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큰아버지
아버지의 형제를 부르는 말에는 백부(伯父), 중부(仲父), 숙부(叔父), 계부(季父)가 있다. 백(伯)은 ‘맏 백’ 자이니 맏이라는 뜻이고, 중은 ‘버금 중’이니 둘째라는 뜻이고, 숙은 ‘아재비 숙’ 계는 ‘끝 계’ 자이니 각각 셋째, 넷째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중국에서 자(字)나 이름을 지을 때 사용하던 글자들로 장남, 차남, 3남, 4남 등을 의미하는 데 썼고 가족 관계를 나타낼 때도 사용하였다. 백이(伯夷) 숙제(叔齊)도 그러한 예이고 우리나라 신숙주(申叔舟)도 셋째 아들이다. 공자의 이름이 중니(仲尼)인 것을 보아 아마도 그의 형이 있었을 것이다. 사마의(司馬懿)의 이름이 중달(仲達)인 것을 보면 그도 역시 그러하리라 생각된다.
참고로 덧붙이면, 계절을 나타낼 대는 맹(孟 맏맹), 중(仲), 계(季) 자를 썼다. 이를테면 1월을 맹춘(孟春), 2월을 중춘(仲春), 3월을 계춘(季春)으로 썼다. 여름[夏] 가을[秋] 겨울[冬]도 다 이와 같다. 또 추석을 중추(仲秋)라 했다. 그런데 중국에서는 이를 중추(中秋)라 쓰고 8월을 중추(仲秋)라고 쓴다.
그러면 자기 아버지의 형제가 다섯을 넘을 경우에는 어떻게 불러야 할까?
이에 대해서 어떤 이는, 첫째아버지 둘째아버지 식으로 부르자고 제안한다. 그러나 이는 어법상으로나 윤리적인 측면에서도 적합하지 않다. 왜냐하면, 이 말은 아버지가 둘 이상이라는 어감을 품게 되어 저항감이 생기기 때문이다. 둘째어머니라 하면 서모나 첩을 떠올리게 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러면 어떻게 부르는 것이 좋을까?
자기 아버지의 형들은 일단 큰아버지들이고, 그 동생들은 작은아버지들이라 할 수 있다. 그러니 큰아버지들은 큰아버지들대로 서열을 매기면 되고, 작은아버지들은 작은아버지들대로 서열을 매기면 된다. 즉 큰아버지가 셋이면 맨 위로부터 첫째큰아버지, 둘째큰아버지, 셋째큰아버지라 부르면 되고, 작은아버지가 둘이면 역시 첫째작은아버지, 둘째작은아버지라 부르면 된다.
그런데 요새는 아이를 낳지 않거나, 낳아도 하나 아니면 둘 정도밖에 낳지 않으니 이런 말들도 필요 없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