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일백예순한 번째
부탄이 궁금하다
인구가 80만 명도 되지 않는 작은 나라 부탄. 1인당 GNP가 3,000달러에도 미치지 못하지만, 국민의 97%는 자신이 행복하다고 믿는 나라. 그런 나라의 국민행복지수가 세계 1위라는 기사를 보고 그들의 행복의 비결이 뭘까, 궁금했습니다. 부탄은 2008년까지 왕정 국가였답니다. 그런데 절대권력을 가졌던 왕이 민주주의를 표방하는 입헌군주제 국가로 바꾸었답니다. 대개는 혁명이 일어나 왕정이 무너지게 마련인데 스스로 권력을 내려놓고 헌법을 만들었다니 얼마나 대단한 나라인지 짐작할 수도 없습니다. 이때 제정된 신헌법에는 왕조에 관한 법률도 있는데, 이 법률에는 왕의 혈통은 보장되나 왕의 장기 집권을 막기 위해 65세가 되면 은퇴해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답니다. 정말 괜찮은 나라지요? 관광 수입보다는 환경보전을 위해 관광 인원을 엄격히 제한하는 나라. 여기에서는 물질적 풍요가 그리 중요하지 않아 보입니다. 어느 책에서 부탄의 경찰국장이 부탄 경찰에 관해 소개하는 내용을 읽었습니다. “경찰은 부모이자 스승, 도우미이자 보호자로 여겨집니다. 국민에게 그들의 가치를 상기시켜주고, 타인을 대하는 법과 자신을 갈고닦는 법도 상기해줍니다.” 경찰을 이렇게 설명하는 걸 처음 보았습니다. 우리는 흔히 경찰을 민중의 지팡이라고 말은 하지만, 부모나 스승, 도우미, 보호자라는 단어를 선뜻 떠올리는 사람은 아마도 없을 듯싶습니다. 게다가 그는 한마디 더 덧붙입니다. “자비심이 없는 경찰은 대단히 위험합니다.” 경찰에게 자비심을 요구하다니, 그렇게 해서 질서가 잡힐까요? 자칫 뇌물 받는 경찰로 오인하지 않을까요? 우리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나라이고 별로 눈에 띄지 않는 작은 나라지만, 그들이 가진 행복의 비결은 우리가 배워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