도연희, 박우정, 유종식, 윤종월
이현태, 임홍빈, 장기숙, 조관흠
최재호, 추경원, 허경도, 허 정
지리산 웅석봉에서 덕유산, 소백산, 설악산, 향로봉까지...
806Km를 발로 밟아본 백두대간 종주길!
지리산 첫구간을 가슴 설래며 들어선지 엊그제 같건만
역경과 고통, 기쁨과 환희로 계절이 여섯번 바뀌고
그 동안 고락을 함께 한 대간동지들의 소중한 추억을
이 패에 담아 길이 간직하고자 한다.
2006년 10월 29일
길벗산우회 백두대간 종주대 일동
첫댓글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남어지 북쪽에있는 백두대간을 밟을 날을 기원하면서 다시 한 번 축하합니다
축하합니다. 나도 꼭 한번은
수고 하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