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행을 함께 하기 위해 매달마다 두 번씩이나 만나는
얼굴들임에도 불구하고 얼굴을 대하면 그렇게나 반가울
수가 없다. -
오늘 2006년 2월19일(일)은 우리 고우회 2006년도 시산제가
있는 날이다.
작년 같았으면 시산제 지낼 祭物(시루떡, 돼지머리, 사과/
배/감에 북어 등) 준비에 며칠 전부터 집사람까지 동원하여
수선을 피웠을텐데...
유호문 총무 덕분에 향과 초 두자루 그리고 성냥을 달랑 배낭에
챙겨 넣고 나니 그렇게 허전(?) 할 수가 없다.
서둘러 강변역에 도착, 회비징수 핑계 먹거리(?) 마련하여 모임
장소에 가니 영회, 춘성, 추석, 춘상 부부 등 10여명 고우회 회원
들이 반겨 맞아준다.
그로부터 불과 10여분이 경과한 시각에 마지막으로 합류한 상묵을
포함하니 합이 24명, 분당에서 예봉산으로 직행하여 산행로 입구
에서 직접 만나기로 한 인원이 유 총무 포함 6명, 하산지점에서
역방향 등산(?)하겠다는 광진이 내외를 포함하면 시산제 산행 참가
인원이 도합 32명이라.........
(인원이 많아 통제가 잘 될지 ?....... 걱정부터 앞선다.)
치매 초기(?) 덕분에 거금(발전기금)이 든 등산배낭을 대합실에 놔
둔채 버스를 타려다 어렵사리(?) 되찾은 정후이는 버스 안에서도
2차 증세(본인을 빼먹은채 머리수와 징수한 회비의 계수 맞지 않는다고
한참을 헤매이지를 않나...)의 우여곡절 끝에 팔당대교 건너편에 있는
예봉산 산행로 입구에 도착했다.
이미 도착해 있는 선발대(총무외 5명)와 반갑게 해후, 합류한 고우회원
들의 시산제 산행 거동 좀 보소.
시산제 제물중 가장 중량이 무거운 고사떡(1말) 상자는 영회, 하선,
의균, 춘성 회원이 번갈아 가며 예봉산 정상 시산제 장소까지........
어린아이 머리만한 크기의 배 세 개는 민철이와 공근이가 교대로,
사과, 감 등 과일과 기타 제물은 근철, 종휘 등 수명이,
막걸리 10병은 공근, 재선이 등 수명이 자청하여 짊어지고 정상까지
군말 없이 내닫는다.
그런데 제물나르기에 빠지려던 양이는 돼지머리고기를 반강제(?) 할당
받아 질머진 채 부지하세월이다.
1시간30분여 만에 예봉산 정상에 다다른 고우회 일행들 잠시 숨돌린 연후
재선 회원이 예비(?) 해 둔 명당에 자리 깔고 시산제 제상을 차리는데.....
막가파(양)가 운반을 담당한 주요한 제물(돼지머리고기)이 늑장 도착으로
30여분 지체된 오후1시30분경 시산제를 지내게 되었겄다요.
제물을 진설함에 있어 왕손이라 자칭하는 얼분이 양이가 가만히 있을 리가
만무.
조율이시, 이시조율, 홍동백서 케싸며...... 또 나선다.
(한복 동정, 제물 진설 등 사소한 아집에 얽매여 니편내편 하며 편가르기에
영일이 없었던 우리 조상님들의 부질없었던 과거사 再版 ?)
고우회장의 강신, 초헌에 이은 시산제문 독축을 통해
- 국태민안 기원
- 회원들의 산사랑, 자연사랑 다짐
- 회원들의 안전산행 기원
- 회원들간의 우의돈목 다짐
- 회원들 가정마다의 안녕 및 사업번영을 기원 한 후
전임 고우회장(상묵)의 아헌,
전전임 고우회장(재선)의 종헌,
제물 음복순으로 시산제를 마쳤는데.....
고우회원들간 서로를 위하는 발복 성심(?)이 놀라웠으며
고우회 유호문 총무의 빈틈없는 시산제 준비가 단연 돋보였더라.
이 대목에서 추임새로......... 우렁찬 박수를 !
시산제를 마치고
시장을 반찬으로, 막걸리를 곁들여 음복을 하게 되였는데
그 중에 김이 무럭무럭 나는 팥고물 시루떡의 인기가 최고더라.
음복을 마칠 즈음 산아래에서 산정상에 머물고 있는 고우회들의
하산을 재촉하는 광진 회원의 다급한 전갈이 날아 듦에
서둘러 하산길에 들어 50여분 뒤인 오후3시경 뒷풀이 예약장소인
“시골손두부”에서 반가운 조우와 좌정을 한 연후,
고우회 산행에 처음으로 참가한 김광성, 박종휘의 참석소감,
오늘 시산제에 참석한 전임고우회장(이상묵, 신재선, 유춘성,
조영회, 정하선, 오공근, 황병완, 송요철, 하재룡, 김기창) 소개에
이어 고우회장의 2006년도 시산제 산행결산보고를 마친 후
장현식 회원의 뒷풀이 스폰서 제의로
버섯두부전골을 안주로 주당들의 취향에 맞춰
벌떡주, 동동주, 소주를 곁들여 뒷풀이를 하게 되었으니,
작년 이맘때쯤 청계산행 뒷풀이도 현식 회원이 스폰서 했었었는데.....
남다른 고우회사랑에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그중 오불관언(?) 소담파들의 소란스런 즐거움이 으뜸인가 싶더니
소담파 등 뒤에선 새로 등장한 소락파(락소파?)의 파안대소에
개의치 않고, 한켠에선 뒷풀이시간 조차 아까워 이미 가부좌 자세로
판벌린 공부파(?)들의 늦깎기 공부가 열심이다.
제각기 즐거움속에 나름대로의 캐릭터를 엮어가는 성님들은....
어짜피 서로를 껴않고 함께 가야 할 숙명적 집단인 것을
이미 알고 있었던가 보오 !
2006. 2. 22 정훈 글올림.
<추가>
산행 전일 안준식 회원으로 부터
성당의 중책을 맡아 주일미사 부제역 수행을 위해 부득이 시산제
동참이 어렵다는 양해, 안전 산행 당부와 함께 고우회 발전기금
일봉을 보낸다는 전화 전갈에 뒤이어,
산행 당일 아침 이른 시각을 이용하여 만나자는 화영이를 전화를 받고
지하철 2호선 왕십리역에서 상면하니 선약된 마라톤 참가를 위해 부득이
시산제 동참이 불가하다며 시산제 산행 잘하라는 부탁과 함께
금일봉(고우회 발전기금)을 손에 쥐어 준다.
부친을 여의고 고아(?) 된지 6일밖에 되지 않았는데...........
첫댓글 듣고 보기만해도 화기애애 씨끌뻑쩍한 소리가들리는듯허고..뭉클허기도하고요...하여간 너무나 보기좋고 좋은 성님 넘들이래요...고우회여! 영원하라!!!
두고두고 새기라는 말씀으로 ...감사합니다.
캬~~~~ 정후이회장님은 넘 늦게 세상에 나왔소..... 2-3세기 전이라믄 탁월한 문장력으로 장원급제는 맡아논 당상인디.....
역시 정이 넘치고 우정이 가득한 고우회 입니다. 성님들 모두 모두 건강하시고 우리 23회의 발전은 고우회 형님들이 책임 지이소~
이뿐 정후이 회장님, 든든한 호문이 총무님, 철들었다가 점점 철이 없으져 가는, 미워할 수 없는 우리 성님들..사랑해요...
은근히 기다려지는 산행후기~~ 읽을수록 그날의 모습이 생생히.... 역시 정훈이 회장님의 글솜씨는 대단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