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글 본문내용
|
다음검색
第 46 章 되살아 난 공포(恐怖) 혈마방(血魔幇). 1. "못된녀석!" 발을 동동 구르는 여인은 바로 청응방의 사소추였다. 그녀는 지 금 도일봉의 종적을 놓치고 화가 잔득 난 표정이었다. 함께 온 사 평이 동생을 위로해 주었다. "부르는 소릴 못 들었겠지." "흥!" 사소추는 쌀쌀 맞게 코웃움을 쳤다. 도일봉이 부르는 소리를 못 들었을리가 없었다. 먼저 자신을 발견하고 일부로 자리를 피해버린 것이 분명했다. 약이 올라 죽을 것 같았다. 사람의 마음. 그 움직이는 행로(行路)를 알아채기란 여간 어려 운 일이 아니다. 비록 자기 자신이라 해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사 소추가 처음 도일봉을 만난것은 황하변 객점에서였다. 허름한 면옷 차림에 까무잡잡 작은체구, 무식한 말주변, 어느 한군데 뛰어나 보 이는 곳이 없었다. 오히려 동생이라는 청년이 체구가 훤출하고 잘 생긴 편이었다. 사소추 자신도 이자가 정말 도일봉인가 의심하지 않았던가? 정말 마음에 드는 곳이라곤 없었다. 두 번째 만남은 장보도가 출현했을 때 였다. 그때 만난 도일봉 은 전보다는 조금 나아 보였다. 함부로 욕심을 내지않고 사태를 관 망하는 식견은 다소 의외라는 생각을 갖게 했다. 앞을 내다볼 줄 아는 안목도 있는 듯 했고, 위험한 상황에선 적절한 임기응변으로 사태를 수숩하기도 했다. 다소나마 남다른 곳이 있음을 발견할 수 있었다. 호북쪽에서 밍밍이란 몽고계집애가 도일봉을 못잊어 좇아 다니는 것을 보았을땐 은근히 질투가 나기도 했었다. 그리고 세 번째. 사막에서 그를 보았을땐 도일봉이라는 사람의 진면목을 볼 수 있었다. 그 숱한 어려움을 조금도 주저함없이 돌파 해 나가는 것을 보았을 땐 웬지 가슴이 설레이기도 했다. 용권풍이 불어닥쳤을 때 목숨을 돌보지 않고 교영을 구하러 뛰어드는 것을 보았을 땐 그야말로 질투심이 복받쳐 견딜수가 없었다. 바람에 날 아간 사람이 교영이 아니라 자신이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까지 들 었던 것이다. 자신이 은근한 마음을 보였는데도 처다보지도 않자 나쁜녀석이라고 매도하며 다신 보지 않겠다고 마음먹기도 했다. 그 런데 집에 돌아와 보니 날이 갈수록 허전한 생각이 들었다. 일도 손에 잡히지 않았고 생활하는데 웬지 흥미가 일지 않았다. 그러다 가 문득 도일봉을 보고싶어 한다는 자신을 발견하고 깜짝 놀라 오 히려 코웃움을 치기도 했다. 여직껏 결혼같은건 생각도 않던 자신 이 아닌가! 그깟 되먹지도 않은 남자들이 괜시리 여자들을 깔보는 것을 볼때면 울화통이 터지고 모욕감이 들어 오히려 비웃움을 날리 던 자신이었다. 그런데 이제 한 남자를 그리워하고 있는 자신을 발 견하고 당황스런 마음에 코웃움을 친 것이다. 마음을 아무리 다잡 아 먹어도 한곳으로 쏠리고 있는 자신의 마음을 조절할 수가 없었 다. 얼마동안 혼자서만 끙끙 앓던 사소추는 드디어 부모님께 시집 을 가겠다고 항복하고 말았다. 단 도일봉이 아니면 안된다는 전제 하에서 였다. 물론 부모님은 대찬성이었다. 그동안 시집같은건 가 지도 않겠다는 딸이 스스로 항복하고 시집을 가겠다니 쌍수를 들어 환영할 일이었다. 속이 다소 후련했다. 부모님께서는 매파를 보내 도일봉의 부모님들과 합의를 보고 자 신도 얼렁뚱땅 못이기는 척 도일봉의 부모님을 만나보기도 했다. 이렇게 잘 나가나보다 했더니 몇달이 지났는데도 아직껏 확답이 없 으니 속만 타들어 갔다. 분명 이 도일봉이라는 녀석이 대답을 안한 것이 분명했다. 기분같아서는 당장 달려가 어째서 자신을 싫어하 느냐고 따지고 싶었지만 차마 그럴 용기는 나지 않았다. 그럴수록 도일봉이 더욱 생각나고 보고싶었다. 차마 찾아가서 보지 못하는 것은 자존심과 예의 때문이었다. 도일봉이 의혈단 개파식에 초대를 받고 황삼산을 보내 함게 대 처해 나가자고 제의해 왔을때는 곧 도일봉을 볼 수 있겠구나! 기분 마저 들떠 있었는데 이제 만나보니 얼굴도 보기전에 도망쳐버린 것 이다. 화가 치밀고 자존심이 뭉게져버린 꼴이었고 수치심까지 들었 다. 도일봉을 만나기만 하면 그가 다정하게 대해줄 것이라고 착각 하고 있었던 자신이 얼마나 황당했는지 깨달아야 했으니 창피와 수 치가 이루 말로 할 수 없었다. 정이 한쪽으로 쏠리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맹목적(盲目的)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똑똑한 그녀는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못된녀석!" 울화통이 터저 죽고만 싶었지만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발을 동 동 구르는 일 밖에 없었다. "곧 만나게 되겠지. 동남로쪽으로 가 보자꾸나." 사평이 위로를 했지만 사소추는 계속해서 콧방구만 뀌고 짜증을 부렸다. 사소추는 간신히 화를 눌러 참으며 오래비를 따라 동남로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동암로쪽엔 거리고 객점이고간에 사람들 로 북적거리고 있었다. 또한 의혈단이 개파식를 한다는 대장원 쪽 에도 사람들이 우! 하니 몰려 있었다. "무슨일이 있는 모양이다." 가까이 가 보니 아침까지만 해도 아무런 움직임이 없던 장원 안 에서 사람들이 움직이고 있었다. 대(臺)를 설치한다, 차일(遮日)을 친다, 멍석을 깔고 의자와 탁자를 준비한다, 음식을 만드느라 불을 지핀다, 난리였다. 개파식 준비를 한나절에 다 마칠 모양이다. 무림인들이 몰려들어 그 광경을 구경하기도 했고, 성미급한 몇 몇은 의혈단 놈들을 때려죽인다며 장원안으로 뛰어들려 했지만 장 원안으로 들어서기도 전에 누군가에게 밀려 밖으로 ㅈ겨나오고 말 았다. 사평이 혀를 차며 입을 열었다. "경호에 대단한 신경을 쓴 모양이다. 하긴 스스로 벌여놓은 일 인데 태만할 순 없겠지." "더 볼게 뭐 있겠어요? 내일 와보면 알겠지요. 가요 오빠." "응 그래. 어찌되었든 내일은 한바탕 피바람이 불거야." "아무리 그래도 의혈단 놈들에게 당할게 뻔해요. 무림인들이 힘 을 합쳐 대항한다고 준비들은 하는 모양인데 어림도 없을 거예요. 정파라고 내세우는 자들이 몇이나 되겠어요? 그런데도 저희들끼리 만 의논하고 어쩌고 하고 있으니 가소로운 일이지요." "모두들 의혈단에게 당할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 왜 나타나는 것일까?" "오빤 사막에서 격어보고도 모르겠어요? 그 잘난 자존심, 허영, 원한 때문이지요. 오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것이 의혈단의 특기예 요." "하긴. 그게 무림의 병패라 할 수 있지." "못된녀석!" 사평은 동생이 욕하는 사람이 의혈단 놈들인지 도일봉인지 알 수가 없었다. 객점으로 돌아온 사소추는 밤새 짜증만 부리고 잠도 제대로 자질 못했다. 아침 일찍부터 수 많은 사람들이 꾸역꾸역 동남로쪽으로 몰려가 고 있었다. 사소추와 사평도 그 대열에 끼어 있었다. 수 많은 무림 인들 중에는 제법 이름꽤나 알려진 자들도 적잖게 눈에 띄고 있었 다. "볼만한 구경거리로군!" 의혈단의 이와같은 연회준비는 확실히 대단한 일이었다. 여직 어느집단이 있어 수 많은 원수를 두고 이처럼 호화롭고 거창한 개 파식을 치루었던가. 이 한가지 사실만 보더라도 확실히 의혈단은 남다른데가 있는 놈들이다. 정원 앞에 도착해 보니 대문은 이미 활짝 열려 있었다. 문앞에 는 삼십명의 어깨가 떡 벌어진 장한들이 두줄로 늘어서 버티고 있 었다. 문앞에 설치된 접객소에서는 먼저 청첩을 지닌 자들을 들여 보내고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청첩없이 들어가 보려고도 했으나 삼십명의 장한들에게 밀려 어쩌지 못했다. "어쩌련? 더 기다렸다가 들어갈까?" "늦게 들어간다고 무슨 차이가 있겠어요? 들어가서 의자에 편히 앉아있는 것이 좋지요. 들어가요." "응, 그래." 두 사람은 접객소에 청첩을 보이고 방명록(芳名錄)에 서명을 했 다. "먼저 온 사람들도 꽤 있구나." 그들은 방명록에 기재되어 있는 이름들을 주욱 둘러보고 맨 밑 에 자신들의 이름자를 써 넣었다. 두 사람이 대문을 들어서자 대문 바로 안에서 버티고 있던 자가 커다란 소리를 질렀다. "낙양 청응방의 소방주외 일명이오!!" 목소리에 제법 힘이 있고 듣기도 좋았다. 녀석의 소리에 청의차 림의 안내원이 나와 두 사람을 안내했다. 바로 정면에 커다란 대가 설치되어 있었고, 전면에는 세 개의 빈 의자가 있었다.의혈단 괴 수등 주최측의 자리가 분명했다. 세 개의 의자 앞 양 옆에는 백여 개의 의지와 탁자들이 죽 늘어서 있었다. 자리마다 문파의 명칭이 적힌 깃발들이 세워져 있었다. 이러한 자리배열은 아주 세밀히 따 저 앞설자는 앞서고 뒷설자는 뒤서고 있어도 한치의 소홀함이 없는 듯 했다. 이러한 자리배치를 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의혈단은 이미 무림을 속속들이 꽤뚫어 보고 있음을 알 수 있는 것이다. 백 도와 흑도까지 구분하여 왼쪽 오른쪽으로 자리를 잡아두었다. 청응 방의 자리는 오른쪽 흑도 열일곱 번째 자리에 마련되어 있었다. "우리 청응방을 꽤 생각해 주었군요!" 사소추는 실소를 지으며 오래비와 함께 자리를 잡았다. 아직은 많은 자리가 비어 있었다. 청응방옆에는 신권문(神券門) 문주(門 主) 정창손(鄭昌孫)이란 자와 오룡도(五龍嶋)의 한중산(韓中山)이 란 자들이 앉아 있었다. 얼굴은 아는 자들이나 교분이 있는것은 아니었다. 사평과 사소추는 두 사람에게 포권을 해 보였을 뿐이다. 몇명의 잘생긴 소년들이 부지런히 차와 음식을 날라다주고 있었 다. 사평이 차와 음식을 사양했다. 사소추가 핀잔을 주었다. "저기 있는 저 자는 오독문(惡毒門)의 남자기(濫自玘)란 자예 요. 저런 독의 대가들이 있는데 의혈단이 멍청하게 이 자리에서 독 을 쓰겠어요? 안심하고 드세요. 음식도 신경써서 고급들로만 준비 했어요." 시간이 갈수록 자리는 하나하나 매꾸어져 갔다. 서로 알만한 자 들은 인사를 나누고 소군소군 이번일에 대해 의논하기도 하고, 의 혈단 단주 담진자에 대해 알고 있다는둥 모른다는둥 말들이 분분했 다. 정오가 가까와지자 사람들의 출입도 뜸해졌다. 개파식은 바로 정오에 시작하기로 되어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아직도 빈 자리가 몇개 있어 한시간여를 더 기다렸다. 하지만 올 사람은 다온 모양이 다. 손님좌석 백개중 60여개가 차있을 뿐이다. 몇명이 기다릴것 없 이 시작하라고 소리를 처댔다. 그때. 지---잉! 하는 웅장한 징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와 함 께 대 위로 십팔명의 웃통을 벗은 구리빛 피부의 장한들이 올라와 사방에 자리를 잡고 딱 버티고 섯다. 십팔나한과도 같은 모습이다. 다시 지---잉! 하는 징소리가 들리고 이번엔 문사차림을 한 40 대의 단아하게 생긴 사내가 대위로 올라왔다. 사내는 장내를 한차 례 주욱 둘러보고는 포권의 예를 취한 후 입을 열었다. "여러분!" 그의 출현에 거의 모든 사람들이 대 위를 바라보고 있었지만 몇 몇은 그의 우렁찬 목소리를 듣고서자 대 위를 바라보았다. 모두의 시선이 고정되자 사내가 말을 계속했다. "여러분! 본인은 의혈단의 집사일을 맡고있는 조장명(曺長明)이 란 사람이올시다. 아직껏 몇분의 빈객께서 도착하지 않으셨습니다 만, 불원천리(不遠千里) 찾아주신 여러 동도들을 더 기다리게 할 수 없는지라 여러분들 만이라도 모시고 개파식을 진행할까 합니다. 아무쪼록 많은 양해가 계시길 바랍니다." 조장명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대문 밖에서 한바탕 소란이 일 었고, 수 많은 사람들이 우루루 안으로 몰려 들어왔다. "거기 앉아 있는 자들만 사람이고, 우린 사람도 아니란 말이 냐?" 청첩을 받지 못하고서 온 사람들이 안으로 들어오려고 소란을 부리고 있는 것이다. 삼십명의 의혈단 문지기들이 막고는 있지만 백명이 훨씬 넘는 사람들을 일시에 다 막을 수 없어 사람들은 그 문지기들을 밀치고 안으로 밀려들어 오기 시작했다. 문지기들은 어 쩔줄 모르고 당황했고, 조장명이 밀려드는 사람들을 향해 입을 열 었다. "여러분!" 좀전보다 더욱 우렁찬 소리였다. "여러분! 진정하십시요! 저희들은 이번 개파식을 몇몇 분들만 모시고 조용히 치룰까 했습니다만 일이 이렇게 되었군요. 이왕 들 어 오셨으니 자리를 잡으시고 질서를 지켜주시기 바랍니다." 조장명은 수하들을 시켜 멍석과 차일을 급히 가져다 임시로 자 리를 만들고 높지않은 상과 의자, 음식과 차를 날라다 주었다. 일 하는 자들은 조금도 당황하지 않고 그 와중에서도 깔끔하고 참신하 게 움직이고 있었다. 사소추가 이와같은 꼴을 보고 가소롭다는 듯 코웃움을 쳤다. "못된놈들! 조용히 하고 싶었다고? 소문낼땐 언제고. 수작이 뻔 하구만." 사평이 물었다 "뭐가 뻔하다는 게냐?" "저 일하는 자들좀 보세요. 이미 다 준비된 물건들을 내오고 있 잖아요. 사람들이 몰려들걸 알았다는 이야기예요. 이와같은 조무래 기 인간을 어째서 불러들이는지는 모르겠으나 그곳엔 필시 이유가 있을 것이예요." 사평은 그럴만도 하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사소추는 몰려드는 사람들은 관심도 없다는 듯 누군가를 찾아 빠르게 눈을 굴렸다. 물 론 도일봉을 찾는 것이다. 그도 분명 청첩을 받았으니 오긴 올 것 인데 아직도 모습을 보이고 있지 않다. 소란스러움은 곧 진정 되었다. 조장명은 주위를 한차례 돌아본 후 천천히 입을 열었다. "이 자리를 빛내주시기 위해 천리를 멀다않고 기꺼이 와 주신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럼 지금부터 개파식을 거행 하도록 하겠습니다." 한쪽에 매달려 있는 징이 다시 커다란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몇 사람이 대 위로 올라왔다. 먼저 황금빛 불진을 은쟁반에 받쳐든 두 소년이 올라왔고, 뒤따라 네명의 호위무사 차림의 사내 들이 올라왔다. 이들은 중앙 태사의 옆과 뒤에 조용히 시립했다. 조장명이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럼 먼저 두분의 부단주님들을 소개해 올리겠습니다." 다시 징이 울리고 두 사람이 걸어나왔다. 둘 다 40대 인물인데 한명은 날카롭게 생긴 인물이고, 한명은 중후한 모습이었다. 둘다 푸른장삼을 입고 있었다. 두 사람은 중앙에 서서 사람들을 향해 포 권을 해 보였다. "부단주 이원명(李元命)이요!" "진세봉(秦世鳳)이요!" 무림에서 활약하던 인물들이 아닌듯 알아보는 사람이 없었다. 하지만 의혈단에 원한이 있는 자들은 벌써부터 죽일놈 살릴놈 난리 를 부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두 사람은 들은체도 하지않고 세개의 태사의중 양옆의 태사의에 앉아 중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두 사 람의 이와같은 당당한 태도에 사람들은 내심 대단한 자들이라고 생 각하고 있었다. 조장명이 다시 입을 열었다. "다음은 여섯분의 호법(護法)님 들이시오!" 다시 징이 울리고 여섯명의 사내들이 대 위로 올라왔다. 넷은 한인 차림이고 둘은 눈이 파랗고 코가 큰 양도깨비들이었다. 두 명 의 서역인중 한명은 역시 금빛옷을 입고있는 하대치였다. 그리고 체격이 유난히 크고 검은옷을 입은자는 바로 귀운장을 멸망시킨 세 명의 우두머리중 살아남은 한명이었다. 조장명은 그를 장헌(張軒) 이라 소개했다. 대머리가 홀닥 벗겨진 인물은 세인들도 잘 알고 있 는 철장(鐵掌) 신담수(辛談守)란 자, 바로 호북에서 활동하고 있던 붉은옷의 인물들과 같은 복장이다. 다음은 하대치외 다른 서역인으 로 이름을 현정(玄井)이라 했다. 이 인물은 태산에 웅크리고 있는 은의을 입은 자들의 우두머리인 모양이다. 다음은 보랏빛 옷을 입 은 자로서 이름은 허연(許嚥)이라 했다. 이자도 세인들이 잘 아는 무림의 호걸이었다. 마지막으로 한 라마승이 있는데 법명(法名)은 절연(絶緣)이라 했다. 이들은 그간 무림에서 어떻게든 이름을 날리던 자들이고, 또 그 간 벌인 일들을 주동하고 있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크게 흥분하여 당장 검을 빼들고 대 위로 뛰어들기도 했다. 그러나 대를 호위하고 있는 십팔나한들에게 밀려 대 밑으로 좇겨나고 말았다. 여섯명의 호법들은 코웃움도 안치고 세개의 태사의 주변에 마련된 자리에 앉 았다. 조장명이 말을 이었다. "마지막으로 우리 의혈단의 수장되시는 단주님을 모시겠습니 다!" 징이 울리고 네명의 호위인들에게 인도되어 한명의 도사차림을 한 인물이 걸어나왔다. 담진자가 과연 어떻게 생겨먹었나 확인하느 라고 장내는 일순 조용해졌다. 모두들 목을 길게 빼고 대 위를 바 라보았다. 태극문양(太極文樣)의 도사복을 걸친 체격이 당당한 50대 중반 의 청수한 도사였다. 걸음걸이가 물이 흐르듯 유연하고 뒷짐을 쥐 고 걷는 모습이 활기차고 안정되어 보였다. 전체적으로도 어디 한 곳 빠짐없이 잘난 도사의 모습 그대로 였다. 또 한바탕 욕설이 터지고 야유가 일었다. 담진자는 조용히 웃으 며 입을 열었다. "빈도는 담진자라 합니다. 동도여러분께서 애써 찾아주셨으니 영광이오." 시끄러운 가운데에서도 조용한 목소리가 사람들 귀에 똑똑히 들 리고 있었다. 담진자는 오만하게 서 있다가 중앙의 태사의에 앉았 다. 사람들은 담진자의 오만함과 위엄에 눌려 더이상 소란을 피우 지 못했다. 조장명이 이번엔 앞쪽의 손님석을 바라보며 한사람 한사람 소개 해 나갔다. 좌측 첫째 자리와 둘째 자리는 비어 있었다. 본래는 소림사와 무당파의 장문인들을 초대했었다. 세번째 자리는 놀랍게도 강남의 청운방이었다. 그곳엔 40대의 풍체좋은 인물이 있는데 이름은 발풍 (發風) 방인부(芳仁夫)라 했다. 이른바 강남무림의 영수(領收)격인 인물이다. 방인부 뒤에는 소연백과 연수형제가 있었다. 두 형제는 담진자와 장헌을 잡아먹을 듯 노려보고 있었다. 네번째는 저멀리 바다밖의 해남도(海南島)에 위치한 해남검파(海南劍派) 장문당요 수(塘了修)란 자로 검을 잘 쓰기로 유명했다. 다음은 아미파(蛾眉 派)의 영허사태(靈虛)사태, 이 오십대의 여승은 여인중의 호걸로 유명하다. 다음은 화산파 장로 이충 (李忠)과 신기자일행. 공동파 의 오교(吳校). 청성파(靑星派) 명진도장(命盡道張)과 일행. 개방 의 팔대제자. 크고작은 문파의 우두머리들... 우측의 첫번째 자리에는 마운수 양종보란 이름이 쓰여 있었으나 그 노인은 보이지 않았다. 이 노인은 무림의 우상과도 같은 인물인 데도 흑도의 무리에 끼어 있는 것은 손속이 악독하고 결코 용서를 안하는 그 열화와 같은 성격 때문이다. 두번째는 백독교 교주 양 사침(楊蛇針), 키가 다소 작긴하나 독하기 이를데 없이 생겼다. 양 사침은 독사같은 눈으로 담진자를 바라보고 있었다. 한바탕 해보고 싶어서 엉덩이가 들썩거리는 모양이다. 다음은 부연맹(浮蓮盟), 나 부파(那府派), 오독문 등등 열일곱 번째에 사씨네의 청응방이 있 고, 43번 째에 도일봉의 장군부가 있었다. 장군부는 일어선지 이제 이년인데 이처럼 청첩을 받았다는 것만도 역시 대단한 일이었다. 자리에 참석한 사람은 나중에야 어찌되었든일단은 서로 인사를 나누지 않을 수 없었다. 몇명이 암수를 걸어 담진자를 노리기도 했 으나 담진자는 아무일도 없다는 듯 웃으며 인사를 받을 뿐이었다. 인사가 끝나자 담진자는 자리를 잡았고, 조장명이 다시 입을 열 었다. "동도여러분! 잠시 진정해 주십시요. 에, 또. 이제 서로 인사를 나누었으니 의혈단의 개파를 알리는 선언낭독을 단주께서 해 주시 겠습니다." 담진자가 막 일어서려고 하는데 좌대 아래 사람들 틈에서 누군 가 벌떡 일어나며 소리쳤다. "잠깐! 나도 할 말이 있으니 좀 해야겠시다!" 목소리가 뾰족하긴 했으나 모든 사람들이 들을 수 있는 똑똑한 말소리였다. 일어선 사람의 꼬락서니는 그야말로 술에 취해 곧 쓰 러질것 같은 노인이었다. 사람들은 이 노인을 알아보고 웃움부터 터뜨렸다. "나서기 좋아하는 십두옹(十頭翁)이로구나!" "또 무슨 회를 치려고!" 십두옹이란 머리통이 열개나 되는 노인이란 뜻이다. 나설때 안 나설때 모두 나서 시비를 걸고 넘어지니 목숨이 열개라도 붙어나기 힘든 일인데 이 노인은 아직까지 살아있으니 용한 일이다. 조장명은 인상을 찡그렸으나 역시 점잖게 입을 열었다. "유노인께선 어떤 고견(高見)이 있으신지요?" 십두옹 유노인은 세차게 콧바람을 불어댔다. "나같은 늙은이에게 그 무슨 고견이 있을리 있나? 허나 소견(小 見)정도는 있다 이 말씀이야." "그럼 소견(所見)을 말씀해 보시지요." "뭐야!" 십두옹은 크게 화를 내며 조장명을 노려보았다. "이 늙은이가 비록 덕이 없어 소견(所見)이라고 했더니 너같은 새파란 젊은놈도 함께 소견(小見)이라 한단 말이냐? 이런 고약한 일이 있나, 허어 참. 말세는 말세로세!" 말싸움을 하자면 단연 십두옹이 유리했다. 조장명은 한마디 했 다가 괜시리 본전도 못찾고 기어 들어가야 했다. 십두옹은 오래도 록 시비를 하다보면 진짜로 얼굴을 붉히고 그리되면 자신은 크게 불리해 진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십두옹이 말을 이었 다. "역시 젊은 사람들은 늙은이를 공경하려 들지 않는단 말씀이야. 그건 그렇고. 내 그동안 열개나 되는 모가지를 가지고 이곳저곳 안 다녀본 연회가 없고, 참석하지 않은 잔치가 없을 지경인데 말씀이 야. 헌데 이번처럼 얼렁뚱땅 구렁이 담 너머가듯 넘어가려는 연회 는 또 보기를 처음이야. 확실히 요상한 구석이 있거든..." "그런데요?" "허엄. 무릇 한 집안이 문을 열어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은 그중 큰 일이 아닐 수 없단 말씀이야. 허엄..." 십두옹은 제법 점잖은 듯 뒷짐을 쥐고 이리저리 움직이며 고개 를 꺼덕꺼덕 하면서 한바탕 연설을 해댔다. 무릇 한 집단이 발족을 하려면 나름대로 소신이 있어야 하고, 목적이 있어야 하고, 일을 진행할 순서를 밝혀 손님들을 청해 알리는 것이라는 둥 말이 많았 다. 하지만 이처럼 얼렁뚱땅 넘어가려는 의혈단의 수작을 간파하고 통렬하게 풍자를 해대고 있는 것이다. "... 더욱이 당신네 의혈단인가 뭔가는 지난 여러해 동안 무림 에 암약하며 온갖 악행을 일삼았고, 살인,방화, 납치등 저지르지 않은 못된짓이 없는데, 그래 그걸 꿀꺽 한 체로 그냥 넘어가겠다는 수작이오? 당신들이 이런일을 얼렁뚱땅 넘긴다면 여기 모인 그 이 름도 쟁쟁하여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귀빈들을 몽땅 깔아뭉게자는 수작이 아니겠느냐는 말씀이야. 이 일을 어찌할 것인지부터 속시원 히 털어놓는 것이 순서 아니겠느냐 이 말씀이야. 이것이 바로 이 늙은이의 소견이란 말씀이지, 아암." 십두옹의 혓바닥은 소문대로 칼날 같았고, 대단한 용기가 있는 듯 보이기도 했다. 의혈단만 욕하는 것이아니라 무림인들 모두 저 밖에 모르는 영웅들이라고 싸잡아 욕을 해대는 것이다. 웃고 박수 치고 하는 자들도 있었고, 가슴이 뜨끔하여 어깨를 움추리는 자도 있었다. "감히 어디라고! 주둥이를 닥치지 못하겠느냐!" 그야말로 천둥벼락이 치듯 엄청난 목소리가 장내를 진동시켰다. 바로 여섯명의 호법중 한명인 벽력화(霹靂火) 장환이란 자였다. 바 로 귀운장의소남천을 죽인 자이기도 했다. 십두옹은 그 소리에 찔끔 하고 말았으나 혀를 끌끌 차며 말을 이었다. "헹, 나참 별일일세. 벽력화 장환하면 강남에선 그래도 알아주 는 인물인데 어쩌다가 이 자리에 와서 저토록 큰소리를 칠까? 입이 있으니 말하는게고 꺼릴게 없으면 대답하면 될일을? 우두머리도 아 닌자가 왜 나서는 게요? 혹 꺼리는 것이라도 있는겐가? " "저런, 저. 처죽일!" 장환이 당장 달려나가려는데 조장명이 막으며 왁자지껄 폭언과 야유를 퍼붓는 사람들을 향해 입을 열었다. "예. 그렇소이다. 십두옹 유노인의 말씀이 옳습니다. 소생이 잠 시 정신이 없었던 모양입니다. 그럼 단주님의 개파선언에 앞서 저 희가 해나갈 일의 방향과 성격을 말씀 드리지요." 이 조장명이란 자의 혓바닥도 결코 십두옹에 못지 않았다. 단주 의 실수를 자기의 우연한 실수로 치부하고 사과를 해대니 말이다. 사람들은 십두옹의 혓바닥에 찬사를 보내기도 했지만 조장명의 이 와같은 임기응변에도 혀를 내둘렀다. 조장명이 말을 이었다. "우리 모두 무림에 적을 두고 한 자루 검에 목숨을 걸고 살아가 는 사람들입니다. 십두옹께서 하신 말씀대로 우리 나름대로 소신이 있고 목적과 신념이 있습니다. 여기 계신 분들 모두 나름대로 소신 과 목적이 있지 않겠습니까? 이 자리에서 세부사항까지 말씀드릴 수야 없겠습니다만 여기 계신 여러분들처럼 우리도 우리의 소신과 목적을 위해 나름대로 노력해 나갈 것입니다." 말을 많이 했지만 하나도 쓸데가 없는 말이었다. 요는 너희들이 모두 소신과 목적을 밝히지 않는데 우리가 미쳤다고 그것을 밝히겠 느냐는 말이다. 하지만 어떻게 반박할 수 있는 말이 없었다. 그때, 사람들 틈에서 음산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렇다면 너희들 소신과 목적이 달자놈들과 야합해야만 얻어지 는 것이로군." 모두들 소리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려보았다. 마른 몸매에 헐렁 한 황의차림의 청년이었다. 조장명은 야합 어쩌고 하는말에 비위가 상해 한마디 하려는데 다른곳에서 먼저 황의청년의 말을 받고 있었다. "흐흐흐 옳은 말씀이야. 의혈단이 그동안 저질러 놓은 만행들은 어찌하려고?" 장내는 삽시간에 야유를 던지고 시비를 가리자고 수라장이 되었 다. 다분히 도전적인 말투들이다. "여러분!" 쩌렁쩌렁한 말소리가 터졌다. 담진자가 일어서 천천히 불진을 흔들고 있었다. "모두 진정하시오! 이 자리는 의혈단의 개파를 알리기 위해 마 련한 자리이외다. 빈도는 의혈단의 단주로서 이제 정식으로 의혈단 이 개파되었음을 선언하겠소!" 그 소리와 함께 대 위에 설치해둔 여섯개의 북이 일제히 울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커다란 징도 열여덟번이나 울려퍼졌다. 그 소 리가 워낙 장중하고 무거워 사람들은 대뜸 조용해지고 말았다. 북 소리와 징소리가 끝나자 대 뒤에서 커다란 족자 세 개가 일제히 펼 쳐졌다. 중앙에는 붉은글씨로 '의혈단'이라고 적혀 있었고, 양쪽에 는 '위진천하(威震天下), 종횡무진(縱橫無盡)'이라는 글자가 적혀 있었다. 그 문구 하나하나에 대단한 힘이 스며있고, 오만한 태도가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사람들의 야유와 욕설이 동시에 터졌다. 담진자가 오만한 태도 그대로 말을 계속했다. "이제 의혈단은 정식으로 개파 되었고, 빈도는 의혈단의 단주로 서 모든 책임을 질 것이오! 본인은 우리의 이익을 위해 관과도 손 을 잡은적이 있고, 일을 해나감에 따라 얼마간의 인명의 희생도 있 었소.그러나 우리 모두는 검끝에 목숨을 걸고 사는 무림인 들이 오. 서로의 이익을 위해 일하다보면 자연 시비가 일고 다치는 사람 도 있게 마련이오. 자고로 강자는 남고 약자는 도태되는 것이 무림 의 생리요, 속성일 것이오. 불만이 있거나 원수를 갚고자 한다면 언제든 찾아와도 좋소!" 말을 하고는 자기자리로 돌아가 딱 버티고 앉았다. 대단한 위엄 이었다. 덤빌테면 덤벼보라는 태도였다. 이곳에 모인 반수 이상의 사람들은 어떻든 의혈단과는 한 하늘 을 이고 못산다는 인물들이다. 많은 사람들이 분분히 자리를 털고 일어나 대 위로 달려들고 있었다. 처음으로 욕을 했던 황의청년이 제일 먼저 대 위로 뛰어올랐다. "네놈이 책임을 진다니 잘된 일이다. 내 먼저 복수를 해야겠 다!" 담진자가 청년을 살피며 입을 열었다. "그대는 누구인고?" 청년은 검을 뽑아 담진자를 겨눈체 입을 열었다. "네놈에게 멸망당한 하북기가(河北琦家)의 자손이다! 검을 받아 라!" 청년은 곧 검을 번개처럼 내리찍었다. 이러한 내리찍는 수법은 주로 도법에서나 볼 수 있는 것인데도 청년은 검을 쓰면서도 전혀 어색하지 않았고 그 기세가 사뭇 대단했다. 거리도 가까와 더욱 위 력이 있을 듯 했다. 담진자는 몸을 움직이지도 않은체 불진을 흔들었다. 불진자락들 이 손가락처럼 날아가 검을 꽉 움켜잡았다. 단번에 검을 제압당한 청녕은 눈을 부릅뜨며 힘을 다해 검을 빼 내려 했으나 검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청년은 더욱 힘을 주었고 그러자 힘줄이 일어서고 땀방울이 흘러내렸다. 하지만 검은 여전히 못박힌 듯 꼼짝도 않했다. 이정도면 보통 물러나야 정상이다. 하지 만 청년은 뼈에 사무친 원한이 있었으므로 죽는다해도 두려울게 없 었다. 청년은 그대로 몸을 돌진하며 발끝으로 담진자의 명치끝을 걷어찻다. 발이 중간도 못 올라갔는데 어쩐일인지 더이상 발이 뻗 어지질 않았다. 그리고는 담진자의 강한 내공이 청년의 몸으로 흘 러들었다. 청년은 삽시간에 얼굴이 달아오랐고, 전신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는 것을 느껴야 했다. 곧 터져버릴것 같은 고통이 엄습 했다. 담진자는 곧 불진을 풀고 청년을 저만치 밀었다. "빈도는 본래 용서하는 성격이 아니나 오늘은 참도록 하겠다. 가서 십년만 더 공부한 후에 오도록 하여라." 마치 제자를 타이르는 듯한 말투였다. 청년은 그 말을 듣지도 못한체 한쪽에 엎어져 숨을 헐덕이고 있었다. 곧이어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대 위로 오르려 했다. "물러서라!" 외마디 폭갈이 터지며 청색그림자가 번쩍 했다. 이어 퍼버벅!하 는 소리가 들리고 대 위로 올라오려던 사람들이 올라오던 것 보다 더욱 빨리 밑으로 곤두박질 치고 말았다. 바로 부단주중 한명인 진 세봉이 나서 손을 쓴 것이다. 이 한수의 빠름은 그야말로 번개같 고, 그 힘은 태산과 같아 보통 사람은 감히 상대가 될 수 없는 듯 했다. 부단주 진세봉이 이와같은 기세로 나오자 무공이 약한 자들은 복수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기는 했으나 감히 함부로 나서진 못했 다. 그저 노려보고만 있을 뿐이었다. 부단주 진세봉이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좋다. 원한을 갚고자 하는자 나서라! 단주를 대신해 본인이 받 아주겠다!" 대단한 배짱이었다. 그때 담진자에게 일초도 못버티고 참패를 당한 황의청년은 아 아!하고 탄식을 터뜨리더니 자신의 검을 들어 목을 찔러갔다. 십년 이 지나도 복수의 가능성은 없고, 이처럼 창피를 당했으니 더 살 면목도 없었던 것이다. 부단주 진세봉은 그대로 보고만 있었다. 몇 사람이 뛰어들어 청년을 막으려 했으나 늦은 듯 했다. 그때. |
첫댓글 잘보고 갑니다 감사 합니다
감사합니다
잘밨어요
즐독입니다
잘보았습니다
즐감
감사해요~^^
감사 합니다
잘 보고 갑니다. 감사 합니다.......................................
잘읽었습니다
즐감요
감사합니다.....................
잘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멈추어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