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역 독립운동사를 한 흐름으로 조명한 '대구독립운동사'가 발간됐다. 본사 정인열 논설위원은 논문 208편, 단행본 49권을 참조해 555쪽에 이르는 저술을 완성했다. 사진은 대구시 동구 조양회관 근처에 있는 대구항일기념탑. 매일신문 DB](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news.imaeil.com%2Finc%2Fphotos%2F2018%2F10%2F25%2F2018102512372373015_l.jpg)
![1919년 대구 3·8 독립만세 운동 발원지인 서문시장 전경. 이날 만세운동에 동참한 계성학교와 신명여학교, 대구고등보통학교 학생 43명과 교사, 종교인, 애국지사 76명 등 157명은 모두 일본 헌병에게 체포됐다. 신명고등학교 제공.](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news.imaeil.com%2Finc%2Fphotos%2F2018%2F10%2F25%2F2018102512372262127_l.jpg)
![지금 대구콘서트하우스 자리에는 국채보상운동의 발원지 '북후정'이 있었다. 매일신문 DB](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news.imaeil.com%2Finc%2Fphotos%2F2018%2F10%2F25%2F2018102512470033858_l.jpg)
일제강점기 대구 지역 독립운동 역사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대구독립운동사'가 발간됐다.
보통 독립운동사 하면 딱딱한 서체에, 서가에 꽂힌 연구용 양장(洋裝) 커버를 연상하지만 이 책은 사진과 표를 배치해 부담 없이 역사적 사실(史實)에 다가갈 수 있도록 했다. 또 1천280개의 각주를 달아 '심화'를 원하는 독자들은 사실에 대한 궁금증을 바로 해결할 수 있다. 이 책을 집필한 본사 정인열 논설위원은 "광복의 뒤에는 빼앗긴 나라를 찾기 위해 모든 것을 바친 숱한 지사와 운동가는 물론 물심양면으로 그들을 도와 광복의 밀알이 된 유명, 무명의 조력자들이 있었고, 이들의 반대쪽에는 친일파나 일제 앞잡이, 밀고자들이 있었다"며 "선열, 지사들의 위훈(偉勳)은 물론 반역사주의자들의 배신과 음모, 흑역사도 함께 정리해 역사의 귀감이 되도록 했다"고 말했다.
◆대구 지역 독립운동사 27년 만에 재정리
이번 광복회 대구지부의 '대구독립운동사' 편찬은 광복회 대구경북연합지부의 1991년 '대구·경북항일독립운동사' 발간 이후 27년 만의 일이다. 광복회 전국 지부 가운데 조직 개편(2013년)과 행정구역 변화(1981년 대구시와 경상북도의 분리, 2016년 경북도청의 안동·예천 신도시 이전)의 흐름과 함께 광복회 조직으로는 드물게 자체 독립운동사 발간 작업을 추진, 또다시 결실을 거둔 셈이다. 이 책은 '대구·경북항일독립운동사'와 '경북독립운동사' 등의 서술 체제를 참고하고 있으며, 모두 11장으로 구성돼 있다. 책머리에는 '사진으로 보는 대구독립운동 사적지'를 두어 현재 광복회 대구시지부가 사용 중이고, 숱한 독립운동 관련 모임과 활동 무대였던 조양회관을 비롯한 대구의 여러 독립운동 관련 시설과 유적지를 소개하고 있다.
◆의병 활동, 만세운동, 비밀결사 등 한눈에
1장 총설에서 책 전반에 대한 안내와 설명이 끝나면 2장에서는 대구가 호국과 공동체 그리고 저항과 개방을 지향하는 도시였음을 살피고 있다. 이런 전통은 독립운동 과정에서도 드러났는데, 전국 7대 도시 가운데 서울(401명) 다음으로 많은 155명의 독립 유공자를 배출한 것이 그 예다. 본격적으로 사료(史料)를 펼치는 3장과 4장에서는 한말 의병투쟁, 대구의 의병투쟁과 애국계몽운동, 애국계몽단체 활동을 다루고 있다. 주목할 만한 대구의 애국계몽단체 활동으로는 독립협회 대구지회와 개진협회, 대구광문사와 대구광문회, 대구광학회와 우현서루, 대한자강회 대구지회, 대한협회 대구지회 등의 활동을 꼽았다.
5, 6, 7장에서는 국채보상운동, 1910년대 대구 항일독립운동, 1919년 대구 3·1운동을 살핀다. 당시 본격화된 대구발(發) 나라빚 갚기 정신의 근간이 된 국채보상운동과 대구 비밀결사 항일 투쟁에 대해 조명하고 특히 대구경북에서는 가장 먼저 일어난 ▷3·8 제1차 서문시장 만세시위 ▷3‧10 제2차 남문 밖 시장 만세운동 ▷3‧30 제3차 남문 밖 시장 만세운동을 소개한다.
1920년대 대구 항일독립운동, 1930년대 대구 항일독립운동, 1940년대 전반기 대구 항일독립운동으로 연결되는 8, 9, 10장에서는 지역 무장투쟁활동, 특히 비밀조직인 의열단 활동, 대구사범학교 학생 비밀결사 항일활동을 조명하고 있다. 1920년대부터 대구엔 사회주의 사상이 본격 수용, 확산되면서 노동활동과 신간회 대구지회 활동, 대구 여성운동으로까지 이어졌음을 밝히고 있다. 대구가 뒷날 '한국의 모스크바'라고 불릴 만큼 진보적인 이념과 사상의 수용 도시로의 토양이 쌓인 시기였고, 이는 다시 대구 2·28학생운동으로까지 맥락이 이어지는 과정을 한 흐름으로 잡아냈다. 마지막 11장에서는 독립운동 반경을 해외로 넓혀 대구 사람들의 해외 활동 지역을 중국과 일본, 미주 지역으로 나눠 살피고 있다.
◆논문 208편, 단행본 49권 참조 인용
특히 이 책엔 다양한 인물들이 소개돼 주목을 끈다. 이들 인물 가운데는 김진만-김영우-김일식으로 이어지는 3대에 걸친 독립운동을 비롯해 부부(이상정과 권기옥, 이희경과 권도인)·형제(김진만과 김진우, 백남채과 백남규, 이경희와 이강희, 이상정과 이상화, 서상일과 서상한의 4형제, 정운일과 정운기, 현정건과 현진건 등)·부자(김태련과 김용해, 이현수와 이정호·동호 등)·사돈(윤상태와 정운기 등) 등의 독립운동 가문도 있다. 저자는 이 저술이 대구시 단위의 첫 독립운동사인 만큼, 기존 자료에서 나타난 오류나 문제점 등을 고려해 다양한 논문, 출판물 등 기존 연구성과물(논문 208편, 단행본 49권)을 참조했다고 말한다. 독자들의 이해를 도우면서도 뒷날의 수정, 보완을 위해 1천280개의 각주를 달아 내용 출처 확인은 물론 상반된 기록과 내용, 논란 부분 등을 살피는데 도움을 주고자 했다. 이번 역작을 펴낸 광복회 대구지부 김명환 지부장은 "근대 이전부터 대구는 한반도의 거점도시로 성장했고, 근대시기 대구는 국권 회복을 위한 독립운동의 산실과도 같다"며 "대구의 독립운동 역사는 지리적 차원과 이념적 범위를 뛰어넘어 한국독립운동사의 주요 근간으로 자리 잡았다"고 평가했다. 감수: 독립기념관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 책임연구위원 홍선표 박사. 55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