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역사 칼럼＞ 김광용 울산연구원 연구위원＞＞ K-콘텐츠 시대, 울산 울주세계산악영화제가 여는 미래

[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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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nt color=red>울산광역매일</font>≫ <문화 역사 칼럼> K-콘텐츠 시대, 울산 울주세계산악영화제가

올해로 10회를 맞이한 울산 울주세계산악영화제(UMFF)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산악영화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국제영화제로, 지난 10년 동안 울산이라는 산업도시 이미지를 넘어 생태·문화도시로서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기여해 왔다. 이 영화제는 세계 산악영화인들이 교류하는 장이자 지역민과 관광객이 함께 어울리는 문화공간으로 자리 잡으며 울산의 새로운 문화 자산으로 성장해 왔다.

최근 정부는 ‘K-콘텐츠 300조원 시대’를 선언하며 문화콘텐츠 산업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드라마, K-팝, 웹툰을 넘어 영화, 게임, 지역 문화축제까지 대한민국 콘텐츠의 영역을 확장해 세계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러한 국가 비전에 부응하기 위해 지방정부 역시 지역의 독창성과 특수성을 살린 문화콘텐츠를 적극적으로 육성할 필요가 있는데, 울산 울주세계산악영화제는 그 대표적인 성과이자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저자가 봤을 때 울산 울주세계산악영화제는 문화, 관광, 산업 세 영역에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우선 문화 분야에서는 2025년 영화제가 43개국 110편의 상영작을 계획하고 있으며, 국제경쟁 부문과 아시아경쟁 부문을 운영해 국내외 영화 제작과 배급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다. 또 움프 서밋과 움프 멘터리 등과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청년 영화인들의 창작지원과 멘토링 기회를 확대해 신진 영화인들이 새로운 작품을 선보일 수 있는 제작 환경을 조성하고, 이를 통해 산악영화라는 특수 장르의 기반을 더욱 넓히고자 하는 것이다.

관광 분야에서도 변화가 예상된다. 영화제는 매년 증가하는 관람객을 수용하기 위하여 체류형 관광 모델 정착을 지향하고 있다. 단순한 영화 관람을 넘어 비박 상영, 체험프로그램, 공연·전시·토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5일간 계획하여 방문객이 지역에 머물면서 체험을 함께 누리는 방문 형태를 추구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지역 경제와 연계된 새로운 관광산업 모델을 만들고자 한다.

산업 분야에서는 영화제가 공연, 전시, 숙박, 음식업 등 다양한 연관 산업을 아우르는 플랫폼으로 성장해 왔으며, 앞으로도 지역 경제와 문화산업이 동반 성장하는 구조가 될 것이라고 본다. 특히 국제영화제 간 네트워크를 확대해 해외 산악영화제와의 공동 제작, 상영작 교류, 국제 게스트 초청 프로그램을 활성화함으로써 울산을 아시아 산악영화의 거점 도시로 발전시키려는 목표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러나 울산 울주세계산악영화제가 한 해에 한 번 열리는 행사에 머무른다면 그 효과는 제한될 수밖에 없다. 영화제가 연중 내내 지속가능한 문화환경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영화 제작과 상영, 인력양성, 첨단 기술을 활용한 제작 인프라까지 아우르는 종합적인 기반 구축이 필요하다.

최근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실내 촬영 스튜디오를 건립하여 안정적인 영화, K-콘텐츠 영상제작 환경을 마련하고, 영화, 미술·영상 분야 청년 인재를 체계적으로 양성할 수 있는 교육·창작 프로그램을 운영할 필요가 있다. 더 나아가 인공지능(AI)과 버추얼 프로덕션 기술을 접목한 첨단 제작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국내외 영화ㆍ영상 제작사들이 울산을 창작 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는 토대를 구축해야 한다.

이러한 기반이 마련될 때 울산의 콘텐츠산업과 울산 울주세계산악영화제는 단순한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연중 상시 제작·상영·체험이 가능한 문화산업 플랫폼으로 발전할 수 있으며, 이는 지역 경제와 문화 생태계 전반에 지속 가능한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될 것이다.

산업도시 울산을 넘어 ‘문화와 산업이 공존하는 문화도시ㆍ창의도시’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산악영화제와 같은 특화 콘텐츠에 대한 전략적 투자와 행정적 지원이 필수적이다. 더 나아가 중앙정부의 K-콘텐츠 육성정책과 보조를 맞추면서도 지역이 가진 독창성과 문화적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때, 울산은 대한민국을 넘어 아시아를 대표하는 문화도시ㆍ창의도시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