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대회 첫 4강 진출. 박정환 7단이 국제기전에서 자신의 최고 성적을 기록하며 순항하고 있다. 세계대회 우승의 꿈이 무르익는다. 3월 21일 바둑TV스튜디오에서 열린 제2회 비씨카드배 월드바둑챔피언십 8강전에서 박정환 7단이 중국의 니우위티엔 7단을 상대로 287수 끝에 흑으로 3집반승을 거뒀다.
화려하고 기교가 넘치는 박정환 7단과 단단하고 끈질긴 니우위티엔 7단. 대조적인 기풍. 묘미있는 조합. 랭킹으로 보자면 한국 4위 대 중국 21위의 싸움이었다. 중국 위기천지의 이철용 기자는 대국 전, 6대4 정도로 박 7단이 우세할 것으로 봤다. 니우위티엔 7단은 단단하고 잘 안 무너지기로 따지자면 씨에허 7단보다 더한 기사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초반은 의외의 대국 양상을 띠었다. 박 7단이 흑을 잡은 가운데, 초반부터 격렬한 패싸움을 걸어간 쪽은 오히려 니우위티엔 7단이었다. 전투를 좋아하는 박 7단은 몸싸움으로 시작된 초반전을 우세하게 이끌며 신바람을 냈다.
하나 이상하게도 흑이 승부를 결정지었다는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다. 불리한 가운데서도 끊이지 않는 니우위티엔 7단의 추격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화끈한 반발을 하진 않았지만 그 때문에 링 바닥으로 곤두박칠 치는 일도 없었다. 쉽게 안 무너진다는 니우위티엔 7단의 특성이 잘 드러났다. 바둑이 끝날 때까지 박 7단도 방심할 수 없었다. 그러나 박7단은 간발의 우세를 놓치지 않으며 잘 마무리했고 승리를 수확했다.
박 7단은 국후, “초반에 어려운 장면이 나왔는데 니우위티엔 7단한테서 실수가 나와 내가 유리해졌다. 이후에 좀 미세해지긴 했지만 운 좋게 이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대국을 끝으로 4강의 모든 자리가 결정됐다. 대진은 박정환-창하오의 한중전 한 판, 이세돌-김기용의 형제 대결 한 판으로 짜였다. 박 4단이 창하오전마저 승리할 경우 2회 비씨카드배는 한국 기사의 우승이 확정된다.
4강전은 오는 4월 3일과 4일 같은 장소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국내외 모든 프로와 아마추어 기사에게 문호를 개방한 비씨카드배 월드 바둑 챔피언십은 세계 최초로 64강 컷오프 상금제를 도입하였다. 또한 예선, 본선 모두를 자비로 출전케 하는 등 기존 대회와는 다른 패러다임으로 신선한 충격을 던져준 기념비적인 대회다. 1회 대회에서는 중국의 구리 9단이 한국의 조한승 9단에게 3-1로 승리하며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우승상금 3억원인 제2회 비씨카드배 월드 바둑 챔피언십의 제한시간은 각자 2시간에 1분 초읽기 3회가 주어지며, 결승 5번기는 4월 24일부터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