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820 영생 : 어울려서 함께 사는 일
지난 교회 휴가 때 전라도 영광에 위치한 기독교 최대 순교지를 방문했습니다. 한국 전쟁 당시 이념 갈등이 일으킨 최대 비극이라고 합니다. 현장에는 순교 상황을 재연하는 돌멩이들이 여럿 있었습니다. 순교자들은 목에 돌멩이를 매단 채 바다에 수장되었다고 하는데, 최후 순간까지 찬송을 이어갔다고 합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하기 힘든 일입니다. 성령에 의한 강력한 부활 신앙이 그들을 사로잡았을 것입니다. 아이들에게 체험해보자고 했더니 “땡볕에 더워죽겠는데 무슨 개소리”냐고 합니다. 시대의 간격이 극과 극을 가리키는 순간입니다. 전시관을 들르지는 못했지만, 온라인으로 검색해보니, 거대한 높이의 조형물이 있습니다. 손과 손이 맞잡는 것으로, ‘용서하되 잊지 말자’라는 문구가 기록되어있습니다. 다시는 그런 이념 갈등의 비극이 일어나지 않기를 기원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며칠 전에는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청문회가 있었습니다. 그는 이명박 정부 초대 대통령실 대변인, 초대 홍보수석을 지냈습니다. 엄청난 활약을 펼친 훌륭한 사람 같습니다. 그때를 회상하는 명진 스님의 라디오 인터뷰를 들었습니다. 불교계의 엄청난 좌장 역할을 하던 스님은 이명박 정부를 혹독하게 비판했습니다. 반성과 회개보다는 사찰과 공작으로 공격하였다고 합니다. 이동관은 입만 열면 거짓이라고 하는데, 자서전에는 “연민으로 스님과 화해했다”라고 기록했다고 합니다. 스님과 만난 적이 있냐는 질문에, 에스컬레이터에 스치며 지난 것이 전부라고 합니다. 혼자 고소도 하고 혼자 용서도 하는 자기 멋대로의 사람입니다. 그가 임명된다면 앞으로 일어날 일들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 될 것이라고 합니다. 사찰과 공작의 정치, 언론 장악의 일방적이고 편향된 정치, 비판에는 고소 고발의 정치, 블랙리스트로 예의 주시하는 갈등과 반목의 정치, 종국에는 어떠한 비극도 시한폭탄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시감이 드는 상황입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시편 본문은 말합니다. “그 얼마나 아름답고 즐거운가! 형제자매가 어울려서 함께 사는 일!...그 복은 곧 영생이다” 영생은 형제자매가 어울려서 함께 사는 일입니다. 영생을 묻는 청년에게 “재산을 팔아 가난한 자에게 나눠주라”고 했던 예수의 말을 기억합니다. 한쪽에서는 굶주리고 있는데, 한쪽에서는 배불리고 있는 상황은 아름답고 즐거운 일이 아닙니다. 형제자매가 어울려서 함께 사는 일이 아닙니다. 따라서 영생이 아닙니다. 부자와 거지 나사로의 종국은 정반대의 결과로 드러났습니다. 나사로의 손가락에 물 한 방울을 구걸하는 부자가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어울림은 너와 나가 더불어 하나 되는 것입니다. 똑같아야 된다는 것이 아닙니다. 다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되 차이가 차별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더 가진자는 덜 가진 자를 위하고, 더 강한 자는 덜 강한 자, 약자를 위하는 것입니다. 장애와 비장애가 어우러지는 것입니다. 부자와 가난한 자가 함께 불편 없이 어우러지는 것입니다. 그 순간 이런 감탄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 얼마나 아름답고 즐거운가! 형제자매가 어울려서 함께 사는 일!...그 복은 곧 영생이다”
창세기 본문은 형제가 어울려서 함께 사는 일을 보여줍니다.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요셉에게는 엄청나게 아픈 고통이 있었습니다. 형제들의 시기와 질투로 죽을 고비를 넘겼습니다. 급기야 타국의 종으로 팔리는 수모를 겪어야 했습니다. 아비의 사랑을 많이 받아서인지, 하나님을 향한 신앙이 깊은지는 모르겠지만, 요셉의 성격은 긍정적입니다. 우여곡절 끝에 타국의 종에서 타국의 총책임자가 되었습니다. 세상의 흉년으로 자기를 판 형제들이 요셉에게 구걸하게 된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 순간 그가 받은 수모와 배신을 그대로 돌려주지 않습니다. 요셉의 말은 정말 감동적입니다. “내가 형님들이 이집트로 팔아넘긴 그 아우입니다. 그러나 이제는 걱정하지 마십시오. 자책하지도 마십시오. 형님들이 나를 이곳에 팔아넘기긴 하였습니다만, 그것은 하나님이, 형님들보다 앞서서 나를 여기에 보내셔서, 우리의 목숨을 살려 주시려고 그렇게 하신 것입니다.” 이 정도의 신앙은 기독교 순교자의 신앙과 유사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돌멩이를 목에 걸고 바다에 수장되는 순간까지 찬송을 이어가는 신앙입니다. 자기를 배신하고 죽이려던 형제들을 용서하고, 오히려 하나님의 계획으로 돌리는 신앙입니다. 그 얼마나 아름답고 즐거운가! 형제자매가 어울려서 함께 사는 일! 그 복은 곧 영생이다. 침묵하겠습니다.
230820 시 133; 창 45:1-15; 롬 11:13-16, 29-32; 마 15: 21-28
시 133
1그 얼마나 아름답고 즐거운가! 형제자매가 어울려서 함께 사는 일!
2머리 위의 보배로운 기름이 수염 곧아론의 수염을 타고 흘러서 그 옷깃까지 흘러내림 같고,
3헐몬의 이슬이시온산에 내림과 같구나. 주께서 여기에 복을 약속하셨으니, 그 복은 곧 영생이다.
창 45:1-15
1요셉은 북받치는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자기의 모든 시종들 앞에서 그만 "모두들 물러가라!" 하고 소리쳤다. 주위 사람들을 물러나게 하고,요셉은 드디어 자기가 누구인지를 형제들에게 밝히고 나서 2한참 동안 울었다. 그 울음 소리가 어찌나 크던지 밖으로 물러난이집트사람들에게도 들리고,바로의 궁에도 들렸다.3"내가요셉입니다! 아버지께서 아직 살아 계시다고요?"요셉이 형제들에게 이렇게 말하였으나, 놀란 형제들은 어리둥절하여,요셉앞에서 입이 얼어붙고 말았다.4"이리 가까이 오십시오" 하고요셉이 형제들에게 말하니, 그제야 그들이요셉앞으로 다가왔다. "내가 형님들이이집트로 팔아 넘긴 그 아우입니다.5그러나 이제는 걱정하지 마십시오. 자책하지도 마십시오. 형님들이 나를 이 곳에 팔아 넘기긴 하였습니다만, 그것은 하나님이, 형님들보다 앞서서 나를 여기에 보내셔서, 우리의 목숨을 살려 주시려고 그렇게 하신 것입니다.6이 땅에 흉년이 든 지 이태가 됩니다. 앞으로도 다섯 해 동안은, 밭을 갈지도 못하고, 거두지도 못합니다.7하나님이 나를 형님들보다 앞서서 보내신 것은, 하나님이 크나큰 구원을 베푸셔서 형님들의 목숨을 지켜 주시는 것이고, 또 형님들의 자손을 이 세상에 살아 남게 하시려는 것입니다.8그러므로 실제로 나를 이리로 보낸 것은, 형님들이 아니라, 하나님이십니다. 하나님이 나를 이리로 보내셔서,바로의 아버지가 되게 하시고,바로의 온 집안의 최고의 어른이 되게 하시고,이집트온 땅의 통치자로 세우신 것입니다.9이제 곧 아버지께로 가셔서, 아버지의 아들요셉이 하는 말이라고 하시고, 이렇게 말씀을 드려 주십시오. '하나님이 저를이집트온 나라의 주권자로 삼으셨습니다. 아버지께서는 지체하지 마시고, 저에게로 내려오시기 바랍니다.10아버지께서는고센지역에 사시면서, 저와 가까이 계실 수 있습니다. 아버지께서는 아버지의 여러 아들과 손자를 거느리시고, 양과 소와 모든 재산을 가지고 오시기 바랍니다.11흉년이 아직 다섯 해나 더 계속됩니다. 제가 여기에서 아버지를 모시겠습니다. 아버지와 아버지의 집안과 아버지께 딸린 모든 식구들이 아쉬울 것이 없도록 해 드리겠습니다' 하고 여쭈십시오.12지금 형님들에게 말을 하고 있는 것이 이요셉임을 형님들이 직접 보고 계시고, 나의 아우베냐민도 자기의 눈으로 보고 있습니다.13형님들은, 내가이집트에서 누리고 있는 이 영화와 형님들이 보신 모든 것을, 아버지께 다 말씀드리고, 빨리 모시고 내려오십시오."14요셉이 자기 아우베냐민의 목을 얼싸안고 우니,베냐민도 울면서,요셉의 목에 매달렸다.15요셉이 형들과도 하나하나 다 입을 맞추고, 부둥켜 안고 울었다. 그제야,요셉의 형들이요셉과 말을 주고받았다.
롬 11:13-16, 29-32
13이제 나는 이방 사람인 여러분에게 말합니다. 내가 이방 사람에게 보내심을 받은 사도이니만큼, 나는 내 직분을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14나는 아무쪼록,6)내 동족에게 질투심을 일으켜서, 그 가운데서 몇 사람만이라도 구원하고 싶습니다.15하나님께서 그들을 버리심이 세상과의 화해를 이루는 것이라면, 그들을 받아들이심은 죽은 사람들 가운데서 다시 살아나는 삶을 주심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16맏물로 바치는 빵 반죽 덩이가 거룩하면 남은 온 덩이도 그러하고, 뿌리가 거룩하면 가지도 그러합니다.29하나님께서 주시는 은혜의 선물과 부르심은 철회되지 않습니다.30전에 하나님께 순종하지 않았던 여러분이, 이제이스라엘사람의 불순종 때문에 하나님의 자비를 입게 되었습니다.31이와 같이, 지금은 순종하지 않고 있는이스라엘사람들도 여러분이 받은 그 자비를 보고 회개하여, 마침내는 자비하심을 입게 될 것입니다.32하나님께서 모든 사람을 순종하지 않는 상태에 가두신 것은 그들에게 자비를 베푸시려는 것입니다.
마 15: 21-28
21예수께서 거기에서 떠나서,두로와시돈지방으로 가셨다.22마침,가나안여자 한 사람이 그 지방에서 나와서 외쳐 말하였다. "다윗의 자손이신 주님, 나를 불쌍히 여겨 주십시오. 내 딸이, 귀신이 들려 괴로워하고 있습니다."23그러나예수께서는 한 마디도 대답하지 않으셨다. 그 때에 제자들이 다가와서 "저 여자가 우리 뒤에서 외치고 있으니, 그를 돌려보내 주십시오" 하고 청하였다.24그러나예수께서 대답하여 말씀하시기를 "나는 오직이스라엘집의 길을 잃은 양들에게 보내심을 받았을 따름이다" 하셨다.25그러나 그 여자는 와서,예수께 무릎을 꿇고 "주님, 나를 도와주십시오" 하고 간청하였다.26예수께서 대답하시기를 "아이들이 먹을 빵을 집어서, 개들에게 던져 주는 것은 옳지 않다" 하시니,27그 여자가 말하였다. "주님, 그렇습니다. 그러나 개들도 주인의 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는 얻어먹습니다."28그제서야예수께서 그 여자에게 말씀하셨다. "여자야, 참으로 네 믿음이 크다. 네 소원대로 될 것이다." 바로 그 때에 그 여자의 딸이 나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