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지 출마냐 불출마냐” 기로에 선 與 영남 중진 운명
안녕하세요. 일요서울입니다.
지난 16일 여당 공관위에 따르면
당내 현역의원 평가에서 영남권 의원들이
공천 배제(컷오프) 대상인 하위 10%와
득표율 감산 대상인 하위 30%에
가장 많이 포진해 있답니다.
장동혁 사무총장은 이날
“하위 10%도 그렇고, 30%도 그렇고
비율은 영남 의원들이 가장 많을 것”이라고
이같이 밝혔는데요.
장 사무총장은 또 당내 중진 등
지역구 조정과 관련해
“지역구 조정이 있을 때
모든 분들이 만족할 수는 없다”며
“계양을도 마찬가지고 김경률 비상대책위원이
마포을을 간다고 했을 때도 마찬가지다.
당원들께서 대승적 차원에서
당의 결정을 따라주셨으면 좋겠다는
부탁의 말을 드리겠다”고
거듭 단호한 기조를 내비쳤답니다.
이는 국민의힘 공관위가
PK 중진 재배치를 매듭지은 후
TK 공천 교통정리를 앞둔 상황에서 나온
메시지여서 더욱 주목됩니다.
지난 13일 정영환 공관위원장이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대구·경북은 다선 의원들을 어떻게 하는가,
그런 부분들이 있는 것”이라고 한 대목도
TK 중진 활용법에 대한
고민이 깊다는 말로 해석돼
긴장감을 불어넣었답니다.
앞서 국민의힘은
5선 서병수 의원(부산진갑)을 부산 북강서갑으로,
3선 김태호 의원(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을 양산을로,
3선 조해진 의원(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을 김해을로
각각 재배치했는데요.
북강서갑‧양산을‧김해을은 전재수‧김두관‧김정호 의원 등
민주당 재선 현역들이 버티고 있는 험지로,
PK 양지에 기반을 뒀던 3선 이상 중진들을
대거 차출해 낙동강벨트 탈환에 나선 것입니다.
이제 당 공관위의 시선은
최대 콘크리트 텃밭인 TK에 쏠린 상황입니다.
TK 현역 총 25명 중 3선 이상 중진은
5선 주호영 의원, 3선 김상훈‧윤재옥 의원 등
세 명에 불과합니다.
현재 당은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대구를 벗어난 적 없는 ‘TK 한정’ 베테랑들을
험지로 차출하느냐 여부를 놓고
고차방정식을 가동 중입니다.
무엇보다 험지 경험이 전무한 중진들을
수도권 등 보수 열세 지역구로 투입했을 때
과연 경쟁력을 가져갈 수 있느냐가
주요 관건으로 지목됩니다.
다만 주 의원의 경우 지난 20대 총선에서
당시 김부겸 민주당 의원이 깃발을 꽂고 있었던
대구 수성갑을 탈환한 이력이 있는 데다,
5선의 인지도와 무게감까지 갖춘 터라
TK 중진 중 험지 차출이
가장 유력하다는 말도 돌았지만
주 의원은 이에 선을 긋듯
지난 14일 기자회견을 갖고
대구 수성갑 6선 도전을 공식화했답니다.
한동훈 위원장이 언급한 ‘곱셈공천’이 실현되려면
이들 중진을 험지로 보냈을 때
반드시 지역구를 탈환해야 한다는
전제가 붙는데요.
]이들이 차출되면서 비운 대구는
사실상 국민의힘 공천이
곧 당선으로 귀결되는 곳인 만큼 3석이 보장되지만,
중진 3인방이 험지 탈환에 실패할 경우
치러야 할 당 차원의 반대급부가 크다는 점은
공관위의 고민이 깊은 대목입니다.
공천 디테일 부족으로 자칫 중진들이
대거 낙선이라도 하면 당내 허리 역할을 도맡았던
주요 인적자원이 망실되는 것은 물론,
야당의 지역구 고착화를
심화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TK는 약세지역이 뒤섞인 PK와 달라서
중진들을 험지 일선으로 차출하는 데
신중을 기해야 한다”라며
“중량급 인사를 투입시켰음에도
험지를 되찾지 못하면
야당 현역의 토착화는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봤습니다.
이렇다 보니 당 공관위가 TK 만큼은
중진을 재배치하는 대신,
현역평가 하위권에 있는 초‧재선 의원들을
대거 교체하는 데 방점을 둘 것이란 관측도 나옵니다.
보수정당의 ‘기득권 양성소’로도 불리는 TK는
역대 총선마다 현역 50~60%에 달하는
고강도 물갈이 요구가 빗발친 지역입니다.
또 선거철이면 어김없이
인적쇄신 0순위로 꼽히는 곳이기도 합니다.
22대 총선을 앞둔 국민의힘은 현역의원
‘하위 10% 컷오프’,
‘하위 30%‧동 지역구 3선 이상 감산’ 등
고강도의 페널티를 앞세웠는데요.
이는 사실상 당 지지율에 못 미치는 의원들이
대거 포진한 TK를 겨냥한 현역 물갈이 포석인 셈입니다.
TK는 통상 의원 개인 지지도보다
당 지지도가 압도적으로 높은 경향을 보입니다.
이에 TK 공천은 하위권 의원 컷오프 및
불출마 권고로 대규모 물갈이를 단행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힐 수 있다는 게 내부 중평입니다.
당 지지율을 밑도는 의원의 지역구는
컷오프 대상이 아니더라도 공관위원 2/3 이상 찬성하면
전략공천 지정이 가능한데요.
이는 TK 초‧재선은 물론,
중진들에게도 적용될 수 있답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대구경북은 야당 텃밭인 호남과 마찬가지로
후보의 자체 경쟁력보다는
지역구 재편이라는 공천 계산법에
얼마나 부합하느냐가 최대 관건”이라며
“TK 현역의 88%가 초‧재선이다.
중진들은 당내 역할이나 지역구 신임도에서 안정적인데,
TK 초‧재선들은 공천 시즌이면
그야말로 파리목숨과 같다”고 했답니다.
또 이 관계자는 “심지어 이번 선거를 앞두고는
낙하산 공천마저 배제된 상황인데,
한동훈 비대위나 공관위 입장에서
TK 초‧재선 라인을 대거 물갈이하는 것은
매우 손쉬운 일”이라며
“초조한 TK 의원들로서는 예상질의 준비 등
면접에서 반드시 살아남는다는
각오로 임하고 있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한동훈 체제가
무차별적 TK 현역 쳐내기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도 엄존합니다.
한 위원장과 정영환 공관위원장은
현재 시스템 공천이라는 대원칙에 입각한 인선으로
‘낙천자 무더기 탈당’ 등 공천 후폭풍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 기사 원문 보기 ▼
▼ 지난 기사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