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하고 맛있는 겨울찬 열두번째, 멸치무침입니다.
멸치는 1년연중 밥상위에 든든한 식재료입니다. 계절마다 적절하게 제철식재료들과 어울림을 갖추면 계절찬으로도 아주 좋습니다.
멸치도 근래 몇해에 수확량이 들쑥날쑥하여 걱정을 주었는데, 그래도 전체적인 어획량이 20만톤가까이되어서 그나마 많은걱정없이 먹을수 있는 해산물중 하나입니다.
멸치는 따듯한 바다를 좋아하는 터라, 우리나라 바다수온이 올라가기 시작하면서 남해바다 연근해에서 주로 잡히던 것이 북상해서 전역에서 잡히고 있다고 합니다. 마냥 좋아할만한 일은 아니지만, 바다수온이 딱히 큰변화를 일으키지않는한 우리나라 연근해에서 꾸준하게 잡힐듯 합니다.
멸치는 봄과 여름에 산란을 하고 한마리가 4천개에서 5천개 알을 품는다고 합니다. 또, 산란한지 1-2일이면 부화하고 생식주기도 짧아서 봄에 태어나면 봄이 지나기전에 성어가 된다고 합니다. 사람뿐만아니라 포식자들이 워낙 많아서 멸치일생은 정말 고달픔 그 자체일것 같다는 생각이 스치네요.
멸치는 산란기 4-6월까지는 금어기를 정해 잡고 있고. 7월부터 다음해 3월까지 잡습니다.
7월부터 8-9월까지는 갓 산란한 멸치가 잡히는 지라 (아래 사진 참조) 세멸, 소멸을 한여름 초가을 찬에 챙겨먹으면 좋구요
중멸과 대멸은 가을 겨울에 챙겨먹으면 좋을듯 합니다.
제가 오늘 요리에 사용하는 멸치는 대멸, 국물용멸치입니다.
보통 겨울쯤에 국물용멸치를 사다가 멸치무침을 주로 해먹습니다. 대부분의 멸치요리는 '볶음' 방식으로 하는 거지만, 멸치무침은 간단한 양념에 쓰윽 버무리기만 하면 되는데다가 바삭함도 끝내주고 맛도 좋아서 겨울찬으로 더할나위없이 좋습니다.
거기다가 멸치손질하면서 떼어낸 대가리들은 모아서 멸치가루로 만들어냅니다. 그러니, 저희집에서는 국물용멸치는 육수로도 사용되고 찬으로도 사용됩니다. 양으로 본다면 '무침'을 몇배나 더 많이 먹습니다. 그만큼 아주 좋아하고 즐기는 찬거리입니다.
어때요? 바삭함이 전해지려나 모르겠네요. 정말 바삭합니다. 밑반찬으로 두고 먹어도 끄떡없이 바삭합니다.
거기다가 맛도 좋습니다. 겨울밥상에 밑반찬으로 아주 끝내줍니다. 완전 강추합니다~
바삭함의 비법은 바싹 기름없이 볶아낸후 볼에 덜어 준비된양념에 무쳐내는 것입니다.
당연히 양념은 물기없는 양념이죠. 그러니 그 바삭함이 오래가고 입안에서도 즐겁습니다.
멸치무침이 조금 번거로움이 있다면, 대가리를 떼어내고 내장을 빼내는 일이죠. 그거야 대멸이니깐 안하면 쓴맛이 너무나서 안되거든요. 세월아 네월아 하문서 또는 아이고 허리야 하문서 멸치붙잡고 반갈라 내장떼어내고 대가리는 따로 모아놓구요.
대가리는 살짝 볶아서 휘리릭 분쇄기에 갈아주면 든든한 천연조미료고 뚝딱하고 만들어지고요. 몸뚱아리는 요로코롬 맛깔난 밑반찬으로 변신하니 조금 수고스러워도 이리해서 겨울찬을 내놓습니다.
워낙 멸치무침이 맛있어서 번거로워도 거뜬히 해내고야 맙니다. 손질해둔 멸치는 냉장고에 두었다가 (한참뒤에 먹으려면 냉동실로!) 두세줌씩 꺼내 양념에 무쳐 내놓으면 되니 이만한 든든한 식재료가 없습니다.
보통 판매하는 1박스를 사다가 손질하려면 정말 허리가 아파요. 400g-500g 정도 사다가 손질하면 그리 부담스럽지않습니다.
뭐, 1박스 사다가 조금씩 덜어 손질해 먹어도 되고요. 지혜롭게! 일하는 것이 너무 짜증나지않을 정도로 나누어서 하시면 됩니다.
멸치무침
재료: 손질한 국물용멸치 크게 세줌.
양념: 참기름1/2큰술, 토종고춧가루1큰술, 양조간장1/2큰술, 비정제설탕1/2큰술, 머루포도청1/2큰술, 다진마늘1작은술,들기름1/2큰술, 통깨약간
멸치무침은요,
국물용 멸치로 준비해서 대가리와 내장을 제거하고 기름없이 바삭하게 볶아준후 준비된 양념에 쓰윽 버무려 준것입니다.
손질한 국물용멸치는 수분기와 잡내(비린내)제거를 위해 마른팬에 살살 볶아내 바삭한 느낌이 들면 됩니다.
볼에 덜어놓고 양념장 약간씩 덜어서 살살 (부서지지않게) 버무려줍니다.
양념은 최대한 수분기가 적게 만들면 바삭함도 오래 유지되어 맛이 더 좋습니다.
멸치는 기본적으로 바삭하게 마른팬에 볶아내면 짠맛이 강해집니다. 그러니 간장양념양은 좀 줄이고 단맛양념을 조금늘려 주면 간이 맞습니다.
단맛양념은 설탕으로(수분이 없는)만 하는 것이 좋은데, 그럼 설탕이 잘 녹질않아서 설탕이 종종 돌아다닙니다.
그러니 과일청과 설탕을 반반 섞어서 총량을 맞추면 좋습니다. 고춧가루는 색감을 내는 역할도 하지만 양념의 수분을 잡는 역할을 합니다. 참기름과 들기름은 굳이 반반씩 사용할 필요는 없는데요. 반반씩 넣으니깐 더 맛있어서 그리하게되었습니다.
참기름이나 들기름 1큰술을 나누어서 반은 먼저 섞어주고 남은 반은 마지막에 섞어주면 더 잘 어울어지는 듯합니다. 참조~
국물용멸치는 400g 정도 사왔습니다. 1박스를 사다가 냉동실에 넣어두고 적당량씩 꺼내서 손질해도 됩니다. 가격면에서는 그것이 더 저렴할듯 합니다. (작년에는 직거래 장터에서 1박스씩 사다 쟁여놓기도 했었습니다. 정말 멸치와 매일 씨름하면서 한가득 손질한 멸치 냉동실에 넣어두고 두둑하게 겨울찬으로 잘 챙겨먹었습니다. 올해는 조금씩 사다 손질해서 먹으려구요..ㅎ)
손질은 멸치를 반을 가른후에 내장과 대가리를 떼어냅니다.
그러면서 조금 번거롭더라도 대가리와 내장을 따로 담아둡니다.
대가리는 모아서,가루내어 육수로 사용하며 좋거든요. 아낌없이 다 챙겨먹어야지요. 그죠?
다 손질해서 크게 세줌정도 덜어내 준비합니다.
먼저, 팬에 기름없이 손질한 멸치를 넣고 볶아줍니다.
노릇함이 살짝 배여들정도면 됩니다. 손으로 만져보면 바삭하다고 느낌이 팍팍 오는 시점이 있습니다. 그때면 됩니다.
다 볶아졌으면, 팬에 그대로 식혀두 되구요. 스텐쟁반에 덜어두고 살짝 식혀둡니다.
식히는 동안, 양념을 만들어줍니다.
고춧가루1큰술, 참기름1/2큰술, 양조간장1/2큰술, 다진마늘1작은술, 비정제설탕1/2큰술, 머루포도청1/2큰술을 넣고 잘 섞어준후 들기름1/2큰술 통깨약간 넣어 마무리 섞어줍니다. 양념이 뻑뻑하죠? 요정도 농도면 딱! 좋습니다. 질게 되지않게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질면 그만큼 수분이 많다는 거니깐 바삭한 멸치무침이 안되고 축축해져서 두고먹는 찬이 되지않습니다. 참조~
한김 식힌 멸치에 양념장을 적당량 덜어 무쳐냅니다.
이때! 잘 버무려지지가 않습니다. 나물처럼 무쳐지는것이 아니라서요.
비닐장갑을 끼고 비닐장갑에 양념장을 묻쳐준후 멸치에 버무리는 것이 좋아요.
멸치가 바삭하다 보니깐 너무 힘주면 부스러기가 많이 나와요.
살살살 양념을 고루 잘 무쳐줍니다. 완성!
자~
그릇에 담습니다.
겨울밑반찬 최강자입니다!
기본손질만 되면 후다닥 수준으로 만들어 낼수 있습니다. 거기다가 바삭함도 끝내줘서 너무 좋습니다.
뜨끈한 겨울밥에 곁들여 먹으면 더할나위없이 맛있습니다. 바삭함에 자꾸 손에 갑니다. 양념도 딱 좋아서 기분 아주 좋게 먹을수 있는 찬입니다. 겨울밑반찬이 만만치 않다고 여길때 만들어두면 너무나 든든합니다.
조리법도 간단하고 바삭함도 최상이라 여느계절에 먹는 멸치볶음과는 비교할수없을 만큼 매력만점입니다.
한번 먹어보면, 멸치무침 그 매력에 빠져나오기 힘드실?니다.
올겨울에 잘 챙겨 드셔보세요!
멸치무침을 하게되면, 멸치가루도 꼭 만들게 됩니다. 그건, 오후글에 담겠습니다.
요리를 하다보면, 요리시간보다 준비과정이 긴것들이 있습니다. 그 번거로움이 때론 요리를 하는것 자체를 아예 못하게만들때도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번거로운 그 준비과정을 사랑하다 보면, 오히려 요리가 즐거워집니다.
그렇다고 마냥 힘들게만 할순 없으니깐 자신이 소화할만큼 적당량으로 조절하면 되요.
그런 조절을 잘 하면 할수록 요리도 늘어가는 듯합니다. 하여간, 많이 먹겠다는 욕심만 버리면 그리 어려운것도 없는거 같아요.
국물용멸치 적당히 사다, 거뜬히 손질해내고 맛있는 멸치무침도 만들고, 멸치가루도 만들어 겨울철 든든하게 밥상을 차려보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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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식재료가 중요한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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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식재료의 귀중함을 하나 하나 배워가며 채워내는 공간입니다.
제철식재료에 대한 사랑은 잃어버린 식재료의 제맛을 찾아가는 과정이기도하고
식재료를 자연의 힘으로 건강하게 키워내는 농수축산분들의 노고를 소중히 아껴가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더불어, '어떻게 먹을것인가'의 진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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