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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 47 章 내사랑 교영. 1. "혈마방(血魔幇)이라고! 그렇다면 네놈들은...!" "필살도(必殺刀)가 다시 나타나다니!" 회한(悔恨), 분노(忿怒), 원한(怨恨)등이 가득 베인 목소리들이 었다. 혈마방의 필살도에 알고 있는 사람들은 당장에라도 두 부단 주를 찢어죽이려는 기세였다. 하지만 혈마방이나 필살도를 모르는 젊은이들은 노인네들이 왜 이러는지 알리가 없어 어리둥절 하기만 했다. 도일봉 또한 마찮지였다. "혈마방은 뭐고, 필살도는 또 뭐야? 사낭자는 아오?" 사소추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글쎄요... 들어본 것도 같은데. 맞아요! 저희 부친께서 하신 말씀이 얼핏 기억나는군요." "그래요? 대체 어떤 놈들인데 점잖은 노인네들이 저토록 놀라는 게요?" 사소추는 잠시 생각을 정리하는 듯 뜸을 들였다가 입을 열었다. "음.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80여년전부터 존재 했다던가요? 본 래는 혈마방이란 명칭은 없었고, 몽고의 징기즈칸의 뒤를 이은 몽 케의 친위부대(親衛部隊)였다고 하더군요." "황제(皇帝)의 친위부대?" "그래요." "허, 거참! 황제의 친위부대가 어째서 무림과 연관이 되었지 요?" "그야 사연이 있었지요. 들어보세요. 징기즈칸이 몽고의 사막에 서 불끈 일어나 동정서벌(東征西伐)하여 대제국을 건설하기 시작했 어요. 그의 후계자들도 선조의 뜻을 이어받아 정복전쟁을 그치지 않았지요. 몽케대에 이르러 중원을 넘보기 시작한 것이예요. 북쪽 엔 금나라 남쪽엔 송나라가 있었어요. 몽고군은 그야말로 파죽지 세(破竹之勢)였지요. 허나 중원의 부(富)가 몽케를 막은 것이예요. 물량을 대량으로 투입해 막강한 몽케군을 붙잡은 것이예요. 더우기 중원엔 성이 많아요. 공성전은 몽케군에게 큰 부담이었어요. 주춤 하지 않을 수 없었지요." "호오. 거참 재미있군." "몽케는 주춤했지만 중원정벌의 야욕을 버린것은 아니예요. 중 단할 수가 없었지요.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바로 몽케직속의 비밀 친위대(秘密親衛隊)였어요. 하는일은 주로 정보수집, 요인암살, 약 탈, 방화, 중상모략, 이간질등 나쁜일은 모조리 동원하여 공포분위 기를 조성하는 일이예요. 중원정벌의 전초부대인 셈이예요. 그들의 만행이 얼마나 끔찍했던지 사람들은 이들을 피의 저주(詛呪)라고 했고, 피를 먹고 사는 악마들이라고 했어요. 혈마방은 그래서 생겨 난 이름이예요." "정말 대단하군!" "몽케 뒤를 이은 쿠빌라이도 이들을 써먹었어요. 그 후 쿠빌라 이가 남송을 멸망시켜 중원을 일통시켰고, 이들 혈마방은 자취를 감추었어요. 헌데 이제 그 끔찍한 기억들이 되살아 났으니 얼마나 놀랄 일이예요? 50세 이상된 사람들은 결코 그들을 잊지 못할 것이 예요." "허어 참 대단하군! 어쩐지 대단한 수작을 부릴줄 안다고 생각 했더니만 이놈이 황실(皇室)을 드나들면서 이와같이 선조들의 수법 을 배워 써먹고 있군. 허어, 그놈 참!" 누군가를 칭찬하는 것인지 비웃는 것인지 알 수 없는 말이었다. 사소추가 어리둥절하여 물었다. "누굴 말하는 것이예요?" "친구." "친구라니? 그 몽고왕자 바얀이란 자 말인가요?" 도일봉은 고개를 살레살레 흔들며 다른말을 했다. "허어, 참. 살벌하군. 그 말을 들으니 여기 더 있고싶은 생각이 안나는구나. 도망칠 준비나 해둬야겠다." 도일봉은 슬그머니 일어나 대 아래 장군이 있는 곳으로 내려갔 다. 그 꼴을 보니 정말로 도망칠 준비를 하는것 같았다. 사소추가 어이가 없어 할 말을 잊었다. 고개를 돌려 청명자를 바라보았다. 청명자는 고검을 두 손으로 움켜잡고 이원명을 싸늘하게 노려보았다. "그대들이 필살도를 익혔다면 내 기어이 너를 죽여 선조들의 원 한을 갚아야 하겠다." 청명자는 당시 혈마방이 횡행할 때 겨우 열살도 되지 못했다. 더욱이 그는 거의 무당산을 떠난적도 없으니 혈마방과 원한질 일도 없었다. 하지만 당시의 무당은 송이 멸망하는 것을 보고 의군으로 참가하여 이 혈마방의 무리에게 수 많은 제자들을 잃기도 했던 것 이다. 청명자는 사숙들과 사부가 혈마방에 대해 논하는 것을 옆에 서 들었던 적이 있고, 그 파해법도 연구한 일도 있었다. 그런데 여직 이원명의 검법을 알아보지 못한 이유는 도법을 검 법으로 변화시켜 펼치는 것도 있었지만 마음속으로 설마하는 의심 이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조금전 이원명이 펼친 한수의 필살도는 검법으로 변화시켰어도 똑똑이 알아볼 수 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제 그 후인을 만나니 자연 선조의 원한을 갚아야 했던 것이다. 이원명은 청명자의 이러한 모습을 보고 오히려 빙그래 웃었다. "도장의 안목은 확실히 남다른 면이 있소이다. 본인의 검법은 분명 필살도에서 유래된 것이오. 하지만 현재 달라진 것이 뭐가 있 겠소?" 청명자가 큰소리로 코웃움을 쳤다. "큰소리 칠것 없다. 아는것과 모르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느니 라! 자, 다시 받아 보아라!" 청명자는 호통을 내지르며 다시 검법을 시전하기 시작했다. 하 지만 아까처럼 빠르고 유연한 수법은 아니었다. 중후하면서도 느릿 느릿한게 마치 거북이가 기어가는 속도를 보는것 같았다. "태극검법이로구나!" 이원명도 감히 태만할 수 없어 즉시 필살검을 펼치기 시작했다. 그러나 청명자의 말처럼 아까와는 상황이 달랐다. 태극검의 그 느 리고 중후함이 필살검의 악랄하고 쾌속한 검을 여지없이 아래로 내 리누르고 있었던 것이다. 이원명은 검법을 달리하지 않을 수 없었 다. 그 또한 쾌속함에서 신중함으로 변화시키고 있었다. 이렇게 되 자 보는사람 입장에서는 재미가 덜했지만 싸우는 본인들로서는 생 사가 갈리는 그야말로 내력의 싸움이 되고 말았다. 두 사람의 얼굴 에선 땀이 비오듯 했고, 머리위에선 땀이 증발하여 한줄기 수증기 를 피우고 있었다. "탓!" "타앗!" 두 사람은 동시에 짧은 기합성을 넣으며 땅을 박차고 허공으로 도약했다. 그리고는 한차례 교전하고 자리를 바꾸어 땅에 떨어졌 다. 땅에 떨어지기가 무섭게 다시 호통을 내지르며 재차 도약해서 또 부딪쳤다. 이렇게 두 번 세 번 계속해서 허공에서 부딪치고 있 었다. 누가 우세하고 누가 밀리고 있는지 분간할 수가 없었다. 다 섯합을 겨룬 두 사람은 또 한차례 허공에서 부딪친 후 땅에 내려섰 다. 둘다 극도로 긴장을 하고 있고, 땀이 비오듯 흘러내리고 있었 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상대에게서 눈을 떼 않았다. 중인들 또한 이 생사를 건 싸움에 눈을 크게 뜨고 손에 땀을 쥐 었다. "이엽!" "으랏차!" 용이 울고 호랑이가 포효하는 소리가 들리고 두 사람은 또 다시 허공으로 도약했다. 허공에서 두 검이 부딪쳐 소리를 냈고, 또한번 의 검기가 허공을 갈랐다. 청명자가 먼저 땅에 내려서 옆구리를 부여잡고 비틀거렸고, 이원명도 곧 땅에 내려서 자신의 가슴을 내 려다 보고 있었다. 가슴 한복판에 검이 관통한 자국이 있었다. "이!" 이원명은 한소리 하지도 못하고 그대로 꿍 하고무너져 내렸다. 숨이 끊긴 것이다. 청명자의 승리였다. 청명자가 내력이 깊었고 필 살도를 미리 숙지하고 있었는지라 반초라도 앞설 수 있었던 것이 다. 그러나 그 반초의 앞섬은 이렇게 삶과 죽움으로 이어지고 있었 다. 청명자는 옆구리에 흐르는 피를 막을 생각도 않고 근심스레 바 라보는 청허자를 향해 눈짓을 했다. 청허자가 사형의 뜻을 알아채 고 가까이 다가왔다. 두 사람은 곧 서로에게 고개를 끄덕였고, 곧 이어 이원명의 죽움에 놀라고 있는 담진자를 향해 일검필살(一劍 必殺)의 기세로 몸을 날렸다. "내놈들이 혈마방의 후예들이라면 더 살려둘 수 없다!" 그들은 이 자리에서 담진자를 없애버리지 않는다면 금후 더욱 가공할 피바다가 몰려올것 같다는 생각에 암습을 해서라도 딤진자 를 격살하려 했던 것이다. 허나, 담진자의 목숨은 아직 끝날때가 되지 않았던 모양이다. 청허자와 싸우다 한쪽에 물러나 있던 진세봉이 두 도사의 무시무시 한 기습을 먼저 알아챈 것이다. 아무리 담진자라 해도 이 두 사람 의 기습은 막아내기 힘들 것이다. 진세봉은 버럭 소리를 지르며 담 진자의 앞으로 나가 청허자의 검세를 막았다. 허나 워낙 무시무시 한 검세였고, 준비된 방어가 아닌지라 막은 검이 부러져 나가고 청 허자의 검은 그대로 진세봉의 가슴을 관통하고 말았다. 진세봉은 이를 악물고 검을 던지며 손톱을 세우고 청허자의 어깨를 할퀴었 다. 청허자 또한 이와같은 악랄한 손속에 그만 피하지 못하고 어깨 살이 한웅큼 뜯기고 말았다. 한편, 충성심으로 똘똘 뭉친 진세봉 덕분에 한쪽의 검기가 사라 진 것을 느낀 담진자는 급히 태사의에서 몸을 도약했다. 청명자의 검이 아슬아슬하게 발밑을 스쳤지만 이내 방향을바꾸어 위로 처들 어왔다. 담진자는 위로 처들어오는 검을 향해 불진을 휘둘렀다. 검 과 불진이 부딪치면서 소리를 냈고, 담진자는 부딪치는 힘을 이용 하여 더 높이 몸을 도약시켰다가 저만치 땅에 내려섰다. 청명자는 지친 중에도 검세를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담진자를 노리고 찔러 갔다. 일단 위기를 모면한 담진자는 눈빛을 날카롭게 세우며 불진 을 마주 흔들었다. 요란한 쇳소리가 들리고 청명자는 힘을 이기지 못하고 뒤로 뒤뚱뒤뚱 밀려났다. 담진자가 멈추지 않고 곧장 청명 자에게 달려들어 불진을 내리쳐 청명자의 천령개(天靈開)를 노렸 다. 청명자는 끝장이라고 생각하며 눈을 질끈 감았다. 청명자가 죽는것을 바라지 않는 사람들이 소릴 지르며 구하러 달려나왔고, 도일봉의 장군전도 때를 놓치지 않고 처들어 왔다. 담 진자는 먼저 장군전을 막아야 했다. 그때를 이용해 아미파의 영허 사태가 청명자를 구했고, 청운방의 방인부가 청허자를 끌고 자리로 돌아왔다. 담진자는 다 된 일을 또 도일봉이 망쳤는지라 화가 치밀어 도일 봉을 향해 버럭 소리를 질렀다. "또 네놈이로구나! 정녕 죽고 싶단 말이렸다!" 도일봉은 담진자가 당장 처들어 올 기세자 장군에 올라 벌써 문 밖까지 도망쳤다. 그리고는 장군전을 황룡궁에 걸어 담진자를 노린 후 소리쳤다. "여러분! 의혈단은 이미 몽고놈들의 앞잡이가 되어 중원무림을 말아먹으려 하고 있소이다. 지금 이놈들을 처치하지 못한다면 두고 두고 무림에 해를 끼치게 될 것이오! 기회 있을 때 이놈들을 처치 해야 합니다!" 많은 사람들은 이미 의혈단이 혈마방의 후예인 것을 알고 도일 봉의 말이 없더라도 대 위로 뛰어들어 검도를 날리고 있었다. 각 문파의 우두머리중 많은 사람들이 일어서 담진자를 향해 걸었다. 그들의 생각도 청명자와 동일했던 것이다. 의혈단이 악한짓을 많이 했더라도 이제 무림문파로 개파를 한 이상 복수를 해도 무림의 규 칙을 따라야 했다. 그러나 혈마방의 후예라면 말이 달라지는 것이 다. 여기엔 또 나라를 잃은 치욕도 섞여있어 더욱 담진자를 핍박하 고 있는 것이다. 무림을 위해서도 일찍 제거하는 것이 이로울 것이 다. 다시 또 숨어 버린다면 찾기도 힘들 것이다. 담진자는 무림인들의 이와같은 행동을 가소롭다는 듯 흐흐 웃었 다. 그리고는 조장명에게 턱짓을 해 보였다. 조장명이 재빨리 움짖 여 징을 쳤다. 징소리가 크게 울리고 조장명이 소리쳤다. "모두 시작해라!" 단지 그 말 뿐이었다. 그러나 조장명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이상 한 사태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갑자기 사람들 틈에서 처참한 비명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리고 풀석풀석 사람들이 쓰러졌 다. 여직껏 한자리에 앉아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웃고 떠들던 자들 이 돌연 살인자로 변한 옆사람에게 검을 들이덴 것이다. 바로 의혈 단 놈들이 변장을 한 체 사람들 틈에 끼어 있다가 조장명의 명령 에 살인을 벌이기 시작했던 것이다. 사람들은 이와같은 사태에 정신이 멍 할 지경이다. 어떻게 대처 해야 할지 몰라 엉거주춤 하다가 변장한 의혈단 놈들에게 칼을 맞 고 쓰러졌다. 도대체 누가 적이고 누가 아군인지 종잡을 수가 없었 다. 경황중에 자신이 살기 위하여 옆에 있던 동료에게 칼을 들이대 는 사람도 있었다. 그야말로 아비귀환 지옥도였다. 각파의 우두머리들은 이와같은 참변에 치를 떨며 분노했지만 담 진자 등을 놓아둔체 먼저 자신의 수하들을 살펴야 했다. "각 파별로 모여라! 흩어져 자신의 소속문파를 찾아라!" 우두머리들이 소리쳤지만 많은 사람들이 한데 엉켜있어 그것도 쉽지 않았다. 서로들 떨어지려고 노력했지만 그럴수록 혼란만 가중 될 뿐이었다. 어느 누가 변장한 의혈단 인물들이 사람들 틈에 끼어 이와같은 살인극을 벌일지 예상이나 했겠는가? 도일봉 또한 이 갑작스런 사태에 놀라 눈을 퉁방울만하게 떴다. 헌데 명령을 내린 조장명이란 자가 급히 대를 내려가는 것이 보였 다. "저 죽일놈이! 어디로 달아나겠니!" 도일봉은 놈이 도망가는 것을 보고 급히 황룡궁에 장군전을 걸 고 시위를 당겼다. 도망치기에 바쁜 조장명은 그 빠른 장군전을 피 할 여유도 없이 등이 꽤뚫려 널부러지고 말았다. 담진자등 우두머 리들은 어느세 보이지도 않았다. 한동안 아비귀환이 계속되는데 누군가 큰소리로 부르짖었다. "왼팔에 백색띠를 두른 놈이 바로 의혈단 놈들이다!" 아니게 아니라 자세히 살펴보면 왼팔에 백색띠를 두른 자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사람들이 덩달아 부르짖었다. "백색띠다! 그놈들을 죽여라!" 본노한 사람들은 왼팔에 백색띠를 두른 자들을 찾아 그야말로 두조각 네조각으로 갈라주고 말았다. 한동안을 더 사람들이 당하긴 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의혈단 인물들이 밀리기 시작했다. 누군가 크게 외쳤다. "의혈단은 이미 개파했고, 오늘의 이 빚은 꼭 갚고 말겠다. 모 두 물러나라!" 그 말에 왼팔에 백색띠를 두른 자들은 크게 소리를 지르며 일제 히 한곳으로 몰리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너도나도 지붕으로 뛰어올 랐다. 뒤처진 자들이 사람들에게 조각나 죽기도 했다. 사람들이 급 급히 지붕으로 뛰어올라 좇으려 하는데 이미 지붕위에 오른 의혈단 인물들이 각자 품속에서 무엇인가를 꺼내 일제히 던지기 시작했다. 주먹 두 개 크기의 둥근 공이었다. "화약이다! 모두 건물밖으로 피해라!" "화탄이다. 화탄!" 도일봉이나 귀운장 사람들은 이같은 모양의 물건이 무엇인지 이 미 뼛속까지 체험하고 있었기 때문에 대번에 알아보고 급히 소리쳤 다. 그들의 부르짖음에 사람들은 크게 놀라 몸을 피하기에 급급했 고, 그 와중에 다쳐서 미처 피하지 못하는 자도 있었다. 너도나도 몸을 날려 건물밖으로 피했다. 미처 건물밖으로 나가지 못한 자들 은 엄패물을 찾아 몸을 숨겼다. 그래도 피하지 못한 사람들이 많았 다. 콰아앙! 지축을 흔드는 굉음과 함께 수십발의 화탄이 한꺼번에 터졌다. 분분회 날리는 석회가루, 화탄의 파편들, 화약불길이 치솟았다. 화 약은 계속해서 터졌다. 피하지 못한 사람들은 파편에 몸을 찢기고 치소는 불길에 그만 몸에까지 불이 붙었다. 더군다나 건물엔 인화 물질(引火物質)을 설치해 두었는지 화탄이 터지면서 일제히 불길이 오르기 시작했다. 불은 삽시간에 건물 전체로 옮겨붙기 시작했다. 이같은 광경은 조금전 옆사람에게 이유도 모른체 죽어넘어지는 참 극보다 훨씬 더 지독한 참극이었다. 의혈단 인물들은 이미 한명도 보이지 않았다. 건물안엔 300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있었다. 그러나 밖으로 피해 나온 인물들은 200명도 되지 않았다. 살아난 사람들은 이와같은 처참지경에 치를 떨며 분노했다. 예전 혈마방이 횡행할 때 처참지 경이 또 다시 재현(再現)되고 있는 것 같아 두려움에 몸을 떨었다. 사람들은 어쩔줄 몰라 허둥거렸다. 각 파의 우두머리들은 제자 들을 이끌고 서둘러 문파로 돌아가거나 의혈단 인물들을 좇겠다고 나서기도 했다. 무당이로 또한 무참히 부상당한 몸으로 자리를 빠 저나갔다. 그날 내내 개봉의 곳곳에서는 크고작은 싸움판들이 벌어졌다.그 것은 의혈단을 찾아 복수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숨어있던 의혈단 인물들이 뛰쳐나와 집으로 돌아가는 무림인들을 잡으려고 벌이는 싸움이었다. 역시 이번 개파식도 무림인들을 잡기위한 함정에 불과 했던 것이다. 도일봉은 개파식장에서 그 아수라장이 벌어지는 것을 보고 제일 먼저 그곳을 빠저나왔다. 그 또한 이곳저곳에서 의혈단 인물들과 부딪쳐 여러차례 싸움을 벌였다. 장군을 타고 빠르게 도망칠 수 있 는지라 주로 멀리서 황룡궁을 쏘아 적들을 괴롭히곤 했다. 개봉성 을 빠저나가려고도 해 보았지만 의혈단 인물들이 곳곳을 지키고 있 어 목숨을 걸지 않는한 빠저나가지 못할것 같아 되돌아 성안으로 숨어들었다. 도일봉은 날이 어두워 올 무렵 개파식장으로 돌아와 보았다. 그 큰 장원이 이제 모두 불타버리고 뼈대만 앙상하게 남아있었다. 아 직도 꺼지지 않은 불이 있었다. 화약타는 냄새, 시체가 타는 냄새 로 코를 찔렀다. 도일봉은 그 꼴을 보고 나직이 중얼거렸다. "정말 무시무시하구나! 여기 있던 그 많은 사람들중 살아서 개 봉성을 빠저 나간 사람이 도대체 몇명이나 될까? 어쩌면 한명도 못 빠저 나갔을지도 몰라. 허허, 정말 끔찍하다! 이제 누가 있어 의혈 단 놈들을 막을 수 있을까? 중원무림은 정말 한심지경이 되고 말았 다. 나도 빨리 도망쳐야 하겠다." 도일봉은 한숨을 내쉬며 장군의 목덜미를 쓰다듬어 주었다. 그 때. "도망간다면 어디로 도망가겠단 말이냐, 이놈아?" 어느틈엔가 황개노인이 나타나 이빠진 웃움을 흘리고 있었다. 도일봉은 황개노인을 물끄러미 바라보다홀로 중얼거렸다. "이 지경에 이르렀는데 도망가는 길 외에 다른 방도가 있단 말 이오? 제기랄. 나는 촌구석에서 사냥질이나 할 것이지, 뭐 볼게 있 다고 이 처참지경에 뛰어들었을까? 아니지 아니야..." 도일봉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
첫댓글 잘보고 갑니다 감사 합니다
감사합니다
즐독입니다
잘밨어요
즐감
감사합니다
감사해요~^^
감사 합니다
잘 보고 갑니다. 감사 합니다.......................................
잘읽었습니다
즐감요
감사합니다.........................
잘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