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로암교회로 와서 얼마 후 성찬식이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당시에는 손님 신분이라 성찬에 어찌 참여해야 할지 고민이 되었다. 고등학생 때 세례교인이 된 이후, 아무런 고민 없이 당연히 성찬에 참여할 수 있었던 과거와 달라진 고민이었다. 당회를 대표한 장로님이 성찬에 참여할 것인지를 물었다. "그렇다"고 하자, 서로에 대해 꽤 오래동안 알고 지내온 터라 신앙고백을 확인하는 과정을 생략하기로 했다고 당회의 입장을 전해주었다. 외부에서 온 손님 등의 성찬참여에 있어 너무 폐쇄적이지 않으면서, 적어도 세례교인임과 신앙고백을 확인하는 절차는 분명하다는 느낌이었다. 우리 가정보다 두주 먼저 출석한 가정(서울 언약교회 에서 이사해 온)에게도 동일한 과정을 거쳐 성찬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다음은 성찬식에 있어서 떡과 잔을 나눔에 있어서.
실로암교회는 커다랗고 둥근 빵을 주문제작한다. 큰 빵을 집례자가 의미를 설명하고 교인들의 눈 앞에서 손으로 뜯어 나눈다. 그리고 장로들이 빵을 가지고 다니며 교인들이 직접 뜯어먹게 한다. 이어서 포도주도 잔을 나누어 주고 장로들이 주전자를 들고가 잔을 채운다. 의미는 다음과 같다.
"원래 이 빵은 보편교회 즉, 천상의 상에서 '뜯어서' 받아온 것이다. 눈으로 보기에는 둥근 모양이지만 원래는 뜯겨진 모양의 빵이다. 보편교회의 일원으로서 분병에 참여한다는 의미를 새겨야 한다. 떡은 그리스도의 죽으심과 부활하심, 승천하심에 의해 발생한 공효에 의해 우리에게 생명과 원기를 공급해 준다. 잔도 마찬가지로 보편교회에서 받아온 의미를 지니며, 기쁨과 생기를 공급한다."
실로암교회는 성찬의 효력(은혜의 방도)에 있어 칼빈의 입장인, 그리스도가 그분의 영이신 성령을 통해 교회 가운데 영적이고 실제적 임재를 고백한다. 쯔빙글리의 '기념'에 의미를 두는 것에 비해 분명히 조금 다른 입장이다.
한가지 독특한 점은 성찬을 먼저 하고 말씀을 뒤에 전한다는 점이다.
물론 떡과 잔을 나누기 전에 의미를 전하고 관련 성경말씀을 통해 의미를 분명히 하지만, 그 이후에 설교가 뒤따른다. 그 의미에 대해서는 조금 분명히 인식하지 못한 부분이 있기에 다음 기회로 미루고자 한다. 혹 실로암교회 형제들 중 의미를 분명히 아는 분이 있다면 덧붙여 주어도 좋을 것 같다.^^
첫댓글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그러셨다니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