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퇴근하면서 전화가 왔다.
"여보 kt사거리 맞은편에 채선당 있는거 알지?"
"알지"
"그 옆에 포호아 월남쌀국수집 있는거 알어"
"있었어?"
"그래 ㅎㅎㅎ. 이렇게 가까운 곳에 있는줄도 모르고,ㅎㅎㅎ"
그랬다. 어제가 결혼 기념일이라 아내가 쌀국수가 먹고 싶다며,
사무실 근처에 쌀국수집을 찾았고, 신도림역 테크노타워 10층에
쌀국수 전문점이 있다며, 함께 퇴근해 안하던 짓도 하는 아내를 봤다.
여지껏 아내 스스로 내 팔짱을 낀적이 없는 아내는 자연스럽게
내 팔짱을 낀다. 낯설긴 하지만 그냥 좋았다.
우린 그렇게 찾아 들어간 곳에서 고기쌀국수와 해물쌀국수를 시켜서
서로 국물도 수저로 떠먹어가면서 "담백하네,맛있네" 한다.
그리곤 집에 왔다. 공주님에게 줄 주전부리도 이마트에서 사와서,
오늘 그 주전부리를 먹는다. 근데 아내가 웃으며,"막걸리"한다.
나야 "땡큐지요"
아내가 웃었다.
이는 굉장히 징조가 좋기도 하지만 우리집에 평화무드가 도래했다는 증거다.
멀리 트럼프와 김정은이 만나야만 평화가 아니라, 가까운 우리집에 평화가
훨씬 더 와닿는다.ㅎㅎㅎ. 내가 실감하니까.
아내가 웃으니, 나도 웃고,
아내가 웃으니, 큰공주도 웃을 것이고,
아내가 웃으니, 작은 공주님도 웃을 것이다.
그래서 아내의 웃는 소리가 좋다.
그래서 행복하다. 아내의 그 웃음소리가.
누가 그랫던가 "행복해서 웃는게 아니라, 웃어서 행복하다는 말"
실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