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살인 / 고레에다 히로카즈 / 일본 / 2017 / 8.5
<진실 속에 감춰진 진짜 이야기>
승리를 위해 선과 악을 구분하지 않고 냉정하게 일에 임하는 변호사 '시게모리'. 그는 끔찍한 살인사건의 피의자를 변호하는 일을 맡게 됩니다. 그리고 살인을 저지르고 자백한 '미스미'. 그는 자신의 이야기를 변호사에게 들려주는데, 계속 말을 번복하며 말을 바꿉니다. 또한 피해자의 딸 '사키에'는 무언가를 숨기고 있는 듯 보입니다. 과연 이 사건의 진실은 무엇일까요? 그리고 이 사건은 어떻게 끝맺게 될까요?
일본의 살아있는 영화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신작입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원래 다큐멘터리 PD였고, 인간의 살아가는 모습들을 집중취재했습니다. 그러다가 영화 감독으로 전향하면서 인간 세계의 슬픈 면과 따뜻한 면을 교차하면서 비극과 희극을 절묘하게 담아내는 명 감독으로 성장해갔습니다. 삶과 죽음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던 그에게 이번 작품은 기존의 작품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관객들을 맞이합니다.
살인사건이라는 거대한 틀 안에, 인간들의 진실과 거짓을 흩뿌려놓고 그 퍼즐을 하나하나 끼워맞추어 나갑니다. 그러나 그 조각들은 쉽사리 모아지지 않고, 모을 수록 더 혼란스러워집니다. 마지막에 이르러 다 끼워맞춘 조각들을 보면, 그 덩어리 자체가 혼란이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이 영화는 감독의 영화 중 연출적으로 가장 비범하고 은유적입니다. 날카롭게 들이대는 카메라의 시선은 관객들을 조롱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아무리 살펴도, 진실은 여전히 흐리멍덩하고, 그 앞은 어지럽습니다.
실제로 후반부에 이르면 진실이 어느 정도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진실이라는 것을 알고 나서도 그것이 사건의 완전한 해결책이 된 거라고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또 질문을 하게 됩니다.
뛰어난 기교와 화술, 플롯으로 저를 완전히 사로잡은 작품입니다.
첫댓글 내일 보러 갈건데 얼른 보고싶어요 글 잘 읽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