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이 개막한지 어느새 한달이 훌쩍 지났습니다.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아직 11월 2경기 (멤피스, 미네소타) 가 남아있기는 하지만 왠지 내일 연승이 끝날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들어 미리 올려봅니다.
1. 수비 강화 - 9연승
테리 스토츠 감독은 13-14 시즌이 시작되기전 포틀랜드의 수비가 약하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고 시즌에 돌입합니다.
'평균정도의 수비와 상위권의 공격력으로 리그를 공략하겠다.' 스토츠 감독의 예언은 기록상으로 그대로 증명되었는데요.
13-14시즌 포틀랜드는 강력한 공격력 (평균 106.7득점 - 리그 4위, 오펜시브 레이팅 111.5 - 리그 2위) 으로 평균이하의 수비력 (102.8 실점 - 리그 22위, 디펜시브 레이팅 107.4 - 리그 16위) 을 상쇄하며 54승이라는 놀라운 성적을 기록하게 됩니다.
따라서 올시즌의 화두는 어떻게 리그 최상위권의 공격력을 유지하면서 평균 이하의 수비력을 끌어올릴 것인가? 였는데요. 일단 개막 후 한달 동안은 수비에서 극적인 향상을 거둔 것이 기록상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평균 95.4 실점 - 리그 6위, 디펜시브 레이팅 101.8 - 리그 5위, 상대 야투율 0.420 - 리그 3위, 상대 3점슛 성공률 0.290 - 리그 2위)
일단 경기를 보면 주전 멤버 5명이 2시즌째 함께 뛰면서 (로페즈를 제외한 4인은 3년째) 수비적인 호흡이 좋아진게 느껴집니다. 픽앤롤 수비시 헷지와 리커버리가 나왔다 들어가는 타이밍이나, 앞선에서 가드가 벗겨질시 골밑이나 위크사이드에서 도움수비가 오는 플레이들이 유기적으로 잘 이루어지고 있는 것처럼 느껴져요. 뭔가 수비적인 약속들이 잘 수행되는 느낌이랄까... 좀 더 전문적인 설명을 하고 싶은데 능력부족입니다.
특히나 릴라드의 수비쪽에서의 발전이 눈에 띄는데요. 지난 2시즌동안 느바의 괴물같은 떡대들의 스크린에 추풍낙엽처럼 나가 떨어졌던 모습에서 벗어나 그래도 평균정도의 수비수~ 까지는 올라서고 있는 모습입니다. 상대 스크린과 좀 더 전투적이면서도 요령있게 맞서는 방법을 터득한 듯 싶고, 피지컬적으로 여름에 몸관리를 상당히 열심히 했다는게 느껴질정도로 끈덕진 맛이 생겼습니다. 실제로 지난 2시즌동안 DWS가 시즌내내 0.7, 1.8 이었던 것에 비해, 이제 겨우 한달이 지났는데 벌써 DWS 0.8을 적립했네요. 지난 두시즌간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DBPM도 +로 올라섰구요. (-2.2 -> -1.6 -> +1.1)
여기에 더해 오프시즌 새로 영입한 크리스 케이먼의 존재도 수비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지난시즌 로페즈가 나가고 토로나 프리랜드가 들어오면 '제집 드나들듯 들락거리는 친구들에게 털리던' 대학시절 자취방 마냥 상대 선수들에게 휑하니 뚫리곤 했었던 골밑이었는데, 세로수비가 되는 케이먼의 존재로 인해 48분내내 로로-케이먼으로 이어지는 림 프로텍터를 보유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케이먼이 리그 정상급의 세로수비수까지는 아니더라도 평균 이상의 블록 능력을 바탕으로 골밑 수비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어요. 오프시즌 2년 10M? 정도에 물어왔을때 뻘짓이라는 의견들이 많았는데 지금까지는 완소입니다. 20분이 안되는 출장시간 때문에 1차스탯이 아주 인상적이지는 않지만 (10.9득점, 6.9리바, 1.1블록), PER이 20이 넘어가고 36분당 기록으로는 커리어 하이 (20.7득, 13리바, 2블락) 를 찍고 있을만큼 놀라운 활약을 해주고 있습니다. 기록상으로 아이재아 토마스나 자말 크로포드만큼 폭발적이지는 않지만 올시즌 식스맨상 후보정도에는 무난히 이름을 올릴 수 있을만한 활약입니다. 현재까지는..
2. 릴라드의 성장
지난 시즌 올스타 - 올NBA 써드팀 선정에 역사에 남을 플옵 1라운드 6차전 위닝샷까지 그야말로 최고의 한 해를 보낸 릴라드가 한단계 더 성장해서 돌아왔습니다. 이제 3년차 짬밥이라고 플레이에 한결 여유가 생겼으며 특히나 3년 연속 각종 슛성공률을 끌어올리고 있는 점은 상당히 고무적입니다. (신인시절 비교 야투 42.9% -> 46.7%, 3점슛 36.8% -> 46.0%, 자유투 84.4% -> 93.7%)
아마도 평균으로 회귀하게 될 46%의 3점슛 성공률은 그렇다 하더라도 약점으로 지적되었던 림근처에서의 피니시를 향상시킨건 참 마음에 드네요. 지난 2시즌동안 0-3피트 에서의 슛성공률이 50% 초반이었는데 (12-13시즌 53.1%, 13-14시즌 51.2%) 올시즌은 이 수치를 64.2% 까지 끌어올렸습니다. 가드들의 림근처 피니시는 연습이나 요령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피지컬적인 강인함에 따라 성공률의 등락이 결정된다고 보는데, 그만큼 릴라드가 비시즌에 몸을 잘 만들었다는 반증인거 같아 뿌듯하네요. 올스타를 넘어 슈퍼스타로 성장해가고 있는 릴라드입니다. 커리야~ 기다려~~
3. 벤치 강화
시즌전에는 벤치의 성장, 그러니까 쩌리 로또 유망주들의 실력 향상을 통한 벤치 강화를 기대했으나 성장이라기 보다는 외부영입으로 인한 강화정도의 표현이 어울릴 것 같습니다. CJ 맥컬럼, 윌 바튼, 토마스 로빈슨, 마이어스 레너드 등의 유망주들이 각종 부상, 부진, 로테이션 이탈 등등의 문제로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반면 (그나마 앨런 크랩이 바툼의 부상 결장을 계기로 깜짝 선발로 나온 후 시간을 좀 얻고 있네요) 오프시즌 영입한 두 베테랑들이 기대이상의 활약을 해주고 있습니다.
케이먼 칭찬이야 위에서 많이 언급했고, 스티브 블레이크 역시 지난 시즌 모윌만큼의 화려함과 폭발력은 없지만 볼 무브먼트에 해를 끼치지 않고 좀 더 팀플레이에 치중하면서 안정적인 리딩을 제공해주고 있습니다. 화려한 득점에 비례하여 세금처럼 늘어나는 모윌의 턴오버와 뻘짓 샷셀렉션으로 더이상 고통받지 않아도 된다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럽네요. 물론 스티비가 아주 잘하고 있는것 아닙니다. 일단 슛이 안들어가는... (야투 34.8%, 3점 32%) 그래도 어시스트/턴오버 비율을 지난시즌 모윌과 비교해보면 스티비의 손을 들어주고 싶네요... (스티비 4.3어시 1.3턴오버 / 모윌 4.3어시 2.0턴오버)
별 차이 안나나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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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초 포틀의 기세가 스케쥴 때문이라는 이야기들도 있는데 개인적으로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네요. 실제 ESPN 수치로도 지금까지 포틀의 스케쥴 강도는 평균보다 살짝 위였다고 나와있고, 클블-댈러스-시카고 같은 컨텐더 팀들을 비록 홈이긴 했지만 최소 18점차 이상으로 이겼으니까요. 골스와의 홈경기도 다 이긴 경기 막판 뻘짓으로 아깝게 놓쳤구요. 지난시즌도 11연승 포함해 시즌 중반까지는 내내 1위를 찍다가 후반에 무너져 버려서 설레발을 떨기 싫지만, 올시즌은 팀이 좀 더 단단해진 느낌은 확실히 듭니다. 일단 내일 멤피스와의 경기를 지켜보긴 해야겠네요. 이렇게 끈적끈적한 조직력으로 승부하는 팀을 상대로는 워낙 약해왔던 터라... (지난 시즌도 1승3패)
간단히 정리하려고 했는데 예기치 않게 장문의 글이 되어버렸네요...
그래서 결론은... 고고! 블레이저스!! 입니다.
첫댓글 좋은글 감사합니다~
예상대로 연승 마감이네요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1.01.15 2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