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오르는 먹방투어 명소 ‘해리단길’
1925년 조선총독부는 ‘조선철도 12년 계획’의 일환으로 석탄 목재 광물 해산물의 반출 및 부산과 함경선의 연결을 위하여 동해남부선이 건설되었다. 80년 넘게 열차가 운행되다 복선화로 구간이 이설되면서 수비삼거리부터 구송정역까지 구간이 2013년 12월부터 폐선이 되었다.
그동안 열차운행으로 해수욕장 지역과 단절되어 한적한 주택가였던 옛해운대역 뒤쪽이 새로운 모습으로 변모하고 있다. 도무지 있을 것 같지 않은 골목길에는 이색적인 맛집과 작은 카페들이 다닥다닥
붙어 생겨나고 있다. 카페마다 고유의 분위기가 느껴지며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기에 좋은 카페가 들어서면서 ‘해리단길’로 불리고 있다.
‘해리단길’엔 카페, 피자, 파스타, 카레, 라면, 버그, 초밥, 덮밥 등 각종 신종 맛집들이 들어서 있다. 레이크커피바, 마코토 커피, 오커피, 호키츠네, 오프온, 나가하마만게츠, 거북이주방, 모루식당, 제
이썬하우스, 버거샵, 솜이솜이, 빨간떡볶이, 의령식당 등이다. 이들 상점들은 입소문과 SNS를 통해 유명해지면서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전국적으로 경리단길의 아류작이라 할 수 있는 ‘~리단길’이 생겨나고 있다. 부산에도 전리단길(전포동), 범리단길(청룡동·범어사), 서울엔 망리단길(망리동), 공리단길(송파동), 평리단길(인천부평동), 봉리단길(대구·대봉동), 동리단길(광주·동명동), 꽃리단길(울산·방어동), 황리단길(경주·황남동), 객리단길(전주·중앙동) 등이다.
경리단길은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길로 과거 육군중앙경리단(현 국군재정관리단)이 길 초입에 있어 이름이 붙었다. 상권은 국군경리단을 중심으로 언덕길과 녹사평역 방향을 따라 형성되어 있다. 근
처에 외교공관도 여럿 있고 분위기 좋은 술집이나 카페가 많아 한국에 체류하는 외국인들이 찾아가는 곳이다.
여기에는 취업 대신 창업을 선택한 젊은 사장들이 많다. 주로 건장한 남자 두어 명이 다루기 쉬운 먹거리를 취급하며 인스타그램 활용에도 적극적이다. 이런 패턴의 청년창업이 앞으로 외식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꽤 되지 않을까? 이들의 승부수는 무엇일까? 한편으로 기대되고 걱정도 된다. 시세보다 비싼 월세도 일단 받아들이고 본다.
해운대구는 집주인과 세입자가 협약을 맺고 임대료 상승폭을 정하도록하는‘ 지역상권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및 상생협력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였다. 지역에서도 상생협의를 위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 11월 5일 지역주민 소상공인들이 참여하는 해리단길 발전협의회(회장 윤제영·39세)가 발족을 했다. 발기인 중 한 사람은 서울의 경의선 숲길처럼 우리 동네가 예쁘게 조성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해리단길 맵을 직접 만들었다. 해리단길에서 백년가게가 줄줄이 나왔으면 하는 마음을 담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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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옛해운대역 뒤 골목길이 맛집과 작은 카페들이 들어서면서 ‘해리단길’로 각광받고 있다.
/ 김영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