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youtube.com/watch?v=HV-gq3zB9dY
설날, 花鬪
"꽃싸움 할래요?"
"겨울에 무슨 꽃싸움이야?"
'꽃으로 때리지도 말라'고 했는데...
"동양화 감상 말이예요."
아직도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 되시면,
Go~ Stop~
"화투(花鬪) 한번 칠까요?"
새해의 시작, 설날입니다.
설날의 어원은?
살(歲), 선다(始), 섦다(愼), 설다(未熟),
범어(梵語) 살(sal: 새로 나다) 등의
여러 설이 있다.
'명절'이란 말은?
불과 150년 전 조선 말 헌종 때,
정학유(丁學游)가 지은 '농가월령가'에
처음 등장한다.
우리 재래 명절은?
설, 대보름, 한식, 삼짇날, 초파일, 단오,
유두, 칠석, 백중, 한가위, 구짇날, 동지 등
달마다 다채로웠다.
조선시대에는 설, 한식, 단오, 한가위가
4대 명절이었고, 지금은 설날과 한가위만
법정 공휴일이며 전통 명절로 남아 있다.
음력 명절(설날)이 남아 있는 나라는
우리나라와 중국뿐이다.
제 카페를 찾아주시는
반가운 카친 여러분!
설날에 선물도 못 보냈는데...
예전 설날의 뒤풀이(after party),
화투 이야기나 좀 해 드릴께요.
한국의 대표적인 놀이 문화인 화투,
그것을 만든 일본에선 시들해졌다는데,
우리는 한때 모이기만 하면 한판 벌리는
go stop 공화국이라고도 불렸죠.
옛부터 전해 오던 실내 놀이로는,
윷, 고누, 장기, 바둑, 산가지, 쌍륙(雙六),
승경도(陞卿圖), 골패(骨牌), 투전(鬪牋),
마작(麻雀) 등이 있었으나, 화투가 등장해
사행성 오락의 제왕으로 등극했죠.
한국 갤럽 조사에 의하면,
명절 실내 놀이는 화투 30%, 윷놀이 23%,
장기, 바둑이 7%였습니다.
화투는 16세기 일본에 전해진 포르투갈의
'카르타'(carta)를 본떠 만든 놀이 겸
도박용으로, 하나후다(花札)라고 불렀습니다.
우리나라의 유입 경로는 확실하지 않지만,
19세기 말 대마도 상인들에 의해 부산으로
전파됐으리라 추측하고 있습니다.
하나후다(花札: 화찰)는 ‘꽃패’라는 의미로,
주된 소재가 화초(花草)이기 때문이며,
우리 이름은 화투(花鬪), ‘꽃싸움’이 됐습니다.
'화투'가 우리나라에 들어오면서
일본과는 달라진 게 몇 가지가 있습니다.
일본 하나후다는 11월이 비(雨)이고,
12월이 오동(桐)인데, 우리 화투에는
11월이 오동, 12월이 비로 뒤바뀌었습니다.
하나후다에는 광(光)이 없습니다.
또 8월의 산과 보름달에는 기러기와
억새가 있는데 화투에는 억새가 없습니다.
1년 열두달을 상징하는 화투
1월 솔(松鶴), 2월 매화(梅鳥), 3월 벚꽃,
4월 흑싸리, 5월 난초, 6월 모란(牧丹), 7월 홍싸리,
8월 공산명월(空山明月), 9월 국화,
10월 단풍, 11월 오동나무(梧), 12월 비(雨).
신수패에서 화투 이미지
1) 소식, 2) 님, 3) 소풍, 4) dash(꼬시다),
5) 양귀비, 6) 기쁨, 7) 재수, 8) 달밤, 9) 술,
10) 근심, 11) 돈, 12) 손님.
화투 놀이에는 민화투, 육백, 삼봉, 짓고땡,
섯다, 고스톱, 나이롱뽕, 사랑패, 운수패 등
다양하며, 2~10명까지 참여할 수 있습니다.
고스톱은 수학적 산술로는
최고 133,120점까지 낼 수 있다.
광은 20끗, 열은 10끗, 띠는 5끗,
껍데기는 0끗이며,
또 3단(청단, 홍단, 초단) 3약(난약, 풍약, 비약)이 있고,
고스톱엔 껍데기도 점수로 칩니다.
고스톱(go stop)에서,
싹쓸이를 하면 포상으로 1장을 걷어오는데,
'전두환 고스톱'은 내 맘대로 1장을 골라 올 수 있고,
'김일성 고스톱'은 상대가 따 놓은
전부를 압수해 버립니다.
우리말 '고도리'는 고등어 새끼를 뜻하지만,
화투에서 고도리는 일본어 고(5, 다섯),
도리(새)의 합성어로 새 다섯 마리를 뜻합니다.
2월 매화의 새 1마리, 4월 흑싸리 1마리,
8월 공산의 3마리, 합 5마리가 고도리입니다.
화투 그림의 새는 어떤 새들일까요?
1월 솔 광의 새: 학(두루미).
2월 매화 열끗의 새: 한국 꾀꼬리, 일본 동박새.
4월 흑싸리 열끗의 새: 한국 비둘기, 일본 두견새.
8월 공산 열끗의 새: 기러기.
11월 광의 새: 한국 닭, 일본 봉황.
12월 비 열끗의 새: 제비.
7월 홍싸리 열끗 동물은 멧돼지이고,
10월 단풍 열끗에는 사슴이 있습니다.
4월 흑싸리는 등나무,
7월 홍싸리는 싸리나무,
5월 난초는 난초가 아닌 꽃창포입니다.
8월의 식물은 억새이고, 12월은 버드나무,
풍은 단풍의 줄임말이고, 똥은 오동나무의
'동'자를 강하게 발음한 것입니다.
의문
8월과 11월을 제외한 나머지 열 달의
청단, 홍단, 초단에 나오는 띠는 무엇일까?
이것은 ‘단책(丹冊)'이라는 일본 고유의
단시(短詩: 하이쿠)를 적는 긴 종이입니다.
하이쿠는 에도시대에 '마쓰오 바소'라는
시인에 의해 유행한 짧은 시(詩)입니다.
12월 비 광 그림은?
한 선비가 수양버들 아래 우산을 들고 서 있고,
개구리 1마리가 뛰어 오르는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오노 노도후'(小野道風)라는
서예 지망생이, 개구리가 버드나무에
오르려고 여러 번 뛰기를 반복해 성공하는
것을 보고, 깨달음을 얻어서 유명한
서예가가 됐다는 유래의 그림입니다.
비 껍데기의 이상한 그림은?
번개의 신이 지옥문을 지키다가 떨어뜨린 북을
도깨비가 주워 가려고 하는
일본 설화의 얘기입니다.
설날 세뱃돈의 유래
세뱃돈의 유래는 오래 되지 않았습니다.
19세기 '동국세시기'엔 덕담 풍습만 있고
세뱃돈에 대한 언급이 없습니다.
조선시대엔 세배 후 떡이나 과일 등
먹거리를 주고 받으며, 안부를 전하고
주로 덕담(德談)을 했습니다.
중국은 붉은 봉투에 돈을 넣어 주며
'돈 많이 버세요'하는 덕담 풍습이 있었습니다.
그로부터 한국, 일본, 베트남, 몽골 등
한자권에서 세뱃돈 풍습이 생겨났습니다.
적당한 세뱃돈 얼마일까요?
여러 기관에서 설문 조사한 것을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아동, 유치원생: 1만원.
초등학생: 2~3만원.
중학생, 고등학생: 5만원.
대학생, 성인: 10만원.
(형편에 따라 가감해도 됨)
세뱃돈 공방전
설날 일가친척이 모여 차례를 지낸 뒤,
어린이들은 어른들께 세배를 올립니다.
이때 세뱃돈 많이 받으려는 어린이들과,
적게 주고도 생색내려는 어른들 사이에
서로 신경전에 잔머리를 굴립니다.
세뱃돈 많이 받는 방법
(어린이용)
어린이들은 세배에 앞서 어른들께
머리를 조아리며 다음 사항을 아룁니다.
자고로 세뱃돈이란?
"매년 세 배로 올려 주는 것이 세뱃돈인 걸
모두 잘 알고 계시죠?"라고 먼저 반문힙니다.
예를들면
삼촌은 작년 1만원 줬으니까 올해 3만원,
큰아버지는 작년 2만원인데 올해는 6만원,
대폭 할인해 5만원까지는 허용함.
(수표나 상품권, 계좌 이체도 환영)
또 큰삼촌은 5만원 준댔는데 하면서,
은근히 경쟁을 부추켜 단가 인상을 꾀합니다.
세뱃돈을 많이 주면 무병장수하고,
자손이 번성한다는 말이 있다고 둘러댑니다.
(속담 인용, 지갑 개방작전)
"삼촌 요즘 예쁘게 보여요" 하면서,
손을 내밀고 입이 찢어지도록 웃어보세요.
(웃는 얼굴에 침 못 뱉습니다.)
세뱃돈 덜 주는 방법
(어른용)
요즘 불경기라 살기 힘들다고 투들거리며,
죽을 인상 쓰면서 술 담배도 끊어야겠다고
청승을 떱니다.
앞집 철수는 "세뱃돈으로 삼촌 넥타이를
사 줬대"라며 혼란을 야기합니다.
외상이나 활부가 되는지 물어보고,
가능한 사람만 선별해서 세배 받겠다고
조건을 제시합니다.
신정에 세뱃돈 받은 놈이 또 손내밀면,
이중징세로 처벌받을 수 있다고 협박합니다.
엄마께 세뱃돈 안 뺏기는 방법
엄마가 안 볼 때 세배하고,
세뱃돈은 얼른 받아 감춥니다.(속전속결)
"올해는 불경기라서 그런가"라며,
수입이 만토막났다고 한숨 쉬면서,
받은 세뱃돈을 대폭 축소해 신고합니다.
"세배돈 갈취는 중대범죄가중처벌에
해당되지 않을까?" 중얼거리며 은근히
위협 모드를 취합니다.
원하는 걸 사려면 아직 모자란다며,
엄마가 더 보태달라고 먼저 선수를 칩니다.
(한 술 더 떠서 탈취 미연 예방)
ㅎㅎ ㅋㅋ Good idea.
즐겁운 설날,
福 많이 받으시고,
所願成就 하시고
늘 건강하고 행복하십시오.
3·8 광땡(섯다의 최고 끗발)
화투 48장
일본 하나후다
고도리(새 5마리)
한국•일본의 화투(하나후다) 비교
섯다 족보
짓고땡 족보
카르타(픽카드)
Playing Cards(트럼프)
윷놀이
투전
고누
산가지
골패
등나무(4월 흑싸리)
꽃창포: 5월 난초는 난(蘭)이 아니고 꽃창포이다.
싸리나무(8월 홍싸리)
최저 임금도 대폭 인상된 것 아시죠. 수표나 상품권도 받구요, 현금으로 주시면 현금 영수증 발급해 드립니다.
얘들아! 삼촌 요즘 못 죽어서 산다. ㅠ 길에서 꽁초 주어 핀다. 좀 기다려 다오. 세뱃돈은 복권 당첨되면 그때 보자.
ㅋ ㅋ ㅠ ㅠ
옮겨온 글 편집
첫댓글 설과 화투에 관한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건강과 행운을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