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운진, 도망가는 사랑
사랑에 관한 한
나는 어떤 것도 상속받지 못해서
팔도 없이 껴안고 손도 없이 붙잡으려 했어
빛에서 어둠만을 도려낸 듯
검정보다 검은 네 얼굴을
나는 닫힌 눈꺼풀 안의 눈으로만 보았지
세상에 없던 방식으로
벼락이 사랑스러운 이유만큼 너를 보듬고 싶었는데
강물이 음악이 된 그때 그날
나의 눈물과 봄과 내일을 주고서라도
누군가의 두 팔을 빌려왔더라면
작은 가슴이라도 빌려왔더라면
메마른 네 그림자를 가질 수 있었을까
더 이상 다르게 올 수 없는 너를
우주처럼 슬프고 자정처럼 아름다운 너를
빗방울 지는 소리에 묻지 않아도 되었을까
나는 아직 너에게
나를 잊을 권리를 주고 싶지 않은데
권영상, 하루살이와 나귀
해 지기 전에
한 번 더 만나줄래?
하루살이가 나귀에게
말했습니다
오늘 저녁은 안 돼
내일도 산책 있어
모레, 모레쯤이 어떠니?
그 말에 하루살이가
눈물을 글썽이며 돌아섭니다
넌 너무도 나를 모르는구나
출처: 樂 SOCCER 원문보기 글쓴이: 통통볼
첫댓글 오리 너무 좋다... 글 고마워!
오리 좋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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